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도롱뇽과 그 친구들의 이야기. 이 책은 생명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실천하고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엮어져 있다. 저자는 지난 3년 간 자신이 조사했던 수로, 동굴, 그리고 암석뿐만 아니라 식물, 곤충, 조류 그리고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산에 애정에 보였다. 이 책은 사진과 묵상, 시와 이야기들을 모아 직접 천성산을 접할 수 없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다.
출판사 서평
■ 숲을 지키고자 숲에서 나온 사람
네 차례의 단식 기도를 통해 세인을 놀라게 했던 열정적인 생태주의자이자 시인이며, 동시에 타고난 예술가적 재능을 지닌 사진 작가이기도 한 지율 스님이 쓴 한 권의 책이 있다. [지율, 숲에서 나오다]가 그것이다. 이 책은 천성산이라는 화두를 통해 환경에 눈떠가는 한 비구니의 섬세한 사유를 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지율, 숲에서 나오다]에 주목하는 이유는 몇 가지 더 있다.
　
우리 선조와 살았고, 우리와 동시대를 살고 있고, 인류가 지속하는...
■ 숲을 지키고자 숲에서 나온 사람
네 차례의 단식 기도를 통해 세인을 놀라게 했던 열정적인 생태주의자이자 시인이며, 동시에 타고난 예술가적 재능을 지닌 사진 작가이기도 한 지율 스님이 쓴 한 권의 책이 있다. [지율, 숲에서 나오다]가 그것이다. 이 책은 천성산이라는 화두를 통해 환경에 눈떠가는 한 비구니의 섬세한 사유를 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지율, 숲에서 나오다]에 주목하는 이유는 몇 가지 더 있다.
　
우리 선조와 살았고, 우리와 동시대를 살고 있고, 인류가 지속하는 한 우리의 자식들이 그 품에서 살아야 할 자연 환경의 가치와 그 속의 뭇생명들을 대표하고 있기에 지율 스님의 단식은 개발과 환경의 경제적 효용성을 비롯하여 눈먼 인간의 오만과 그에 따른 인간성 파괴, 문명과의 조화로운 삶에 대한 여러 층위의 논쟁을 함축하고 있다. 논쟁을 위한 논쟁이 아니라 그것은 누구나 원하는 풍요로운 삶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우리가 원하는 개발의 테두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논의를 통해 바람직한 미래상, 살고 싶은 미래 한국의 모습을 만들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지율 스님의 네 번째 단식이 100일째로 끝났을 때 많은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단연 단식이 며칠째인가에 관심이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은 문제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것은 불을 보듯한 일이다. 정부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공동 환경영향평가가 어떻게 진행될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한 논란을 우리는 무엇으로 이끌어갈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이다. [지율, 숲에서 나오다]는 이러한 논의를 위한 단초를 제공해준다.
　
지율 스님은 신라 시대 원효 스님이 1,000명의 제자들을 성인으로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천성산을 이고 사는 내원사의 비구니였다. 천성산은 국가가 지정한 자연생태계보호지역이고, 4㎞가 넘는 청정 계곡이 12곳, 희귀한 고층 습지가 22군데나 포함된 곳으로 법정보호동식물이 30여 종 이상이나 있는, 도립공원이고, 기타 문화재 보호구역 등 10여 개의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 단지 10~20분 빨리 가기 위해
그럼에도 이곳에 “특별히 보호해야 할 야생 동식물 없음”이라는 1994년 고속철도공단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를 근거로 정부는 고속철도공단이 천성산을 관통(2010년 개통 예정, 대구에서 경주를 경유하여 부산으로 향함) 하도록 허가를 내주었다. 지율 스님은 선방에서의 수행을 접고 거리로 나섰고 천성산에 사는 도롱뇽을 원고로 공사착공금지 가처분신청을 내고 일명 ‘도룡뇽소송’을 진행했다. 자연의 살 권리는 인간의 살 권리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1부는 최악의 경우에도 세상의 아름다움에 감동받고 싶다고 말했던 2차 단식 45일 동안 쓰여진 일기이다.
　
따스한 가을볕 속에 세상은 가는 현의 음처럼 아름답다. / 나는 세상을 관찰자로 살기 원하고 최악의 경우에도 / 세상의 아름다움에 감동 받고 싶다(단식 서른셋째날 [희망을 노래하는 나무] 중에서).
　
새벽 첫차를 타고 내려오신 어머님께서 / 가자. 그만 가자. / 다 그만 두고 / 이제 그만 가자 하신다(단식 서른여드렛날 [어머니]).
　
제2부 ‘초록의 공명’은 지율 스님이 손수 찍은 천성의 아름다움을 담은 생태 사진과 함께 자연과 나눈 대화, 자연과 더불어 대화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일깨우는 글이 실려 있다.
　
■ 생명을 사랑하고 따뜻한 마음을 실천하는 사람들
제3부에 ‘우리, 아름다운 인연들’에는 때때로 길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절망스러운 순간에 스님을 향해 손 맞잡아주던, 그리하여 길을 인도하는 별빛 같던 인연들이 보내온 지지의 메시지들이 담겨 있다. 생명을 사랑하고 따뜻한 마음을 실천하고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수없이 많은 ‘지율’이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이들이 만들어내는 초록의 공명을 보여준다.
　
별로 나들이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스님을 한 번 뵙고자 했던 것은, 그다지 잘 알려지지도 않은 산 하나를 살리는 데 목숨을 걸 수 있는 분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게 너무도 신기하고 그래서 그분이 과연 어떤 분인지 몹시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김종철/녹색평론 발행인)
　
이 일을 오랫동안 계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당신이 정말 필요합니다. 그러니 부디 몸을 잘 돌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몸을 돌보는 것은 바로 당신이 사랑하는 생명을 돌보는 일이기도 합니다.(제인 구달)
　
제4부 ‘퍼지고 퍼지는 숨결’에서는 천성산 고속철도 관통을 반대하는 소송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사람 못지 않은 ‘생태계의 파수꾼’으로 주목을 받았던 꼬리치레도롱뇽의 생태와 ‘자연의 권리 소송’에 관한 외국의 사례들이 소개된다.
　
제5부 ‘엽서들’에서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도롱뇽 친구들을 위해 쓰고 그린 100여 통의 그림엽서에서 골라 뽑은 글과 그림이 실려 있다.
　
꿈과 희망의 열차가 아니라면 우리에게 필요치 않아요 (김성은)
학교에서는 풀 한 포기라도 사랑하라고 가르치십니다. 배운 것을 실천하게 해주세요. (김은주)

목차
격려의 글 _ 고향으로 가는 길
글머리에 _ 벌목 현장에서
01. 단식일지
02. 초록의 공명
03. 우리, 아름다운 인연들
04. 퍼지고 퍼지는 숨결
05. 엽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