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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더니스트 문우식

    모더니스트 문우식 회화와 디자인의 경계에서

    • 문소연 저
    • 현암사
    • 2026년 10월 12일
    •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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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32325095 364쪽 473g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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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현대미술의 변곡점에 선 예술가 문우식
    격동의 시기에 꽃핀 모더니스트의 초상

    화가 문우식의 삶과 예술을 다룬 첫 책, 『모더니스트 문우식』이 출간되었다. 1932년부터 2010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문우식은 한국미술사에서 현대미술과 현대디자인 두 영역에 족적을 남긴 미술인으로 평가받는다. 1952년 홍익대학에 입학해, 김환기 이종우 등에게 가르침을 받은 그는 20대에 촉망받는 서양화가로 데뷔했고 훗날 모교에서 교편을 잡은 교육자, 현대디자인이 태동하던 시기의 디자이너 등 전방위 예술가의 삶을 살아냈다.
    1956년, 한국화단을 떠들썩하게 만든 일이 있었다.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만이 화가가 되는 유일한 등용문이었던 시절, 기성 예술계의 권위에 맞서 네 명의 젊은 예술가가 반反국전 선언인 《4인전》을 개최한 것이다. 《4인전》은 이후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인 미술 운동을 불러일으키는 한국전위예술의 신호탄이 되었는데, 문우식이 바로 《4인전》을 일으킨 화가 중 하나였다. 문우식은 회화와 디자인의 영역이 엄격하게 나뉘어 있던 그 당시, 자신의 영역을 하나에 국한하지 않았다. 새로운 판도가 그려질 때마다 그 변곡점에 섰던 문우식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해방 이후의 미술사가 눈앞에 펼쳐진다.
    『모더니스트 문우식』 출간을 기념하며 2026년 10월 27일부터 11월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예화랑’에서 문우식의 회고전이 진행된다. 한국추상미술의 태동 《4인전》 후 70년이 흐른 지금, 문우식의 작품을 직접 마주하며 풍성한 작품 세계를 만끽해 보길 바란다.

    선암仙岩 문우식
    그는 누구인가

    문우식의 호는 홍익대학에서 가르침을 주던 스승 김환기가 지어준 것이다. 한번은 미술학부와 김환기가 경주로 수학여행을 떠났는데, 바위에 앉아 있는 문우식의 모습을 보고 그 모습이 마치 신선 같다고 하며 선암이라는 호를 지어주었다고 한다. 일찍이 화백 문은희, 황규백 등과 남관미술연구소에서, 이쾌대가 운영한 남산시립미술원에서 수학하던 문우식은 6·25전쟁 중이던 1952년 홍익대학 미술학부에 입학했다. 당시 홍익대학은 부산에서 전시 학교 체제로 운영 중이었지만, 회화과에 이종우, 김환기, 조각과에 윤호중 등 한국현대미술의 초석이 된 유수의 작가들이 포진해 있었다.
    1932년 천안에서 태어난 문우식은 두 여동생의 기억 속에서도 어려서부터 붓글씨와 그림 그리기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던 천생 예술가였다. 현대미술가협회 창립전을 비롯해 《자유초대미술전》, 《현대작가초대미술전》 등 국내 굵직한 전시에 참여한 것은 물론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전인 뉴욕 월드하우스갤러리 《한국현대회화전》에서 작품 〈Steel Mill No.1〉을 전시했다. 이밖에도 명동 국립극장 벽화 작업, 전국체육대회 카드섹션 디자인, 영빈관 실내장식 등으로 창작의 외연을 넓혔다. 특히 1950년대는 해방이라는 기쁨을 맛본 지 얼마 되지 않아 발발한 6·25전쟁이라는 시대적 격랑으로 침체되어 있던 시기였다. 이와 동시에 대혼란기 속에서도 예술의 혼을 불태워 현대미술을 태동시키던 모더니스트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전위적 움직임의 선두에 문우식이 있었다.

    삶에 관한 기록, 한눈에 감상하는 작품 세계, 일상을 포착한 흑백사진까지
    한 사람의 일대기를 집성한 아카이브

    『모더니스트 문우식』은 78년의 세월과 문우식의 작품 세계를 총망라한 아카이브다. 그의 작품에 대한 당대 평가는 물론 그가 홍익대학교 교수였던 시절 신문에 기고했던 글, 문우식이 작업한 삽화와 친숙한 일상을 담은 그 시절 사진들까지 그러모아 시대순으로 엮었다. 드로잉부터 신문과 문예지에 실린 컷 이미지를 포함해 약 500개의 도판이 실려 있으며, 주요 작품은 원화에 가까운 고화질 이미지를 화보처럼 크게 배치했다. 즉 문우식의 일대기를 담은 아카이브이면서 동시에 그의 주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도록이다.
    부록에는 화가로서의 문우식과 디자이너로서의 문우식을 각각 조명한 두 전문가의 글을 실었다. 홍익대학교 교수였던 김이순은 데뷔전부터 추상화까지 회화 세계를 분석하며 1950~1960년대 문우식의 작품이 전후 폐허화되었던 한국현대미술 가운데 누락된 부분을 복원시킬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현대미술사에서 초창기 디자이너로서 조명한 인하대학교 교수 강현주는 수채물감으로 포스터를 그렸던 문우식이 미술과 디자인이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하나의 통합된 세계로 구축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말미에 실린 문우식의 작품 목록과 주요 연보, 신문과 문예지 등 문우식이 그렸던 삽화를 모아 넣은 부분도 하나의 볼거리다.
    문우식은 전 생애 걸쳐 〈자화상〉이라 이름 붙인 작품을 여럿 그렸는데, 그중 하나를 이 책의 표지로 사용해 의미를 더했다. 특히 이 〈자화상〉은 강렬한 색채 대비 등 새로운 화풍을 모색했음을 알 수 있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당시 이 작품을 보고 화가 이중섭이 문우식에게 “야수파가 오고 있다!”라고 말을 건넸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딸의 시선에서 바라본
    아버지의 삶과 예술

    이 책은 문우식의 둘째 딸이 10년간 아버지에 관한 자료를 모으고 직접 글을 써서 엮었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 가장 가까운 곳에서 관찰하고 경험하지 않았다면 알 수 없는 재미있는 일화도 소개되어 있다. 일례로 문우식은 흰 양복에 백구두를 신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패션 감각이 뛰어났는데, 남대문 자유시장에서 미 해군의 빈티지 세일러복을 구해 단추를 직접 바꿔 달면서 입기도 했다. 또한 전국체육대회 크로스컨트리스키대회 광고 포스터를 안방 밥상에서 뚝딱 만들던 당시 색 테이프를 붙였다가 뜯어내는 독특한 기법으로 포스터를 제작했던 아버지를 지켜보았던 딸의 시선이 담겨 있다. 예술가 문우식이 아버지 문우식으로 교차하는 시선마다 지은이의 애정과 분투를 느낄 수 있다. 2009년, 먼지 쌓인 창고에서 처음으로 아버지의 1950년대 작품을 맞닥뜨렸던 저자의 생경했던 경험처럼 이 책에서 문우식이 글로, 그림으로, 사진으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저자 소개

    문소연

    문우식과 조정순의 둘째 딸로, 1962년에 태어났다. 미술을 전공한 부모의 영향 덕분에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도자예술 전공으로 졸업했다. 2009년 처음 문우식의 1950년대 작품을 보면서 아버지 문우식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동안 모아온 자료를 정리하고 화가와 디자이너로 활동한 문우식에 대해 제대로 전달하고자 책을 준비하게 되었다.

    책 속에서

    ■ 책 속으로
    문우식은 매일 신문지를 반으로 접어 앞뒤로 빼곡히 붓글씨를 써 아버지에게 검사를 받았다. 봄이 되면 학교 백일장 행사에서 붓글씨로 상도 타고 전시도 했다. 조부 문낙도가 한학자였고 서당을 운영해 그의 아들 문학규도 붓글씨를 잘 썼다. 붓글씨도 그림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데, 이후 문우식의 그래픽 포스터 속 타이포그래피도 주로 붓글씨로 써서 독특한 느낌을 준다. 1962년 제1회 《신상전》 리플릿과 전시 포스터의 한자도 붓글씨체로 디자인했다.
    - 12~13쪽

    부산에서의 생활은 끼니를 걱정할 만큼 암울했지만 그림을 그리며 서로 의지하며 살았다. 물감이 없어서 연필이나 목탄으로만 그림을 그렸는데 이중섭은 항상 연필을 가늘게 쓰지 말고 굵게 쓰고 야수파적인 그림을 그리라고 조언했다. 이중섭은 선생님이란 말을 싫어했기 때문에 문우식은 그를 ‘형’이나 ‘형님’으로, 이중섭은 문우식을 ‘문군’이라 불렀다. 이중섭은 은지화도 그렸고, 유화물감이 없지만 유화 효과를 내기 위해 크레파스로 ‘소’를 그리기도 했다. 그를 옆에서 봐온 문우식은 대학 졸업 후 누하동 공방에서 크레파스화를 지도했다. 모두가 부두로 노동하러 나갈 때도 있었고, 한 사람만 일하더라도 받은 돈으로 같이 꿀꿀이죽을 먹으면서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모두가 우울한 시기였지만 그림으로 위로받으며 그 시절을 넘겼다. 주로 연필과 목탄으로 데생을 해서 붓이 없었는데 이중섭이 자신의 작은 붓 하나를 문우식에게 주었다.
    - 23~24쪽

    《4인전》, 혹은 4인미술동인전은 대학 졸업 후 두 달 만에 치르는 데뷔전으로 문우식이 동창 김충선, 김영환과 한 학년 위인 박서보와 함께한 전시다. 홍대 졸업생 가운데 첫 번째로 진행된 동인전이다. 문우식은 이를 두고 “할 데가 없었으니까, 우리끼리 해보자. 현대미술가협회 창립 준비 중에 먼저 해본 전시”라고 했다.
    당시 기성 미술계의 등용문이라 일컫던 국전에 불만이 많았던 화가들을 중심으로 이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젊은 4인의 ‘반反국전 선언’은 주목을 받았다. 1966년 이마동은 《한국예술지》에 “중견층의 실패를 자책하듯 … 4인회전이 행동화하였다. 이들은 선언에서 ‘국전과의 결별과 기성 화단의 아집에 철저한 도전과 항쟁을 감행할 것과 적극적이며 개방적인 조형 활동을 통하여 창조적인 시각개발에 집중적으로 참여한다’라고 선언했다”라고 썼다.
    - 45쪽

    주한서독대사 리하르트 헤르츠가 1958년 11월 말쯤 왕십리에 있던 문우식의 신혼집으로 보좌관 2명과 작품을 사기 위해 방문했다. 검은 콩테와 목탄으로 그린 원탁에서 5인이 회의하는 작품 〈판문점 5인〉을 구매했다. 조정순은 방 안에 십자매 새장이 있어 혹여 냄새가 날까 부끄러웠다고 한다. 리하르트 헤르츠는 특히 문우식의 〈무명교를 위한 구도〉를 좋아했는데, 귀국하면서 가져가기에는 크기가 커서 작은 작품을 선택했다. 받은 작품 값은 문우식의 결혼식에 축의금을 낼 수 없었던 화가들이 많았던 터라 결혼식 때 외상을 졌던 중국요리 값으로 썼다.
    - 83~84쪽

    한홍택과 유강열은 디자인을 잘하는 문우식에게 1963년부터 홍대 도안과를 맡으라고 권유했다. 1965년 교지 속 공예학부 ‘구성’에 문우식이라는 이름이 나온다. 이에 해보겠다고 승낙한 문우식에게는 회화나 도안이 별반 다르지 않은 그림으로 여겨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 113쪽

    전시장에 나이 든 어떤 어른이 와서 빠른 걸음으로 휙 보고 나갔다. 잠시 후 다시 와서 작품을 하나하나 보다가 크레파스화에서 머물렀다. 작품을 다 보고 종이봉투를 주며 자신이 아버지의 제자라 했다. 전시된 크레파스화 3점을 문우식이 그릴 때 옆에 있었다고 하며 엄마도 잘 안다고 했다. 눈물을 글썽였고 홍대 평생대학원에서 동양화를 배운다고 했다. 재료를 사러 문구점에 왔다가 전시 포스터를 보고 들어왔다고 했다. 급히 나갔던 건 봉투를 사기 위함이었다. 가진 돈이 많지 않아 미안하다며 봉투에 “문우식 교수님 회고전 옛 제자 신영숙”이라고 써서 주었다.
    - 276쪽

    목차

    평전을 준비하며 5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 문우식
    1932~1955년 그림이라는 꿈 11
    1956~1961년 기성 화단에 반기를 든 아방가르드 43
    1962~1979년 회화와 디자인의 시대 107
    1980~2010년 황혼의 화가 234
    2011~2025년 떠난 이후 271

    부록
    한국현대미술의 또 다른 우회로 : 문우식의 1950~1960년대 회화 | 김이순 284
    디자이너 문우식의 재발견 | 강현주 302
    주 320
    주요 연보 324
    신문 컷 328
    단행본·문예지 컷 333
    작품 목록 348
    문우식의 모습 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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