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를 계급 없는 사회로 대체하기 위한 필수적 수단으로 보지 말아야 하다고 하는 주장에 도전하는 논문들을 모아 엮은 책. 이 책에 실린 논문들은 주로 세가지 쟁점에 집중하고 있다. 첫번째는 20세기의 개시 이래 노동인구의 구성비율상 육체 노동자가 감소하는 장기적 경향을 중간 계급의 성장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이며, 두번째는 화이트칼라 노동자의 성격에 대한 논의이다. 세번째로는 1979년 이래 영국 노동당이 경험한 연속적 선거 패배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했다.
출판사 서평
이제는 노동자 계급에게 \"안녕\"을 말할 때라는 주장은 선진 자본주의 나라들의 좌익들에게 널리 퍼져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노동자 계급은 사회적·정치적 생명을 다했다\"며 이제는 노동자 계급? 중심성에서 탈피해 시민운동(또는 주민운동)으로의 확장을 내걸고 있다. 즉 계급 편협성에서 벗어나 더 광범한 대중을 운동의 영역으로 흡수해야 한다는 논리다.
\"80년대 후반부터 드러난 한국 사회의 변화는 … 계급 운동, 계급 대중조직만으로는 근본적인 변혁을 이루는 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체제 내적으로 전개되는 시민(주민)...
이제는 노동자 계급에게 \"안녕\"을 말할 때라는 주장은 선진 자본주의 나라들의 좌익들에게 널리 퍼져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노동자 계급은 사회적·정치적 생명을 다했다\"며 이제는 노동자 계급 중심성에서 탈피해 시민운동(또는 주민운동)으로의 확장을 내걸고 있다. 즉 계급 편협성에서 벗어나 더 광범한 대중을 운동의 영역으로 흡수해야 한다는 논리다.
\"80년대 후반부터 드러난 한국 사회의 변화는 … 계급 운동, 계급 대중조직만으로는 근본적인 변혁을 이루는 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체제 내적으로 전개되는 시민(주민)운동을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극복을 향한 주민운동\"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주장들에 대해 전면으로 반박한다.
한국뿐 아니라 선진 자본주의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무직 노동자의 양적 증가와 사무직 노동운동의 급속한 발전을 전체 노동자 계급의 성장이라기보다는 노동자 계급의 파괴로 여겨졌다. 그러나 사무직 노동자의 증가는 자본축적의 필요가 바뀜에 따라 노동자 계급 직업구조의 재조직과 재구조화가 이루어진 결과이며 자본의 변화하는 필요에 따른 노동자 계급의 변형이라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노동자 계급은 결코 어떤 고정된 직업구조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 구조는 자본축적의 필요가 바뀜에 따라 변화해 왔다. 위기의 시대들은, 비효율적 부문들이 무너지고 파산한 자본들은 인수되며 새로운 부문들과 더욱 효율적인 자본들이 그 자리에 대신 들어섬에 따라 노동자 계급 직업구조의 재조직과 재구조화가 이루어지는 시기로 볼 수 있다. 어떤 일자리가 없어지고 다른 일자리가 만들어짐에 따라 노동자 계급 자신도 이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알렉스 캘리니코스와 크리스 하먼은 \"마르크스 사후의 자본주의에서 일어난 변화들이 과연 자본과 임금노동 사이의 계급 적대를 갈수록 현대 사회의 사회구조와 무관한 것으로 만들었는가\"를 핵심적으로 제기한다.
이 책은 세 가지 쟁점에 집중한다. 첫째 쟁점은 \"20세기 개시 이래 노동인구의 구성비율상에서 볼 때 화이트칼라 노동자가 증가하고 육체노동자가 감소하고 있는 장기적 경향에 관한 것이다.\" 과연 이것은 중간 계급의 성장을 의미하는가?
둘째, \"1970년대 초 이래 계속된 세계적 경기 침체는 과연 서구에서 노동자 계급을 없애버릴 \"탈산업화\"의 과정을 열어 젖혔는가?\"이다.
셋째, 선거를 중심으로 계급구조와 정치행동 사이의 연관성을 해명하는 문제이다.
이처럼 영국에서 벌어진 계급 논쟁은 한국에서도 시차를 두고 유사한 양상으로 반복되었다. 아마 독자들은 영국이라는 조건을 무시하더라도 저자들이 제기한 세 가지 쟁점이 쉽게 다가올 것이다. 왜냐하면 90년대 한국에서 전개된 논의와 너무나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국에서도 화이트칼라의 출현과 더불어 등장한 현실과 이론이라는 격차를 상당 부분 해소시켜 줄 것이다. 의사, 간호사(원), 교사, 언론인, 전문 경영인 등등 그들이 어떤 계급의 구성원일까라는 문제를 바라보기만 해도 이 책은 흥미를 더해 준다.
저자 서문중에서
계급 문제는 1980년대의 주요한 정치적 쟁점 중의 하나였음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이 문제는 다음과 같이 불합리한 형식 속에서 제기돼 왔다. 즉 좌익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이제 계급 적대가 더 이상 사회의 근본적 분할선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또 특수하게는 노동자 계급이 쇠퇴하고 있어서 이 계급이 ― 마르크스가 지적한 ― 사회주의 혁명의 담당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주장들이 나올 수 있었던 근거는 1970년대 이래 영국과 미국, 그리고 선진 자본주의 세계의 나머지 나라들에서 노동운동이 겪은 패배다. 이들은 마가렛 대처 정권의 제1기 동안에, 프랑스 작가 앙드레 고르즈(Andr Gorz)의 책이 영어로 번역되고 ≪맑시즘 투데이≫(Marxism Today)에 영국 공산당 소속 역사가인 에릭 홉스봄이 쓴 일련의 기사들이 실리면서 영국에서 처음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 이후의 사건들, 특히 1984∼85년 사이의 광산 노동자 파업의 패배와 1983년과 1987년 총선거에서 노동당이 겪은 연이은 패배 등은 노동자 계급이 사회적·정치적 세력으로서 생명을 다했다는 관념에 신빙성을 더해 주는 것으로 보였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이런 관념의 저변에는 언제나 어떤 정치적 전략이 들어 있었다. ≪맑시즘 투데이≫에서 일하는 홉스봄과 그의 동료들에게 노동자 계급이 쇠퇴하고 있다는 주장은, 대처주의에 대항하는 방법으로 그들이 내놓은 \"범민주주의 동맹\"이라는 전략을 사민-자유당 연합(SDP-Liberal Alliance)만큼 우익적으로 확장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용됐다. 1983년 선거에서 참패하고 나서 닐 키녹(Neil Kinnock)이 노동당의 지도자가 된 이래 ≪맑시즘 투데이≫가 수행한 '계급 정치'에 대한 공격은, 키녹이 당 내의 전투적 경향과 다른 사회주의자들을 쉽게 공격할 수 있도록 도와 줬다. 또 이것은 키녹이 노동당을 에릭 헤퍼에 의해 \"SDP 표지 2\"라고 ― 적절히 ― 이름 붙여진 경향으로 끌고 가려 했을 때 그것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해 주었다.
1987년의 총선거에서 노동당이 연속 세 번째의 패배를 맛보자 앤드류 갬블은 \"사회적 추세가 점점 보수당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고\" 노동당의 기반은 갈수록 북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그리고 웨일즈 등 쇠퇴하는 산업 지역에 국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을 통해 그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노동당이 분명한 사회주의적 정책 내용을 거의 갖지 않는 광범한 개혁 정당이 되도록 압력을 가하는 힘들은 거역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개인적 시민권의 확장을 노동당의 핵심 정책으로 삼고 대처 정부가 이미 이룬 많은 변화들을 인정하며 경제 정책에서 노동당 집단주의의 잔재를 좀더 약화시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본서에 실린 세 편의 논문들은 모두 다음과 같은 주장, 즉 현대 자본주의의 사회적 구조 변화를 위해서는 사회주의자들이 더 이상 계급투쟁이라는 것을 자본주의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념 도구로, 또 자본주의를 계급 없는 사회로 대체하기 위한 필수적 수단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 주장에 도전한다. 말하자면 이 논문들은 키녹과 영국 노동운동 내의 그의 지지자들의 정치에 대항하는 투쟁의 일환으로 쓰여진 것들이다.
홉스봄과 그의 동료들의 관념이 좌파에게 비교적 쉽게 또 널리 받아들여지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심지어 많은 사회주의자들조차 공유하고 있는 혼란 ― 즉 계급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광범하게 퍼져 있는 혼란 ― 때문이다. 계급에 대한 상식적 견해들 ― 바로 이들이 흔히 현학적 사회학 이론들의 기초다 ― 은 사회의 실질적 분할을 이해하지 못하게 막는 장애물이다. 그런데도 이런 견해들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은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적 영향력이 많은 사회주의자들에게까지 미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 상식적 견해들의 공통점은 사회의 특정한 표피적 현상들에 사로잡혀 이 현상들과 계급을 동일시한다는 점이다. 이 현상들 가운데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신분(status), 직업, 그리고 수입 등일 것이다. 신분은 일차적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사회적 입장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하는 문제와 관련돼 있다. 한 사람이 신분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미세하게 등급 지워지는 사회적 지위 ― 즉 사회적 서열과 그것에 수반되는 속물적 상급자 숭

목차
옮김이 서문을 대신해서
― 과연 노동자 계급에게 안녕을 말할 때인가? / 폴 켈록 ...8
저자 서문 / 알렉스 캘리니코스 ...20
제1장 \"신중간 계급\"과 사회주의 정치 / 알렉스 캘리니코스...41
노동자 계급? ― 광의의 정의인가 협의의 정의인가?...51
신중간 계급의 성격...61
이데올로기적·정치적 결론들...85
결론...106
제2장 경기침체 이후의 노동자 계급 / 크리스 하먼 ...111
육체 산업 노동자 계급...115
육체직 서비스 노동자 계급...123
\"전통적\" 노동자 계급의 전반적 상태...126
\"주변적\" \"고용인 계급\"의 성장...131
화이트칼라 노동자 계급...140
신중간 계급...151
중간급 화이트칼라 노동자...157
결론...165
제3장 노동자 계급은 어떻게 투표하는가 / 크리스 하먼...169
부록 ― 에릭 올린 라이트의 책 ≪계급들≫에 대한 논평...181
도표...193
찾아보기...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