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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촘촘하게 혹은 느슨하게

    촘촘하게 혹은 느슨하게

    • 헤 나 저
    • 도서출판 이um
    • 2026년 11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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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9846883 17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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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해진 자리를 꿰매는 시인, 헤나
    -손끝에서 길어 올린 유머와 생의 통찰

    시인은 재봉틀 앞에서 세상을 읽는다. 바늘과 실, 노루발과 줄자, 고장 난 지퍼와 버려진 자투리 천까지, 헤나의 시에서는 수선집의 모든 사물이 말을 걸어온다. 『촘촘하게 혹은 느슨하게』는 오랜 세월 세탁과 수선을 생업으로 삼아 온 시인이 자신의 노동을 시적 언어로 전환한 시집이다. 관념에서 출발하지 않고 손끝의 감각과 생활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언어라는 점에서 남다른 개성을 지닌다.

    표제작 「촘촘하게 혹은 느슨하게」는 바느질의 땀수를 삶의 태도에 빗댄다. 찢어진 사연에 따라 달라지는 바늘땀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저마다 알맞은 간격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이다. 「줄자」에서는 사물에 목소리를 부여해 존재의 가치를 되묻고, 「수선집 아줌마는 성별이 없다」에서는 직업적 경험을 능청스러운 유머로 풀어낸다. 익숙한 사물을 낯설게 바라보는 시선, 말의 중의성을 활용한 재치와 뜻밖의 반전은 헤나의 시를 움직이는 힘이다.

    그러나 이 시집의 웃음 뒤에는 삶의 고단함과 묵직한 사랑이 자리한다. 「감당할 만한」과 「어디까지 왔니」는 장애를 지닌 자녀와 함께 걸어온 시간을 담아내고, 「행복카드」는 선의로 포장된 제도 속에 숨어 있는 차별의 시선을 드러낸다. 「밥 푸는 순서」에서 자식보다 오래 살아야 한다는 어머니의 마음은 특별한 수사 없이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시인은 자신의 경험을 연민의 대상으로 만들지 않고, 삶을 견디며 발견한 존엄과 기쁨으로 바꾸어 놓는다.

    헤나의 시는 고상한 언어로 일상을 장식하지 않는다. 오히려 생활의 말투와 노동의 도구, 소소한 실수와 웃음 속에서 시가 태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해진 옷을 버리지 않고 다시 꿰매듯, 상처 입은 삶에서도 새로운 쓰임과 가능성을 찾아낸다.

    출판사 리뷰

    해진 자리에서 다시 시작되는 삶
    - 헤 나, ??촘촘하게 혹은 느슨하게??



    이송희(시인, 문학평론가)



    1. 삶은 언제나 수선 중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쳐 나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오래 입은 옷에 구멍이 나면 천을 덧대고, 솔기가 터지면 바느질을 다시 한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은 줄이거나 늘리고, 고장 난 지퍼는 어긋난 이빨을 하나씩 맞추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정성껏 수선한 옷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해지고 낡는다. 사람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누구나 상처를 입고, 때로는 관계가 어긋나며, 익숙하게 살아온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순간을 맞는다. 그때마다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방향을 조금씩 고쳐 나간다.
    옷을 수선하는 일에는 세심한 시선이 필요하다. 먼저 어디가 해지고 찢어졌는지 살펴야 하고, 옷감의 성질과 입는 사람의 몸을 헤아려야 한다. 같은 곳이 찢어졌더라도 수선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다. 때로는 촘촘하게 바느질해야 하고, 때로는 움직일 수 있도록 여유를 남겨두어야 한다. 지나치게 팽팽하게 당기면 다시 터지고, 너무 느슨하면 제 모양을 유지하기 어렵다. 촘촘함과 느슨함은 서로 반대되는 상태이면서도 하나의 옷을 완성하기 위해 함께 갖춰야 할 조건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역시 그러하다. 가까이 다가가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상대가 자신의 자리에서 숨 쉴 수 있도록 한 걸음 물러서야 할 때도 있다.
    혜나의 시집 ??촘촘하게 혹은 느슨하게??는 이러한 삶의 이치를 바느질과 수선의 언어로 풀어낸다. 시인의 눈길은 버려진 자투리 천과 고장 난 지퍼, 도마 위의 채소와 신문지, 이름을 고친 도라지와 일상의 도형들에 머문다. 평범한 사물들이지만 그 안에는 사람의 노동과 관계, 사회적 역할과 존재의 가치에 관한 질문이 숨어 있다. 시인은 해지고 어긋난 것에서 삶의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에게 수선은 낡은 것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일이 아니라, 달라진 조건 속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일이다.

    2. 버려진 것들의 자리와 쓸모의 역설

    이유 없이 내가 쓰임 받는 일은 없지요

    못에 걸려 찢어졌어요
    넘어져서 구멍 났어요
    살이 쪄서 해졌어요

    서걱서걱 잘려 나가면서도
    그저 숙명으로 여겨요

    안간힘을 쓰듯 가는 핏줄
    헝크리며 앙탈 부려보아도
    날 선 가위는 힘자랑하지요

    모양대로 자르고
    온몸을 바늘이 찌르고
    무쇠노루발로 밟혀도

    웃음 터트리더니
    어느새 자투리 마을이 생겨나요

    내가 살아온 삶 중에
    자투리로 버려진 삶들
    모두 어디 있을까요?

    지금쯤 어디선가
    또 다른 나를 덧대는건 아닐까요?

    거기서
    존재의 이유를 설명하려 할까요?
    - ?자투리와 노루발? 전문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자투리가 생긴다. 몸에 맞게 천을 자르고 낡은 부분을 도려내다 보면 처음의 온전한 형태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들이 남는다. 「자투리와 노루발」은 그 잘려 나간 천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못에 걸려 찢어지고, 넘어져 구멍이 나고, 살이 쪄서 해진 옷감은 날 선 가위와 바늘, 재봉틀의 노루발을 거치며 다시 잘려 나간다. “서걱서걱”이라는 소리는 수선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하면서도,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잘려 나가는 존재의 아픔을 환기한다. 특히 “무쇠노루발로 밟혀도”라는 표현에서는 옷감을 고정하고 밀어주는 재봉틀의 기능이 누군가를 짓누르는 힘으로 바뀐다. 생활의 도구를 통해 사회에서 경험하는 압박과 배제의 감각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나 시인의 관심은 잘려 나가는 고통에만 머물지 않는다. “어느새 자투리 마을이 생겨나요”라는 구절에서 버려진 천 조각들은 다시 모여 하나의 공동체를 이룬다. 온전한 옷의 형태를 유지하지 못해 밀려났지만, 자투리는 다른 옷의 해진 부분을 메우며 새로운 쓰임을 얻는다. 여기에는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변으로 밀려나는 사람들의 모습도 겹친다. 그렇다고 자투리의 가치를 새로운 쓰임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 그것 역시 한때 옷의 일부였고, 누군가의 삶과 시간을 함께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다른 옷에 덧대어지는 순간에도 자투리는 부수적인 재료가 아니라 그 옷을 이루는 소중한 일부가 된다.
    “내가 살아온 삶 중에/ 자투리로 버려진 삶들”이라는 고백은 옷감의 이야기를 화자 자신의 생애로 돌려놓는다. 누구에게나 지나온 시간 속에서 쓸모없다고 여겼던 순간들이 있다. 실패한 선택이나 이루지 못한 일, 관계에서 밀려난 기억도 그러하다. 그러나 그 시간들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금의 자신을 이루는 한 부분으로 남아 있다. “존재의 이유를 설명하려 할까요?”라는 물음은 버려진 것들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잘려 나갔다고 해서 존재의 의미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시인은 버려진 조각이 다시 누군가의 삶과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네모무늬 도마에서
    야채를 자른다.
    호박 무 감자 당근이
    동그라미 세모 네모가 되었다.

    유리창에 부딪치는 빗방울 바라보며
    생선을 다듬는다.
    고등어 갈치 꽁치 오징어에
    빗금 문신을 했다.

    젖은 운동화를 말리려고
    신문지를 구겨 넣었다.
    어제 아침에는 신문이었는데
    오늘은 신문지가 되었다.
    깔창에 한글이 들어앉았다.
    - ?무늬? 전문

    우리는 일상에서 필요나 편의에 따라 사물을 변형시켜 사용한다. 채소를 먹기 좋게 썰고, 생선에 칼집을 내며, 젖은 신발 속에 신문지를 구겨 넣는다. 모두 생활에 유익을 주는 행동이다. 시인은 이러한 익숙한 행위에서 뜻밖의 형상과 의미를 발견한다. 네모난 도마 위에서 호박과 무, 감자와 당근은 동그라미와 세모, 네모가 되고, 생선의 몸에는 빗금이 새겨진다. 비가 유리창에 남기는 선과 생선에 낸 칼집이 하나의 이미지로 연결되면서 자연의 무늬와 인간이 만든 무늬가 겹쳐진다. 특히 “빗금 문신”이라는 표현은 조리 과정에서 입힌 칼집을 몸에 새겨진 흔적으로 바꾸어 놓는다.
    흥미로운 장면은 신문지가 운동화 속으로 들어가는 대목이다. “어제 아침에는 신문이었는데/ 오늘은 신문지가 되었다”는 구절에는 사물의 이름과 쓰임이 달라지는 순간이 담겨 있다. 세상의 소식을 전하던 신문은 이제 물기를 흡수하는 종이가 되고, 그 위에 인쇄된 글자는 운동화의 깔창에 남는다. “깔창에 한글이 들어앉았다”는 표현은 정보 전달을 위해 존재했던 문자가 전혀 다른 공간에서 새로운 무늬가 되는 장면이다. 신문이 신문지가 되는 순간, 사물의 기능뿐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의 인식도 달라진다.
    이 작품에서 도형과 빗금, 문자는 서로 다른 사물의 표면을 옮겨 다닌다. 채소와 생선, 운동화는 서로 다른 용도를 지녔지만, 인간의 손길을 거쳐 저마다 새로운 무늬를 얻는다. 이러한 결합은 사물의 기능이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필요와 상황에 따라 새로운 의미가 생겨날 수 있음을 일깨운다. 서로 무관해 보이는 사물들이 무늬를 통해 연결되는 과정에는 일상의 사소한 장면에서 뜻밖의 관계를 발견하는 시인의 관찰력이 드러난다.

    내 얘기 좀 들어줄래?

    내가 있던 곳은 깊은 산 속이야
    어느 날 뿌리 채 뽑혀
    마을로 내려왔어
    삼 년쯤 지나니 햇빛을 보게 되었어
    하지만 그것도 잠시 목욕을 시키고
    조청을 듬뿍 발라 사탕발림하더니
    커다란 통에 넣고 끓이는 거야
    깜짝 놀랐어,
    그렇게
    끓였다 식혔다 하기를 다섯 번
    그나마 나는 단맛이라도 보았지
    불쌍한 내 곁뿌리들은 펄펄 끓는 물속에 던지며
    위로랍시고 대추 몇 알만 던져 주는 거야
    정말 도라지가 돌아버리는 상황이지?
    내 사촌 더덕 알지?

    걔도 불쌍하긴 마찬가지야 뽑혀 가면
    홀라당 벗겨서 몽둥이질부터 한대
    눈물 콧물 짜내는 고춧가루를 쳐 발라서
    만신창이 된 몸을 석쇠 맛까지 보게 한대
    하긴 걔나 나나 뭐 다를 게 있겠어
    그거 알아?
    쉿, 이건 비밀인데
    우리 큰집 종손인 산삼은 지금도 어느 산속에 숨어 산대
    십 년 이십 년 삼십 년 그렇게 살다보니
    터줏대감이 되었다나 봐
    종손은 다른가 봐
    누군가 발견하고
    심봤다 소리쳤는데
    뽑힐 때 절까지 받았대
    트렉터 바퀴에
    사정없이 팽개쳐지는 우리는

    꿈도 꿀 수 없는 모습이지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신분상승 시켜준다기에
    콩닥거린 내가 어리석었지
    몸이 흙빛이 되니까
    콩고물로 분장하더니
    나물이나 무침대신
    도라지정과 라고 불러주더라

    ‘개명’ 참 힘들어
    - ?개명? 전문

    이름을 고치면 존재의 가치도 달라지는 것일까. ?개명?은 이러한 질문을 도라지의 목소리로 풀어낸다. 깊은 산속에서 살던 도라지는 뿌리째 뽑혀 마을로 내려온 뒤 갖가지 가공 과정을 거친다. 씻기고, 조청을 바르고, 끓였다 식히기를 반복하는 동안 도라지의 몸은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된다. 곁뿌리들은 끓는 물에 던져지고, 사촌 더덕 역시 껍질이 벗겨지고 두들겨 맞은 뒤 양념을 뒤집어쓴다. 이러한 과정은 사람이 먹을 음식을 만드는 평범한 조리법이지만, 도라지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순간 가혹한 시련의 연속이 된다. “도라지가 돌아버리는 상황”이라는 말장난에는 고통을 웃음으로 바꾸는 해학이 담겨 있다.
    시인은 도라지와 더덕, 산삼을 한 집안의 친척으로 설정하여 이들의 처지를 비교한다. 특히 산삼을 “큰집 종손”으로 부르는 대목은 흥미롭다. 같은 뿌리 식물이지만 산삼은 발견되는 순간 절까지 받는 귀한 존재가 되고, 도라지와 더덕은 거친 손길을 견뎌야 한다. ‘종손’이라는 호칭에는 오래된 가족 질서와 위계의식이 스며 있으며, 이를 식물의 세계로 옮겨놓음으로써 사회적 대우의 차이를 익살스럽게 드러낸다. 마침내 도라지는 콩고물로 단장한 뒤 ‘도라지정과’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는다. 이름은 그럴듯하게 바뀌었지만, 그 과정에서 겪은 고통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개명 참 힘들어”라는 마지막 고백은 도라지의 사연을 인간의 삶으로 넓혀놓는다. 사회에서 사람은 직업과 직책, 가족 안에서의 위치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모습을 요구받는다.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은 ??자아 연출의 사회학??(The Presentation of Self in Everyday Life, 1959)에서 사람들이 사회적 상황에 따라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고 타인에게 주는 인상을 조절하는 과정을 연극에 빗대어 설명했다. 도라지의 개명 역시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으며 자신의 모습을 바꾸어야 하는 인간의 처지와 겹쳐진다. 시인은 ‘신분상승’이라는 말 뒤에 감추어진 노동과 희생을 드러내면서, 사회가 부여하는 이름이 존재의 가치를 온전히 설명할 수 있는지 묻는다.

    3. 익숙한 기준을 벗어나 삶을 다시 바라보다

    부끄러움으로 콩닥콩닥 붉어지고
    불쑥 치오르는 열감으로 붉어진다.

    한 마디 말과 눈빛에도 가슴이 울렁이고
    아무 이유 없이 혼자서 가슴이 뛴다.

    사소한 일에도 민감하고
    웬만큼 큰일도 에이, 그까짓 것 넘겨버린다.

    가끔은 어쩔 수 없는 우울한 마음이 들고
    몇 날 우울의 장벽에 스스로 갇힌다.

    구르는 나뭇잎을 보아도 웃음이 나고
    코미디 프로를 보아도 눈물이 난다.

    사춘기는 청춘의 시작이고
    갱년기는 청춘과 이별이다.
    이제 회춘만 남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

    사람의 몸과 마음은 나이에 따라 변한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 얼굴이 붉어지고, 이유 없이 가슴이 뛰기도 하며, 작은 일에 웃다가도 문득 우울해진다. 시인은 사춘기와 갱년기에 나타나는 신체적·정서적 변화를 나란히 놓고 그 닮은 점과 차이를 살핀다. 부끄러움과 설렘, 열감과 우울, 웃음과 눈물이 서로 뒤섞이는 모습은 어느 한 시기에만 속하는 감정이 아니다. 청춘의 시작과 끝을 구분하는 듯하면서도 시인은 그 경계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춘기는 청춘의 시작이고/ 갱년기는 청춘과 이별이다”라고 말한 뒤 곧바로 “이제 회춘만 남았다”는 뜻밖의 결론을 내놓기 때문이다.
    ‘회춘’은 시간을 거꾸로 돌리겠다는 선언이라기보다 나이를 바라보는 태도의 전환에 가깝다. 흔히 갱년기는 젊음이 끝나고 노년으로 향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시인은 그 이후에도 새로운 설렘과 활력이 찾아올 수 있다고 믿는다. 심리학자 엘렌 랭어(Ellen J. Langer)는 ??늙는다는 착각??(Counterclockwise, 2009)에서 노화에 관한 고정관념과 마음의 태도가 삶의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다. 이러한 관점은 나이에 대한 고정된 인식을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작품과 연결된다. 중요한 것은 젊음을 되찾는 일이 아니라,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삶의 가능성을 닫아버리지 않는 태도이다.
    제목 “그럼에도 불구하고”에는 이미 이러한 태도가 담겨 있다. 몸이 예전 같지 않고, 감정의 기복이 찾아오며, 지나온 시간이 아쉬울 수 있다. 그럼에도 삶에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즐거움과 새롭게 시작할 일이 남아 있다. 시인은 무거워질 수 있는 갱년기의 문제를 경쾌한 반전으로 마무리한다. “이제 회춘만 남았다”는 말은 나이를 부정하는 허풍이 아니라 앞으로의 시간을 향한 유쾌한 격려이다. 청춘을 떠나보낸 자리에 다시 찾아올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작품의 밝은 정서를 이룬다.

    네모는 안정감의 공식이다.
    네모 문 열고 네모 방에 들어가 네모 침대에 눕는다
    네모 책상에 앉아 네모 책 펴고
    네모 컴퓨터의 네모 자판 두드리며
    네모 칸 안에 일상 채워 넣는다

    동그라미는 긍정의 아이콘이다
    태중에 있을 때부터 매우 익숙한 도형이다
    우리 얼굴에도 일곱 개나 있다
    하품을 하는 내 입도, 신호등도
    어느 한 곳도 모난 곳이 없다
    세상은 둥글게 사는 것이라며
    핸들도 우주도 달리는 바퀴도 동그라미

    세모는 애매함의 공식이다
    낮은 곳은 싫다며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좋아하더니

    뾰족한 지붕 끝에 십자가를 이고 있다
    세모는 사람과 친근하다
    도로 곳곳에 서있는 안전판, 맛있는 피자도
    햇볕을 가리는 두 손동작도 세모

    그럼에도
    세모는 왜 동그라미와 가위표 사이에서 중간이라는 별명이 있을까
    처음으로 본 맞선과 결혼
    그때는
    세모를 생각 못하고 물음표도 던지지 못했을까
    - ?네모와 세모? 전문

    네모와 동그라미, 세모는 누구나 알고 있는 단순한 도형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도형들에 저마다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네모에서는 안정감과 질서를 떠올리고, 동그라미에서는 원만함과 긍정을 읽으며, 세모에는 어중간함이나 불확실함을 연결하기도 한다. 이러한 관습적인 인식은 시인의 시선을 거치며 구체적인 생활의 풍경으로 펼쳐진다. 네모난 문과 방, 침대와 책상, 컴퓨터와 자판으로 이어지는 일상은 인간의 생활이 얼마나 네모난 구조에 익숙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동그라미 역시 얼굴과 입, 바퀴와 우주에 이르기까지 친근한 형상으로 등장한다. 시인은 생활 속에서 흔히 마주하는 도형들을 모아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과 연결한다.
    그런데 세모에 이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세모는 높은 곳을 향해 뻗어 오르는 지붕이 되기도 하고, 도로의 안전표지와 피자의 모양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삼각형은 구조적으로 안정된 형태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축물의 뼈대에 삼각형 구조가 널리 활용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도 일상적인 평가에서 세모는 긍정의 동그라미와 부정의 가위표 사이에 놓인 애매한 표시가 된다. 같은 형상이 어떤 맥락에서는 견고함의 상징이 되고, 다른 맥락에서는 판단을 유보하는 기호가 되는 것이다. 사물의 의미가 그 자체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그것을 바라보는 관습과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시의 마지막에서 세모는 맞선과 결혼의 기억으로 이어진다. 인생의 중요한 선택 앞에서 우리는 흔히 좋다거나 싫다는 식의 분명한 답을 요구받는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과 관계가 언제나 동그라미와 가위표로 나뉘는 것은 아니다. 그 사이에는 망설임과 의문, 아직 판단하지 못한 감정도 존재한다. 시인이 “세모를 생각 못하고 물음표도 던지지 못했을까”라고 묻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세모는 결정을 내리지 못한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 서둘러 단정하지 않고 다른 가능성을 살피는 여백일 수 있다. 시인은 익숙한 기호를 통해 지나온 선택을 돌아보면서, 삶의 중요한 순간에 충분히 묻고 망설일 여유가 있었는지를 되짚는다.

    4. 어긋난 삶을 맞추고 다시 길을 찾는 일

    충치가 생겼나
    이렇게 많은 이가 있어도
    단 하나의 일탈도 참을 수 없는지
    입 벌리고 투정하다가
    노루발로 밟히고 그제야 입 다문다.

    맞물려서 돌아가는 톱니바퀴는
    찰나의 오차도 용납 못하지만
    삼십일 중 하루, 나에게 주는 상으로
    정해진 영역에서 일탈한다.

    눈이 안 보이는 아이를 위해
    천 개의 눈 중 하나만 달라고 빌던
    신라 향가<도천수대비가>의
    ‘희명’이라는 여인이 떠오른다.

    고장 난 지퍼 고치다가, 문득
    아버님이 생각난다.
    그곳에서 지퍼는 올리시고 계실까?
    무엇이 그리 급하신지
    버클도 채우지 않으시고 허리띠 동이시니
    지퍼인들 올리시랴, 외출하실 때
    지퍼는 내 담당이다.
    - ?고장난 지퍼? 전문

    지퍼는 수많은 작은 이빨이 맞물려 하나의 기능을 수행하는 도구이다. 그 가운데 하나만 어긋나도 쉽게 열리거나 닫히지 않는다. 시인은 이러한 지퍼의 구조를 인간의 삶과 관계에 겹쳐놓는다. “충치가 생겼나”라는 첫 물음부터 지퍼는 사람의 입과 치아를 지닌 존재로 바뀐다. “단 하나의 일탈도 참을 수 없는지”라는 표현에는 촘촘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가 요구하는 엄격한 질서가 담겨 있다. 그러나 시인은 그 질서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만은 않는다. 한 달 중 하루쯤 자신에게 주는 상으로 일탈한다는 고백에는 빈틈없는 삶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담겨 있다.
    중간에 등장하는 신라 향가 ?도천수대비가?의 이야기는 지퍼의 이빨에서 천수관음의 수많은 눈으로 시선을 옮겨놓는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이 향가는 눈먼 아이를 위해 어머니가 천수관음에게 눈 하나를 청하는 간절한 기도를 담고 있다. 지퍼의 수많은 이빨과 천수관음의 수많은 눈은 서로 다른 대상이지만, 그중 하나의 결핍이 지닌 의미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완전한 맞물림의 질서보다 부족한 부분을 살피고 채워주려는 마음이다. 이러한 인식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아버님의 기억으로 이어진다.
    지퍼를 고치던 손길은 어느 순간 아버님을 돌보던 손길을 불러낸다. 외출할 때마다 지퍼를 올려드리는 일이 자신의 몫이었다는 고백에는 오래 반복된 돌봄의 시간이 담겨 있다. “그곳에서 지퍼는 올리시고 계실까?”라는 물음은 이제는 곁에 없는 아버님을 향한 그리움을 전한다. 지퍼를 올리는 사소한 행위가 가족을 돌보던 손길의 기억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앞부분에서 지퍼는 맞물림과 질서의 문제였지만, 마지막에서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주던 생활의 도구가 된다. 고장 난 지퍼를 고칠 수는 있어도 떠나간 사람과의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럼에도 지퍼를 만지는 손끝에는 아버님과 함께했던 시간이 남아 있다. 평범한 사물이 한 사람의 부재를 환기하는 기억의 매개가 되는 것이다.

    정답을 찾기 위해
    생각하고 고민하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

    허리 수선 하나도
    골반이 큰사람, 골반이 작은 사람
    상황에 따라 다르다.
    구석구석 뒤집고 솔기를 가른다.

    최적의 방법에 다가가려 할 뿐이다.

    아이 맘속에 들어가 보고 싶어요.
    말을 못 하는 아이를 보며 말하던
    장애인부모회 회원 엄마의
    핏기 없는 말이 귓가에 맴돈다.
    맘속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있을까?
    혼잣말을 되뇌며 물음표를 던진다.

    길을 찾으려 애쓸 뿐이다

    삼보일배하며
    장애인 교육에 대한 절절함으로
    팻말을 들고 눈물로 외치던 거리
    걸음걸음 붉은 어미 마음을 수놓는다

    최선을 찾으려 했을 뿐이다

    수레바퀴처럼 한길로만 굴러가는 나는
    여전히 생각을 수선 중이다

    삶의 수레 안에 무엇을 채워야 할까?

    여기저기 기웃거리지만 허기가 진다.
    마음속에서 잠겨있는 말문의 자물쇠
    그 열쇠라는 정답을 찾기 위해 수선 중이다.
    - ?수선 중? 전문

    옷을 수선할 때에는 정해진 방법만을 고집할 수 없다. 같은 허리 수선이라도 입는 사람의 체형과 옷감의 성질에 따라 손보는 방식이 달라진다. 때로는 솔기를 뜯고 안쪽을 뒤집어 살펴야 비로소 고칠 방법이 보인다. 이러한 수선의 경험은 삶의 문제를 풀어가는 태도로 이어진다. “정답을 찾기 위해” 시작된 고민은 곧 “최적의 방법에 다가가려 할 뿐이다”라는 고백으로 이어진다. 중요한 것은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저마다 다른 조건과 사정을 살피면서 그 순간에 필요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장애 자녀를 둔 어머니의 목소리에서 구체적인 현실과 만난다. “아이 맘속에 들어가 보고 싶어요”라는 말에는 자녀의 마음을 알고 싶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부모의 안타까움이 담겨 있다. 이어 장애인 교육을 위해 거리에서 삼보일배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개인의 고통이 사회적 문제와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은 교육의 권리와 삶의 조건을 바꾸려는 사회적 요구로 이어진다. 이때 수선은 타인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더 나은 삶의 조건을 마련하려는 실천으로 의미가 넓어진다.
    시인은 끝내 자신이 “여전히 생각을 수선 중”이라고 고백한다. 삶의 문제는 한 번 해결했다고 해서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 조건이 달라지고, 어제의 해답이 오늘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생각을 수선한다는 것은 자신이 옳다고 믿었던 판단을 다시 살피고,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문제를 바라보며, 필요하다면 익숙한 방식을 고쳐 나가는 일이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말문의 자물쇠’와 ‘열쇠’는 타인의 마음에 다가가려는 노력이 여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수선은 한 번의 손질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달라지는 자신과 세상을 다시 살피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5. 촘촘함과 느슨함 사이에서

    혜나의 시집에서 바느질과 수선의 언어는 삶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선이 된다. 시인은 사물의 겉모습이나 정해진 쓰임에 머무르지 않고 그 안에 깃든 사람의 시간과 감정을 읽어낸다. 버려진 사물에 목소리를 부여하고, 익숙한 생활의 장면에서 뜻밖의 질문을 끌어낸다. 의인화와 말놀이, 해학적인 표현은 평범한 생활의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며, 삶의 고단함을 놓치지 않는 시인의 개성을 드러낸다. 이 시집의 또 다른 특징은 삶의 문제를 섣불리 단정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도형의 의미는 놓인 자리에 따라 달라지고, 나이가 들어가는 일에도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 수선하는 방법이 옷마다 다르듯 사람의 삶에도 하나의 정답만 존재하지 않는다. 시인은 완전함을 강요하기보다 서로 다른 사정과 형편을 살피고, 그곳에 이르기까지 감당해야 했던 시간과 노동, 누군가를 위해 내어준 손길에 마음을 기울인다.
    ??촘촘하게 혹은 느슨하게??라는 제목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생각하게 한다. 관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촘촘하게 마음을 써야 할 때도 있지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느슨하게 놓아주어야 할 때도 있다. 지나치게 당기면 천이 찢어지고, 느슨하기만 하면 솔기가 풀리듯 함께 살아가는 일에도 저마다 알맞은 간격과 손길이 필요하다. 혜나의 시가 말하는 수선은 흠 없는 삶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흠이 생긴 자리에서도 다시 이어갈 방법을 찾는 일이다. 그렇게 시인은 삶의 어긋난 자리에 다시 바늘을 가져간다. 해진 자리를 살피고 새로운 땀을 뜨는 동안 삶은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이어진다.



    이송희

    저자 소개

    헤 나

    -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결성 향교 문학동아리2년
    -충남도청 인권작품 에세이부문당선
    -모월모시 동인활동
    -충남작가회의 작가마루 신인상

    책 속에서

    못 만지는 곳이 없다
    -밑 길이는 어떠세요
    -아줌마가 만져 보세요
    수선집 아줌마는 여자가 아닌가 봐

    -점퍼 손목 밴드 바꿔도 주시나요?
    -손 한 번 잡아 볼게요
    얼결에 외간 남자의 손목을 잡고 말았다
    수선집 아줌마는 여자가 아니야

    칼 가위 망치를 쓴다
    색색의 실로 성형수술까지 하는 전문의다
    바지 길이를 고민하는 남자 어른들은
    한 마디면 일 초도 안 걸리고 결정한다
    -수직으로 똑 떨어지면 오빠, 주름이 잡히면 아저씨래요
    심리 상담도 진료 과목이다

    -다림질해 줄 수 있어요?
    성큼 들어선 손님의 얼굴엔 꼭 해주세요
    간절함이 묻어났다
    당연히 겉옷인 줄 알았는데
    훌훌 벗어 준 것은 와이셔츠였다

    다림질하는 동안 손님은 상의를 탈의 한 채 서 있고
    나는 눈길을 돌리지 못하고
    다림질해 주었다

    이쯤 되면
    수선집 아줌마는 성별이 없는 것이 확실하다

    -「수선집 아줌마는 성별性別이 없다」 전문




    시멘트 바닥에 문질러서 낡은 바지
    일부러 만들었어요
    찢어지지 않게만 해주세요
    땀수를 넓게 박음질한다

    헛디뎌서 넘어져 찢어진 바지
    실수로 구멍 났어요
    촘촘히 누벼 주세요
    땀수를 좁게 박음질한다

    한때는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가더니
    요즘엔 경보하듯이 종종거린다

    귀밑머리가 희어지고 있지만
    이제는 웃음도 눈물도 챙겨보며
    땀수 넓게 내 삶을 들여다본다
    바느질도 삶도
    촘촘하게 혹은 느슨하게

    「촘촘하게 혹은 느슨하게」전문







    이유 없이 내가 쓰임 받는 일은 없지요

    못에 걸려 찢어졌어요
    넘어져서 구멍 났어요
    살이 쪄서 해졌어요

    서걱서걱 잘려 나가면서도
    그저 숙명으로 여겨요

    안간힘을 쓰듯 가는 핏줄
    헝클어지며 앙탈 부려보아도
    날 선 가위는 힘자랑하지요

    모양대로 자르고
    온몸을 바늘이 찌르고
    무쇠 노루발로 밟혀도
    웃음 터트리더니
    어느새 자투리 마을이 생겨나요

    내가 살아온 삶 중에
    자투리로 버려진 삶들
    모두 어디 있을까요?

    지금쯤 어디선가
    또 다른 나를 덧대는 건 아닐까요?

    거기서
    존재 이유를 설명하려 할까요?

    -「자투리와 노루발」전문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어깨 좁은 여자 어깨 넓은 남자
    12 사는 것과 살아내는 것
    14 세탁소와 손님
    16 수선집 아줌마는 성별性別이 없다
    18 사심이 들어간 순서 바꿔치기
    20 촘촘하게 혹은 느슨하게
    22 자투리와 노루발
    24 줄자
    27 돋보기안경
    29 하늘도 있었지
    33 전처리前處理
    35 방충문 너머 한밤의 바깥





    제2부 어디까지 왔니
    40 감당할 만한
    42 어디까지 왔니
    44 특별한 선물
    46 속마음
    48 행복카드
    51 조기
    53 슬기로운 윗집 생활
    55 여자 하나 엄마 하나
    58 그려
    60 무장애 나눔 길
    63 밥 푸는 순서
    65 세탁소를 접으며 1





    제3부 숨기고 싶은 것은 이름이 두 개
    68 거품
    70 우유가 먼저다
    72 낡아가는 뼈들 사이사이
    75 무늬
    76 그러니까
    78 비밀
    80 만큼
    81 정직한 거짓
    82 시든 오후
    84 짝이 필요한 이유
    86 개명
    89 잠
    92 세탁소를 접으며 2







    제4부 나만 그럴까
    96 선견지명
    97 그리움입니다
    101 내 언니
    103 날개옷이 없어서
    105 다리 안 떠는 남자
    107 한 움큼씩
    109 고맙습니다
    111 명절
    113 반려견 의자
    115 달팽이 두 마리
    117 다림질하다가
    119 환골탈태
    119 의사도 아닌데







    제5부 생각 수선 중
    122 그럼에도 불구하고
    124 드라이아이스
    126 마지막 잎새
    128 네모와 세모
    130 소심한 세모 2
    132 자존감 업
    134 말 바꾸기
    135 나만 그런가-
    137 좋은 일 했다
    139 고장 난 지퍼
    141 수선 중
    147 잠
    149 달인
    ■ 작품 해설
    151 해진 자리에서 다시 시작되는 삶_이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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