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의 가사 분담 이야기. 버클리대 사회학과 교수가 맞벌이 부부 열 두쌍 가정의 생활을 면밀히 관찰하고 50쌍의 부부를 인터뷰하여 현미경을 들여다보듯 자세히 조사한 연구결과를 펴내었다. 남편과 똑같이 직장일을 마치고 귀가하고도 가사를 도맡는 현실에 울분하는 여성, 바느질도 밥도 못하는 척하는 전략으로 남편을 가사로 끌어들이는 여성 등 가사분담을 둘러싼 갖가지 `실화`와 `비화`가 담겼다. 맞벌이 부부가 가사분담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는 사회·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남편의 가사분담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 있다. 남편과, 결혼을 약속한 남자와 함께 읽어볼만하다.


출판사 서평
맞벌이 부부 삶 속으로 들어간 저자의 12년 관찰 보고서
[돈 잘 버는 여자 밥 잘 하는 남자-맞벌이 부부의 가사분담 이야기(원제: The Second Shift)]는 맞벌이 부부들의 가사분담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원제에서 드러나고 있듯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맞벌이 부부, 특히 가정일과 직장일을 병행하고 있는 일하는 여성들의 '2교대 근무' 현실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1976년부터 1988년까지 열두 가정에 직접 들어가서 맞벌이 부부의 생활을 지켜보았을 뿐만 아니라 50쌍의 맞...
맞벌이 부부 삶 속으로 들어간 저자의 12년 관찰 보고서
[돈 잘 버는 여자 밥 잘 하는 남자-맞벌이 부부의 가사분담 이야기(원제: The Second Shift)]는 맞벌이 부부들의 가사분담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원제에서 드러나고 있듯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맞벌이 부부, 특히 가정일과 직장일을 병행하고 있는 일하는 여성들의 '2교대 근무' 현실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1976년부터 1988년까지 열두 가정에 직접 들어가서 맞벌이 부부의 생활을 지켜보았을 뿐만 아니라 50쌍의 맞벌이 부부를 집중적으로 인터뷰했다. 12년 동안의 조사·연구 결과, 저자는 치솟는 이혼율 뒤에는 맞벌이 부부의 가사분담 문제가 부부간에 첨예한 이슈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아냈다.
가정의 경제적 필요에 의해서든 여성의 자아실현을 위해서든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그렇다면 가사분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저자는 \"남편에게 항복하라 그러면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행복한 아내가 될 수 있을 것이다\"는 선정적인 대안도, \"남자와 여자는 생물학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경제활동 과정에서 나타난 차별은 여성들이 감수해야 한다\"는 무책임한 대안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다큐멘터리를 보여주듯이 맞벌이 부부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문제, 자기 가족의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게 하고 치유하게 한다.
저자는 맞벌이 부부가 가사분담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는 사회·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남편의 가사분담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산업사회 초기에 아내들이 가사를 도맡음으로 해서 남편들이 산업사회로 잘 이행하고, 직장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이제는 남편들이 가사분담을 통해 아내들이 산업사회로 잘 이행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사분담, 불평등을 은폐하는 가족신화를 깨는 혁명
2000년 5월 결혼포털서비스업체인 \"오케이러브(www.oklove.net)\"가 남녀 회원 52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남성 응답자의 92.4%가 맞벌이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응답자(85.7%)보다 훨씬 높은 수치였다.
이렇게 많은 남성들이 맞벌이를 원하고 있는 것과 달리 현실에서는 대부분의 남편들이 아내의 사회 활동을 이해하지만 가사나 육아는 아내가 담당해야 한다고 믿는다. 가사분담을 하더라도 아내의 일을 도와준다는 정도이지, 자기가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직장일을 하는 여자들 역시 무의식적으로 가사는 여자의 몫이라 생각하고 있고, 남편이 집안일을 잘 도와줄 경우, 자신은 \"운이 좋다\"고 느낀다.
그러나 남자들은 아내가 직장에 다니면서 집안일을 많이 \"분담\"한다고 해서 자신을 \"운이 좋은 남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똑같이 맞벌이를 하면서 가사를 더 많이 분담하면서도 여자들이 오히려 운이 좋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저자는 그 이유를 가부장적인 가정·직장 구조, 그리고 가정 자체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만 치솟는 이혼율을 낮출 수 있고,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고 믿는다. 저자는 우선 부부 스스로 만들어내고 유지·재생산하고 있는 \"가족신화 매커니즘\"을 깨뜨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본문에 등장하는 니나와 피터 타나가와 부부의 경우, 남편보다 봉급을 훨씬 많이 받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니나는 여자인 자신의 유능함이 남편의 기를 죽이지나 않을까 우려해서 가사와 육아를 도맡다시피 한다. 이들 부부의 가족신화는 \"본래 여자가 남자보다 아이를 잘 보살피고, 가사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들 부부가 자신들이 만든 가족신화를 깨뜨려야만 부부간의 갈등이 해소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고 믿는다.
지연된 혁명의 시대, 맞벌이를 하며 산다는 것
맞벌이 가정이 시대적인 조류로 자리잡고 있는데도 가사와 육아의 몫은 여전히 여성에게 지워져 있다. 저자에 의하면, 맞벌이 부부가 직장과 가정에서 일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았더니 아내가 남편보다 1년에 한 달 더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일하는 아내들이 1년에 13달 일을 한다는 데 있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아내들이 직장일과 가사·육아에 시달림으로써 사심 없이 남편과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는 여유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가사와 육아 책임을 면제받는 만큼 남편들은 아이 키우는 재미를 누릴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고, 가정에서 소외되고 있다. 경제적 풍요를 가져다준 맞벌이가 오히려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근간마저 흔들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런 사례들이 가감없이 드러나고 있다.
예컨대 \"슈퍼우먼 신화로 도망친 페미니스트\" 낸시는 가사분담 문제로 남편과 끊임없이 갈등하다가 마침내 '가사분담 투쟁'을 포기하고 살림과 육아를 모두 떠맡는다. 낸시는 수많은 가사 중에서 개를 돌보고 자동차를 수리하는 일만 하는 남편이 그래도 다른 남자보다고 낫다고 생각하면서 \"억지로\" 자신들은 평등한 부부라고 믿는다. '여자에게 일은 이혼을 대비한 보험'이라 생각하는 아니타는 집안일을 잘할 수 있으면 직장에 다니라는 남편에게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한 채, 이혼할 경우에 발생할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장일에 더 매달린다. 낸시와 아니타의 가사분담 포기는 갈등 해결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사분담 문제를 둘러싼 이들의 갈등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일 뿐이다.
집안일, 여자는 덜 하고 남자는 더 하라
행복한 결혼 생활의 조건은 경제적 여유, 부부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의 존재, 서로 비슷한 욕구와 가치관이다. 여기에 덧붙여 남편과 아내의 가사와 육아에 대한 가치관이 같으냐 다르냐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많은 여성들이 전업주부 역할에서 벗어나면서, 주부의 일이 평가절하되고, 가사는 저임금으로 고용한 가정부와 베이비시터, 탁아교사에게 떠맡겨지고 있다. 소수 민족의 문화가 주류 문화에 의해 침식될 때와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주부의 역할은 처음에는 남성에 의해 그리고 지금은 여성들 자신에 의해 평가절하되고 있다.
저자는 여성들이 남성과 동등해졌기 때문에 가족을 돌보는 것이 무가치한 일이 된다면, 그러한 남녀평등은 공허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거창한 페미니스트적 관점에서 대안을 제시하는 대신 가사분담이라는 구체적 문제에 천착한다. 그리고 그가 내린 결론은 \"지난 40년간 많은 여성들이 경제활동 속으로 역사적인 이동을 해나갔다. 이제는 한 세대 남성 전체가 집안일 속으로 역사적인 이동을 해야 할 때\"라며 남자들의 실천을 강조한다. 저자는 일하는 아내들에게 \"아내들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다 하고 있기 때문에 육아를 포함한 가사를 남편과 분담해야만이 가정에서 남녀평등은 물론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고 충고한다. 아울러 가치관의 급격한 쇠퇴 속에서 경제전선에도 쉽사리 뛰어들지 못하고 갈등하는 전업주부,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 젊은 여성들이 이 책을 통해 가사를 분담해줄 좋은 남자를 만나는 '행운'을 넘어선 해결책을 찾기를 바란다.
꼭 남편과 함께 읽어야 할 책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12쌍의 맞벌이 부부, 특히 아내들이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 부부의 생활을 통해, 나 자신은 어떤 유형인지, 내 남편은 누구의 경우와 비슷한지, 우리 가족이 만들어가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