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호야 작가의 첫 번째 작품집
작가의 상처와 도약의 과정이 담긴 드로잉북
호야 작가의 회화 작품집인 《호야 드로잉》이 출간되었다. 호야 작가는 도구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생산하는 것이 작가다”라는 작가 의식을 가지고 공존과 소통을 표현하고 있는 순수 미술가이다. 《호야 드로잉》은 펜과 연필을 이용해 선과 점으로 표현한 드로잉 작품 56개가 담긴, 그의 첫 번째 작품집이다.
이 책에 실린 56개의 작품들은 작가에게 매우 특별한 것이다. 모든 작가들에게 작품집은 특별하겠지만, 《호야 드로잉》에 실린 작품들은 조금 더 특별한 ...
호야 작가의 첫 번째 작품집
작가의 상처와 도약의 과정이 담긴 드로잉북
호야 작가의 회화 작품집인 《호야 드로잉》이 출간되었다. 호야 작가는 도구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생산하는 것이 작가다”라는 작가 의식을 가지고 공존과 소통을 표현하고 있는 순수 미술가이다. 《호야 드로잉》은 펜과 연필을 이용해 선과 점으로 표현한 드로잉 작품 56개가 담긴, 그의 첫 번째 작품집이다.
이 책에 실린 56개의 작품들은 작가에게 매우 특별한 것이다. 모든 작가들에게 작품집은 특별하겠지만, 《호야 드로잉》에 실린 작품들은 조금 더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작업실 화재로 작가가 수년 동안 작업해온 작업물들이 잿더미로 변하는 사고가 있었고, 작가는 그곳에서 불에 그을리고 물에 젖은 그림들을 수습했다. 화재 현장에서 건져낸 이 그림들에게 또 다른 생명이 부여되는 순간이었다. 책에서 보는 것처럼 이 강인한 생명들은 그 어떤 인위적인 작업 과정을 거치지 않고 불에 그을린 대로, 물에 젖어 우는 상태 그대로 작품이 되었다. 작가는 드로잉이라는 작업의 과정을, 소통의 흔적을, 일상의 시간을 이 책에 고스란히 남겨두었다.
이 책은 ‘샴’이라는 공존과 소통이라는 주제에 천착한 호야 작가의 작업 세계를 보여줌과 동시에, 작가의 상처와 도약의 과정을 기록한 책이기도 하다. 공존의 삶, 소통의 삶, 자기로서의 삶, 상처로 비롯된 삶 모두 그에게는 새로운 에너지이자 새로운 이미지가 된다.
자연, 자아, 상처, 욕망 그리고
소통과 공존의 이야기가 담긴 호야의 작품들
테마 1 ‘또 다른 자연’은 작가의 상상 속에 있는 동식물의 형상이 표현되어 있다. 동물과 식물이 하나의 형상을 하고 있기도 하고, 사람 신체의 일부분이 동식물의 경계를 넘나들며 살아 움직이고 있기도 하다. 이 테마는 단순히 상상의 이미지이거나 그로테스크한 표현이 아니다. 작가가 자연, 인간, 사물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이룩해낸 흔적임과 동시에, 이를 통해 얻게 된 새로운 생명이자 이야기 그리고 공존의 메타포이다. 호야 작가는 작가가 세계와의 끊임없는 대화로 말미암아 어떤 새로운 세계, 새로운 이미지를 포착해내는 순간을 ‘창작’이라 이름 붙인다. 그래서 그런 그의 창작은 우리에게 낯설지만 신비롭고 강력한 생명력을 전달한다. 그에게 창작은 인위적인 사건이 아니며 자연스러운 소통의 과정인 것이다.
테마 2 ‘Ego’의 자연, 상처, 아픔, 좌절, 생성이라는 작품의 제목들처럼 작가는 이런 주제 위에 놓여 있거나 관통당하는 존재이다. 혹은 그 자체인 존재이기도 하다. 이는 비단 호야 작가 개인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Ego’의 테마 속에 담긴 이야기는 작가의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것이다. 상처, 아픔, 좌절이라는 단어들이 우리에게 언제나 부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는 상처와 아픔, 좌절 안에서 피어나는 꽃을 바라보고 있다. 긍정과 온전함으로 휩싸인 것을 ‘완벽’이라고 표현한다면, 우리는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완벽하지 않는 것을 사랑해야 하는 숙명은 우리 모두의 것이기에, 작가는 사랑한다. 그의 상처를, 그리고 아픔을. 그에게 상처는 “힘”이 된다.
호야 작가의 친구인 가수 양양은 《호야 드로잉》에 실린 작품들 곳곳에 글로써 에너지를 더해주었는데, 그 글의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내가 그의 그림 앞에 철없이 붙인 ‘슬픔’이라는 단어를 철회했다. 슬픔이라고 단정하기에 우리의 속에는 표현할 수 없는 얼마나 많은 감정들이 아우성치고 있는가.” 테마 3 ‘상처’에 담긴 드로잉들은 가수 양양의 글처럼 슬픔에 머문 이미지들이 아니다. 만약 호야 작가가 슬픔만을 작품에 담았다면 그것은 작품이 아닐 것이다. 상처에서 비롯되는 복잡한 감정과 에너지, 이야기 이런 모든 것들과 작가는 함께하고 있다. 슬픔은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쳐야 하는 무엇이 아니라 슬픔 그 자체로 생명성을 지닌 에너지이다.
테마 4의 ‘날개’는 반어적 이미지임과 동시에 역설적 이미지이다. 그는 ‘날개’의 테마 속에 외 날개의 인간들을 등장시킨다. 이는 인간 욕망에 대한 관찰에서 비롯된 이미지이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외 날개를 안고 태어난다고 작가는 바라본다. 인간의 욕망이 솟구치는 방향으로만 자랄 때 인간의 외 날개는 굴레가 되고 마는데, 그래서 작가에게 ‘날개’는 ‘감옥’과 다름 아닌 것이 되기도 한다. ‘날기 위한’ 날개가 ‘날 수 없는’ 감옥이 되는 이 아이러니에 대해 작가는 말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날개’의 이미지가 반어임과 동시에 역설이기도 한 이유는, 작가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탐구하고 있는 ‘공존’이라는 주제를 뼈 깊숙이 숨겨두었기 때문이다. 부족한 하나의 날개는 공존으로 말미암아 덜 부족한 날개로 거듭난다. 나의 날개와 너의 날개가 하나의 쌍이 되고 그렇게 우리는 비상할 수 있는 것이다. 고독(외 날개)의 숙명을 숙명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좌절로 치닫게 되지만 공존(한 쌍의 날개)이라는 운명을 고민하고 발전시킨다면 외 날개의 공허한 날갯짓 소리가 잦아들 것이다. 이렇듯 작가가 바라보는 인간의 세계는 이기적이지만 조화롭고, 구속임과 동시에 비상이며, 또 외롭지만 따뜻하다. 우리는 이것을 단순히 “외 날개\u003d부정”, “한 쌍의 날개\u003d긍정”이라는 감옥에 가둬서는 안 될 것이다. 다만 우리의 날개가 외 날개이기도, 한 쌍이 되기도 하는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작가는 전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 ‘공존’의 주제는 이 책을 관통하고 있으며, 테마 5 ‘공존’을 통해 이미지화되어 나타난다. 서로의 시선은 빗겨나가 있고, 서로가 서로의 등을 떠밀고 있는 모습은 어쩌면 싸움의 모습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가는 여러 사람이 등장하는 테마 5에서 이미지로써 말하고 있다. 등이 등을 떠밀고, 등에 등이 떠밀리고, 등은 기대거나 기대려 들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고. 이 역동성은 ‘공존’에서 태어나고 있다는 것을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에너지’가 되어 살아갈 것이다.
앞으로도 그가 어떻게 그 에너지를 작업에 녹여낼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아티스트의 꿈을 찾아가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웠던 호야. 그의 청춘 시절이 아직도 내겐 선연하다. 항상 밝고 긍정적이지만 작업에서 만큼은 조각칼 같이 날카롭고 까다로운 사람. 작업실을 함께 나눠 쓰는 2년여 동안, 호야와 나는 작업에 대해 많은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때로는 형인 나에게 반박 불가한 거침없는 질타를 했을 만큼, 작업을 대하는 호야의 태도는 늘 열정적이고 분명했다. 2012년 작업실 화재로 이 책에 실린 드로잉 작품들 빼고 그동안의 모든 작품을 소실한 아픔이 있는 호야는, 너무나도 슬기롭게 큰 시련을 잘 극복해냈다. 나는 그런 그를,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를 작가로서 진정 존경한다.
“생산하는 것이 작가다. 변명 따윈 필요 없다.”
호야는 항상 내게 이렇게 말했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렇게 그는 작가로서의 자신을 끊임없이 증명하고 있다.

- 조각가 ․ 하종우

배가 고파도 작업에 열중하겠다는 의지대로 전업작가의 길을 실천하는 호야 작가를 보면 나 또한 도전과 용기를 얻는다. 세상의 모든 것들과 교감하는 그의 자유분방한 사고와 표현력은 작업에서도 잘 나타나 늘 감탄하곤 하는데 《호야 드로잉》의 초고를 보는 순간 다시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과의 잠재적 교감에 늘 목말라하는 호야 작가였다. 그런 그의 소통의 흔적이 드로잉이라는 일상의 기록에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드로잉의 이야기들은 자연의 옷을 입고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화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드로잉 작업들을 보고 있자니 불타버린 그의 작업들이 그리웠다. 하지만 그래서 우리 곁에 남은 그의 드로잉 작업들이 더욱 소중하다.

- 캘리그라피 작가 ․ 이상현

그림은 자기표현의 기록이다.
손을 움직이며 더 깊이 마음속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자기 안에 내면의 소리를 그림이라는 도구로 생생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그리고 또 그려야 한다.
생각만으론 절대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없다.
좋은 그림은 그리고 또 그려야 한다.
호야 작가는 이 말들을 언제나 한결같이 행한 작가입니다. 이 책은 화가로서 그가 그리고 또 그렸던 생생한 흔적들입니다. 그림 그리는 이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 컨셉아티스트 ․ 잠산  

목차
1_또 다른 자연
또 다른 자연 _1, 1999
또 다른 자연 _2, 1999
또 다른 자연 _3, 2001
또 다른 자연 _4, 2007
나무 인간, 2008
2_E g o
Ego_좌절_1, 2000
Ego_아픔_1, 2001
Ego_자연, 1999
Ego_상처, 1999
Ego_생성, 2000
Ego_아픔_2, 1994
Ego_좌절_2, 1994
3_상처
상처_1, 2008
상처_2, 2007
상처_3, 2007
상처_4, 2008
상처_5, 2008
상처_6, 2007
상처_7, 2008
상처_8, 2007
상처_9, 2007
상처_10, 2008
상처_11, 2007
상처_12, 2007
상처_13, 2007
상처_14, 2001
4_날개
날개_고독, 2000
날개_감옥_1, 2007
날개_감옥_2, 2007
날개_외로움, 2001
날개_구속, 2007
5_공존
공존_1, 2008
공존_2, 2007
공존_3, 2007
공존_4, 2007
공존_5, 2008
공존_6, 2007
공존_7, 2007
공존_8, 2008
공존_9, 2007
공존_10, 2007
공존_11, 2008
공존_12, 2007
공존_13, 2007
공존_14, 2007
공존_15, 2007
공존_16, 2007
공존_17, 2007
공존_18, 2008
공존_19, 2007
공존_20, 2008
공존_21, 2007
공존_22, 2008
공존_23, 2008
공존_24, 2008
공존_25,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