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한국중세사회 해체기의 제문제>등의 저서를 발표한 서울여대 사학과 정연식 교수의 저작. 저자는 역사학이란 과거의 인간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 살냄새와 숨소리를 전해주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정보통신부 기관지 <정보와 통신>에 약 2년간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엮은 것으로, 조선 시대 이름 없는 옛사람들의 서러움과 즐거움, 한숨소리와 웃음소리를 여러분께 생생하게 전달하여 줄 것이다.
출판사 서평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서술한 생활사
“생활사란 거대담론으로 구성되는 지배적 역사서술방식을 해체하여 역사적 경험과 생활방식을 재구성하는 연구이다.”
(알프 뤼트케)
오늘날 '생활사'는 역사학을 구성하는 한 분야로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물론 프랑스에서는 구조사학, 독일에서는 일상생활사,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신문화사, 이태리에서는 미시사라는 이름이 선호되었지만, 각각의 특징을 모두어 생활사라고 부르는 데는 커다란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이러한 흐름에서 많은 역사학자들은 서구에서 '생활사' 연구의 시작을 페...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서술한 생활사
“생활사란 거대담론으로 구성되는 지배적 역사서술방식을 해체하여 역사적 경험과 생활방식을 재구성하는 연구이다.”
(알프 뤼트케)
오늘날 '생활사'는 역사학을 구성하는 한 분야로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물론 프랑스에서는 구조사학, 독일에서는 일상생활사,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신문화사, 이태리에서는 미시사라는 이름이 선호되었지만, 각각의 특징을 모두어 생활사라고 부르는 데는 커다란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이러한 흐름에서 많은 역사학자들은 서구에서 '생활사' 연구의 시작을 페르낭 브로델의 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서구에서 본격적인 생활사 연구는 20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셈이다.
'생활사'는 이제 우리 국사학계에서도 낯설지 않은 개념이 되었다. 1996년에 한국연사연구회에서 공동집필하여 출간한 (청년사) 이래, 생활사를 표방한 수많은 역사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책들은 정확한 사료를 근거로 제시하지 못하면서, 과거 역사의 피상적인 일면만을 조합한 형식으로 머무르고 있다. 이번에 한국역사연구회의 회원인 정연식 교수(서울여대 사학과)가 펴낸 은 철저한 역사적 고증과 분석의 토대에서 옛사람들의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
옛사람의 살내음을 담은 생활사
“훌륭한 역사가는 전설에 나오는 식인귀 같아서 사람의 살냄새를 찾아다닌다.” (마르크 블로크)
정연식 교수는 의 머리말에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옛사람들의 삶의 자취를 더듬으면서 그들의 살내음까지 맡고 싶다고 했다.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사소한 일상을 그려줌으로써 실제 역사를 구성하는 생활의 토대를 재구성하려 한 것이다.
이 책에는 기존의 역사학에서 다루지 않았던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기생이나 중, 또는 평범한 여인네들이 그들이다. 그런가 하면 무시무시한 형장의 풍경이 펼쳐지기도 하고, 담배가 일상 생활에 미친 영향이 그려지기도 한다.
물론 추사 김정희나 북학파였던 초정 박제가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이때 그들은 마마로 얼굴이 얽어 고민하는 모습이거나 묘향산을 유람하는 평범한 유람객으로 묘사된다. 그들이 자잘한 일상생활에서 느꼈던 즐거움과 서러움, 웃음소리와 한숨소리까지 담아내려 한 것이다.
역사의 대중화를 겨냥한 생활사
“사람의 삶이 빠지고 나면 역사학의 설자리도 없어진다.” (정연식)

출판인들은 흔히 베스트셀러의 조건 가운데 하나로 '3시간만에 읽을 수 있는 책'을 꼽는다. 가독성과 재미, 그리고 분량에 대한 다른 표현인 듯싶다. 이런 책들은 소설 등의 문예물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역사책을 3시간만에 읽을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역사책을 소개하거나 홍보, 광고한다면 많은 이들은 이 책을 그저 그런 역사소설이나 역사 에세이 정도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생활사를 표방하고 있는 많은 역사책의 경우 검증되지 않은 역사적 사실을 무분별한 상상력으로 덧칠한 한계를 좀처럼 벗어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도 《일상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 1》은 특이한 책이다.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정확한 사실과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저자는 2년여 동안 수십 번에 걸쳐 원고를 보완하고 수정하면서 이 책을 완성했다.
그러면서 저자가 내내 염두에 둔 것은, 풍부한 예를 생생하게 들면서도 핵심을 짚어 간결하게 서술함으로써 전공자가 아닌 일반 독자들도 역사에 흥미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소신이었다.
실제로, 출판시장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시리즈와 비교해보아도 《일상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는 그보다 더 친근하게 독자 대중에게 다가갔다는 점에서 역사의 대중화에 한층 성공한 역사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와의 나눈 짧은 대담
-왜 생활사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복되는 자잘한 일상사 속에 파묻혀 살고 있다. 이 반복되는 사소한 것들의 역사가 생활사이다. 수백 년 동안 변함없이 반복되는 이 일상사는 지금까지 대부분 오래된 역사책의 책갈피 속에 매몰된 채 내버려져 있었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그것은 하찮은 일로 치부되어 있었던 것이다. 나는 우리에게 그것을 하찮은 것이라고 무시해버릴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이 있다면?
나는 이름 없는 옛사람들의 서러움과 즐거움, 한숨소리와 웃음소리를 가능한 한 생생하게 전하고자 했다. 어차피 역사학은 인간의 삶을 다루는 학문이고, 과거의 인간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 살냄새와 숨소리를 전해주는 매개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제목에 '1' 자가 붙은 것으로 보아 2권도 나올 예정인 것 같은데?
9월 하순이나 10월 초순 정도에 2권이 나올 것 같다.
-2권에서 다룰 내용을 미리 밝힌다면?
1권에서 다루지 않았던 '노비의 삶, 조선시대에는 이혼을 어떻게 했는지, 끼니는 어떻게 때웠는지, 뒷간(화장실)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등을 2권에서 다룰 예정이다.
저자 소개
정연식
지은이 정연식은 1956년 서울 출신.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에서 문학사와 문학석사 학위를 받은 뒤, 〈조선 후기 '역총'의 운영과 양역변통〉으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한신대학교,덕성여자대학교,서원대학교 등에 출강하면서, 서울대학교 규장각에서 학예연구사를 역임했다. 지금은 서울여자대학교 사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공저) 《한국중세사회 해체기의 제문제》(공저) 《균역법 연구》(근간)가 있으며, 논문으로 〈조선조의 탈것에 대한 규제〉〈조선시대의 시간과 일상생활〉〈조선시대의 끼니〉〈화성의 방어시설과 총포〉 등이 있다.

목차
서문
1. 말을 알아듣는 꽃, 기생
춤과 노래는 천민의 일
마루지킴이가 방지기로
버들과 기생의 도시, 평양
이렛를 풍미한 기녀들
서글픈 노류장화
기녀의 버선
공공의 물건이니 데려가지 마라
기생 차?지 다툼의 유구한 내력
기생의 존재 이유
방기가 고우면 객사 지붕의 까마귀도 예쁘더라
천하제일관은 화류관이라
2. 조선 여인들의 평생 소원, 쌍가마
장희빈 옥교 사건
가마에도 등급이
쌍가마 호사에 권마성 흥겨워라
아름다운 삼마 태수
고문상자에 실리다
김종서와 황보인의 초헌
안롱 들고, 길비켜라!
너도나도 가마타기
3. 말 탄 아낙네, 나귀 탄 선비
말을 타려면 말군을 입어야지!
부와 권위의 상징, 말
육족이 갖춰져야 나들이를 하지
줏대 샌 조랑말
선비의 표상, 나귀
은사의 상징, 소
4. 괴로워라, 중 노릇
중은 백성도 아니다
공자님이 돌보지 않으니
환락과 퇴폐의 소굴 불교에 호의적이었던 왕들
절에 맡겨진 온갖 잡일
헐레벌떡 종이
지긋지긋한 양반네들
팔반천인
5. 마마신의 저주
마마의 이름
죽기 아니면 얽기
노여움 많으신 마마님
마마 앞에선 임금님도 줄행랑
허준이 당상관에 오른 이유
의학자들에게 내린 마마신의 저주
6. 악처 열전
평생 근심, 악처
공처가는 가정의 수호자
무서운 아내들
조선시대의 자유부인
선비는 잠자리에서도 조심하라
무서운 아내보다는 모자란 아내가 낫다
위대한 여성
7. 아! 고달픈 신참생활
요즘 것들은
고난의 시작, 과거 합격
용머리와 봉꼬리
아랫물은 윗물 탓
골탕 먹이는 방법도 가지가지
면신례 시키지 마라, 못하겠다
첫 벼슬은 패가의 관문
감옥 마왕 앞에서의 무서운 신고식
8. 간담 서늘한 형장 풍경
주홍글시, 묵형
참혹한 매질
살인한 자는 목숨으로 갚아라
효수와 올빼미
왕께서 내리시는 약
차마 못 볼 능치처사
참수형은 동서양의 구경거리
9. 못 잊을 상사초, 담배
담박고 기생의 유언
신령스러운 약초
세계를 뒤흔든 작은 씨앗
애들까지 피워대니
담배가 끼친 해악
끽연가의 악태
포기된 금연령
개구리처럼 빨지 마라
10. 오래된 구경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군자와 연꽃
꽃을 좋아한 폭군, 연산군
놓칠 수 없는 구경, 거둥
번화가의 사당놀음
신기한 서양풍물
잊혀진 굿 구경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