‘조경’은 미적으로 아름답고, 생태적으로 건강하며, 쾌적하고 가치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는 생활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이 책은 조경에 관심을 가진 일반 독자들을 포함해 조경학을 공부하는 학생과 관련 분야의 실무자들이 조경 분야의 현 지형을 새롭게 조감하면서 이 시대의 조경학의 동향을 이해하기 쉽게 만든 ‘조경학’ 개론서이다.

 

조경학과 교수들이 들려주는 ‘조경학 개론’

이 책은 9명의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들이 쓴 개론서로, 조경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물론 조경에 관심을 가진 일반 독자들도 ‘조경’을 체계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파트인 Ⅰ~Ⅳ장에서는 조경의 전반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Ⅰ장은 조경학 전체에 대한 ‘개론’으로, 조경학의 전반적 가치를 재점검하고 현시점의 변화 추세에 대응하는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Ⅱ장에서는 근현대 조경의 성립과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한 시기별 주요 조경 양식과 대표 작품들을 선별하여 소개하고 이들이 어떻게 현대 도시공간의 풍요로움에 기여하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Ⅲ장은 조경학의 원초적 기반인 ‘경관’의 기본개념과 이론을 개괄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환경계획의 분야로 확장해 가고 있는 ‘경관계획’의 역할과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Ⅳ장에서는 조경의 기원에서부터 동서양 조경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여기서는 고대부터 이어져 온 조경의 지역별·시대별 발전의 큰 흐름과 시대별 조경 양식 및 그 대표 작품에 나타나는 예술적·철학적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두 번째 파트인 Ⅴ~Ⅷ장에서는 조경 분야의 중추적 부분인 조경의 핵심 전공들의 지식과 기법, 향후 전망들을 설명하고 있다. Ⅴ장은 현대 조경의 과학적 접근에 큰 계기를 제공한 ‘생태학에 기반한 조경’과 ‘환경생태계획’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Ⅵ장은 조경의 전통적 핵심 분야인 ‘조경설계’의 이론과 실제, 새로운 접근 방법을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 장은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경디자이너의 시각으로 조경설계의 새로운 동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이 특징이다. Ⅶ장은 앞서 조경설계와 생태계획 등 머리와 도면 속에 구상된 조경의 아이디어를 실제 환경에 구현해 내는 ‘기술로서의’ 조경시공학과 재료학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또한 공학적 기술을 넘어서서 시공 단계에서 발전시킬 수 있는 ‘예술적’ 완성도의 차원을 이야기하고 있다. Ⅷ장은 현대 조경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최근 떠오르고 있는 관광여가 분야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특히 현대 도시민의 ‘찾아가 즐기는’ 환경인 관광지와 농촌환경의 조경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인 동향을 살펴본다.
마지막 파트인 Ⅸ장에서는 미래 조경의 접근방식인 첨단과학기술적 방법론을 사용하여 더욱 광역적이고 장기적인 미래 환경과 사회의 문제에 대처하는 융합적·정책적 조경계획에 관한 동향을 소개하고 있다.

조경을 ‘잘’ 하려면 다양한 학문에 걸쳐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많은 분야를 다 알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조경을 하는 데 있어서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조경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분야를 완벽하게 다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다양한 학문의 기초를 이해하고 있느냐이다. 다시 말해서, 조경학은 순수학문의 뿌리를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학문들의 집합체라고 인식하는 편이 더 맞다. 조경가의 역할은 다양한 학문적 지식을 얼마나 조화롭게 연결하고 유연하며 폭넓게 응용할 수 있는가에 그 중요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 ‘Ⅰ 조경의 가치와 변화를 통해 본 조경의 의미’ 중에서, 35쪽

조경의 핵심적인 정체성을 하나만 꼽자면, 조경가는 건축가, 도시계획가, 공학자와는 달리 자연을 다룬다는 점이다. 자연은 단순한 조경의 대상이 아니라 조경의 접근 방식, 설계의 언어, 더 나아가 가치와 철학을 차별화하고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원천이었다. 20세기 중반에 자연이라는 개념이 생태로 대체되면서 조경의 계획과 설계는 전환점을 맞이하였다. 생태학의 등장으로 자연은 목가적이고 낭만적인 치유의 장소가 아니라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보호되어야 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되어야 할 대상이 되었다.
― ‘Ⅱ 새로운 공간을 위한 탐색, 현대 조경설계의 흐름’ 중에서, 81쪽

비교적 한정된 대지를 대상으로 계획·설계하는 조경에 비하여 경관은 가시권을 포함하는 넓은 영역의 시각적 질서를 계획한다는 측면에서 ‘넓은 의미의 조경’ 또는 조경의 확장된 영역인 셈이다. 학술적 느낌을 주는 ‘경관景觀landscape’이라는 말 대신 일상적으로 ‘풍경風景scene’이나 ‘경치景致scenery’라는 말도 많이 쓴다. 특히 ‘풍경’은 중국, 일본과 우리나라가 주로 사용하는데, ‘풍風(바람)’이라는 말을 통해 어떤 변화와 움직임이 느껴진다. 즉, 고정된 물리적 대상 외에 기상, 풍속 등 변하고 움직이는 경관의 현상들을 포함하며 자연만이 아닌 사람들의 풍습, 행동이 포함된 것이다.
― ‘Ⅲ 경관, 조경의 입구와 출구’ 중에서, 102쪽

20세기에 들어 자연을 착취하고 기계화·도시화를 추구한 산업사회가 양산한 문제에 직면하자 웰빙Well being으로서의 생태적·환경친화적 삶이 중요하게 인식되었다. 이것은 오래되고 낡은 것, 뒤떨어지는 것이라고 인식했던 전통적 삶의 가치를 바꾸었고, 역사가 미래를 위한 전략으로써 재발견되었다.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다루어 외부공간을 만드는 조경 분야도 이러한 변화된 인식을 공유하였다. 실제로 북촌, 삼청동, 익선동 한옥마을처럼 역사와 전통 콘텐츠가 담긴 현대 공간들이 사랑받고 있는데, 전통이라는 축적된 시간이 제공하는 인간적 매력과 친숙함, 레트로retro 열풍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 ‘Ⅳ 경관에 기록된 역사, 교훈과 지혜로운 공존’ 중에서, 140쪽

우리나라 조경에서 환경생태 분야는 1980년대 중반에 시작하여 점차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조경의 과학적인 근거를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환경생태 분야는 응용생태 분야로, 자연경관 해석을 기초로 하여 조경의 기본계획의 근거를 제시하고 식재와 생태적 공간(생태공원)의 계획, 설계, 시공에 주로 이용된다. 그리고 전통조경의 입지적 근거와 전통과 자연경관의 해석을 담당하기도 한다. 또한 디자인 분야에서 생태적 공간디자인의 과학적 논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유지관리 단계에서는 조성 후의 모니터링과 식물관리를 담당한다.
― ‘Ⅴ 조경의 기초인 환경생태와 새로운 영역인 환경생태계획’ 중에서, 203쪽

조경이라는 디자인 분야도 대상지와 이용자에 대한 분석, 최근 트렌드와 사례 분석 단계를 거쳐 수요 예측과 제반 여건을 고려하여 공간의 쓸모인 프로그램을 설정한 다음, 설계의 목표와 개념을 설정하고 이를 구체화할 형태와 재료를 선정한다. 반면 조경은 몇 가지 특수성을 가지는데, 특히 디자인의 주제와 대상지로 외부공간과 자연을 다룬다는 점이 건조환경built environment을 다루는 도시나 건축 분야와 차별화된다. 또한 복합적 요인들이 만들어 내는 경관을 통합적으로 접근한다는 장점이 있다.
― ‘Ⅵ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 조경설계의 영역과 실천’ 중에서, 210쪽

예술, 장인기술, 기술은 모두 조경에서 필요하다.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기 위해서 조경가는 조각가와 같이 자신이 설계하고 시공하는 재료의 물성을 드러내는 작업에 직접 참여하고 의도하는 바를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는 예술성이 필요하다. 전통조경기술 구현 측면에서 조경가는 장인으로서 석공, 목공, 조경공과 같은 장인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추구하는 생산 및 이용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가진 제품을 생산하고 시공하기 위해서 다양하고 표준화된 기술이 필요하다.
― ‘Ⅶ 조경재료, 구조, 기술에 나타난 공학과 예술의 통섭’ 중에서, 257쪽

편하고 즐거운 생활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추세에 영향을 받아 관광여가산업이 크게 번창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조경 분야는 대도시의 공원과 녹지계획 설계, 그리고 관광지의 관광프로그램이나 공간 및 시설 계획에서 큰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관광단지 조성을 비롯하여 지역의 종합관광계획 및 시민의 관광여가 이용프로그램 마련, 관광여가 활동의 근원을 이해하는 여가 행태 조사 및 분석, 그리고 공원과 관광지에서의 이용자관리에 이르기까지 조경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 ‘Ⅷ 새로운 관광시대를 대비한 관광여가의 이해’ 중에서, 278쪽

최근에는 도시재생이나 도시축소의 개념이 조경 분야에서 도전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도시재생은 도시 구조의 변화, 경제 구조의 변화, 기타 사회 구조의 변화와 같은 요인으로 인하여 쇠락한 지역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활력을 불어넣고, 쇠락한 지역이 다시 자생력을 갖추게 하여 궁극적으로 쇠락한 지역을 다시 활동적인 지역으로 재생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 혹은 그 사업으로 인해 지역이 재생되는 현상 자체를 의미한다. (중략) 도시재생이 가능한 지역은 스마트기술을 활용하여 삶의 질을 도약시키는 방법을 고려함과 동시에 그린인프라 네트워크로 확대 관리를 고려함으로써 환경을 이롭게 하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 ‘Ⅸ 융합을 통한 지속가능한 공간의사결정과 그린인프라’ 중에서, 313~314쪽

 

책을 펴내며

Ⅰ 조경의 가치와 변화를 통해 본 조경의 의미 (이재호, 김영민)
1. 조경이란?
2. 조경의 목표
3. 조경의 학문적 바탕
4. 조경의 과정과 분야
5. 조경의 변화와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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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새로운 공간을 위한 탐색, 현대 조경설계의 흐름 (김영민)
1. 근대 조경의 탄생
2. 모더니즘 조경
3. 생태를 넘어선 생태적 조경
4. 예술과 시스템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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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경관, 조경의 입구와 출구 (김한배)
1. 경관이란 무엇인가?
2. 역사 속 도시경관 모형
3. 경관 이론의 전개
4. 이론에서 경관계획으로
5. 경관의 사회적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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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경관에 기록된 역사, 교훈과 지혜로운 공존
(소현수)
1. 조경의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
2. 풍토와 문화의 산물, 역사 속 정원들
3. 우리 땅에서 만나는 전통경관
4. 지속가능한 조경을 위한 전략, ‘오래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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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조경의 기초인 환경생태와 새로운 영역인 환경생태계획 (한봉호)
1. 아름다운 환경 이데아를 실현하는 조경
2. 조경 고유 영역에서 환경생태의 역할과 적용
3. 융합을 통한 환경생태적 발전
4. 친환경 도시관리를 위한 환경생태계획
5. 조경 발전을 위한 환경생태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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Ⅵ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 조경설계의 영역과 실천 (김아연)
1. 디자인 분야로서 조경설계의 보편성과 특수성
2. 조경설계와 매체
3. 조경설계 과정의 이론과 실제
4. 조경설계의 활동 방식
5. 조경설계의 진화와 전망
？ 함께 보면 좋을 자료

Ⅶ 조경재료, 구조, 기술에 나타난 공학과 예술의 통섭 (이상석)
1. 조경의 매체 바라보기
2. 조경에서 기술과 예술의 구현
3. 조경의 발달과 구조공학의 기여
4. 조경재료, 시공 기술, 구조의 창발적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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Ⅷ 새로운 관광시대를 대비한 관광여가의 이해 (김용근)
1. 관광여가산업의 여건 변화
2. 새로운 여가환경의 이해
3. 커뮤니티 중심의 관광계획
4. 프로그램 중심의 관광계획
5. 자원 중심의 관광계획의 필요성 확대
6. 관광여가 분야의 비전
？ 함께 보면 좋을 자료

Ⅸ 융합을 통한 지속가능한 공간의사결정과 그린인프라 (박찬)
1. 그린인프라와 융합계획
2. 미래 변화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발전
3. 지오디자인과 공간의사결정
？ 함께 보면 좋을 자료

한국조경헌장
참고문헌/찾아보기/이 책을 기획하고 쓴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