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는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다. 영화 <똥개>를 소설로 읽는다. 결코 멋지거나 영리하진 않지만 순박한 용기와 애정으로 뭉친 씩씩한 남자 이야기이다. 가슴으로 내린 결정에 따라 행동한 결과는 통쾌하지만 혹독한 대가가 뒤따른다. 언뜻 멍청하고 한심해 보이는 주인공 철민의 행동은, 제대로 한번 저질러보지 못하고 후련함에 목말라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삶의 활력소가 되어 준다.
출판사 서평
따뜻하다, 웃긴다! 어느새 코끝이 찡하다.그리고 그 너절한 사람 속에 내가 있다.
“아버지가 달걀 후라이 하나 더 먹었다고 밥상을 엎을 듯이 성깔을 부리는 똥개 철민, 눈을 구영탄마냥 치켜 뜬 채로 양손에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김치를 버무리는 똥개 철민!”
유별스럽게 먹는 것을 가리지도 않고, 주인 품에 안겨 마냥 귀하게만 자라는 애완견이 아니다. 그다지 가치 없는 잡종 개라는 사전적 의미와는 달리 왠지 모를 친근감과 편함, 어떤 혈통 좋은 견공에게도 느낄 수 없는 친숙함이 저절로 느껴지는 밑바닥 생활의 체험적 의미를 ...
따뜻하다, 웃긴다! 어느새 코끝이 찡하다.그리고 그 너절한 사람 속에 내가 있다.
“아버지가 달걀 후라이 하나 더 먹었다고 밥상을 엎을 듯이 성깔을 부리는 똥개 철민, 눈을 구영탄마냥 치켜 뜬 채로 양손에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김치를 버무리는 똥개 철민!”
유별스럽게 먹는 것을 가리지도 않고, 주인 품에 안겨 마냥 귀하게만 자라는 애완견이 아니다. 그다지 가치 없는 잡종 개라는 사전적 의미와는 달리 왠지 모를 친근감과 편함, 어떤 혈통 좋은 견공에게도 느낄 수 없는 친숙함이 저절로 느껴지는 밑바닥 생활의 체험적 의미를 지닌 똥개이야기다.순수하면서도 저돌적인 우매함의 행태를 부자관계와 주변 인물들 속에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똥개 철민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어딘지 조금 모자란 듯 보이는 주인공 철민의 또 다른 이름은 똥개다. 일찍 엄마를 여의고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온 철민은 자신의 별명처럼 아무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보낸다. 수사과장인 아버지는 꿈도 없고 희망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철민을 구박하며 나무라지만 이에 주눅이 드는 똥개 철민이 아니다. 아버지의 잔소리에도 멍한 표정으로 어물쩍 받아넘길 뿐 여전히 빈둥거리며 게으름을 피운다. 식구 같은 똥개와 함께. 그러다 어느 날 정이 들 대로 든 똥개가 그만 진묵 패거리들에게 잡혀 먹는다. 이때부터 똥개 철민은 이들과 불구대천지 원수가 되고....
그러던 어느 날 엉뚱하고 독특한 개성으로 똘똘 뭉친 속칭 MJK(밀양주니어클럽) 맴버들이 철민 주위로 모여든다. 서로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이들은 쉽게 가까워진다.
하루는 아버지가 정애라는 철민 또래의 낯선 여자를 집으로 데려온다. 무뚝뚝한 아버지는 “이제부터 친남매처럼 지내라”라는 말뿐이다. 철민은 느닷없이 나타난 정애의 출현을 못마땅해 하고, 정애 역시 마찬가지다. 정애는 철민을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데다 갑자기 시작한 바른 생활이 답답하게만 느껴진다. 사실 그녀의 꿈은 언젠가 로데오거리에서 커피 전문점을 차리는 거, 그러면서 싸움 잘하는 철민을 기도까지 시킬 야무진 꿈을 가지고 있다.
철민과 아버지, 정애가 함께 생활하는 것이 익숙해질 무렵 철민의 친구 대덕이 동네 건달들에게 크게 당한다. 인근 고속도로 개통을 두고 이권 사업을 벌이던 지역 유지 오덕만의 횡포에 당한 것, 비록 단순하지만 무엇이 옳고 그른 지 잘 알고 있는 철민은 아버지에게 오덕만을 체포하라고 조르지만 아버지는 냉정하게 사건을 수사할 뿐 묵묵부답이다. 한편 오덕만은 철민의 아버지 차반장이 자신의 사업에 걸림돌이라고 생각하고, 노골적으로 매수에 나선다. 참다못한 철민은 결국 직접 오덕만을 응징하기로 마음먹고 무작정 덕만 일행에게 달려간다. 이제 가슴으로 생각하고 머리로 치받는 똥개 철민의 씩씩한 활약이 시작된다.
소설로 만나는 똥개!
곱게 키워진 애완견보다 흙먼지 날리며 뛰노는 똥개처럼 조금 어리숙하게 보이지만 똑똑한 사람들이 만든 사회법규와는 거리가 먼, 정의라고 믿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진정으로 소중한 것을 지킬 줄 아는 의리의 사나이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의 한계와는 다르게 소설 똥개에서는 철민이 유년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면서 밀양의 한 마을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며 때론 의지하고 위로하는 따뜻한 이야기가 독자를 사로잡는다.

《본문중에서》
아버지는 내를 똥개라 불렀고, 내는 우리집 개를 똥개라 불렀다...
아버지는 갱찰! 내는 양아치!
\"내 깜빵 보내도 아버지 원망 안 한다!\"
아버지의 뒷모습에다 대고 철민이 소리쳤다. 그러자 아버지가 멈춰 선 채로 포기한 듯 말했다.
\"니 알아서 해라.\"
\"대신에 머 하나만 물어봐도 되나?\"
\"머?\"
\"그 말이 진짜가? 머 땜에 태어나가 괴롭히냐고……. 그거…….\"
어이없다는 듯 '픽' 웃으며 아버지가 다시 다가와 철민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똥개야!\"
철민이 입술을 실룩이며 고개를 들었다. 아버지의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아버지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니 태어날 때 으사가 무러보드라. 니 노으믄 느그 엄마가 위험할 수도 있는데 우짤끼냐고……. 내가 그냥 노차고 했다. 그래서 내가 느그 엄마한테 억쑤로 미안하다.\"
철민이가 눈을 꿈벅이며 아버지를 바라보자 아버지가 다시 돌아서 나갔다.
♧ 저자 소개
지은이 곽경택
1966년 부산에서 태어나 1995년 뉴욕대학교 영화연출과를 졸업한 그는 1995년 제2회 서울단편영화제에서 로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영화계에 나온 이래 이색적인 소재와 공격적인 연출로 호평을 받은 (1997년), 국내 최초의 메디컬 미스터리 (1999년), 한국 영화사상 최다관객(전국 820만 명) 기록에 빛나는 (2001년)를 각본, 연출했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진한 우정과 두려움 없는 사랑, 그리고 인생에 대한 한판 승부, 불꽃처럼 살다간 비운의 복서 김득구의 집념과 열정의 삶을 그린 에 이어 이번에도 역시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와 함께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목차
.아름다운 시절
예정된 이별
천하무적 상춘이 형과 미순이 누나
특별한 만남
똥개에게도 의리는 있으니
어른이 되다는 것
아버지의 눈물
박씨 부인의 한밤 습격 사건
아름다운 시절
폭풍 속으로
.즐거운 방랑자
첫눈
이름하여 백수
마른 잎 두드리는 빗방울 하나
음모
사총사
달밤
즐거운 방랑자
.인생찬가
덫
친구를 위하여
반격
목숨보다 귀중한 것
분노
오래된 응징
아침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