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부터 근 10여 년간 정부혁신추진위원회 위원장과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 방송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조창현 석좌교수(한양대 정부혁신연구소 소장)의 희수기념 회고록!

1998년
<국민의 정부>
가 들어서자 한국행정학회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중앙인사위원회가 창설되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인사행정에 대한 연구와 학회활동이 활발해졌었는데 대선에서 승리한 MB정부가 정부조직을 대폭 개편하면서 중앙인사위원회를 다시 행정안전부로 하여금 흡수 통합되도록 하였다.

이에 대해 국내 3천여 명이 넘는 행정학자들은 입을 다물었다. 정부인사행정의 중요성이나 전문성 그리고 직무 독립성을 위해서 중앙인사위원회가 필요함은 물론이나, 누구도 반론을 펴지 못한 것은 그간의 한국 행정학이 오랜 군사정권하에서 소외되어 온 속사정이라고 단언할 수밖에 없다.

정치가 발전하고 정부가 혁신되기 위해서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좋은 사람들이 많이 정치와 정부에 입문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머리가 좋은 사람보다도 머리도 좋아야 하지만 그보다는 생각이 옳은 사람들이 정부행정 부처에 들어가야 한다. 옳은 생각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나라가 직면한 현안들에 대한 정확하고 정교한 기술, 분석, 이해가 먼저 있어야 하고 이것들을 널리 교육시키는 일이 뒤를 따라야 한다. 그리하여 이러한 문제의식이 많은 국민들에 의해 공유될 때에만 이 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산적한 정책과제들을 추스르고 이것의 효율적이고 민주적인 집행을 위한 정부혁신과 행정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미국에서 수년간 행정학을 공부(조지 워싱턴대학 행정학박사)하고 1981년부터 한양대 교수로 재직해오다, 2000년 대통령자문 정부혁신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범정부적 혁신을 주도했던 조창현 석좌교수의 희수기념 회고록이다. 정치인은 물론이거니와 정부부처의 요직에 몸담고 있는 인사들, 전국의 수많은 대학의 행정학과 교수님들, 연구소의 연구원들과 대학(원)생들이 자기 지역사회의 행정문제에 대해 보다 큰 관심과 개선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에 충분하리라 믿는다.




저자의 말

사실 나의 근 십년간에 걸친 정부봉직(government service)은 기대이상의 기회와 보람을 갖다 주었다. 서두에도 언급한 대로 나는 원래 무엇이 되어야 하겠다는 굳은 의지나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공부를 하고 직업을 구하고 하지 않은 사람이다. 나의 세대가 다 함께 겪은 아픔이지만 6.25라는 잔혹한 결과 때문에 유학의 길에 오르게 되었고, 학업이 끝난 뒤에도 군사독재와 유신 때문에 귀국이 늦어지면서, 타국에서 교수가 되었고 귀국 후에도 내가 전공한 영역을 오랫동안 전념하다가 보니, 정부, 정치, 정치인들을 만나게 되고 그런 연고로 정부봉직의 기회가 주어져서, 거기에 들어가서 오직 열심히 일하면서 보고, 생각하고, 배우게 되었을 뿐이다.

일찍이 행정학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관료제, 관료주의, 관료병리현상(bureaupathology)에 관한 서적들을 읽고 배우고 또 가르쳐 왔지만 막상 정부에 들어가서 실제로 관료사회의 생리와 병리현상을 직접 체험한 것은 행정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는 더 없는 특권이요 동시에 막강한 책임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나는 내가 보고 듣고 체험한 것을 되도록 생생하게 기록하려고 노력하였다. 그것이 이 책이다. 이 조그마한 기록이 한국 정부를 더 효율적이고 더 민주적이며 그리하여 더 튼튼하게 되기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도움이 되었으면 그 이상 더 큰 바람은 없겠다.

내가 이러한 기록을 남기려고 할 때에 나에게 생각나는 것은, 그간 나를 가르치고, 일할 곳을 제공했으며, 특히 행정학의 임상이라고 할 수 있는 정부에서 일할 기회를 만들어준 많은 분들에게, 이 지면을 빌어 진정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그리고 나를 오늘날 까지 돌보고 격려해주고 애환을 같이 한 내 아내(정신자)와 두 딸(은, 선)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혹시 이 책으로 인하여 마음에 상처를 받을 분이 있게 된다면 그 또한 미리 사과하고 싶다. 나는 다만 내 기억과 양심에 따른 내 경험과 생각을 되도록 정직하게 쓰려고 했을 뿐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들어가면서 3

Ⅰ 지방자치· 29
1. 한국 최초의 지방자치연구소 설립-한독공동연구프로젝트 35
2. 독일의 지방자치연수 42
3. 지방자치법개정안 통과 48
4. 지방의원후보자 연수 57
5. 지방자치실시를 위한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61
6. 한국최초의 지방자치대학원 67
7. 방송을 통한 지방자치 해설 72

Ⅱ 정부조직개편과 정부혁신· 75
8. 정부조직개편심의위원회 심의위원 77
9. 정부혁신추진위원회 위원장 89
10. 공기업 민영화 98
11. 5백년 걸릴뻔한 정부혁신속도 105
12. 정부조직개편의 논리와 정치 109
13. 합의제 행정기구의 이론과 실제 118
14. 예산제도의 개혁 125
15. 계선과 참모의 혼돈 133

Ⅲ 인사정책· 141
16.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 143
17. 인사관장업무 독립의 험난한 여정 148
18. ‘국민의 정부’와 균형인사 155
19. 인사개혁의 난제들 163
20. 공무원보수제도의 허구성 168
21. 고시제도개혁 173
22. 공무원교육훈련의 허와 실 184
23. 외무공무원 193
24. 인사행정의 국제화 202
25. 중앙인사위원장 중임 208
26. 고위공무원단의 탄생 213
27. 인재 데이터베이스와 그 검증문제 220
28. 대통령특사 226
29. 낙하산 인사 232

Ⅳ 방송정책· 237
30. 방송위원회 위원장 239
31. 방송위원회 구성과 제도상의 문제점 243
32. 방송위의 행정조직과 노조 251
33. 홈쇼핑이라는 이상한 PP 263
34. 방송통신융합과 방송위의 해체 265
35. 방송위와 방송사와의 관계 272

Ⅴ 국회, 청와대, 국무회의, 총리실· 277
36. 국회의원들은 전문가인가? 279
37. 청와대에는 측근만 있어도 좋은가? 284
38. 정부시책의 불연속성 291
39. 당정협의회의 실상 295
40. 국무회의 299
41. 총리실의 무기력 304

Ⅵ 행정, 정책, 그리고 정치· 307

에필로그 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