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사랑을 받는 인간들이 어떻게 서로가 죽이는 연습을 할 수 있을까? 사람을 죽이도록 강요받는 세상에서 사람을 죽이지 않을 자유는 없는 것일까? 양심이 있었기에 병역을 거부하면서 받게 되는 사회로부터의 지탄과 따돌림의 고통을 추적해 본다.

의무와 양심 사이에서
한 때 양심적 병역거부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일이 있었다. 다 같은 신의 아들인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인간은 언젠가부터 서로가 서로의 각종의 영역, 즉 공간적 영역이든 정신적 영역이든 그 영역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을 전개해 왔다. 그러다 보니 같은 종에 속하는 인간들끼리 영역 다툼을 벌여왔다. 그리고 그 어떤 편이든 한 편에 서야만 했고, 그 패거리와 다른 편은 적으로 간주하여 목숨을 건 싸움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신의 관점에서 보면 그 어떤 편이냐는 전혀 의미가 없다. 어느 편이든 인간은 그의 자녀들인 것이다. 그러니 서로가 사이좋게 살 일이지 싸워서는 될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늘 패를 나누고 네 편 내편을 갈라왔다. 이러한 서로의 편 가름을 하나로 묶어서 평화를 구가하게 하고, 인간 본연의 자세, 즉 신의 자녀로 돌아가려는 노력의 일환이 종교의 길인 것이다. 여타의 종교들과는 달리 본래의 신의 자녀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고자 하는 종교, 즉 여호와의 증인에서는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집단인 군대에 간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종교인으로서의 양심이다. 하지만 국가적인 측면에서는 의무이기도 한 이 병역의 의무와 신에 대한 양심 사이에서 신의 교훈을 받은 신도들은 갈등을 겪어야만 했다. 이 양심적 병역거부는 일부에서는 용인되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 까지 진행 중이다. 어떻게 보면 양심과 법의 접점에서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는 것이다.

일단 종교에 들어가면 그 종교적인 의무를 지키는 것과 사회와의 충돌이 될 때 그것이 종교에 반하는 것이라면, 과감하게, 아니 용감하게 맞설 수 있어야 한다. 설령 그 것이 사회적으로 외면당하고, 사회적인 권리를 박탈당한다 해도 그것을 포기해야만 한다. 설령 죽음의 위협이 있다 해도 과감히 그 죽음에 뛰어들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그들에게는 신념이며 신을 향한 순교의 길이니, 오히려 자랑스러운 일인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사람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는 것은 신의 명령에 반하는 것으로 훈련받아온 이들에게는 병역거부는 당연히 신의 명령으로 목숨을 걸고라도 지켜야 하는 것이다.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별들의 노래 는 이러한 양심적 병역 거부를 주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이 문제가 그리 녹녹한 것은 아니다. 사회적 이슈를 소설로 녹여낸 이 책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 당연히 병역 거부를 하고 당당히 맞서는 젊은이의 노정에서 겪게 되는 난관들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또한 이들 둘러싼 법리 공방의 과정에서는 저 유명한 변호사의 노력이 돋보인다. 이를 둘러싼 법관, 변호사,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대학 생활과 젊은 날의 사랑과 방황이 흥미 있게 펼쳐진다. 인생이라는 흐름에 따라 어른이 되어가고, 각기 사회인이 되어가면서 각기 나름의 직업을 가지면서 나름대로의 삶의 의미부여를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런 일상들을 비집고 들어온 화두가 양심적 병역거부이며, 요즘 사회에서 대두되는 불륜의 문제, 또는 사랑의 문제 등이다.
어쨌든 남들과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은 사회에서의 이방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로는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선각자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남다른 삶의 방식, 요컨대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제 정신으로는 너무도 견디기 어려운 일들이다. 사회적으로 매장되어야만 하고, 왕따가 되어야만 하고, 정신병자 취급을 받아야만 하는 아픔을 감수해야만 한다. 아마도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읽어가면서 이것이 허구의 세계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모습들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소설을 읽어가면서 주먹을 불끈 쥐기도 하고,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건 실제로 일어난 일입니다. 나치 하에서 히틀러를 숭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는 나치군에 입대를 거부한다는 이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