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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예술의 자율성을 묻다

    다시 예술의 자율성을 묻다

    • 박명진 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26년 0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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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43034199 443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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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 사회를 뒤흔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익숙한 구도만으로는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는지 설명되지 않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저자는 문화전쟁으로 달아오른 공론장, 서사를 둘러싼 권력 다툼, 직접 통제에서 ‘소프트 컨트롤’로 변모한 예술 행정 등을 분석하며 사회를 진단하고 공존 가능한 문화정치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출판사 리뷰

    21세기 민주 국가에서 어떻게 블랙리스트가 가능했는가
    명단이 없어도 서로 적대하는 사회에서 예술의 영토를 회복하는 법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의 피해 규모는 넓게는 9000여 명, 좁게는 직접적인 배제 지시에 포함된 450여 건으로 추산된다. 이 사태를 몇몇 고위 공직자의 일탈이나 정권의 폭압으로 정리하면 비극을 가능하게 한 사회적 토양은 시야에서 사라진다. 저자는 이를 ';절반의 진실';이라 부른다. 책임을 묻는 일과 구조를 분석하는 일은 다르며, 앞의 것만으로는 재발을 막지 못한다.
    그 사회적 토양은 무엇이었을까. 우리 사회는 갈등을 설득과 논증으로 다루지 못하는 ';정치 담론 불가 사회';에 들어섰다. 정치는 상대를 분류하고 배제하는 기술이 되었으며 알고리즘은 확증 편향을 자동으로 키웠다. 미디어 지형도 크게 흔들렸다. 의제 설정의 권력이 전통 언론에서 대중에게 넘어갔다. 영화와 웹툰이 비판적 담론의 진원지가 되었으며 팟캐스트가 전통 언론의 게이트키핑을 우회했다. 문화예술인들은 정치인 못지않은 영향력을 가진 발언자가 되었다. 블랙리스트는 문화전쟁에서 패배한 권력이 정치를 포기하고 일탈적 수단으로 권력을 복원하려다 벌어진 참사였다.
    그렇다면 지금은 달라졌을까. 국가가 명단을 만들지 않아도 플랫폼 대중이 실시간으로 검열 명단을 작성한다. 직접 검열이 사라진 자리에는 성평등이나 ESG 같은 보편적 윤리를 앞세운 ';소프트 컨트롤';이 들어섰다. 저자는 이를 팔길이 원칙에 대한 정교한 위반이라 부르며 공존의 문화정치를 위한 네 가지 해법을 제안한다. 상대를 적이 아닌 적수로 인정하는 경합의 문화, 레거시 미디어가 신뢰의 닻이 되는 공론장의 복원, 예산 자율성과 거버넌스를 확대하는 제도적 토대, 그리고 예술이 현실 권력을 좇는 ';작은 정치';를 벗어나 감각을 뒤흔드는 ';큰 정치';로 돌아가는 일이다

    이 책의 구성
    1부는 블랙리스트 사태가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추적한다. 문화전쟁은 분단 영화에서 시작해 웹툰과 팟캐스트, 트위터로 번졌다. 이러한 문화의 지형을 그린 뒤 그 과정에서 형성된 공론장의 비대칭과 진보·보수 문화 진영의 구조적 격차를 부르디외의 문화장 이론으로 분석한다. 블랙리스트가 실제로 어떻게 기획되고 집행되었는지, 지원 기관은 그 사이에서 무엇을 했는지는 문예위 백서와 통계 분석으로 재구성한다.
    2부는 블랙리스트 사태 이후 달라진 점을 다룬다. 유튜브는 미디어 생태계를 재편했고 SNS 공론장은 ';디지털 재판소';가 됐다. 진화하는 통치 문법과 두 정부의 제도 개혁이 남긴 성과와 한계, 사회적 가치 지표와 수월성 평가를 둘러싼 논쟁을 검토한 다음 표현의 자유와 공적 자금이 충돌하는 오래된 딜레마를 미국 NEA 논쟁과 비교한다. 마지막으로 팔길이 원칙, 화이트리스트 등을 재검토하며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랑시에르, 바디우 등을 경유해 예술로 새롭게 사회를 인식하는 ';큰 정치';로 돌아가는 길을 제안한다.
    부록에는 통계 분석의 상세 자료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작성한 지원심의 분석보고서 전문을 실었다.

    저자 소개

    박명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로 30년간 봉직하고 은퇴했다. 학부에서 불문학을 전공한 후 동아방송국 음악과 PD, KBS 국제방송과에서 대외 불어방송을 담당했다. 프랑스로 건너가 불문학 석사를 마친 후 벨기에 브뤼셀 I.N.S.A.S(l’Institut National Superieur de l’Art du Spectacle, 국립 고등 공연예술 학교)에서 영화, TV 연출 과정을 1년간 공부했다. 이후 프랑스 Sorbonne Nouvelle 대학에서 영상 커뮤니케이션으로 박사학위를 마친 후 귀국해서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기호학, 담론분석 방법론, 영상 커뮤니케이션, 문화연구 등의 강의와 연구를 수행했다.
    비디오 게임, 인터랙티브 문화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예술과 IT 생태계에 대한 융합지식을 갖춘 인재 양성의 필요를 절감, 2002년 서울대에 다학제적 프로그램인 정보문화 연합과정 설립을 주도해서 현재까지 의도했던 인재 양성의 성공적인 결실을 거두어 가는 데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영화가 여러 장르의 규칙을 가져와 전혀 새로운 예술적 형식을 만들어 냈듯이, IT 시대에는 예술 장르 간 혼종화와 IT 결합을 통한 영화 탄생에 버금가는 새로운 예술 형식의 탄생이 가능하리라 믿고 있다.
    2015년 5월부터 2년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며 몇 가지 예술 장르 간 협업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시작했으나 블랙리스트 사태로 인한 위원장직 도중하차로 결실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갖고 있다. 주요 편저서로 《이미지 문화와 시대 쟁점》(2013), 《De-Westernizing Media Studies》(2000), 《문화의 다학문적 접근》(1998), 《비판커뮤니케이션과 문화이론》(1989)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보수 측에서는 ‘선동하는 좌파 문화 권력 대 침묵당하는 보수’, 진보 측에서는 ‘저항하는 예술 대 억압하는 권력’이라는 구도가 각각 자기 진영 내부에서 자명한 진실로 통용되었다. 문화적 발언과 창작물은 그 내용과 무관하게 진영 귀속 여부로 재단되었고, 공론장은 설득의 공간이 아니라 진영 결속을 확인하는 장으로 재편되어 갔다.
    02 \"전통 미디어 공론장의 균열과 재편\" 중에서

    예술 영역은 좌우 정권 교체가 거듭될수록 문화 갈등의 핵심 격전지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 갈등의 본질은 예술에 대한 가치나 철학, 또는 정책의 이념적 차이에 있지 않았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역대 정부의 문화정책은 놀라울 만큼 유사했으며, 싸움의 실체는 정책이 아닌 권력 그 자체였다.
    04 \"예술계의 정치적 갈등: 이념이 아닌 권력의 투쟁\" 중에서

    블랙리스트 사태라는 사회적 파장이 일기 훨씬 이전부터 한국의 예술 지원 체계와 현장은 내부적으로 상당한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었다. 이러한 위기 징후는 제도, 재정, 정책, 그리고 담론이라는 네 가지 층위에서 중첩되어 나타났다. … ‘팔길이 원칙’은 실질적인 거버넌스로 정착되기보다 선언적 수사에 머무는 한계를 보였다.
    06 \"예술 지원 시스템의 위기와 예술계의 위기의식\" 중에서

    ‘무엇을 합의해야 하는가’를 아는 것과 ‘어떻게 합의에 이를 것인가’는 다른 문제다.지원 기준의 내용을 사회적으로 합의하는 것은, 그 합의를 만들어가는 제도적 구조?누가 참여하고, 누구의 목소리가 반영되며, 어떤 원칙 아래 결정이 내려지는가?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표현의 자유의 문제는 결국 거버넌스의 문제와 분리될 수 없다.
    09 \"표현의 자유와 공공지원금의 딜레마\" 중에서

    문화예술계의 갈등을 다루기 위한 현실적 경로는 ‘누가 옳은가’의 논쟁이 아니다. 갈등을 제거하는 대신 민주적 규칙 안으로 끌어들이는 갈등 관리, 갈등 주체들이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이라는 공통분모를 중심에 두고 적이 아닌 경쟁자로 전환하는 것, 지원 기관의 중립적 플랫폼 역할, 그리고 예술 고유의 정치성을 다시 전면에 세우는 일이 복합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11 \"결론: 공존의 문화정치를 위하여\" 중에서

    목차

    서문

    1부 2000년대 한국의 문화전쟁: 흔들리는 질서와 권력의 반격
    01 문화예술 현장의 이념적 지형: 진보적 서사의 독점과 대립
    02 전통 미디어 공론장의 균열과 재편
    03 SNS 공간의 문화전쟁: 문화는 어떻게 정치가 되었나
    04 예술계의 정치적 갈등: 이념이 아닌 권력의 투쟁
    05 BL의 기획-시행과 지원 기관의 대응 방식
    06 예술 지원 시스템의 위기와 예술계의 위기의식

    2부 블랙리스트 이후: 문화전쟁은 극복되었는가
    07 분열하는 미디어와 공론장의 풍경
    08 블랙리스트 이후의 예술 지원: 진화하는 통치 문법
    09 표현의 자유와 공공지원금의 딜레마
    10 제도적 개선 과제
    11 결론: 공존의 문화정치를 위하여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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