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자연 속에서 키울 순 없을까?' 우연히 아프리카에서 아이를 키운 한 영국 엄마의 책을 본 후 저자는, 서툰 열정과 기대로 가득한 아프리카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이 책은 그녀가 겪은 아프리카 식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이들과 함께 했던 그 6개월의 시간들……. 그녀는 말한다. 아프리카에서 보낸 그 시간은 인생의 황금 광맥이며, 이제 그곳은 또다른 고향이자 마음의 안식처가 되었다고.
출판사 서평
두 아이와 보낸 탄자니아에서의 6개월
방송작가 구혜경이 일곱 살, 다섯 살짜리 두 아이와 지낸 아프리카에서의 생활. 숨 쉬는 동안 꿈꾸고 싶어하는 그녀는 어느 날 공동육아에서 만난 학부모와 아프리카에 가기로 의기투합하기에 이른다. 서울이 고향인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 자신이 받았던 자연의 축복을 전해주고 싶어 떠난 아프리카. 하지만 모든 여행이 그렇듯 떠나기 전부터 이미 열정은 바닥난 상태였고, 날마다 돌아오고 싶어하는 자신과 싸워야 했는데…….
이 책은 저자와 아이들이 겪은 아프리카 식 삶에 대한 이야기다. 꿈꾸듯 떠났던 ...
두 아이와 보낸 탄자니아에서의 6개월
방송작가 구혜경이 일곱 살, 다섯 살짜리 두 아이와 지낸 아프리카에서의 생활. 숨 쉬는 동안 꿈꾸고 싶어하는 그녀는 어느 날 공동육아에서 만난 학부모와 아프리카에 가기로 의기투합하기에 이른다. 서울이 고향인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 자신이 받았던 자연의 축복을 전해주고 싶어 떠난 아프리카. 하지만 모든 여행이 그렇듯 떠나기 전부터 이미 열정은 바닥난 상태였고, 날마다 돌아오고 싶어하는 자신과 싸워야 했는데…….
이 책은 저자와 아이들이 겪은 아프리카 식 삶에 대한 이야기다. 꿈꾸듯 떠났던 아프리카에서의 여섯 달은 그들의 가슴에 평생 지워지지 않을 추억과 새로운 삶의 이정표를 선사했다. 서울로 돌아온 후 큰아이 세원이는 ‘바람직한’ 자연주의자가 되겠다는 꿈을 품게 되었고, 일곱 살이 된 윤재는 요즘 동물 다큐멘터리에 푹 빠져 지낸다.
피사체보다 가깝고, 속살보다 먼 그들
아프리카에서의 여섯 달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한 달보다 길고 1년보다 짧은 여섯 달은 여행과 생활의 과도기적인 단계였다. 여행이라기엔 너무 많은 것을 봐버렸고, 생활이라기엔 체험할 수 있는 폭이 아쉬웠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검고 아름다운 피부의 현지인들이 단순한 여행자들의 사진 속 피사체가 아니라 생활인임을 깨달았다. 그네들의 대통령 선거를 지켜보며 현지인 친구들과 함께 차기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에 젖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렇게 낭만이란 콩깍지는 떨어져나가고, 땡볕 아래 느릿느릿 걸어가는 마사이들의 고단한 삶도 알게 되지만, 그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기엔 벅차다. 날마다 마주치는 아수까리(경비원)와 친구가 되지만, 그네들과 함께 꿈비꿈비(수개미)를 볶아먹는 일은 저어한다. 모든 것이 느릿느릿 돌아가는 그네들의 ‘뽈리뽈리(천천히, 천천히)’의 문화를 이해하면서도 결코 동화될 수 없다.
어쩌면 그 이상을 채우겠다는 건 헛된 욕심이었을지 모른다.
대신 ‘아프리카’ 하면 필름 속 사진 이상의 아련한 그리움이 떠오르는 것과 동시에 가슴 한켠이 저릿해오는 제2의 고향이란 이름으로 남았다. 그리고 해체돼가는 고향마을을 안타까워하듯, 어린왕자의 바오밥나무와 응고롱고로의 누와 현지 친구들을 도울 방법에 대해 현실적이고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아프리카에 대한 진실 혹은 오해 - ‘뜨거운’ 대륙에서 만난 ‘추운’ 아프리카
막연히 동경하던 아프리카는 에서 보았던 광활한 대자연의 이미지였다. 늘 그렇듯이 현실은 외면되고, 꿈은 미화되고, 그녀의 가슴속엔 한줌 로망으로 아로새겨져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아보카드 열매와 천혜의 자연이 그들을 맞이할 것 같았다.
그러나 막상 찾아가본 아프리카는 현실이었다. 한두 달의 여행이 아니라 아프리카의 속살과 접속하는 생활은 엽서에서나 보던 대자연의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다. 처음 도착한 아프리카의 거대 도시 나이로비에서부터 저자는 내심 당황한다. 뜨거운 대륙을 상상했건만 밤에는 추워서 온풍기를 틀어야 했고, 쌩쌩 달리는 자동차 매연에 가려 별빛조차 볼 수 없었다. 여러 여행기를 읽었지만, 아프리카가 춥단 얘긴 그 누구도 해주지 않았다. 일행이 여섯 달을 보낸 탄자니아의 아루샤도 ‘추운’ 나이로비만큼이나 낯설었다. 자본주의의 달콤한 사탕 맛을 막 보기 시작한 탄자니아의 많은 것이 변해가고 있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비닐더미와, 마약에 취해 거리를 누비는 아이들, 영어 광풍에 휩싸여 영어 배우기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을 보면 그저 막막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아프리카에 대한 짝사랑은 조금씩, 조금씩 퇴색하다 막을 내렸고, 그 자리에 생활의 냄새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저자도 어느덧 현실에 뿌리를 박고 일상을 이어나갔다. 서울에서와 똑같이 학부형 생활로 돌아갔다. 대신 조금 느리게 사는 삶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늘을 올려다보았고, 매일 나선 산책길에서 검은 친구들과의 만남을 늘려갔다.
그 속에서 새로운 아프리카를 발견했다기보다는, 늘 가까이에 있어서 보지 못했던 가치를 보는 눈을 선물 받았다. 아이들과 함께 세상을 살아갈 주변의 땅벌레와 지렁이, 민달팽이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낡은 페인트 통에 심어진 아보카드나무가 아이들과 더불어 조금씩 자라는 모습에서 생명의 경이로움도 느낀다. 그리고 탄자니아에서 여러 벌레 친구들을 사귄 후 바람직한 자연주의자가 되겠다던 큰아이는 요즘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 하나가 늘어 고민하는 눈치다.

목차
프롤로그
1장 낯선 아프리카를 만나다
1. 꿈꾸듯 무모한 출발
2. 잠보, 뜨거운 내 고향
3. 추운 나이로비
4. 유치원과 벤타 선생님
5. 등화관제의 추억과 전기울타리
6. 신 개념 동물원, 지라프센터
7. 훈장처럼 상처를 단 아이
2장 우리는 정말 아프리카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8. 가자, 탄자니아로
9. 또 하나의 우리 집
10. 전기 없어도 행복해
11. 까맣고, 하얗고, 노란 학교
12. 병원 순례
13. 우리말 하는 검은 얼굴
14. 아수까리
15. 단순한 식탁
16. 사움
17. 달려라 달라달라
3장 기린과 코뿔소의 집으로 가는 시간
18. 아루샤 내셔널파크
19. 어린왕자의 나무를 만나다
20. 탄자나이트 빛 인도양
21. 아름답고 슬픈 잔지바르
22. 새 식구와 낯선 방문객들
23. 자연 속에 머무는 '사파리'
24. 응고롱고로의 누 할아버지
25. 마사이는 하나다
26. 동물보호와 경제 논리
27. 빛나는 언덕 킬리만자로
4장 아프리카에서 무중구로 살아가기
28. 그리움
29. 내가 떠나온 자리엔 메신저만이
30. 중앙시장과 대형마켓
31. 말라리아
32. 김치 없는 생활
33. 말, 말, 말
34. 밥 한 숟가락의 우정
35. 넌 그냥 무중구야
36. 스왈라후, 스왈라후
37. 의사가 되렴, 윤재야
38. '자연'이 장난감이에요
5장 아프리카의 속살과 접속하다
39. 박선기 판사와 동봉스님
40. 아프리카 간식들
41. 주방용품 가게 견학
42. 강렬한 원색의 예술
43. 니에레레 대통령
44. 분수대 앞 결혼식장
45. '뽈레뽈레' 은행
46. 대통령 선거
47. 폐타이어 신발
48. 아름다운 그녀들
49. 하우스 걸의 추억
50. 아프리카 퀸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