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제4회 <문학수첩작가상> 수상작 출간! 가볍게 보일 수 있으나 유머와 위트가 독자를 끌어당긴다. 시종 경쾌한 단문으로 이끌어 가는 이 소설은 서울의 강남지역을 지배하는 물신성과 속물성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살려 내고 있다. 좌표를 잃고 부유하는 젊은이들의 절망감과 성장에 대한 갈망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우울하지 않게 소화해 내는 작가의 능력이 뛰어나고 솜씨는 날렵하다고 평가받았다.
출판사 서평
2006년 제4회 수상작 출간!
올해 을 수상한 조정현 씨의 『평균대 비행』이 (주)문학수첩에서 출간되었다. 이 상은 올해로 4회를 맞고 있지만, 그간 품격과 완성도를 추구하면서 수상작을 내지 못하다?가 지난해에 첫 당선작인 이장욱 씨의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을 배출한 이후 실질적으로는 두 번째로 내게 된 당선 작품이다. 심사는 소설가 오정희, 현기영 씨, 문학평론가 성민엽, 방민호 씨가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비슷한 유형의 여타 작가상에 비해 그 수준이 한결 높았다고 언급하면서 “작가의 능력이 뛰어나고 솜씨는 날렵하다”, “스토...
2006년 제4회 수상작 출간!
올해 을 수상한 조정현 씨의 『평균대 비행』이 (주)문학수첩에서 출간되었다. 이 상은 올해로 4회를 맞고 있지만, 그간 품격과 완성도를 추구하면서 수상작을 내지 못하다가 지난해에 첫 당선작인 이장욱 씨의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을 배출한 이후 실질적으로는 두 번째로 내게 된 당선 작품이다. 심사는 소설가 오정희, 현기영 씨, 문학평론가 성민엽, 방민호 씨가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비슷한 유형의 여타 작가상에 비해 그 수준이 한결 높았다고 언급하면서 “작가의 능력이 뛰어나고 솜씨는 날렵하다”, “스토리의 새로움과 작가의 진지한 문제의식이 무리 없이 결합되어 나타난 수작이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편집기획자에서 소설가라는 새로운 길로 나서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소설을 공부한 조정현 씨는, 재학 시절 선생님들과 문우들로부터 일찍이 그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문단과의 인연은 쉽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프리랜서 생활을 하며 생계형 글쓰기를 하면서도 창작에 대한 욕망을 감출 수 없었던 그녀는 자기 존재 확인의 방식으로 꾸준히 글쓰기를 병행하였고, 현재 30여 편이 넘는 소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한 지 10년 만에 꿈을 이룬 당선자 조정현 씨는 지난해 말 독립군적 글쓰기의 불안으로 아동물 전문회사인 출판사에서 기획 편집일을 하고 있다.
성장하는 아픔과 냉혹한 현실을 그린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만화경
이 소설은 현재 우리 소설 문학에 만연해 있는 현란한 포즈와 형이상학적 유희에서 벗어나 인간과 삶의 성찰이라는 소설 본연의 소임에 충실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작품 속의 주인공은 마치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홀든처럼 세상의 한가운데에서 삶의 본질에 대한 의문을 품고 그 해답을 풀기 위해 노력한다.
강남 최초의 주상복합 초호화 아파트 로열 타워로 대변되는 상류사회에서 ‘무뇌아’처럼 성장해 온 주인공은 자퇴생의 신분에서 재입학한 고3 수험생으로 신분을 바꾼 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주인공에게는 여대생인 아름의 남자친구가 되고 싶은 욕심과 31층 로열 타워 옥상의 육각형 난간을 걸어 보고 싶은 욕심밖에 없다.
삶에 대한 자발적 의지는 오히려 세상에 대한 혼란을 일으키게 되고 주인공은 물질문명의 중심에 서 있지만 삶에 대해서는 변방의 주변자처럼 방관자의 모습을 지킨다. 그리고 주인공이 지닌 세상에 대한 냉소적 시선은 작품 곳곳에서 드러나는 위트와 유머로 이어진다.
룸살롱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서울대 법대 출신이라는 롬살롱 지배인 김 부장. 전국 수위의 성적으로 서울대 법대에 입학하면서 모교를 명문고로 만든 강창현과 오해와 질시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꾸려 나가려는 아름. 그리고 당돌한 고3 여학생 채이.
헤르만 헤세는 한 인격체로서 성장하는 아픔에 대하여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하나의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학교로 돌아온 주인공은 성인이 되기 위해 자신이 갇혀 있는 세계에서 나와 새로운 세계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새로운 세계를 찾는 길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나’는 다만 ‘로열 타워’ 옥상의 난간을 걷기 위해 옥상에 평균대를 가져다 놓고 연습을 한다. 세상의 난간을 걷는 건 31층 옥상의 난간을 걷는 것보다 훨씬 위태로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수능이 끝난 날 나는 학교의 ‘자살옥상’ 난간을 걷는다.
좌표를 잃고 부유하는 삶을 사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너무 가볍거나 너무 무겁지 않게 잘 소화해 낸 이 작품은 성장하는 아픔과 냉혹한 현실을 잘 그려 내고 있다. 평균대 위를 걷기 위해서는 숨을 고르고 한 발 한 발을 조심스럽게 내딛듯, 성장하는 아이들의 내면 풍경을 성숙한 문체와 긴장감 있는 이야기로 끌어 나가는 작가의 힘은, 놀라울 정도로 능수능란하게 여겨진다.

목차
차례
1_SOS!
2_친구
3_존경하는 학생부군
4_과외
5_협조
6_모르는 자는 출입금지
7_달콤한 인생
8_시험 케이스
9_자궁 外
10_지하로의 무한접근
11_평균대
12_줄
13_한석봉 스타일
14_반사
15_가정법
16_무뇌아
17_가정법 미래와 만나는 지점
18_시험비행
19_D-day
■ 심사평
■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