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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프카와 현대

    카프카와 현대

    • 발터 벤야민 저
    • 최성만 역
    • 길
    • 2020년 06월 29일
    • 정가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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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64452233 324쪽 145 x 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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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리뷰

    벤야민이 보기에 카프카는 궁극적으로‘실패한’작가, 하지만 ……

    문학비평가로서 벤야민이 다룬 작가들 가운데 유대교 신학이 외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내밀하게 작용하는 작가가 있다면 단연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일 것이다. 우리는 벤야민 역시 그러한 특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카프카에게 각별히 친화성을 느꼈을 것이고, 자신의 신학적 사유를 카프카 연구를 통해 확장하고 변형해왔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물론 벤야민의 카프카 연구의 모티프 전체가 신학적인 범주로 환원되지는 않지만, 그 범주가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만은 부정할 수 없다.
    벤야민은 카프카 수용은 이미 카프카가 작품을 발표하던 시기인 1910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의 카프카 연구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주변의 친구나 지인들과 카프카와 자신의 에세이를 두고 집중적으로 토론하면서 그들의 의견을 자신의 구상에 참조하고 반영했다는 점이다. 게르숌 숄렘(Gershom Scholem) 테오도르 아도르노(Theodor Adorno), 베르너 크라프트(Werner Kraft),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 등이 그들(이들 가운데 숄렘과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이다.
    벤야민은 카프카가 궁극적으로 ‘실패한’ 작가라는 점은 힘주어 강조한다. 많은 비평가들이 카프카의 작품 중심에 ‘법’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하지만, 벤야민은 그에게서 법, 진리, 계시, 지혜, 가르침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기대하면서 비유와 우화(寓話)를 통해 새로운 ‘서사’의 가능성을 탐색한 측면을 중요시했다. 벤야민이 카프카의 유언을 작가 자신의 대단한 신비주의나 비밀주의로 해석하는 것을 경고하는 것도 이와 연관된다. 즉 그가 보기에 “카프카가 자신의 작품이 출판되는 것을 꺼린 것은 그 작품이 완성되지 못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지, 작품을 비밀로 간직하려는 의도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런 희망 없음 속에서 희망하기: 부조리한 희망

    벤야민이 보기에 카프카의 작품은 전통에 대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는 신비적인 경험과 현대 도시인의 경험이 서로 멀리 떨어진 두 개의 초점이 있는 타원과 같다고 했다. 전통이 무너진 시대에 현대인으로서 왜소하게 살아가는 현실을 그 누구보다 절박하게 체감한 카프카는 이러한 경험을 문학작품으로 승화시켰는데, 벤야민이 카프카에게 친화성을 느낀 것도 바로 이 지점일 것이다. 그것은 바로 현대의 ‘소시민이 처한 부조리한 상황’의 대척점에 있는 ‘부조리한 희망’(이것은 ‘구원받은 삶의 관점’과 연결된다)을 목도하고 기록하고 성찰한 데 있다. 이렇게 본다면 벤야민이 보기에 카프카의 작품세계는 ‘도주 중에 있는 신학’(아도르노의 표현에 따르자면, ‘역[逆]신학’)이다. 즉 신, 계시, 법, 구원 등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구원의 관점에서 소외가 극단화된 지옥 같은 현실의 절망적 상황을 구원의 관점에서 직시하는 신학이라는 것이다(이때 작가는 특히 ‘수치심’과 ‘놀라움’의 제스처로 그 상황을 대면하고 기록한다).
    전통이 붕괴해 더는 진리나 지혜를 찾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카프카는 진리의 ‘전승 가능성’을 붙들며 우화와 비유를 통해 ‘가르침’을 추구한다. 그러나 그의 우화와 비유는 한편으로는 결국 ‘가르침’을 찾아내지 못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어떤 ‘가르침’도 넘어선다. 전자의 측면에서 보면 카프카가 스스로 ‘실패’한 작가로 여긴 점도 이해되고, 후자의 측면에서 보면 그는 실패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카프카는 아무런 희망도 없는 상태에서 ‘희망’을 갈구했는지도 모른다. 아니 벤야민이 보기에는 카프카는 희망 없음을 단정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많은 희망이 존재한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고 본다. 이것은 문학에 ‘지속성과 소박함’을 되돌려주려고 한 카프카의 서사전략에 상응한다고 볼 수 있다. 일찍이 동화가 ‘바보인 척’하면서 신화가 가져다준 악몽에서 벗어나려고 했듯이, 카프카도 우화와 같은 옛 문학 형식을 활용하는 서사를 통해 현대의 ‘광기’와 그 신화적 ‘원시림’에서 탈출할 출구를 모색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저자 소개

    발터 벤야민

    저자 : 발터 벤야민
    독일 출신의 유대계 언어철학자, 번역가, 좌파 지식인으로서 한때 20세기 독일어권 최고의 비평가로 자처하기도 했다. 베를린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베를린, 프라이부르크, 뮌헨 대학 등에서 철학을 공부하던 중 나중에 평생의 친구이자 유대사상에서 지적 동반자가 된 게르숌 숄렘을 만난다. 전쟁을 피해 스위스로 간 그는 1919년 「독일 낭만주의의 예술비평 개념」에 대한 연구로 베른 대학에서 최우등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신문과 잡지에 기고를 하고 번역가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1924년 교수자격 논문인 「독일 비애극의 원천」을 집필하지만 아카데미 세계로 진출하려던 계획은 결국 좌절하고 만다. 같은 해에 알게 된 연인 아샤 라치스 이외에 나중에 베르톨트 브레히트에게서 유물론적 사유의 영향을 받으면서 비평, 번역, 방송활동을 펼쳐나간다. 파시즘의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한 유럽에서 스스로를 ‘좌파 아웃사이더’로 이해한 그가 택한 길은 교조적 마르크스주의에 거리를 두고, 유대신학적 사유와 유물론적 사유, 신비주의와 계몽적 사유 사이의 미묘한 긴장을 유지하면서 아방가르드적 실험정신에 바탕을 둔 글쓰기를 통해 현대의 변화된 조건 속에서 지식인의 역할에 대해 성찰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었다. 1940년 벤야민은 당시 뉴욕에서 사회연구소(프랑크푸르트학파)를 이끌던 테오도르 아도르노와 막스 호르크하이머의 지원을 받아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하기 위해 프랑스를 탈출하던 중 스페인 국경 통과가 좌절되자 자결한다. 그로써 그가 13년간 매달렸던 프로젝트, 즉 마르크스의 ‘상품물신’의 구상을 상부구조(문화) 전체에 적용하여 19세기 자본주의와 모더니티의 근원을 고고학적으로 탐구하려던 필생의 저작 『파사젠베르크』(Das Passagen-Werk)는 미완으로 남는다. 스탈린-히틀러의 밀약을 접한 충격에서 쓴 유물론적 역사철학의 결정체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는 그가 남긴 최후의 글이다.

    역자 : 최성만
    1958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했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독문학과 철학을 수학했으며, 1995년 발터 벤야민의 미메시스론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표현인문학』(공저, 2000), 『발터 벤야민, 기억의 정치학』(2014)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예술의 사회학』(공역, 1983), 『전위예술의 이해』(1986 / 재출간: 『아방가르드의 이론』 2009), 『윤이상의 음악 세계』(공역, 1991), 『한 우정의 역사: 발터 벤야민을 추억하며』(2002), 『미메시스』(2015), 『삶은 계속된다: 어느 유대인 소녀의 홀로코스트 기억』(2018), 『미메시스와 타자성: 감각의 독특한 역사』(공역, 2019) 등이 있고, 미메시스를 비롯해 독문학과 미학 관련 논문들이 다수 있다. 주요 관심분야는 발터 벤야민, 테오도르 아도르노, 미학, 미메시스론, 매체이론, 문화연구 등이며, 현재 이화여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있다.

    역자 소개

    최성만

    1958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했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독문학과 철학을 수학했으며, 1995년 발터 벤야민의 미메시스론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표현인문학』(공저, 2000), 『발터 벤야민, 기억의 정치학』(2014)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예술의 사회학』(공역, 1983), 『전위예술의 이해』(1986 / 재출간: 『아방가르드의 이론』 2009), 『윤이상의 음악 세계』(공역, 1991), 『한 우정의 역사: 발터 벤야민을 추억하며』(2002), 『미메시스』(2015), 『삶은 계속된다: 어느 유대인 소녀의 홀로코스트 기억』(2018), 『미메시스와 타자성: 감각의 독특한 역사』(공역, 2019) 등이 있고, 미메시스를 비롯해 독문학과 미학 관련 논문들이 다수 있다. 주요 관심분야는 발터 벤야민, 테오도르 아도르노, 미학, 미메시스론, 매체이론, 문화연구 등이며, 현재 이화여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있다.

    목차

    해제: 벤야민의 카프카 해석에서 신학적인 것 5
    옮긴이의 말 42

    프란츠 카프카: 그의 10주기(週忌)에 즈음하여(1934) 53

    프란츠 카프카: 중국의 만리장성이 축조되었을 때(1931) 113

    [논평] 기사도(1929) 129

    [서평] 막스 브로트: 프란츠 카프카. 전기. 프라하 1927(1938) 135

    ― 편지를 통한 카프카 관련 토론
    1. 게르숌 숄렘과의 서신교환에서 147

    2. 베르너 크라프트와의 서신교환에서 195

    3. 테오도르 W. 아도르노와의 서신교환에서 206

    ― 카프카 관련 수기들
    1. 수기들(1928년까지) 227
    a. 카프카의 『소송』에 관한 노트 227
    b. 어느 비의(秘儀, Mysterium)의 이념 230

    2. 수기들(1931년까지) 231
    a. 쓰이지 않은 한 에세이와 1931년 강연을 위한 수기들 231
    b. 1931년 5~6월 일기 속의 수기 254

    3. 수기들(1934년 6월까지) 258
    a. 1934년 에세이 관련 모티프들 및 배치 258
    b. 에세이와 관련된 여러 수기 265

    4. 수기들(1934년 8월까지) 283
    a. 브레히트와의 대화 283
    b. 숄렘에게 보낸 1934년 8월 11일자 편지 관련 노트 291

    5. 수기들(1934년 9월부터) 295
    a. 다른 사람들의 견해와 나 자신의 성찰을 기록한 노트묶음 295
    b. 에세이 개정판을 위한 구상, 첨가할 부분, 메모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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