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당하고, 이혼을 결심하고, 심지어는 거부하기까지 하는 결혼제도. 이 책은 동물행동학과 인류학의 논의를 주 논거로 삼아, 인간의 현행 결혼제도가 실패로 귀결될 수 밖에 없었던 배경과 원인을 분석하고, 그 근본적인 문제들을 논의하고자 한다. 동물의 짝짓기 양식과 인류 역사의 전통적인 사회가 규정한 결혼제도의 특성들을 살피고, 현재 우리가 따르고 있는 결혼양식이 나타나게 된 경로를 되짚어 봄으로써, 여러가지 커플 문제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출판사 서평
실패한 현행 결혼제도를 재검토하는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시도
“현행 결혼제도는 실패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2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한 부부는 총 14만5300쌍으로 전년보다 7.6%가 늘었다고 한다. 이는 매일 398쌍의 부부가 이혼을 한 셈이며 10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에 비해 지난해 결혼한 커플은 총 30만6600쌍으로 전년보다 4.2%가 줄었고, 이 가운데 남녀 중 한 명이라도 재혼인 경우는 총 21.0%를 차지해 10년 전(11.2%)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실패한 현행 결혼제도를 재검토하는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시도
“현행 결혼제도는 실패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2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한 부부는 총 14만5300쌍으로 전년보다 7.6%가 늘었다고 한다. 이는 매일 398쌍의 부부가 이혼을 한 셈이며 10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에 비해 지난해 결혼한 커플은 총 30만6600쌍으로 전년보다 4.2%가 줄었고, 이 가운데 남녀 중 한 명이라도 재혼인 경우는 총 21.0%를 차지해 10년 전(11.2%)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10년 전만 해도 숨기고 싶은 과거가 되었을 이혼이 이제는 결혼한 커플의 3분의 1이 선택하는 당당한 현실이 되었다. 출산율은 점점 낮아지고, 결혼 연령도 늦어지며, 동거 커플도 늘고 있다. 이는 분명 아무런 의미가 없는 변화가 아니며, 물질적인 발전에 가려 그 동안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사회적인 가치, 인간 상호간의 관계, 심리적인 문제와 긴밀하게 관련을 맺고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지금껏 결혼제도는 단 한 번도 근본적으로 재검토된 적이 없다. 전통적인 결혼제도를 대체할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이기도 하고, 실패한 결혼에서 이익을 끌어내는 이혼전문 변호사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은 동물행동학과 인류학, 정신신체의학 논의를 바탕으로, 인간의 현행 결혼제도가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던 배경과 원인을 분석한다. 그를 통해 “결혼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나” “이혼을 어떻게 도와야 할까”는 식의 질문이 아니라 “인간은 왜 커플로 살아가는가” “다른 형태의 결합이 존재하는가” “각양각색의 인간이 동일한 한 가지 결합형태를 따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근본적인 문제를 논의의 궤도에 올려놓는다. 동물의 짝짓기 양식과 인류 역사의 전통적인 사회가 규정한 결혼제도의 특성들을 살피고, 현재 우리가 따르고 있는 결혼 양식이 나타나게 된 경로를 되짚는 작업은 우리가 현재 대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커플 문제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동물행동학, 민족인류학, 사회학, 심리학을 아우르는 초학제적인 담화
결혼제도의 밑바탕에는 정조, 상호의존성, 일부일처제 등 지금까지 전혀 언급되거나 논의된 적 없고 따라서 아예 논의 자체가 불가능해져 암묵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갖가지 개념이 깔려 있다. 따라서 저자는 다차원적인 대상인 커플의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 신중한 방법론과 대담하고 솔직한 언술을 활용하고 있다.
사회학자나 커플 심리학자들은 인간은 동물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연이라는 주제를 외면해왔지만, 저자는 결혼의 이면과 커플의 실상을 밝히기 위해 동물행동학 연구를 기반으로 자연세계를 연구한다. 인간과 동물 모두는 생물학적인 결정인자에 종속되어 성적, 관계적, 사회적인 행동을 따른다는 이유에서이다. 단지 인간 행동과 동물 행동의 유사성을 찾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환경 조건에서 인간의 태도가 동물 행동과 연속성을 갖는지를 비교 연구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역사가 태동하면서 인간이 자연의 결합법칙을 어떻게 체계화하였는지 민족인류학적인 방식을 동원하여 인간의 문화를 살펴본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최근 자연과 문화 사이에서 나타난 단절이란 문제를 구조적인 관점의 사회학에서 논거를 가져와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커플의 역사를 통해 끌어낼 수 있는 커플 모델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개별적인 사례를 근거로 개인의 심리학적 문제에 접근한다. 그리고 자연과 문화에서 살펴본 내용과 최근 사례를 통해 곤란에 처한 커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자가 치료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의 내용
▶일부일처제는 반인간적, 초자연적 제도이다
인간이 속한 동물 집단인 아프리카의 유인원의 경우 일부일처를 따르는 경우가 전혀 없다. 오늘날 아프리카 서쪽의 제한된 좁은 영역에만 분포하고 있는 고릴라들은 일부다처 형태로 하렘을 이룬다. 역시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침팬지는 다수의 수컷과 다수의 암컷이 뒤섞여 거대한 무리를 이루어 산다. 따라서 당연히 일부일처제가 아니다. 이 두 집단은 인류와 가장 가까운 계통에 속한다. 우리도 1,000만 년 전에 일부다처제의 생활양식을 가지고 숲 속에서 살았던 공통된 조상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가 원래는 일부다처제였다는 가정을 확실히 하는 또 다른 논거는 우리 부모님과 조상 모두 아주 뚜렷한 성적 이형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암컷을 획득하기 위해 수컷끼리 경쟁하는 삶을 살았다는 확실한 증거이다. 성장한 침팬지는 암수가 매우 다르며, 이성 간에 몸집의 차이가 확연한 고릴라의 경우 성적 이형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렉투스, 호모 사피엔스 등의 화석들을 차례로 살펴보면 수컷과 암컷의 골조를 별 어려움 없이 구분할 수 있다. 일부일처제의 종들은 이성 간에 크기가 균일하여 암수를 구분할 수 없다는 사실로 보아 인간이라는 종은 생물학적 차원과 행동의 측면 모두에서 일부다처제의 전통을 지니고 있다.
▶일부일처 결혼제도의 억압과 구속
서양식 결혼의 기원인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결혼은 임신과 출산을 위한 결합만을 목적으로 하였다. 남자들은 부부간의 이성관계, 부부 외의 이성관계, 섹스가 동반될 수도 있는 동성간의 우정을 한꺼번에 맺곤 했다. 따라서 정조라는 개념도 없었고, 감정과 성욕은 결혼이라는 법적 결합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고대 로마에서는 사랑의 감정이 인정되고, 결혼, 이혼, 재혼에 자유가 부여되면서 여성행방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혼외정사는 더 이상 용인되지 않았고 동성애는 배척되었다.
기원 초에 형성된 기독교 윤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안티페미니즘, 신플라톤주의가 찬미하던 육체와 정신의 대립, 로마 사회의 새로운 엄격주의를 차용하였다. 절제, 금욕, 독신을 찬미하는 사도 바울과 마태, 히에로니무스의 사상은 성 아우구스티누스와 아퀴나스에 의해 체계화되었고, 1563년 교황령에 의해서 카톨릭 교회의 교리로 통합되었다. 그리하여 성행위가 출산을 위한 것이 아니거나 쾌락이 동반된 경우에는 부부 사이의 성행위도 색욕으로 규정되어, 비정상적인 체위, 동성애, 자위, 수간 등이 그렇듯이 ‘자연에 반하는 죄’라고 보았다.
결혼을 파기할 수 없다는 기독교적 조항은 간통이 지속되는 가장 확실한 이유임이 분명하다. 바로 그러한 조항 때문에 커플 내에선 욕망이 감소되고 동시에 그것을 위반하고자 하는 열망이 고조되기 때문이다. 기독교적 결혼이 시행된 초기부터 종교적인 금지에도 불구하고 간통과 처첩은 귀족이든, 부르주아든, 심지어는 성직자에게까지 상당히 만연해 있었다. 남자는 스스로에게 부정을 허용한 반면, 혈통의 순수를 보장해야만 하는 여자에게는 어떠한 자유도 주지 않았다.
▶전통적인 결혼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주요 원인
전통적인 결혼에서는 오랫동안 함께 산다는 일부일처의 기본 논거가 행복의 기회가 아니라 여성의 희생을 기반으로 하는 구속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30여 년 동안 결혼을 대하는 사회적, 심리적 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커플의 평균 지속 기간
우선 인구통계학적 요소는 결혼 생활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19세기엔 평균 20년을 넘지 못하던 결혼기간이 오늘날에는 40년이나 60년을 넘는 경우가 흔하다. 인간 수명이 늘면서 커플의 지속 기간이 늘어난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장수 덕분에 합법적이든 아니든 두 번, 세 번, 연속해서 새로운 커플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증가한 것이다.

-주체의 탄생
여성은 피

목차
1.현황파악...7
2.자연세계의 결합 법칙...17
3.인간의 문학...69
4.전통과 현대의 단절...123
5.당신의 커플을 재발명하라...189
6.자가치료...241
7.자립...265
주...268
참고문헌..282
옮긴이의 말?...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