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전국국어교사모임과 영어교육학자 송무 교수가 함께 고른
청소년을 위한 교과서 밖 세계 시 120편
전국국어교사모임과 경상대 영어교육과에서 오랜 시간 외국 문학을 가르쳐온 송무 교수가 또 한 번 야심찬 기획 선집을 묶었다. 세계문학 선집인 『국어시간에 세계단편소설읽기 1, 2』에 이어 출간된 『국어시간에 세계시읽기』가 그것이다. 세계문학 첫 번째 시리즈인 세계단편소설 모음집은 많은 독자들로부터 청소년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양질의 문학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청소년들의 기대를 충족하고 양질의 읽을거리를 제공하고자 다시...
전국국어교사모임과 영어교육학자 송무 교수가 함께 고른
청소년을 위한 교과서 밖 세계 시 120편
전국국어교사모임과 경상대 영어교육과에서 오랜 시간 외국 문학을 가르쳐온 송무 교수가 또 한 번 야심찬 기획 선집을 묶었다. 세계문학 선집인 『국어시간에 세계단편소설읽기 1, 2』에 이어 출간된 『국어시간에 세계시읽기』가 그것이다. 세계문학 첫 번째 시리즈인 세계단편소설 모음집은 많은 독자들로부터 청소년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양질의 문학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청소년들의 기대를 충족하고 양질의 읽을거리를 제공하고자 다시 한 번 전국국어교사모임과 송무 교수가 힘을 모았다. 기획자인 송무 교수가 1차로 300여 편의 시를 고른 뒤 전국국어교사모임 교사들이 한 편 한 편 자세히 읽고 최종적으로 120편의 시를 확정했다.
“세계 시 번역집이 많이 나와 있긴 하지만 청소년의 관심과 필요에 맞춰 엮은 세계 시선집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라는 기획자의 말을 통해 알 수 있듯, 이 책은 기획 단계부터 번역 과정까지 기존의 시선집과는 차별성을 보인다. 오롯이 청소년을 염두에 둔 시선집이라는 것이다. 문학적으로 뛰어난 작품인 동시에 청소년의 감성과 눈높이에 맞춘 작품을 가려 뽑은 다음 번역 과정에서도 원시에 충실하면서 운율과 의미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맞춰 4부로 구성했다. 언어나 주제별로 묶었을 때보다 계절별로 묶을 때 감상의 선입견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시읽기를 넘어 세계 시읽기의 재미를 한껏 맛보고 싶은 독자라면, 이제 국내 유일의 시선집인 『국어시간에 세계시읽기』를 만나볼 차례다.
문학적 교양과 시 읽는 재미를 한번에 얻는다
“점잔 뺄 것 없어요 / 그냥 깨물어 먹어요 / 손가락으로 집어요 / 물이 턱으로 흘러내리면 핥아 먹어요 / 언제라도 먹기 좋게 잘 익었거든요 / 나이프도 포크도 스푼도 필요 없고 / 접시도 냅킨도 식탁보도 필요 없어요” (이브 메리엄 시 중에서)
시를 읽는 과정을 과일을 먹는 과정에 비유한 시다. 여기에 수록된 120편의 시를 읽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맛있는 시를 먹을 때 특별히 준비해야 할 건 없다. 마음 내키는 대로 그냥 맛있게 먹으면 그만이다.
“이 세상이 만들어진 날 아침 / 사자는 사람에게 으르렁거렸다 // (더 가까이 있었다면) / 물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 그건 배우지 않아도 / 당연히 알 수 있는 일이다 // 사자는 으르렁대고 / 물어뜯을 수 있다 // 사자가 아담을 괴롭혔다면 / 아담도 사자에게 으르렁대지 않았을까 // 으르렁대면 같이 으르렁대고 물면 같이 무는 게 사자를 사자로 대하는 것이다” (존 차르디 시 중에서)
우리는 위험하거나 피해를 줄 수 있는 다른 생명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사람을 무는 뱀, 사람을 잡아먹기도 하는 상어, 사람의 피를 빨아 먹는 모기 등을 없애야 하는 나쁜 동물로 여긴다. 과연 사람들의 생각이 옳은 것인가. 사람이야말로 다른 생명체에게 나쁜 존재로 여겨지는 것은 아닐까. 인간과 자연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시다.
“값은 적당한 것 같고 위치는 상관없다 / 여주인은 다른 동네에서 산다고 했다 / 이제 남은 건 스스로 고백하는 것뿐 / 나는 미리 말했다 / “부인, 헛걸음하고 싶지 않아 미리 말하는데, 전 아프리카 사람입니다.” / 침묵, 말없이 전해 오는 교양 있는 사람의 인내심 / 입을 연 목소리는 립스틱을 덕지덕지 바르고 / 금박 테를 두른 긴 담뱃대를 빠는 소리 같았다 / 나는 재수가 더럽게 없었다 / “얼마나 까맣죠?” /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 “살짝 까만가요, 아니면 아주 까만가요?” 버튼 A, 버튼 B” (월레 소잉카 시 중에서)
아프리카 흑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잉카의 시 「전화 통화」다.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소잉카는 피부 색깔이 집을 구하는 조건이 되는 잔인한 현실을 덤덤하고 건조한 이야기 형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인류의 수많은 문화적 업적이 흑인들에 의해 이루어졌지만 대부분의 흑인들은 참담하고 고통스러운 역사를 살아 왔고 지금도 그러하다. 이 시를 통해 이 세상에 아직도 존재하는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볼 수 있을 것이다.
영미, 유럽은 물론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까지
국내 미발표 시, 외국 교과서 수록 시를 만나는 즐거움
『국어시간에 세계시읽기』에 수록된 시 목록만 봐도 선자들의 고심이 그대로 느껴진다. 오랜 시문학 전통을 지닌 영어권과 유럽의 시뿐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의 시 등 다양한 나라의 좋은 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게 했다. 이중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시가 스무 편 이상이다. 미국 시인 존 차르디의 「왜 아무도 동물원의 사자를 귀여워하지 않을까」, 타이 시인 와트 완레이양쿤의 「도둑맞은 바나나」, 인도네시아 시인 수타르지 칼조움 바크리의 「고양이」, 요르단 시인 사미흐 알카심의 「벽에 걸린 시계」, 푸에르토리코 시인 훌리오 노보아 폴란코의 「나만의 삶」 등 다양한 나라의 시를 경험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그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중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시도 만날 수 있다. 일본 시인 다카무라 고타로의 「지친 타조」,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두 번은 없다」 등 동시대를 살아가는 외국의 청소년들이 어떤 시를 읽고 배우는지 엿볼 수 있다.
각 부 마지막 부분에 덧붙인 ‘생각 나누기’는 시를 깊이 있게 감상하고 시적 사고를 확장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개인적 교양이나 취미로 세계 시를 읽는 것은 물론 학교의 다양한 수업에서도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목차
제1부 가지 끝에 꽃망울 터뜨리네
시를 어떻게 먹죠?ㆍ이브 메리엄
살아 있는 것을 해치지 마세요ㆍ크리스티나 로세티
고요한 연못ㆍ마츠오 바쇼
숙제 기계ㆍ셸 실버스틴
도둑맞은 바나나ㆍ와트 완레이양?쿤
거룻배ㆍ프랑시스 퐁주
비계ㆍ셰이머스 히니
작은 상자ㆍ바스코 포파
양파ㆍ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거지ㆍ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나나코에게ㆍ요시노 히로시
사랑에 실패하더라도ㆍ앨프리드 로드 테니슨
내게 작고 예쁜 인형이 있었단다, 애들아ㆍ찰스 킹즐리
뱀ㆍ아계여
들장미ㆍ요한 볼프강 폰 괴테
발견ㆍ요한 볼프강 폰 괴테
바닷물과 눈물ㆍ아이칭
이니스프리 호수섬ㆍ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왜 아무도 동물원의 사자를 귀여워하지 않을까ㆍ존 차르디
맨 처음ㆍ라빈드라나트 타고르
아침의 릴레이ㆍ다니카와 순타로
아침ㆍ다카다 도시코
정원사 6ㆍ라빈드라나트 타고르
후계자ㆍ셰이머스 히니
한밤중ㆍ짱 쌔땅
휘는 보리처럼ㆍ사라 티즈데일
흑인, 강을 말하다ㆍ랭스턴 휴즈
투수ㆍ로버트 프랜시스
“어떻게 하면 시인이 될 수 있죠?”라는 물음에 대한 답ㆍ이브 메리엄
지하철 정거장에서ㆍ에즈라 파운드
제2부 초원을 만들고 싶으면
수박ㆍ찰스 시믹
초원을 만들고 싶으면ㆍ에밀리 디킨슨
달밤에 바닷가에서ㆍ나카하라 추야
나만의 삶ㆍ훌리오 노보아 폴란코
종이배ㆍ라빈드라나트 타고르
누가 바람을 보았나요?ㆍ크리스티나 로세티
내 가슴에 눈물 흐르네ㆍ폴 베를렌
행복ㆍA. A. 밀른
우산 쓴 아이들ㆍ싹씨리 미쏨씁
섬들ㆍ블레즈 상드라르
나는 모른다ㆍ레쉬엔
뉴스거리ㆍ마이클 스완
돌과의 대화ㆍ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독수리ㆍ앨프리드 로드 테니슨
로빈슨 크루소ㆍ카히트 시트키 타란치
비가 내린다ㆍ기욤 아폴리네르
신기한 일ㆍ가네코 미스즈
비 새는 지붕 몇 주나 바라만 보다ㆍ게리 스나이더
하늘의 무지개 바라보면ㆍ윌리엄 워즈워스
무지개의 발ㆍ요시노 히로시
사랑 시ㆍ로버트 블라이
서정시 17ㆍ호세 가르시아 빌라
새를 그리는 법ㆍ자크 프레베르
석류ㆍ폴 발레리
사람의 위대한 일이란ㆍ프랑시스 잠
청바지ㆍ다카하시 준코
풀잎ㆍ월트 휘트먼
키스 ㆍ프란츠 그릴파르처
다시 태양을 노래한다ㆍ수브라마냐 바라티
현미경ㆍ맥신 쿠민
제3부 가을의 노래
안개ㆍ칼 샌드버그
가을날ㆍ라이너 마리아 릴케
가을의 노래ㆍ폴 베를렌
연기ㆍ베르톨트 브레히트
낙엽ㆍ레미 드 구르몽
가지 않은 길ㆍ로버트 프로스트
독(毒)나무ㆍ윌리엄 블레이크
비파씨 ㆍ다케히사 유메지
재버워키ㆍ루이스 캐럴
고양이ㆍ수타르지 칼조움 바크리
돌멩이ㆍ즈비그니에프 헤르베르트
생각 - 여우ㆍ테드 휴즈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ㆍE. E. 커밍스
하늘의 천ㆍ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길가에 혼자 뒹구는 저 작은 돌ㆍ에밀리 디킨슨
애타는 마음 하나 달랠 수 있다면ㆍ에밀리 디킨슨
사건ㆍ카운티 컬린
도정ㆍ다카무라 고타로
사막 ㆍ오르텅스 블루
손ㆍ야마무라 보쵸
시ㆍ파블로 네루다
화살과 노래ㆍ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엄마와 딸ㆍ랭스턴 휴즈
식당ㆍ프랑시스 잠
아프리카ㆍ다비드 디오프
어느 책 읽는 노동자의 의문ㆍ베르톨트 브레히트
우체국ㆍ하기와라 사쿠타로
전화 통화ㆍ월레 소잉카
차이ㆍ레쉬엔
여유ㆍ윌리엄 헨리 데이비즈
제4부 눈 오는 저녁 숲가에 서서
굴뚝 청소부ㆍ윌리엄 블레이크
그 겨울의 일요일들ㆍ로버트 헤이든
늙은 어미의 노래ㆍ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비탄ㆍ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
눈 오는 저녁 숲가에 서서ㆍ로버트 프로스트
메시지ㆍ자크 프레베르
지친 타조ㆍ다카무라 고타로
벽에 걸린 시계ㆍ사미흐 알카심
너무 작은 마음ㆍ장 루슬로
그가 죽인 사람ㆍ토머스 하디
마왕ㆍ요한 볼프강 폰 괴테
화장(火葬)ㆍ지센
두 번은 없다ㆍ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레몬 애가ㆍ다카무라 고타로
담ㆍ수팅
민주 판사ㆍ베르톨트 브레히트
신분증ㆍ마흐무드 다르위시
표범ㆍ라이너 마리아 릴케
부두 위ㆍ토머스 어니스트 흄
산 너머 저 멀리ㆍ칼 부세
애너벨 리ㆍ에드거 앨런 포
사랑은ㆍ바울
옷에게 바치는 노래ㆍ파블로 네루다
집의 노래ㆍ헨리 반 다이크
석탄ㆍ주쯔칭
이방인ㆍ샤를 보들레르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ㆍ알렉산데르 푸슈킨
정원사 85ㆍ라빈드라나트 타고르
창호지 한 장 사이로ㆍ리푸
흑인ㆍ랭스턴 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