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서의 제목 ‘제독들의 반란(Revolt of the Admirals : The Fight for Naval Aviation 1945-1950)’은 미해군 제독들이 무력행동을 한 것이라 연상 할 수 있지만, 실제내용은 국가이익 보호수단으로서의 항공모함 유용성과 관련하여 의회 청문회 증언 과정에서의 논쟁을 다룬 역사기록이다.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은 국방예산이 감축되는 과정에서 군의 통합문제가 제기되면서 군에서 운용하는 모든 항공력은 하나의 작전통일체로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1947년 국가안보법이 통과되고 미국의 공군이 공식적으로 창설되면서 논쟁의 핵심은 항공전력을 운용 중인 해군과 공군의 임무와 역할에 관한 문제로 집중되었다. 공군은 해군이 공군의 임무인 전략적 공중전에 대한 영역을 잠식하려고 한다는 의심을 하게 되었고, 해군은 공군이 항모에 탑재된 항공력의 운용을 제한하고 나아가 제거하려 한다는 의심을 하면서 갈등은 격화되었다.
미 해군과 공군은 의회와 국민들에게 자군의 입장을 유리하게 인식시키고 줄어드는 국방예산에서 자군의 몫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대대적인 홍보를 개시하였다. 쌍방은 미국이 소련과 전쟁을 하는 경우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이를 위한 무기체계 획득에 대한 경쟁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 시기에 미 공군은 핵폭탄을 탑재하고 소련의 주요 산업ㆍ인구밀집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B-36 장거리 폭격기를 대량으로 확보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으며, 미 해군은 핵무기를 탑재하고 공격할 수 있는 중폭격기를 운영할 수 있는 대형 항공모함인 United States함을 확보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다.
한편, 공군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던 당시 국방장관 존슨(Louis A. Johnson)은 1949년 3월 해군의 항모건조 추진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려 공군으로서는 B-36 장거리 폭격기를 대규모로 획득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B-36 전투기사업과 관련하여 고위 공직자들이 돈을 받았다는 익명의 문서가 의회와 언론에 제공되었고,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나돌게 되었다. 미 의회는 이러한 문제를 포함하여 해군과 공군의 임무와 역할을 조사하기 위한 청문회를 열게 되었다.
첫 번째 청문회는 공군의 B-36 프로그램에 대한 조사를 하고 공군의 역할과 임무에 대해서 공군의 입장을 듣기 위한 것이었다. 이 청문회를 통하여 공군은 B-36 사업과 관련하여 익명으로 제기되었던 부정적인 소문을 털어 냈고 공군의 입장을 충분히 개진하였다.
두 번째 청문회는 해군의 입장을 듣는 것이었는데, 해군이 공군의 입장을 공격하게 되면 국가안보상 유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청문회를 취소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특히 당시 해군장관 매튜(Francis P. Matthews)는 해군총장과 고위제독들에게 대통령, 국방장관이 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청문회 중지를 언급하고, 만약에 청문회를 한다고 하더라도 B-36 폭격기와 관련된 공군의 입장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태평양지역사령관 래드포드(Arthur W. Radford) 제독을 중심으로 한 해군 고위장성들은 청문회에서 해군의 전략과 해군항공력 강화의 중요성에 대해 증언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관철시킴으로써 두 번째 청문회가 열리게 되었다. 청문회에 참석한 해군 고위장성들은 국가군사전략, 핵전쟁 개념은 물론, B-36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증언을 하였다.
두 번째 증언을 마무리 하는 연설은 덴펠드(Louis E. Denfeld) 해군참모총장이 할 예정이었다. 국방장관, 해군장관은 적어도 합동참모위원 중의 한 사람인 참모총장은 앞서 증언한 증인들과는 반대되는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참모총장은 해군의 중요성과 존재이유를 더욱 부각시키며 해군증인들의 입장을 확실하게 지지하고 국방장관의 입장에 반하는 연설로 청문회를 마감하였다. 이 상황을 언론이 ‘반란’이라고 보도하였다.
이후 존슨 국방장관은 해군을 대폭 감축하는 기존의 예산정책을 지속하였고, 덴펠드 해군총장을 셔먼(Forrest P. Sherman) 제독으로 교체하였다. 또한 청문회 기간 중 버크(Arleigh A. Burke) 대령이 이끌면서 해군의 논리를 만들고 지원하던 해군본부 내 작은 조직인 정책처(OP-23)를 즉각적으로 해체시켰다. 당시 언론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독들의 반란’의 결과로 해군이 전반적으로 패배하였다고 생각하고 보도하였다.
그러나 저자 바로우 박사는 해군이 패배한 것이 아니라 해군증언의 강력함과 당위성, 고위제독들의 열정으로 해군항공이 국가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의회, 특히 빈슨(Carl Vinson) 같은 주요 인사들이 인식하도록 하여 ‘제독들의 반란’이 없었다면 다시는 추진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항모항공을 부활하게 하는 토대를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본서는 우리 군의 최대 화두인 ‘합동성’과 ‘전력배분’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한 역사적 간접경험 자료로 높은 활용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출판사 서평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에서는 해군과 공군이 항공력의 운명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하는 과정에서 “제독들의 반란(Revolt of the Admirals)”이라고 명명된 사건이 발생하였고 이 사건이 발생한지 벌써 60여년이 지났다. 이러한 대립은 소위 군사적 ‘합동성’의 시기라는 현재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대립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군이 서로 다른 전략적 관점과 교리를 유지하는 한 각 군의 역할과 임무에 대한 경쟁이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본서의 제목 ‘제독들의 반란(Revolt of the Admirals : The Fight for Naval Aviation 1945-1950)’은 미해군 제독들이 무력행동을 한 것이라 연상 할 수 있지만, 실제내용은 국가이익 보호수단으로서의 항공모함 유용성과 관련하여 의회 청문회 증언 과정에서의 논쟁을 다룬 역사기록이다.
1948년부터 1949년까지 발생한 이 사건을 보는 시각이 여러 가지 이유로 왜곡 되었는데, 이는 현대사를 기록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과정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오류는 역사가들이 불완전한 정보에 근거를 두고 결론을 내렸을 때 불가피하게 야기된다. ‘제독들의 반란’의 경우에는 관련된 기록 대부분이 비밀로 분류되어 있었고, 군 간의 합의가 되지 않은 사건에서 이를 토의하기 위해 참여한 많은 핵심인물들 특히, 해군장교들이 말을 자제함으로써 오류가 확대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됨에 따라 역사가들은 이러한 오류의 문제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길을 찾게 되었다. 이 사건과 관련한 많은 비밀문서들이 일반문서로 분류되었고 이제는 학문적 연구를 위한 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차원에서 본서는 ‘제독들의 반란’에 대하여 새롭고, 보다 균형이 잡힌 관점을 제공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로, 당시의 복잡한 문제를 보다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게 해주고 있으며 특히, 당시 참여자들과의 선별적인 인터뷰와 함께 해당 군으로부터 확보할 수 있는 공식적인 기록과 다양한 참고자료를 활용하여 그 가치를 높인 점이 돋보인다.
따라서 본서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과 유용성을 제공한다.
첫째, 우리 군도 전력건설을 해오는 과정에서 군 간의 대립과 갈등을 계속해 왔는데 자연스런 현상으로 인식하고 대승적인 관점에서 쟁점들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전에서 육ㆍ해ㆍ공군 어느 군도 국가안보를 주도적으로 담당할 수 있다는 사고자체가 무모하다는 점이다. 즉 자군 위주의 전력증강 주장보다는 국가안보, 국익을 진정으로 고려한 전력발전방향을 최적의 안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이 시대 군의 최대 화두는 ‘합동성’이며, 진정한 의미에서 합동성이 강화될 수 있는 전력발전 방향이 정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합동성만 강조하다 미래 한국군이 물에서 헤엄치고 땅위에서는 걷고 하늘을 날기도 하는 ‘물오리’가 되어서는 안 되며, 물에서는 상어처럼, 땅에서는 호랑이처럼, 하늘에서는 독수리처럼 싸울 수 있는 군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위협평가와 전력발전은 현재를 포함한 미래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60여 년 전 미국이 다른 국가가 대적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항공모함 건조계획을 포기하였다면 오늘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지난해 천안함 사태가 발생한 직후 해군의 ‘대양해군’과 공군의 ‘항공우주군’ 전략개념이 냉소적인 비판을 받은바 있다. 특히, 해군은 ‘대양해군 만 외치다 연안방어도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대북전력만을 고려하다가 미래 어느 시점에 잠재적 위협에 대응하고자 할 때 적절한 전력이 없는 경우 군은 그 동안 무엇을 했느냐는 또 다른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먼 바다로 나갈 수 있는 함정이 없었다면 ‘아덴만의 여명작전’을 계획할 수 있었을까?
특히, 본서의 역자는 영국의 애버딘 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한 박사이자 현역 해군제독으로서 전문용어와 개념들을 가장 적절히 표현하여 군사사를 연구하는 전문가는 물론, 군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장할 만한 책이라고 본다.

시작하는 글

제 1 장 항공력 교리
해군의 항공모함 항공교리
공군의 전략 폭격 교리
항공 전술학교의 교리
유럽에서의 전쟁 경험
태평양에서의 공중전
소 결 론

제 2 장 통합, 군 간의 경쟁 그리고 홍보
역할과 임무에 관한 초기의 갈등
육군항공의 홍보
니미츠 제독과 지속되는 통합논쟁
참모총장으로 임명된 덴펠드 제독
해군 홍보의 실패
소 결 론

제 3 장 핵무기와 전쟁기획
전후 제1차 원자탄 시험
원자탄에 관한 군의 초기 입장
육군 항공의 입장
해군의 입장
부상하는 소련의 위협
전쟁기획
공군기획의 몇 가지 문제
전략항공 공격에 관한 포레스털의 우려
소 결 론

제 4 장 핵무기에 대한 해군의 입장과 전략항공 공격
항공모함에서의 핵무기 발사
전략 항공공격에 대한 해군의 의혹
해군의 표적공격 계획
해군의 역할에 대한 공군의 반대
소 결 론

제 5 장 초대형 항공모함과 B-36 폭격기
6A 항공모함
B-36 폭격기
소 결 론

제 6 장 위기와 변화의 시기
조직/정책처(OP-23) 창설
제임스 포레스털의 국방장관 사임
루이스 존슨의 국방장관 취임
B-36 계획의 변경
항공모함 United States 건조 취소
설리반 해군장관의 사임
소 결 론

제 7 장 점증하는 해군의 문제들
신임 해군참모차장
공군의 재공격
일시적으로 휴식을 취한 해군
프랜시스 매튜의 해군장관 취임
익명의 투서
B-36에 대한 해군전투기의 요격시험 취소
소 결 론

제 8 장 해군과 B-36 청문회
B-36 청문회 개최와 반 잰트의 역할
혼란 상태의 해군
투쟁에 돌입한 버크와 래드포드
B-36 청문회의 개시
10월까지의 도움닫기
난도질을 당한 조직/정책처(OP-23)
증언 기회를 갖게 된 해군
소 결 론

제 9 장 제독들의 반란
정부의 반응
브래들리의 덴펠드와 해군에 대한 공격
공군 편에 선 육군
청문회의 종결
소 결 론

제 10 장 그 이후의 영향
덴펠드의 해임
‘반역자들’에 대한 조치
통합과 전략 청문회 결과
소 결 론

제 11 장 결 론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