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천재 시인 실비아 플라스의 남편이자, 역시 20세기 영국의 시인이었던 테드 휴즈가 플라스에게 바치는 시집이다. 실비아 플라스는 미국의 명문 여대인 스미스 칼리지를 수석으로 졸업할 만큼 명민하였으며, 예민한 감수성으로 남다른 시세계를 펼쳐 보였으나, 남편인 테드 휴즈의 외도로 별거하게 된 이후, 오븐에 머리를 묻은 채 가스를 흡입하여 자살한다. 그 후, 테드 휴즈는 많은 사람들에게 질시와 비난 어린 눈총을 받게 된다. 이 책은 실비아 플라스의 자살 이후 35년 만에 씌어진 테드 휴즈의 시 88편을 엮어 만들어진 것으로, 두 사람의 만남에서부터, 결혼, 결혼 이후의 이야기들이 촘촘히 배어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테드 휴즈&실비아 플라스 두 천재 시인들의 불꽃 같은 사랑과 결혼, 배신과 죽음 실비아 플라스의 자살 이후 35년 만에 씌어진 테드 휴즈의 너무 늦은 사랑시 88편!◈ 출간 의의 사랑과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우는 영국 계관시인 테드 휴즈의 시집 아내를 죽인 살인자라는 비난에도 침묵하던 테드 휴즈가 죽음을 앞두고서야 꺼내놓은 실비아 플라스와의 사랑의 기록!영국의 계관시인 테드 휴즈와 퓰리처 상에 빛나는 여성 시인 실비아 플라스. 각각 20세기 영국과 미국의 시 문학사상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된 이들은 뛰어난 시성과 화려한 외모, 뜨거운 정열을 갖고 있었다. 명문 케임브리지와 스미스 대학을 졸업한 후 불꽃 같은 사랑에 빠져 4개월 만에 결혼한 이들은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시인으로서 상승 궤도를 달리며 누구도 부러울 것 없어 보였다. 그러나 재능과 아름다움을 모두 가진 이들을 하늘이 시샘했던 것일까. [생일편지]는 이 두 천재 시인의 짧지만 찬란한 사랑과 결혼 생활, 비극적인 종말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는 책으로, 오는 2월 11일은 플라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40주년이 되는 때이기도 하다. 테드 휴즈와 실비아 플라스는 문학잡지 창간 기념식장에서 만나 첫눈에 서로를 알아보았고 단숨에 결혼해 문인 부부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결혼 이듬해부터는 테드 휴즈가 처녀 시집 [빗속의 매]를 출간해 명성을 얻기 시작했고, 둘 사이에서는 아이도 둘이나 태어났다. 그러나 그들의 결혼 생활은 결코 행복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냉철하고 지적인 휴즈와 예민하고 감성적인 플라스는 잘 맞지 않았으며, 플라스의 선병질적인 기질과 여덟 살에 아버지를 여읜 후 청소년기부터 나타난 자살 충동은 끊임없이 샘솟곤 했다. 최고의 권력을 누렸던 클레오파트라와 시저, 천재적인 예술성을 지녔던 김우진과 윤심덕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일찍 드리워졌던 것처럼 이들에게도 불행과 죽음은 일찍 찾아왔다. 결혼 6년째가 되던 어느 날 테드 휴즈가 이웃의 아씨아 위빌과 외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플라스는 오븐에 머리를 묻은 채 가스를 흡입함으로써 자살했다. 그녀는 한 방울의 피도 흘리지 않고 육신에는 조금의 손상도 입히지 않은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그후 실비아 플라스는 페미니즘의 순교자가 되어 6, 70년대 미국 여성운동의 상징으로 자리잡았고, 테드 휴즈는 아내를 죽인 살인마로 매도당하며 은둔 생활을 해야 했다. 휴즈는 자신들을 둘러싼 거센 공방 속에서도 줄곧 침묵을 지키다가, 암 선고를 받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는 플라스와의 이별에 관해서 입을 열었다. 두 사람의 만남부터 사랑과 결혼, 갈등과 이별의 이유들을 88편의 시로 풀어낸 것이 바로 이 책 『생일편지』다. 그가 35년 만에 밝힌 자신들의 사랑 이야기는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영국 최고의 휘트브레드 시상을 거머쥠으로써 영국 계관시인의 명성에 걸맞은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여기에서 휴즈는 회한에 찬 목소리로 '겁먹은 별', '나긋나긋한 물고기' 같던 플라스를 향한 뜨거운 사랑을 고백하고 있다. [생일편지]는 자신들의 인생 자체로 신화가 된 두 시인의 화려하면서도 불행한 삶을 담은 감동의 기록물이자, 영문학사에 길이 남을 대작이기도 하다. 음울하면서도 아름다운 시어로 두 천재 시인의 아름답고 비극적인 사랑을 노래한 [생일편지]는 독자들의 눈물샘을 적시며 사랑과 결혼,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울 것이다. 본문 소개그대는 쓰러져가며 영혼의 외침처럼 비밀 이름이나 비밀 번호를 알려주듯 상처받은 마음을 내게 털어놓았지. 어떻게 그대가 전에 자살을 시도했던가를 고백했지.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도 쉴 새 없이 키스를 해댔지. 겁먹은 별 같던 그대. 나는 그대 품에 감싸여 은밀히 호텔로 들어갔지. 어떻게 갔는지 도대체 기억이 안 나. 그곳에는 그대와 나 두 사람만 있었지. 그대의 몸매는 물고기처럼 날씬하고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웠지. 그대는 나의 신세계. 나의 신세계. - 「럭비 스트리트 18번지」 중에서 너무나도 날씬하고 신선하고 꾸밈이 없는 그대는 비에 젖어 고개를 끄덕대는 라일락 가지. 몸을 떨며, 기쁨에 겨워 울먹였고, 신성으로 넘쳐흐르는 대양의 깊은 심연이었어. 천국이 열리는 걸 봤다고 했지. 핑크색 울로 짠 드레스를 입고 그대가 서 있는 것이 지금 내 눈 앞에 선하군. 그대의 동공은 눈물의 불꽃을 서로 다투어 발하는 잘 깎인 보석, 컵 속에서 흔들리다 나에게 던져진 보석. - 「그대의 웨딩드레스」 중에서 나는 마치 생명 없는 사람처럼, 계속 걸어갔지. 새끼 여우 때문에 벌어질 일은 결혼 생활을 테스트하고 입증하는 기준이 된다는 사실을 내가 파악했더라면, 나는 테스트에 실패하지 않았을 거야. 그대는 실패했을까? 그러나 나는 실패했어. 우리 결혼은 실패였어. - 「깨달음」 중에서 그녀는 마치 뺨이라도 얻어맞은 듯 갑자기 충격을 받아 멍하니 꼼짝도 하지 않았지. 그리고는 그대의 얼굴을 향해 권총을 쏘는 것처럼 한 손가락으로 그대의 얼굴을 가리켰고, 고드름이 얼 듯 온 힘이 손가락으로 집중된 것 같았어 \"브 끄레베레 비앙또(너 금방 뒈질 거야).\" 그녀의 검은 얼굴은 제로미노의 얼굴 같은 기름칠한 가죽 매듭, 고대 페루의 결승 문자, 원망스런 눈초리는 포도 찌꺼기 같은 원한, 옛 프랑스 사람의 악의, 마지막 한 마디는 성당보다 무겁고 크고 어둡고 훨씬 더 깊게 자리를 잡았지- - 「집시 여인」 중에서 때때로 나는 생각해 보지, 결국 그대 자신은 두 손이 낀 두 짝의 장갑이었다고. 때때로 나는 이렇게까지 생각하기도 해- 나도 역시 둔감한 장갑처럼 선택되어 그대의 두 손에 끼워져서 두 손이 필요로 하는 것을 했다고. 여기에 있는, 이 빈 장갑. 그 속에 있는 지문 장갑으로부터 그대의 두 손은 사라져버렸지. - 「그대의 두 손」 중에서 그대의 긴 벨벳 스커트는 핏빛의 옷감, 진한 적포두주였어. 입술은 젖어 있는 듯한 진홍빛. 그대는 붉은색을 몹시 즐겼지. 나는 그것이 덜 아문 상처처럼 느껴졌어- 얇은 딱지가 생기며 굳어져가는 상처의 언저리처럼. 나는 속에 드러난 혈관. 딱딱해져 반질거리는 피부를 만져볼 수 있었지. 그대는 뼈를 치료하는 흰색을 피해 붉은색 구덩이에 숨어 있었어. 그러나 그대가 잃어버린 보석은 푸른색이었지. - 「붉은색」 중에서 저자 소개저자 테드 휴즈(Ted Hughes, 1930~1998)20세기 영미 문학 최고의 시인. 1956년에 실비아 플라스를 만나 결혼했다. 그러나 플라스와의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못했다. 결국 그와 아씨아 위빌의 외도로 결혼 생활은 파국을 맞고 플라스는 자살한다. 그후 아씨아 위빌 역시 플라스와 똑같은 방법으로 자살했으며, 테드 휴즈는 살인마로 불리면서도 왕성하게 활동해 1984년 영국 계관시인으로 임명되었다. 그는 암 선고를 받은 뒤 자신이 지상에서 해야 할 마지막 일이라는 생각으로 『생일편지』를 썼고, 출간 8개월 뒤 세상을 떠났다. 주요 작품으로는 시집 『풍요제』 『까마귀』 『계절의 노래』와 『시작법』 등이 있다. 역자 이철서울대 영어영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비교문학을 연구했다. 강릉대 영문과 교수이며, 테드 휴즈 시선집 『물방울에게 길을 묻다』를 우리말로 옮겼다.

풀브라이트 장학생 ... 9 여인상 기둥 1 ... 11 여인상 기둥 2 ... 12 방문 ... 14 백마 샘 ... 18 예민한 부위 ... 20 문학잡지 창간기념식장에서 ... 22 사격 ... 25 ... 역자 해제 ... 268 작품별 해설 ... 296 테드 휴즈와 실비아 플라스의 연보 ... 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