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례문학상 수상작가 박정애의 8편의 단편소설을 묶었다. 질곡의 세월을 보낸 어머니와 희망을 낙천적인 딸들의 삶을 다양하게 다루며 여성의 역사를 보여준다. 표제작 <죽죽선녀를 만나다> 는 남존여비의 관념에 짓눌려 살아온 여성을 보여준다. 밀양 지방 방언을 실감나게 들려주며 인물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 신들린 입담의 작가 박정애가 들려주는 여덟 편의 소설들!

《죽죽선녀를 만나다》는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 박정애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박정애는 등단작 《에덴의 서쪽》에서부터 《물의 말》,《?춤에 부치는 노래》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유장한 생에 관심을 보여왔으며, 여성의 말과 삶을 풍성하게 복원하는 데, 잃었던 육체성을 회복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번 작품집 《죽죽선녀를 만나다》에서는 한층 현실감 있고 튼튼한 구조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여자 이야기’를 만...
◆ 신들린 입담의 작가 박정애가 들려주는 여덟 편의 소설들!

《죽죽선녀를 만나다》는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 박정애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박정애는 등단작 《에덴의 서쪽》에서부터 《물의 말》,《춤에 부치는 노래》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유장한 생에 관심을 보여왔으며, 여성의 말과 삶을 풍성하게 복원하는 데, 잃었던 육체성을 회복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번 작품집 《죽죽선녀를 만나다》에서는 한층 현실감 있고 튼튼한 구조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여자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박정애 작품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한결같이 가난하고, 누추하고, 가부장제의 야만, 혹은 가난에서 빚어진 야만에 대한 뼈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죽죽선녀를 만나다》의 여덟 편의 단편에서는 삶을 진정 곡진하게 살아본 사람만이, 고통의 들숨과 날숨을 쉬어본 사람만이 터득한 경지를 특유의 활력과 낙관성으로 직조해 냈다.

【각 단편의 간략한 줄거리】

[불을 찾아서]
모 연구소의 연구보조원인 독신 남성 ‘나’는, 소극적인 성격과 성 정체성의 불안정으로 불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미혹 속을 헤매고 있다. 나는 어느 날 무작정 여행을 떠나고, 안동의 한 민박집에서 만난 할머니로부터 그 유장하고 파란만장한 삶의 내력을 들음으로써 ‘추운’ 인생을 위무받는다.

[죽죽선녀를 만나다]
엄마는 강제로 자기 몸을 빼앗은 남자에게 시집가서 아이를 배고, 그 아이가 자기와 똑같은 “여자로 태어난” 것을 참을 수 없었기에, 딸들에게 그 분노감을 표출하며 살았다. 단지 딸이라는 이유로 불이익과 학대를 당하는 딸들 중 큰딸 선희는 초등학교 때 목을 매어 죽었고, 연희는 생명을 품은 자기 몸을 부정하게 된다. 연희와 사촌언니 양희는 박곡 아지매(병든 사람을 치유하는 의사이자 무당으로, 가부장제의 견고한 울타리에서도 여성의 권리를 추구하고 실천하는 예외적인 여성이다)를 찾아나서고, 박곡 아지매는 연희의 몸에 깃든 선희를 불러내 그녀의 억울함과 분노에 공감을 표함으로써 상처를 치유해 준다.

[21세기 유모]
한 부르주아 가족의 양육을 책임지고 있는 두 여성, 젖먹이 아이를 두고 한국 땅에 돈을 벌러 온 연변 여성 춘실과 가정교사 희경. 옛날 우리의 가난한 유모들이 이용가치가 없어지면 버려지듯, 이 21세기 유모들 역시 부당하게 일자리를 잃게 되지만, ‘좀 덜 독하게 살면 뭐 어떤가 싶다’라는 낙관적인 마음으로 생의 한 고비를 넘어서려는 젊은 여성들의 모습이 신선하다.

[[445]배우 수업new : 명리]
작은 출판사의 직원이자 배우지망생인 주인공은, 오디션에서 감독이 던진 ‘리얼리티 결핍’이라는 말에 세상 속에 자신의 온몸을 던져야 한다는 강박감을 갖게 된다. 그것을 고작 무료 전화 데이트에서 만난 남성들과의 하룻밤 체험기로 해결하려 하지만 그녀의 시도는 한갓 미망에 그칠 뿐이다.

[예쁜 강아지]
막임은 키우던 강아지 새미를 물어죽인 또다른 강아지 영이를 버리러 가는 중. 어릴 적 지독한 가난 때문에 아버지가 갓 태어난 여동생을 비료포대에 넣어 파묻어 죽이는 장면을 목격한 기억이 있는 그녀는, 자신보다 더 여린 존재들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트라우마도 치유하려 한다. 이제 막임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 ‘이실’을 찾아가기로 마음먹는다.

[술 마시는 집]
매오댁은 좀팽이 서방 때문에 답답한 마음을 풀고자 술을 마시기 시작해서 이제는 무슨 일이든 구실 삼아 술을 마시게 되었고, 영감은 그런 부인이 먼저 갈까 봐 부지런히 챙겨준다. 시골마을의 누추한 일상과 환경이지만, 매오댁은 나이듦에 따라 터득한 달관의 경지로 넉넉하게 끌어안고 살아간다. 활달한 사투리와 토속어, 속담 등이 유난히 맛깔스럽다.

[붓 지느러미]
명순은 아빠의 노름빚 때문에 식모살이를 하게 된다. 도시로 탈출한 그녀는 그림을 그리고 싶지만, 자신의 재능을 펼치지 못한 채 맞벌이 가정의 식모 겸 보모 노릇을 하고, 그녀의 몸은 주인 남자의 성적 쾌락을 위한 도구가 된다. 화가가 된 후에도 그녀의 몸은 자신의 욕망을 불사르는 쾌락의 도구로 전환하고 만다.

[님은 먼 곳에]
세계 명작 딱 한 편만 쓰고는 미련 없이 자살하겠다는 게 유일한 작가지망생 J. 인터넷에서 작품의 소재를 찾아헤매다가, 여진이라는 할머니로부터 여성성을 박탈당한 채 한국 현대사를 살아온 기구한 일생의 이야기를 듣지만, J는 그것을 ‘민중 생활수기’가 아닌, ‘가난하고 추한 할머니의 짝사랑, 그것도 동성애’로 허구화하려 한다. 여진의 삶에 깃든 신산함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J의 글쓰기는 결국 여진의 자살로 인해 실패로 끝난다.

목차
불을 찾아서
죽죽선녀를 만나다
21세기 유모
[445] 배우 수업 new : 명리
예쁜 강아지
술 마시는 집
붓 지느러미
님은 먼 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