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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글자책] 실러의 발라드

    [큰글자책] 실러의 발라드

    • 요한 프리드리히 폰 실러 저
    • 안문영 역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6년 09월 11일
    •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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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43027634 251쪽 477g 210 x 2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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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괴테와 함께 ‘바이마르 고전주의’ 시대를 연 요한 프리드리히 폰 실러. 그의 발라드 20편을 실은 시집이다. 발라드는 각운을 갖춘 정형시에 서사를 담아 극적으로 구성한 당대의 새로운 시 장르다. 실러는 신화와 역사에서 자유와 정의, 그리고 도덕성을 위해 싸우는 ‘숭고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와 발라드에 담아 노래했다.

    출판사 리뷰

    이야기와 사유가 만나는 독일 고전주의의 정수, 발라드

    발라드(Balade)는 서정·서사·극적 요소가 한 편의 시 안에서 결합되는 형식으로서, 실러와 괴테의 문학적 탐구 과정에서 독일 고전주의의 중요한 장르로 발전됐다. 바이마르 고전주의의 두 거장 실러와 괴테는 서로 문학에 대한 격려와 충고를 아끼지 않던 사이였다. 특히 1796년 공동집필하여 출간한 잠언집 《크세니엔》이 당대 문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이후,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문학의 형식과 장르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이를 발라드를 통해 실험했다. 고대 그리스 문학과 서사시·비극을 함께 공부하며 시의 형식과 본질을 논했고, 서로 작품을 주고받고 비평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문학적 경쟁을 벌였다.
    이렇게 두 사람이 발라드에 몰두한 1797년은 독일문학사에서 이른바 “발라드의 해”로 불린다. 이 시기에 실러가 창작한 발라드로서 이 책에 실린 〈잠수부〉 〈장갑〉 〈폴리크라테스의 반지〉 〈기사 토겐부르크〉 〈이비쿠스의 두루미들〉 〈아이젠하머 가는 길〉 등은 두 문호가 나눈 문학적 담론과 탐구의 빛나는 결과물이다. 이 작품들은 이듬해 발간된 《문예 연감》에 수록되었으며, 이후 독일 발라드 문학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실러의 발라드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인간은 두려움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가, 자유와 의무는 어떻게 충돌하는가, 인간의 오만은 어떻게 파국으로 이어지는가, 아름다움과 진리는 어떻게 관계하는가. 실러는 전설과 신화, 역사적 일화와 민간 설화에서 가져온 다채로운 소재를 통해 이러한 질문을 극적인 사건 속에 펼쳐 놓는다. 〈잠수부〉에서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자연의 힘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을, 〈장갑〉에서는 사랑과 명예를 시험하는 잔혹한 게임을, 〈인질〉에서는 우정과 신의의 극한을 보여 준다. 〈자이스의 베일에 가린 형상〉과 〈카산드라〉에서는 인간의 인식과 운명에 대한 비극적 사유가 펼쳐지고, 〈그리스의 신들〉과 〈헤로와 레안더〉에서는 고대 세계에 대한 동경과 인간의 삶에 대한 성찰이 이어진다.

    특히 실러의 발라드에서 중요한 것은 ‘관념을 이야기로 바꾸는 힘’이다. 철학적 명제나 도덕적 교훈을 직접 설파하기보다 인물과 사건, 긴장과 반전을 통해 하나의 생각을 독자가 스스로 경험하게 한다. 때문에 그의 발라드는 교훈시이면서도 단순한 교훈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내면과 선택을 생생한 극적 장면으로 보여 주는 독특한 예술 형식을 이룬다. 그의 발라드가 독일 고전주의 문학의 중요한 성취로 평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책에는 〈땅의 분배〉부터 〈뮤즈들의 복수〉까지 실러의 대표 발라드 20편을 한자리에 모았다. 〈인질〉 〈기사 토겐부르크〉 〈종의 노래〉 〈용과의 싸움〉 〈잠수부〉 〈장갑〉 〈폴리크라테스의 반지〉 〈이비쿠스의 두루미들〉 등 널리 알려진 작품은 물론, 〈멍에를 멘 페가수스〉 〈영아 살해녀〉 〈합스부르크 백작〉 〈승리의 축제〉 등 실러의 시 세계를 폭넓게 살펴볼 수 있는 작품들을 함께 수록했다.

    저자 소개

    요한 프리드리히 폰 실러

    요한 프리드리히 폰 실러(Johann Christoph Friedrich von Schiller, 1759∼1805)는 독일 서남부의 네카강 변에 있는 마르바흐에서 1759년 11월 10일 태어났다. 루트비히스부르크의 라틴어학교를 졸업하고, 카를 오이겐 뷔르템베르크 대공이 설립한 사관학교에 법학 전공 학생으로 1773년에 입학했으나, 3년 후 의학으로 전과하여 1780년에 의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연대 군의관으로 복무했다. 그러다 1782년에 쓴 〈도적떼〉의 원고를 들고 군주의 허락 없이 한밤중에 군영을 이탈하고, 만하임 극장의 무대에서 상연하여 선풍을 일으켰다. 그로 인해 절대군주 카를 오이겐 대공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그의 체포 명령을 피해 의사직을 포기하고 작가로서의 길에 들어선다. 1782년 9월 22일 밤, 공작의 저술 금지령을 피해 만하임으로 도주하고, 이후 만하임 극장에서 전속 극작가로 첫출발을 하지만 계약이 만료되자 라이프치히와 드레스덴, 바이마르를 떠돈다. 그러다가 예나 대학의 비정규직 교수로 초빙되어 1789년에 예나로 이주한다. 여기서 역사와 미학 강의를 하지만 학생 수의 감소와 신병으로 얼마 후 사직한다. 실러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괴테와의 만남이었다. 1794년부터 괴테와 실러의 본격적인 친교가 시작되었는데, 이들은 자주 만나서 문학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많은 서신을 교환하며 공동 작업을 했다. 특히 1802년에는 실러가 예나에서 바이마르로 이사를 해 그들의 친교와 공동 작업은 더욱 강화됐다. 이해에 작센 바이마르의 카를 아우구스트 대공의 추천으로 귀족의 작위를 받기도 했다. 이후 그는 ‘프리드리히 폰 실러’라는 공식 명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1805년 5월 9일 오랫동안 앓던 지병으로 바이마르에서 사망했다.

    역자 소개

    안문영

    안문영은 서강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독일 본 대학교에서 〈릴케의 후기 시에 나타난 역설의 구조〉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충남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도서관장과 인문과학연구소장을 지냈고, 한독문학번역연구소 소장, 한국독어독문학회장, 한국괴테학회장, 한국훔볼트회장, 국제독어독문학 연감(JIG) 아시아 담당 편집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충남대학교 명예교수다. 릴케의 《두이노의 비가 /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 《말테의 수기》, 《보릅스베데의 풍경화가들》, 《릴케의 편지》, 제니 에르펜베크의 《늙은 아이 이야기》, 로베르트 슈나이더의 《오르가니스트》(원제: 잠의 형제)등을 번역했고, 〈구체시의 시론적 구조〉, 〈생선의 언어*현대시에 나타난 언어회의〉, 〈독일 바이마르 고전주의자들의 대화에 나타난 전일사상〉, 〈한국 현대문학에 나타난 무속적 모티프〉, 〈한국현대문학에 나타난 노인상〉, 〈실험과 탐험*한국 독문학자의 시각에서 본 독일 자연과학자(알렉산더 폰 훔볼트)〉, 〈판소리 심청가와 이피게니 신화의 인신공희 모티프 비교〉, 〈판소리 춘향가에 나타난 매 맞는 여인의 탄식과 고발〉, 〈판소리 적벽가에 나타난 중국역사 수용양상〉 등 현대 독일문학과 한독문화 교류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썼고, 아시아 독문학자 대회(AGT), 국제독문학자 대회(IVG), 훔볼트 콜렉(상하이, 도쿄), 튀빙겐 대학교 시학 강좌 등에서 활발하게 발표했다.

    책 속에서

    1.
    우리가 진지하게 준비하는 작품에는
    진지한 말이 어울린다.
    좋은 말이 수반된다면
    작업은 활기 있게 진행될 것이다.
    그러니 이제 열심히 눈여겨보자,
    약한 힘을 통과해 무엇이 나오는지.
    무엇을 해낼지 결코 생각하지 않는
    나쁜 사람을 우리는 경멸해야 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꾸며 주는 것,
    이성은 그것을 위해
    사람이 마음속에 느끼는 것을
    손으로 창조하도록 작용한다.

    -〈종의 노래〉 중에서

    2.
    수많은 마차들이 소용돌이에 휩쓸려
    저 깊은 물속으로 떨어졌건만
    모든 것을 삼켜 버린 무덤에서
    산산이 부서져 솟아오른 것은 깃대와 돛대뿐?
    마치 폭풍이 스치며 소리를 내듯 점점 밝게
    그리고 점점 가깝게 파도 소리가 들렸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쏴쏴 쉭쉭 소리를 낸다,
    마치 물과 불이 섞일 때처럼,
    김 솟는 물거품이 하늘로 튀어 오르고,
    물결이 물결 위에 끝도 없이 밀려와 포개지니,
    마치 먼 천둥소리처럼 울리며
    거품 나는 물이 시커먼 품 안으로 쏟아져 들어간다.

    그리고 보라, 시커멓게 물결치는 품 안에서
    백조처럼 하얗게 솟구치는 것이 있다.
    한쪽 팔과 빛나는 목덜미가 노출되어
    온 힘을 다하여 부지런히 저어 오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그 젊은이다. 왼쪽 손에 높이
    술잔을 흔들며 기쁜 손짓을 보낸다.

    -〈잠수부〉 중에서

    3.
    이제 그가 여기 섰다. 생명이 없는 적막이
    그 외로운 사람을 소름 끼치게 둘러싸고,
    발자국의 텅 빈 반향(反響)만이
    그 비밀스러운 무덤 속 적막을 깬다.
    위에서는 달이 돔의 개방된 부분을 통해
    창백한 은청색 달빛을 던진다.
    그리고 마치 현전해 있는 신처럼
    둥근 천장의 어둠을 뚫고 빛나고 있다,
    긴 베일에 가린 그 형상이.

    그가 막연한 걸음으로 다가가
    무례한 손으로 막 그 신성한 것을 만지려 하자
    뜨겁고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뚫고 움찔하더니
    보이지 않는 팔이 그를 밀쳐 버린다.
    불행한 자여, 네가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이냐?
    그의 내면에서 충실한 목소리가 외친다.
    네가 그 신성한 분을 시험하려느냐?
    신탁의 입은 말씀하셨다, ‘어느 사람도
    이 베일을 치우지 못한다. 내 자신이 걷기 전에는.’
    허나 같은 입으로 첨언하지 않으셨던가,
    ‘이 장막을 걷는 자, 진리를 보리라’고.
    그 뒤에 무엇이 있든 좋다! 내가 장막을 걷으마.
    (그는 큰 소리로 외친다.) 나는 진리를 보겠다.

    보겠다!
    긴 메아리가 비웃듯 따라 울려 퍼진다.

    -〈자이스의 베일에 가린 형상〉 중에서

    목차

    땅의 분배 Die Teilung der Erde
    인질 Die Burgschaft
    기사 토겐부르크 Ritter Toggenburg
    종의 노래 Das Lied von der Glocke
    용과의 싸움 Der Kampf mit dem Drachen
    잠수부 Der Taucher
    장갑 Der Handschuh
    폴리크라테스의 반지 Der Ring des Polykrates
    이비쿠스의 두루미들 Die Kraniche des Ibykuz
    아이젠하머 가는 길 Der Gang nach dem Eisenhammer
    멍에를 멘 페가수스 Pegasus im Joche
    그리스의 신들 Die Gotter Griechenlands
    헤로와 레안더 Hero und Leander
    카산드라 Kassandra
    영아 살해녀 Die Kindesmorderin
    자이스의 베일에 가린 형상 Das verschleierte Bild zu Sais
    합스부르크 백작 Der Graf von Habsburg
    승리의 축제 Das Siegesfest
    알프스의 사냥꾼 Der Alpenjager
    뮤즈들의 복수 Die Rache der Musen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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