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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일본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20세기 일본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의 첫 번째 소설로, 처음에는 1회분으로 끝날 예정이었으나 호평을 받게 되자 총 11회 걸쳐 장편으로 연재한 것이다. 이 작품은 고양이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독특한 이야기를 통해 인간 사회와 그들의 복잡한 심리를 풍자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고양이는 어느 날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에 의해 버려져 거리를 헤매다 영어 교사로 일하는 사람의 집으로 숨어들게 되고, 다행히 집주인의 호의로 이 집에 얹혀살게 되면서, 집주인과 그의 가족, 그리고 지인들의 삶을 관찰하며 인간 세상의 다양한 면모를 경험하게 된다. 소세키는 이 작품을 통해 일본의 급격한 근대화와 이에 따른 사회적 혼란을 배경 삼아 인간 사회의 모순과 갈등을 탐구하고 있다. 주인공인 고양이는 때로는 무심하게, 때로는 철학적인 말을 던지며 인간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함을 풍자하는 동시에, 당대를 살아가는 인간 군상에 대한 연민과 비애도 표현한다. 그렇게 이 작품은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고양이의 눈에 비친 근대 일본의 초상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화자는 이름 없는 한 마리의 고양이다. 아주 우연한 기회로 교사의 집에 머물게 된 그는 인간 사회라는 복잡한 무대를, 객석의 맨 앞자리에서 관람하는 특권을 누리게 된다. 하지만 고양이의 시선은 결코 부드럽거나 따듯하지 않다. 그는 20세기 초, 급격한 근대화 속에 변해 가는 일본 사회의 모습을 무심한 눈길로 냉정하게 바라보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의 모순과 부조리를 철저하게 해부한다. 고양이의 눈에 비친 인간들은 지식과 품위를 과시하지만 그들의 영혼은 공허하고, 이런 공허를 채우기 위해 체면과 명예를 중시하며, 서로를 비교하며 남들보다 우위에 서기 위해 끝임없이 돈에 집착한다. 고양이는 이들의 모순과 부조리를 유머로 포장하여 보여 주지만, 그 웃음은 편하지 않다. 독자는 고양이의 말 한마디에 피식 웃다가도, 그 말 속에 담긴 날카로운 풍자에 얼굴이 굳는다. 이 과정에서 소세키는 급격한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무작정 서구를 추종하는 서구주의자들과 무조건 동양적인 것, 일본적인 것이 좋은 것이라고 여기는 국수주의자들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한다. 그러면서 진정으로 독립적인 ‘나’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한다.
백이십 년 전, 고양이의 한마디가 일본을 뒤흔들다!
1905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일본 문단은 전례 없는 충격에 휩싸였다. 전통적 서사 방식과 서구 문학의 모방이 뒤섞이며 방향을 잡지 못하던 시기에, 나쓰메 소세키는 고양이라는 특이한 화자를 앞세워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래서 이 작품은 기발함이 아니라 치밀한 문학 실험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서구 리얼리즘의 정밀한 관찰, 일본어 특유의 섬세하고 유연한 문체, 그리고 에도시대 해학의 전통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그렇게《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단순한 인기 소설을 넘어 일본 근대문학의 방향을 바꾼 기념비적 선언이 되었다. 고양이의 말투는 장난스럽지만, 그 속에는 사회 비판과 인간 탐구가 촘촘히 숨겨져 있고, 단순히 비판과 풍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연민까지 담고 있어, 지금까지도 살아 숨 쉬는 ‘생명력 있는 고전’임을 확인시킨다. 웃음과 사색을 동시에 선사하는 이 작품은, 세대와 시대를 넘어 독자와 계속 대화하는 문학의 드문 예가 되고 있다.
책 속에서
P. 7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그저 어두컴컴하고 축축한 곳에서 야옹야옹 울고 있었던 것만 기억이 난다. 나는 거기서 처음으로 인간이라는 것을 보았다.
p. 39~40
인간의 심리만큼 알 수 없는 것도 없다. 우리 주인의 마음이 지금 화를 내고 있는 것인지, 들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철학자의 유서에서 일말의 위안을 찾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세상을 비웃고 있는 것인지, 세상 속으로 섞여 들어가고 싶은 것인지, 쓸데없는 일에 울화통을 터뜨리고 있는 것인지, 모든 사물에 대해 초연한 것인지 도대체 가늠하지 못하겠다. 고양이는 거기에 비하면 훨씬 단순하다.
p. 98
나는 얌전히 세 사람의 이야기를 차례대로 듣고 있었는데 전혀 우습지도 슬프지도 않았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시간을 죽이기 위해 억지로 입을 놀려서 우습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웃고, 재미도 없는 일을 가지고 좋아하는 것 말고는 재주가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p. 328
그저 서양인들이 입으니까 나도 입는다고 할 뿐이다. 서양인들은 강하니까 억지스러운 일이라도, 말도 안 되는 일이라도 흉내 내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긴 것에는 감겨라, 강한 것에는 휘어져라, 무거운 것에는 눌려라, 하고 그렇게 비굴하게 살다니 너무 불쌍한 인생이 아닌가. 불쌍해도 할 수 없지 않느냐고 한다면 나도 이해를 해 줄 테니, 제발 같은 입으로 일본인이 잘났다고 말하지 말기 바란다.
P. 354
세상에서 심심한 것만큼 참기 힘든 일도 없다. 뭔가 활기를 자극할 만한 사건이 없으면 살아가기가 힘들게 마련이다.
p. 406
천지도 그렇고, 산천도 그렇고, 일월도 그렇고, 모두가 자기의 또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 그 누구도 자기 말고는 달리 연구해야 할 사항을 찾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만약 인간이 자기 이외의 존재로 뛰쳐나갈 수 있다면, 그렇게 뛰쳐나가자마자 자기는 없어져 버린다. 더구나 자기에 대한 연구는 자기 말고는 아무도 해 주는 사람이 없다. 아무리 해 주고 싶어도, 혹은 해 받고 싶어도 불가능한 일이다.
p. 443
어쩌면 이 사회는 미치광이들이 모여서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미치광이들이 집합해서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싸우고, 질투하고, 욕하고, 빼앗으면서 전체적으로는 단체를 이루어서 세포처럼 무너지기도 하고, 다시 일어서기도 하고, 일어섰다가 다시 무너지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사회라고 부르는 것인지도 모르지.
p. 496
인간이 그렇게 정이 많고 남을 위하는 동물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그저 이 세상에 태어난 세금의 일종으로 가끔 사회적인 교제를 위해 눈물을 흘려 보기도 하고, 불쌍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할 뿐이다. 말하자면 사기성이 있는 표정이고, 솔직히 말하자면 상당히 힘이 드는 재주이다.

1867년 2월 9일, 에도 우시고메 바바시모요코초(지금의 도쿄 신주쿠)에서 태어났다. 도쿄제국대학 문과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마쓰야마와 구마모토에서 교편을 잡았다. 1900년, 문부성 지원으로 영국 유학길에 올랐고, 도중에 파리 엑스포를 방문하기도 했다. 귀국 후 1905년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발표, 연재를 시작했다. 1906년에 《도련님》과 《풀베개》를 연이어 발표하며 명실상부한 인기 작가로 등극했다. 1907년, 《태풍》을 발표하고 《아사히신문》에 입사, 《우미인초》를 연재하며 전업 작가로서 집필에만 전념했다. 《갱부》(1908), 《산시로》(1908), 《그 후》(1909), 《문》(1910), 《행인》(1912), 《마음》(1914) 등의 작품을 꾸준히 연재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지만, 거듭되는 신경쇠약과 위궤양에 시달리면서 집필 활동에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 결국 지병이 악화되어 1916년 12월 9일, 49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일본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으며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대학원 한일과를 졸업하고 시사영어사 및 국내 대기업에서 일본어 강의를 했으며, 동시 통역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배틀 아일랜드》, 《먹의 흔들림》, 《가무사리 숲의 느긋한 나날》, 《와카바소 셰어하우스입니다》, 《향군》,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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