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텡그리(하늘님)와 부처님이 만났을 때…
몽골은 왠지 한국인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조상이 그곳에서 왔다는 이야기도 있고, 우리와 너무 닮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고, 칭기스 칸의 정복 전쟁이? 서양 콤플렉스를 벗어나게 하는 느낌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감상을 너머서 진정한 의미의 몽골 이해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있는 그대로 몽골을 이해하는 길 가운데 빠질 수 없는 것이 종교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특히 몽골의 종교에 관해서는 제대로 소개된 바가 없다.
몽골 전래의 신앙은 샤머니즘과 조상 숭배였다. 유목 민족인 ...
텡그리(하늘님)와 부처님이 만났을 때…
몽골은 왠지 한국인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조상이 그곳에서 왔다는 이야기도 있고, 우리와 너무 닮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고, 칭기스 칸의 정복 전쟁이 서양 콤플렉스를 벗어나게 하는 느낌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감상을 너머서 진정한 의미의 몽골 이해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있는 그대로 몽골을 이해하는 길 가운데 빠질 수 없는 것이 종교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특히 몽골의 종교에 관해서는 제대로 소개된 바가 없다.
몽골 전래의 신앙은 샤머니즘과 조상 숭배였다. 유목 민족인 몽골족이 보기에 모든 자연에 정령이 깃들어 있다는 생각은 당연했다. 하지만 몽골인들의 종교 생활은 불교와 접촉하게 되면서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된다. 특히 티베트 불교는 몽골족 전체를 불교 신자화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샤머니즘과 티베트 불교의 상호 교섭과 적응의 과정이다. 그 과정 속에서 전통 신앙은 어떻게 불교의 외투를 쓰게 되었으며, 티베트 불교는 어떠한 방식으로 토착화하게 되었는지를 드라마틱하게 서술하고 있다.
몽골학 박사인 옮긴이 이평래는 책을 내게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본서를 우리말로 번역하게 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옮긴이는 몽골학을 공부한 죄로 몽골에 관심이 있는 학자나 일반인들에게서 자주 몽골의 종교에 관한 질문을 받곤 한다. 그럴 때마다 본인의 무지로 인하여 적절한 답변을 찾지 못한데다가 딱히 권할 만한 책도 없어서 답답함을 느꼈다.
강의실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다. 몽골 관련 강의를 하다보면 자연히 종교 이야기가 나오지만, 교재는 물론이고 학생들에게 읽힐 만한 적당한 책을 구하지 못하여 애를 먹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물론 국내 학자들이 쓴 몽골의 종교에 관한 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몽골 종교의 특정 주제에 관한 여행기 형식의 글이 아니면 전문적인 논문이다. 그나마도 전자는 말 그대로 말 타고 꽃구경하듯이 쓴 감상문 수준이고, 후자는 자료 속에 나오는 박제화된 샤머니즘에 대한 논의이거나 오로지 눈으로 본 물리적인 현상에 대한 묘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전문 학자들을 위해서도 몽골 종교를 체계적으로 다룬 책의 출간이 절실한 실정이다. 옮긴이는 순전히 이런 이유로 본서를 우리말로 번역했다. 몽골 연구자로서 일종의 의무감에서 비롯된 작업인 것이다. 옮긴이는 이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하여 역자 주와 보론을 통하여 본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불가피한 잘못이 있을 수 있고, 옮긴이의 무지로 인하여 잘못 붙인 뱀의 다리도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학자가 쓴 몽골 종교 입문서
몽골의 종교에 관한 체계적인 서술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이 책은 몽골의 종교를 다룬 세계 최초의 단행본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몽골학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90이 넘는 나이에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노익장 학자이다. 저자는 이 책의 효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본서는 일차적으로 몽골어로 된 텍스트에 대한 문헌학적 작업에 기초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언어로 된 업적은 부차적으로 이용하였다. 따라서 필자의 연구는 단지 지금까지 알려지고 현재 입수 가능한 자료의 소개에 지나지 않으며, 기본적으로 이들 자료에 의거하여 작업이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1846년 흑교에 관한 ‘체계적이고 완전한 저작’을 집필하려고 한 도르지 반자로프의 희망은 아직도 완전히 실현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본서가 각종 현상을 체계화시키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기를 바란다. 본서에서 언급된 많은 사항은 몽골 지역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그것의 마지막 잔재뿐이다. 물론 이 잔재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할 것이다.”
☞ 저자 소개
글쓴이 발터 하이시히(Walther Heissig)
1913년생으로 빈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괴팅겐대학교 교수를 거쳐, 본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를 설립하고(1964년), 1982년 정년 퇴직할 때까지 동 연구소의 소장으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동 연구소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독일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몽골 연구자로 1940년 ‘Zur Meinungsbildung in der Mongolei’를 시작으로 ‘Ein Volk sucht seine Geschichte’(1964), ‘Geschichte der mongolischen Literatur’(1972)를 비롯하여 문헌학, 역사학, 종교학, 문학 등 몽골학 전분야에 관한 3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옮긴이 이평래
단국대학교 사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몽골 과학아카데미 역사연구소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몽골 국립대학교 한국어과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는 국민대학교 한국학 연구소 학술연구교수로 있으며 여러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다.

목차
1장 몽골의 라마교와 민간 신앙...15
2장 몽골의 샤머니즘...25
3장 라마교의 전파...55
4장 샤머니즘에 대한 라마교의 탄압...75
5장 몽골의 민간 신앙과 만신전...93
1. 영원한 하늘...96
2. 텡그리...99
3. 조상신 : 역사상의 칭기스 칸...119
4. 창조신 : 신화상의 칭기스 칸...128
5. 불의 신...137
6. 흰 노인...150
7. 일곱 노인과 별자리 숭배...160
8. 말을 타고 있는 신...164
A. 술데와 술데 텡그리...164
B. 다이순, 다이수드 또는 다이칭 텡그리...175
C. 게세르 칸...180
9. 대지 숭배와 고지 숭배...197
【보론】현대 몽골의 종교...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