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보도사진의 존재성과 사회성에 대한 근원적 의문을 학문적으로 접근한 수작(秀作)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라는 동서양의 금언은, 사람들이 사실적 관찰을 진실이라?고 인식함을 뜻한다. 『비전, 이미지, 그리고 포토저널리즘』(박상수 지음)은, 영상 이미지인 보도사진의 존재성에 근원적 의문을 던지는 시각(視覺)에 대한 문제와, 형상이라는 이미지는 어떻게 사람들에게 인식되는가에 대한 문제를 간추렸다. 예술사진에 대한 이러한 시도는 있었지만 ‘보도사진’이라는 학문에 대한 학문적 접근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실...
보도사진의 존재성과 사회성에 대한 근원적 의문을 학문적으로 접근한 수작(秀作)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라는 동서양의 금언은, 사람들이 사실적 관찰을 진실이라고 인식함을 뜻한다. 『비전, 이미지, 그리고 포토저널리즘』(박상수 지음)은, 영상 이미지인 보도사진의 존재성에 근원적 의문을 던지는 시각(視覺)에 대한 문제와, 형상이라는 이미지는 어떻게 사람들에게 인식되는가에 대한 문제를 간추렸다. 예술사진에 대한 이러한 시도는 있었지만 ‘보도사진’이라는 학문에 대한 학문적 접근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본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그들이 형상하는 이미지가 실재(實在)와 어떤 상관성을 가지며 사회적 의미를 갖는가를 살펴보았고, 이를 포토저널리즘(보도사진)이라는 뉴스이자 학문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의미를 갖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특성을 가져야 하는가를 기술하였다.
먼저 『비전, 이미지, 그리고 포토저널리즘』에서 저자는 과연 눈으로 본 것이 사실인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어떤 풍경이나 장면을 눈으로 보고, 그것이 멋있다거나 사진으로 남기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카메라를 들어 촬영한다. 그런데 촬영된 사진을 보면 이전에 눈으로 본 그 장면과 무엇인가 다르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카메라는 기계적 재현을 가능하게 하는 단순 매체이므로 그것이 거짓일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 장면을 본 인간의 눈에 무엇인가 오류가 있다는 것인데,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이 책은 ‘과연 우리가 눈으로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하여 눈의 구조와 그와 관련된 인지 체계에 대해 기술한다. 인간의 눈은 사물을 그대로 보는 단순한 수용기가 아니라 보고 싶은 것만을 주체적으로 선택하여 보는 고도의 메커니즘이다.
이어서, 시각이란 메커니즘을 통해 형성된 이미지나 미(美)가 고대 동굴벽화 시기부터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인류 문명사에서 글이 우선되는 ‘로고스 중심주의’에 빠져 이미지가 왜 천대되었는가에 대해 기술한다. 플라톤의 ‘미’가 ‘이데아’로서 관념적인 것이었다면 속인들은 눈에 보이는 것을 ‘모방(미메시스)’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게 되었으며, 고대 그리스 시기부터 기술적이고 수작업적인 이미지의 구현 행위는 정신적 행위보다 열등하고 저속한 것으로 평가되어 이후 서양 철학과 예술에 영향을 주었다. 더욱이 기독교가 위세를 펼친 중세에는 우상을 금지함으로써 이미지에 대한 미적 탐구는 쇠퇴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여러 요인들이 우리 주변에 이미지가 산재함에도 불구하고 학문적으로 저평가 받는 이유이다.
포토저널리즘은 휴머니즘의 구현이다
그런데 사진은 이미지의 한 형태이면서도 사실적 재현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산업혁명기에 다른 이미지들과는 구별된 사회적 평가를 받으며 여러 분야에서 발전하게 되었다. 특히 보도사진이라는 뉴스로서의 이미지는 ‘사실보도’라는 저널리즘의 목표를 구현해 주는 기능을 함으로써, 글(기사)로써는 부족한 사실성을 완성시켜 주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인류에게 공익적 가치를 알려주는 보도사진(포토저널리즘)의 특성과 그 발전사가 이 책의 주요 부분을 차지한다. 인간(사진기자)에 의해, 인간에 대한 사건을 사진으로 보도하는 보도사진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시작되어 인류의 삶을 개선시키려는 하나의 신념이 됨을 유진 스미스, 제이콥 리스, 루이스 하인 등의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사진기자들을 소개함으로써 밝히고 있다. 즉, 보도사진이 단순히 신문에 국한되는 뉴스매체가 아니라 오늘날의 비주얼 저널리즘 시대에도 눈부시게 활약하게 될 분야임을 주장한다.
신문방송학과 학생이나 전공자들에게 도움이 될 서적이지만, 시각이나 이미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려는 사람들도 읽을 만하다.

목차
1장 시각
1. ‘눈’의 생리적 특징 / 2. ‘눈’은 무엇을 보는가? / 3. ‘본다’는 것의 의미 / 4. 객관적 재현과 원근법
2장 이미지
1. 이미지란? / 2. 이미지의 의미
3장 이미지를 이해하는 방법
1. 지각체계와 이미지 / 2. 게슈탈트 심리학 / 3. 사진 이미지
4장 사진과 신문사진
1. 사진의 존재성 / 2. 신문사진의 특성
5장 포토저널리즘
1. 포토저널리즘의 의미 / 2. 포토저널리즘 약사(略史) / 3. 포토저널리즘의 장르 / 4. 포토저널리즘의 특성 / 5. 영상 저널리즘의 시대
6장 포토저널리즘은 휴머니즘의 구현이다
7장 사회적 기록과 포토저널리즘
1. ‘추문 폭로’ 저널리즘 / 2. 개혁자로서의 제이콥 리스 / 3. 루이스 하인 / 4. 사회적 의식이 있는 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