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이상문학상 수상자인 김인숙이 1994년 출간된 <그래서 너를 안는다>를 다시 손봐서 내놓았다. 산동네 아낙답지 않게 예쁘고 맨날 골골 아픈 엄마와 그 엄마를 '밥 버러지 같은 년'이라며 발광적으로 패대는 아버지에게 공포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심약한 주인공 완기. 그나마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아버지마저 공사판에서 추락사하자, 완기는 졸지에 세 모녀의 가장이 되어 버리는데……
출판사 서평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 김인숙 장편소설
김인숙金仁淑은 1983년 등단 이래 다수의 작품집과 주목받는 장편소설을 발표해왔으며, 문학이 흔들리는 시대에 탄탄한 작가적 역량으로 문학의 위상을 지켜온 한국 문단의 든든한 지주이다. 모든 것이 찰나적이고 한없이 가벼워진 이 시대에, 문학의 진지함과 무거움의 정수精髓를 보여주는 그의 작품 세계는 개인의 슬픔을 ‘시대의 아픔’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래서 너를 안는다》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년 전, 1993년에 처음 출간되었다. 그리고 작가는 이번에 개정판을 내면서 10년 ...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 김인숙 장편소설
김인숙金仁淑은 1983년 등단 이래 다수의 작품집과 주목받는 장편소설을 발표해왔으며, 문학이 흔들리는 시대에 탄탄한 작가적 역량으로 문학의 위상을 지켜온 한국 문단의 든든한 지주이다. 모든 것이 찰나적이고 한없이 가벼워진 이 시대에, 문학의 진지함과 무거움의 정수精髓를 보여주는 그의 작품 세계는 개인의 슬픔을 ‘시대의 아픔’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래서 너를 안는다》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년 전, 1993년에 처음 출간되었다. 그리고 작가는 이번에 개정판을 내면서 10년 동안의 군살을(10년 전의 군살이 아니라) 뺐다. 이 작품은 마치 철통 같은 갑옷처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성역할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물론 이 세상은 여자들에게 더 불공평하다. 여자이기 때문에 당할 수밖에 없는 폭력적인 성차별이 여전히 뿌리 깊게 우리를 괴롭힌다. 그렇다면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남성들은 어떤가? 그들은 어떤 존재들인가?
《그래서 너를 안는다》는 남성의 억압된 성 인식이 그들을 어떻게 타락시키는가를 ‘이완기’라는 인물을 통해 살펴본다. 너무나 여리고 순수했던 ‘소년’, 이완기. 그러나 그는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남자’가 되면서 조금씩 조금씩 타락해간다. 스물여덟이 되었을 때 완기는 전과 3범에 백수이며, 어느 정도는 정신질환자이다. 무엇이 수줍고 가녀리며 섬세한 소년이었던 그를 아무도 쳐다보지 않
는 밑바닥 인생의 남자로 만들었을까?
여리고, 섬세하고, 세상을 선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남아 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정말 그렇게밖에 살 수 없었던 거냐’고 그에게 화를 내고 싶어진다. ‘그렇게 살기가 힘들더냐고
….’ 그러나 그의 여린 어깨를 감싸주는 어린시절 완기의 첫사랑 ‘인호’처럼 삶의 무게에 버거워 흐느끼는 ‘그’의 어깨를 독자들은 살포시 안아주고 싶어질 것이다.
작가의 말
‘그래서 너를 안는다’는 제목은 당시 출판사와 합의해서 붙였던 제목입니다. 제목을 정하면서 오래 고심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이 제목이군요. 제목을 중얼거리고 있다 보
면,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는 위안이 슬몃 다가옵니다. 오래 고치고, 후기를 쓰기까지도 오래 망설이다가 지금 또다시 혼자 제목을 중얼거려 봅니다. 그래서 너를 안는다…. 누군가가 나에게도 그렇게 말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지나간 기억들이 얼마나 따듯해질지….
느닷없이 10년 전에 내가 쓰던 엑스티 컴퓨터가 떠오릅니다. 툭하면 파일이 날아가 버려 본체를 끌어안고 수리점을 들락날락해야 했던 그 형편없던 컴퓨터…. 그래도 그것으로 얼마나 많은 글을 썼던지.
무엇이든 송두리째 버려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나를 두렵게 하기도 하고, 위로하기도 합니다. 10년 전의 엑스티 컴퓨터처럼 촌스러운 이 책을 그래서 머뭇머뭇, 그러나 소중하게 끌어안습니다.
♧ 저자소개
저자 김인숙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상실의 계절」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작품으로 , , , 등이 있다.

목차
.서 ... 7
.진창 속에서 ... 11
.푸르른 날, 절망의 기억들 ... 43
.땅, 짐승 그리고 사람들 ... 144
.깊어 가는 강 ... 192
.부서진 시간 사이에서 ... 264
.하늘이 가까운 마지막 땅 ... 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