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본격 미스터리 1세대를 대표하는 아비코 다케마루의 소설. 이 작품은 아비코 다케마루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살육에 이르는 병》으로부터 무려 13년 만에 발표된 전작 장편 소설이다. 신본격파답게 사회적인 문제, 즉 신흥종교를 소재로 하여 독자들의 허를 찌르는 치밀한 서스펜스물이다. 저자의 말을 빌리면 ‘불의에 뒤통수치기’이다.
출판사 서평
어느 날 갑자기 아내가 살해되고 부정부패 혐의까지 받게 된 베테랑 형사, 에비하라.
실종된 아내를 찾다가 신흥종교단체의 존재를 알게 된 고등학교 교사, 쓰지.
그 두 사람이 맞닥뜨린 미륵의 정체는?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12월 5일, 근무를 마치고 저녁 늦게 집에 들어간 고등학교 교사 쓰지는 아내가 집을 나갔다는 사실을 알았다. 쓰지는 몇 년 전에 바람을 피워 아내와 별거 아닌 별거 상태로 한 집에서 지냈던 것이다. 아내 없이 며칠이 지나고, 같은 아파트 주민이 아내의 실종을 경찰에 신고한다. 양심의 가책을 ...
어느 날 갑자기 아내가 살해되고 부정부패 혐의까지 받게 된 베테랑 형사, 에비하라.
실종된 아내를 찾다가 신흥종교단체의 존재를 알게 된 고등학교 교사, 쓰지.
그 두 사람이 맞닥뜨린 미륵의 정체는?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12월 5일, 근무를 마치고 저녁 늦게 집에 들어간 고등학교 교사 쓰지는 아내가 집을 나갔다는 사실을 알았다. 쓰지는 몇 년 전에 바람을 피워 아내와 별거 아닌 별거 상태로 한 집에서 지냈던 것이다. 아내 없이 며칠이 지나고, 같은 아파트 주민이 아내의 실종을 경찰에 신고한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쓰지는 아내가 다녔다는 ‘구원의 손길’이라는 미륵을 신봉하는 신흥종교단체를 찾게 된다.
12월 19일, 형사 에비하라는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누군가에 의해 러브호텔에서 살해된 것이다. 하지만 에비하라는 경찰청 인사1과 감찰분실에서 부정부패 혐의로 내사를 받으면서 공식적으로 수사를 할 수 없게 된다. 감찰직원의 심문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모테기라는 신문기자를 만난다. 모테기는 놀라운 단서를 제공하는데, 그것은 ‘구원의 손길’이었다.
‘구원의 손길’ 종교단체에서 에비하라와 쓰지는 운명의 조우를 하게 된다. 이제 둘은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구원의 손길’을 자세히 파헤치게 되고, 결국 ‘미륵’을 만나게 되는데…….
* 아비코 다케마루와의 특별 인터뷰
(인터뷰어 이와마쓰 마사히로)
■ 일개 독자였을 무렵
중학교, 고등학교에 아리스테어 맥린이나 로버트 B. 파커 같은 것만 읽었죠. 카도 읽기는 읽었지만 퀸이나 크리스티 등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일본 미스터리는 거의 읽지 않았습니다. 대학에 가서 선배가 시마다 소지 씨의 《점성술 살인사건》이 걸작이라 해서 읽었는데, 이거 재밌다 싶더군요. 그때부터 의외로 단숨에 본격파로 기울었습니다. 미스터리연구회라는 장소의 영향도 있었지만, 역시 본격 미스터리에서 재미를 느꼈죠.
■ 대학을 그만 뒀을 때
교토대학 문학부는 7년밖에 있을 수 없게 제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6년째에 휴학계를 냈습니다. 벌써 데뷔도 했고, 다음 한 해 동안 남은 학점을 다 딸 리가 없다는 건 알고 있었죠. 그런데 다음 여름에 수업료를 내라고 하더군요. “아니, 저는 휴학 중인데요.” 하고 학생과에 갔더니 “휴학했어도 다음 해에 더 휴학하려면 다시 한 번 휴학계를 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나는 휴학계를 한 번 내면 복학계인가 뭔가를 내기 전까지는 휴학 상태로 있는 줄 알았죠. 그랬는데 다음 해에 자동적으로 복학되어 있으니까 지난 학기 수업료를 내라고 하더군요. 학교엔 가지도 않았는데…….
“내지 않으면 중퇴가 아니라 제적이 된다.”고 하더군요.
제적이든 중퇴든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는데, 부모님이 “장래를 생각해서 수업료를 내라.”고 하더라고요. “장래가 어때서요. 이젠 상관없으니까 안 내도 되요.”라고 했더니, 부모님이 “돈 줄 테니 내.”라고 해서 그냥 꿀꺽 해 버릴까 하다가(웃음), 뭐, 할 수 없이 그 돈을 내고 중퇴계를 냈던 겁니다. 아니, 자동적으로 복학되는 줄은 몰랐죠(웃음).
■ 작가가 되기까지
당시, 열심히 해서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얘기야 미스터리연구회 모두가 했죠. 그렇지만 아야쓰지 유키토 씨가 나오기 전까진 정말로 작가가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아야쓰지 씨의 책이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는데, 그걸 옆에서 보면서 결국 나오긴 할까 의심스러웠으니까요. 여러 우여곡절이 있어서 책이 나오지 않다가 간신히 우야마 히데오미(일본 미스터리의 ‘신본격’을 불러일으킨 고단샤의 편집자로서, 메피스토 상을 만들어 젊은 독자를 확충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2006년 사망-옮김이) 씨라는 사람을 만나 고단샤에서 나왔어요. 당시에는, 지금도 아마 그럴 테지만, 진짜 핵심적인 미스터리 팬이란 1만 명 전후밖에 안 된다는 얘기가 있어서, 그쯤 팔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우치야마 씨의 적극적인 마케팅 덕택도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예상 이상으로 팔려서 동시다발적으로 우타노 쇼고 씨가 나왔고, 도지샤 대학 출신으로는 아리스가와 아리스 씨가 있기도 했고, 좀 나이는 위이지만 기타무라 가오루 씨가 나오는 등. 아, 정말로 작가가 될 수 있는 거구나 싶었죠. 책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나도 꽤 진지해진 때가 있었습니다.
당시의 란포 상이란 딱딱한 본격 소설로는 탈 수가 없었어요. 《점성술 살인 사건》조차 떨어졌고, 《십각관의 살인》은 최종 후보에도 들지 못했죠. 《밀폐 교실》도 그랬고요. 미스터리로 데뷔하려면 란포 상밖에 없는데, 경향이 좀 다르구나 하는 느낌이어서, 나는 그런데 응모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어쨌거나 나도 한 권 두 권 책을 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쓴 이야기를 책 모양으로 내면 좋겠구나 하는 마음이 먼저였기 때문에, 직업적인 작가를 목표로 두고 그로써 평생 먹고 살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지금은 어찌어찌 하다 보니 어떻게 먹고 살 수 있게 됐을 뿐으로, 만일 그걸로 먹고 살 수 없으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죠.
■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졸업논문 제목은 칸트였습니다. 조금밖에 모르지만 주워들은 게 칸트여서 그걸로 할 수밖에 없겠다 싶었거든요. 대단히 소박했다고나 할까, 나는 철학과라는 데가 사물을 궁리하는 곳인 줄 알았습니다. 니시다 기타로(일본을 대표하는 철학자-옮긴이)가 될 수는 없겠지만 무엇인가를 궁리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했는데, 수업을 들으러 가보니 아무래도 그게 아니더군요.
대학, 적어도 학부 레벨에서의 철학 수업이라는 건 칸트가 무슨 말을 했는지, 키에르케고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이건 사실 무슨 의미라든지, 그런 학문이었죠. 이거야 그냥 독일어 같은 거 공부해서 독해하는 것밖에 없잖아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러니까, 어떻게 됐냐고 묻는다면, 아무것도 되지 못 했죠. 월급쟁이만은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기도 힘들고, 중학교 고등학교 때 전철로 통학하면서 평생 이러는 건 절대로 싫다고 생각했어요.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직업, 전철을 타지 않아도 되는 직업, 그래서 대학교수 같은 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웃음), 그런 식이었으니 아무것도 못된 거죠.
그런데 ‘가마이타치’로 게임회사와 교류가 생기는 등, 책이 나오지 않아도 여러 길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이 팔리지 않더라도 이야기는 어디선가 항상 필요로 하는 법이니까요.
■ 창작의 노림수
내가 읽고 싶은 것을 소설로 쓰는 적도 있고, 거꾸로 세상에 흔해빠진 얘기니까 내가 쓰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는 것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은 걸 하고 싶다, 그런 게 아니면 내가 할 의미가 별로 없죠. 여러 사람들이 잔뜩 나와서 활기를 띤 장르가 있다고 해도 “내가 그것보다 더 좋은 걸 써주마.”라는 식으로, 그 바닥에서 싸울 수 있을 정도의 배짱은 없기 때문에 (웃음), 그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쓰지 않는 걸 쓰자는 것이 내 생각입니다.

■ 트릭을 만드는 방법
편집자와의 협의에서 나오는 건 일단 없습니다. “어떤 얘깁니까?” 하고 물으면, “이런 얘깁니다.” 하는 정도의 말은 오가지만, “어떻게 할까요.”라는 말은 한 적이 없죠. 전부 혼자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야 라고 생각하는 식이죠. 최근에는 역시 책을 읽을 때, 혹은 직접 쓰고 있을 때 궁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탐정의 이미지
어느 정도 기발하다고 할까, 개

“히토미는 살해 따위 당하지 않았다. 틀림없이 살아 있다. 그러나, 그렇다면 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어쩌면 사건이 공개되어도 아내가 모습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내가 곤경에 처한 것을 오히려 기뻐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애초에 모든 것이 그녀가 꾸민 질 나쁜 장난인지도 모른다. 아니, 집사람은 그런 생각을 할 사람이 아니다. 그러면 대체 어디에?”
- 본문 35쪽

“‘구원의 손길’은 말하자면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므로, 이른바 신흥종교와는 다릅니다. 미륵님이 석가부처님이 없어지고 나서 56억 7천만 년 뒤에 부활하시게 되어 있다는 건 모두들 상식이라고 알고 계십니다만, 사실은 그게 아닙니다.”
“아, 그렇습니까.”교이치는 그런 얘기를 전에 어디선가 들은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전혀 흥미 없는 분야여서 그것이 ‘상식’인지 어쩐지도 몰랐고, 사실은 그게 아니더라고 해도 아무 상관없었다.
“56억 7천만 년이 아니라 56억 7천만 명인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이 땅에 넘치는 인구가 56억 7천만 명이 된 1995년 1월 16일, 미륵님이 이 세상에 하생(下生)하신 겁니다.”
- 본문 42쪽

만일 ‘구원의 손길’ 중 누군가가 히토미의 실종에 관여되어 있다면, 내 데이터가 컴퓨터에 입력되어 녀석들의 눈에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겨서는 곤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스로 호랑이굴에 뛰어든 판에 새삼 꼬리를 내린다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다. 당초에 그들이 히토미를 어떻게 했다면 주소나 전화번호는 전부 알고 있을 테니 거짓으로 썼다가는 오히려 의심받는다. 교이치는 건네받은 펜을 가지고 기계적으로 데이터를 메워 나갔다. ‘지금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란에는 ‘부부 관계’라고 간략하게 쓰고, ‘종교력’에는 ‘특별히 없음’이라고 해 두었다. 대대로 불교도이기는 했지만, 오랫동안 불공과는 무관했고 가끔 본가에 돌아갔을 때도 불단 앞에 앉은 적조차 없다. 외아들이므로 언젠가는 묘소나 불단을 직접 돌보지 않으면 안 되겠지만, 아직은 그런 것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
- 본문 90쪽


필시 30세 전후. 키는 170센티미터인 교이치의 턱까지밖에 오지 않으니 150센티미터 전후. 이제까지 본 신자들과는 달리 다소 화장을 한 것 같았다. 특별히 교리에 따라 금지되어 있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그리고 그 화장 유무와는 무관하게 여자는 뛰어난 미인이었다. 제도기로 그렸나 싶을 정도로 완벽한 계란형의 작은 얼굴에 가늘고 긴 눈. 긴 생머리는 칠흑으로 빛나고 있어서 나도 모르게 손으로 만져보고 싶었다.
- 본문 154쪽

목차
제1장 교사
제2장 형사
제3장 교사
제4장 형사
제5장 교사
제6장 형사
제7장 교사
제8장 형사
제9장 미륵
저자 후기
아비코 다케마루 특별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