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호두 껍질 속의 연가'에 이은 김향동의 두 번째 실화 소설
―한 사람의 극적인 절망과 성공을 표현하고, 소외된 이들이 건강한 정신력을 지탱하길 간절히 바란다.―
동시다발적으로 ‘찌르륵? 으악!’하는 소리가 갑자기 들려 옆을 보니 이미 축 늘어진 동료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순간적으로 섬뜩함이 느껴짐과 동시에, 동료들을 삼킨 전류가 순식간에 경철의 몸을 관통했고, 그의 목에서 터져 나오는 고함소리만이 위태로운 상황을 대신하고 있었다.
조심한다고 했어도 늘어진 전선이 고압선을 스친 건 찰나에 일어난 일이었고, 작업 중이던 인부...
'호두 껍질 속의 연가'에 이은 김향동의 두 번째 실화 소설
―한 사람의 극적인 절망과 성공을 표현하고, 소외된 이들이 건강한 정신력을 지탱하길 간절히 바란다.―
동시다발적으로 ‘찌르륵? 으악!’하는 소리가 갑자기 들려 옆을 보니 이미 축 늘어진 동료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순간적으로 섬뜩함이 느껴짐과 동시에, 동료들을 삼킨 전류가 순식간에 경철의 몸을 관통했고, 그의 목에서 터져 나오는 고함소리만이 위태로운 상황을 대신하고 있었다.
조심한다고 했어도 늘어진 전선이 고압선을 스친 건 찰나에 일어난 일이었고, 작업 중이던 인부들을 검게 그을려 놓았다. 이상한 건 똑같은 전류가 순간적으로 동료들의 혈관을 한바퀴 돌고는 정신을 사로잡았는데, 경철만 의식이 있었다. 그것도 잠시, 매달린 사람들의 중량 때문에 늘어졌던 고압선이 또 한번 출렁이는 바람에 사람들은 잠시 선에서 떨어졌다가 재차 22,900볼트에 닿았고 이번에는 조금 길게 전류가 흘렀다. 다른 동료들은 최초 감전 시에 정신을 잃었고 스파크로 인해 불붙은 겉옷이 타고 있었다. 두 번째 감전되었다고 느꼈을 때 경철은 영혼의 세계를 떠돌았다. 몸이 가벼워지면서 훨훨 날아오르는 기분이 들었는데 그것은 처음 겪어 보는 야릇한 느낌이었다. 그것도 잠시, 하얀 솜뭉치를 헤치면서 올라가는데,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했고 ‘내가 죽는구나.’라는 절망에 빠져들었다.
―본문 중에서―
이 소설 '행복향기'는 1983년 7월 26일 수원의 영통동 공사 현장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고로부터 시작된다. 작업 중이던 인부들이 22,900볼트의 고압 전기에 감전되는 사고가 일어났고, 주인공인 경철은 양쪽 팔과 왼쪽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중상을 입는다.
불의의 사고로 1급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된 경철은 극심한 절망 속에서도 사랑하는 여인과의 결혼으로 용기와 희망을 얻고 시골로 내려가 힘겨운 농촌 생활에 도전하여 여러 가지 작은 성공을 거둔다. 그러나 삶의 터전이었던 송어 양식장과 식당이 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잿더미가 되는 좌절을 겪는다. 잠시 실의에 빠져 있던 경철은 역경을 딛고 일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장애인 단체에 기부금도 내고 사회봉사 활동도 하는 등 의욕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다.
여러 종류의 편견이 있는데 그중 늘 안타깝고 영원히 숙제가 되어 버릴 게 분명한 편견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그 아픔은 비슷한 것 같다. 장애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를 지켜보는 시선들은 냉담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건장한 청년을 찰나에 삼켜 버린 비극의 현장을 생생하게 상영하려고 한다.
―프롤로그 중에서―
♧ 저자 소개
김향동
1960년 충남 예산군 삽교에서 태어난 저자는 어려서부터 자신을 다스리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책을 가까이 하였다. 책이 주는 감동이 저마다 다르기에 자신의 생각을 지면 위에 펼쳐 놓고 싶은 충동으로 글쓰기를 시작하여 1997년부터 2000년까지 에서 홍성군 예선 최우수상, 충청남도 예선 금상, 전국 대회 우수상을 수상함으로써 타고난 재능을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2000년 에서 일반부 은상을 수상하였고, SBS TV 에 고향 자랑을 편지에 담아 보낸 것이 방영되는 등 각 방송에 사연을 보낼 때마다 채택되어 전파를 타고 전국에 알려지고 있다.
2000년 8월 계간지 '포스트모던' 가을호에 수필이 당선되어 제 16회 한국 문학예술 신인상을 수상하였고 2002년 첫 번째 소설 '호두 껍질 속의 연가'를 발표하였다.
현재 중도 일보에 근무하며 깔끔하고 조용한 공간에서 틈틈이 글을 쓰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찌르륵— 으악!’하는 소리가 갑자기 들려 옆을 보니 이미 축 늘어진 동료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순간적으로 섬뜩함이 느껴짐과 동시에, 동료들을 삼킨 전류가 순식간에 경철의 몸을 관통했고, 그의 목에서 터져 나오는 고함소리만이 위태로운 상황을 대신하고 있었다.
조심한다고 했어도 늘어진 전선이 고압선을 스친 건 찰나에 일어난 일이었고, 작업 중이던 인부들을 검게 그을려 놓았다. 이상한 건 똑같은 전류가 순간적으로 동료들의 혈관을 한바퀴 돌고는 정신을 사로잡았는데, 경철만 의식이 있었다. 그것도 잠시, 매달린 사람들의 중량 때문에 늘어졌던 고압선이 또 한번 출렁이는 바람에 사람들은 잠시 선에서 떨어졌다가 재차 22,900볼트에 닿았고 이번에는 조금 길게 전류가 흘렀다. 다른 동료들은 최초 감전 시에 정신을 잃었고 스파크로 인해 불붙은 겉옷이 타고 있었다. 두 번째 감전되었다고 느꼈을 때 경철은 영혼의 세계를 떠돌았다. 몸이 가벼워지면서 훨훨 날아오르는 기분이 들었는데 그것은 처음 겪어 보는 야릇한 느낌이었다. 그것도 잠시, 하얀 솜뭉치를 헤치면서 올라가는데,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했고 ‘내가 죽는구나.’라는 절망에 빠져들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