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인간에게 준 공평한 선물은 생명과 죽음이다. 인간도 척추동물의 경우처럼 한계 수명은 뇌의 성장 기간의 5배로 120세까지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삶의 과정에서 여러 가지 여건과 과오로 자연수명을 향유하지 못하고 있다.
인간의 오복 중 하나인 강녕(康寧)은 인간이 추구하는 본능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헌장의 건강에 대한 정의는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으로 행복한 삶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는 미래에는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는 인간 친화적인 동양의학을 적극 활용하는 통합의학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연구를 발표하였다.
현대 디지털 시대의 인간은 신체 근본 구조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인간 건강 차원에서 본연의 자연으로 돌아갈 때다. 물질화와 기계화를 추구하는 형이하학적(形而下學的)인 서양의학이 질병 치유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현실에서 자연과 정신을 아우르는 동양의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인 순수 의학으로 회귀할 때다.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은 사고나 전쟁 외에도 과식과 오식, 운동 부족, 잘못된 습관, 그리고 스트레스로 인해 자연수명을 단축시키고 있다. 특히 고혈압·당뇨·비만·심장병 등 대부분의 질환이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식품의 섭취와 비정상적인 생활습관이 원인이 되어 생기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들 질환이 있을 때 화학 약을 복용하기 때문에 장기 내에 독소가 심화되고, 오염과 부조화가 생겨 질환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자연치유 원리는 자극에 대한 반응 및 신체의 반사 작용을 활용하는 것이다. 즉, 모종의 자극이 전달되면 유전자에 신호가 전달되어 유전자는 다양한 반응을 나타내고, 이어 신진대사가 촉진되어 생체 기능을 활성화 시키는 원리다. 자연의학의 지속 가능한 미래는 동양의학의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을 계승 발전시킬 때 이루어질 것이다.
30여년 간의 대기업과 국가 공기업 생활, 그리고 동양철학과 자연의학에 참여하고 봉사하면서도 신체 장부의 중요성을 소홀히 하지 않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즈음 침도(鍼道) 선생의 장상학(臟象學) 소책자 원고를 읽어 보고 한국자연요법 치유와 부합되는 부분이 있어 추천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금번 장상학은 일반인이나 자연요법 입문자가 보기 쉽도록 정리되어 있어 스스로 질병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을 확신한다.

삼성물산 대표이사 역임
(현) 한국자연요법치유사 협회 이사장
(현) 상명대학교 자연건강학 책임교수
中菴    李  承  雄

본서는 지난 수년간 <전통의학> 월간지에 매월 기고했던 내용과 지면상 잡지에 공개하지 못한 자료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장상론에 대해 역대의 성현들이 이미 저술한 위대한 의학 전적들이 있는 터에 부끄럽게 사족을 붙이게 되어 강호의 질정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편집하여 책을 내게 된 것은 전통의학의 방대한 학문 중 태극음양오행학(太極陰陽五行學), 경혈학(經穴學), 그리고 장상학(臟象學)이 핵심이기에 이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그 중에서도 장상학은 서양의학의 해부생리학과는 다른 관점의 분야이므로 전통의학에 입문함에 있어 기초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데 모아 보았다.

며칠 전 이준응 서울대언론정보학과 교수의 미디어 세상이라는 칼럼을 보았다. 200년 전의 영국 작가 콜턴이란은 “모방은 가장 진정한 아첨이다.”라는   경구로 유명하다. 그는 “고대인을 베끼면 박식하다 칭찬하지만, 현대인을 베끼면 표절이라 비난 받는다.”는 말도 남겼다.“현대 작가들은 냉소적이어서 한 권을 베끼면 표절이지만, 여러 권을 베끼면 연구가 된다.”라는 글도 보았다. 표절 아닌 미천한 필자의 공부 욕심에 아첨이라도 좋다는 심정으로 처음 침구학 입문 때의 어려움을 생각해 보며 두서없이 인용도 서슴치 않았음을 시인한다.

전통의학의 장상학은 경혈학과 연계된 시간적 개념이 있다. 따라서 12경락의 시간 유주와 육경(六經) 또한 간단하게 설명했다. 또한 끝부분에는 서양의학의 계통 분류와 다른 육장육부(六臟六腑)는 물론 사형(四形), 그리고 기항지부(奇恒之府)로 마무리를 했다. 비록 소책자라 깊이가 없을지라도 입문자에게 작은 길잡이가 되어 학문 연구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신념을 가져 본다.

 2019년 1월 1일
저자 김  정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