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인어 공주', '미운 오리새끼', '벌거숭이 임금님', '성냥팔이 소녀'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겠죠? 하지만 '그림 없는 그림책'은?
제목을 들어본 사람은 많겠지만, 정말로 읽어 본 적이 있는 분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제목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손에 의해 마구잡이로 편집되어 원래 모습을 볼 수 있는 번역은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었던 작품.
달님이 창가로 찾아와 들려주는 33가지의 짧은 이야기 -
때로는 미소 짓게 만들...
'인어 공주', '미운 오리새끼', '벌거숭이 임금님', '성냥팔이 소녀'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겠죠? 하지만 '그림 없는 그림책'은?
제목을 들어본 사람은 많겠지만, 정말로 읽어 본 적이 있는 분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제목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손에 의해 마구잡이로 편집되어 원래 모습을 볼 수 있는 번역은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었던 작품.
달님이 창가로 찾아와 들려주는 33가지의 짧은 이야기 -
때로는 미소 짓게 만들고, 때로는 인생의 쓰디쓴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아이가 아닌 어른 위해 쓴 동화. 외설적인 상징을 쓰고 있다고 하여 한때 영문판에서조차 삭제된 '열한 번째 밤'까지 수록된 '그림 없는 그림책'의 완역본!
유럽에서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와 함께 이야기되는 안데르센의 '그림 없는 그림책'. 그러나 1840년 덴마크에서 첫 출판된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단 한번도 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던 안데르센 문학의 서정미를 제일 먼저 만나 보십시오.
…그림 없는 그림책에는 아무 그림도 없습니다.
그 그림들은 읽는 이 저마다의 마음속에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본문 소개
*두 번째 밤
간밤에 나는 사방이 집들로 둘러싸인 조그만 뜰을 내려다보고 있었단다. 뜰 안에는 병아리 열 한 마리를 거느린 어미 암탉이 있었고, 그 주위에서 귀엽고 조그마한 여자아이가 마구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어. 병아리가 다칠까 봐 겁이 난 암탉은 꼬꼬댁 꼬꼬댁 소리를 지르며 두 날개로 새끼들을 보듬으려 하고 있었지. 그때 여자아이의 아버지가 뜰로 나와 아이를 야단쳤고, 나는 그 곳을 미끄러지듯 빠져 나왔어. 그리고 그 일에 대해서는 다시 떠올리지 않았지.
그런데 오늘 저녁에, 그러니까 바로 조금 전이었어. 어제 보았던 그 뜰을 내려다보니 모든 것이 쥐 죽은 듯 조용했단다. 바로 그 때, 그 여자아이가 밖으로 나와 닭장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가는 것이 아니겠어? 아이가 닭장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어미 닭과 새끼 병아리들이 요란하게 소리를 질러댔어. 닭은 횃대에서 뛰어내려 날개를 퍼덕이며 도망을 다녔고 여자아이는 그 뒤를 계속 쫓아다녔지. 닭장 벽에 난 구멍을 통해 나는 이 광경을 자세히 볼 수 있었던 거야. 나는 이 못된 아이한테 화가 치밀었어. 이윽고 그 애 아버지가 밖으로 나와 팔을 세게 잡고는 어제보다 더 호되게 야단을 쳤지. 나는 참 고소하다고 생각했단다. 고개를 푹 숙인 여자아이의 두 눈에는 커다란 눈물방울이 고여있었지.
\"도대체 너 이게 무슨 짓이냐?\"
여자아이는 울먹거리며 얘기했어.
\"닭한테 뽀뽀해 주고 어제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려 그랬어요. 하지만 무서워서 아빠한테 말 못 했어요.\"
그러자 아버지는 순진한 여자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단다. 그리고 나도 그 애의 입과 눈에 입맞춰 주었지.
*다섯 번째 밤
어젯밤에는 소란스러운 파리 시가지를 내려다보았지. 그 중에서도 루브르 궁전의 어느 방안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었어. 남루한 옷차림의 할머니 한 분이 보였어. 거기 일하는 사람의 안내를 받으며 옥좌가 놓여 있는 방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던 거야. 할머니는 품을 팔아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이었는데, 그 곳을 꼭 보고 싶어 했어. 여기까지 들어오기 위해 할머니는 여러 차례 돈을 찔러줘야 했고 또 간청도 해야 했지.
방안에 들어선 할머니는 앙상한 두 손을 꼭 움켜쥐고는, 마치 교회 안에라도 들어온 듯 경외심에 찬 눈으로 주위를 살펴보았단다.
\"여기야! 바로 여기야!\"
할머니가 외치며 임금님의 옥좌로 다가갔지. 가장자리에 황금 레이스로 술을 달아 놓은 고급스러운 벨벳 천이 옥좌 위에 드리워져 있었어.
\"그래 여기야! 여기!\"
할머니는 이렇게 소리치며 무릎을 꿇고 자줏빛 양탄자 위에 입을 맞추었단다. 아니, 할머니는 입을 맞추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실은 울고 있었던 것 같아.
\"그 때 그 벨벳 천은 아닙니다.\"
안내를 해 준 남자가 말했지. 그의 입가에는 엷은 웃음이 번지고 있었어.
\"그렇지만 장소는 여기가 맞아! 여기 이 모습은 그 당시하고 똑같아!\"
할머니가 말했지.
\"비슷하긴 하지만 정확히 그 때와 똑같지는 않습니다. 그 때는 창문이란 창문은 모두 깨어져 있었고, 문짝들도 다 떨어져 나가 있었죠. 그리고 바닥에는 피가 흥건했고요. 어쨌거나 할머니 손자가 여기 프랑스 왕의 옥좌 위에서 죽은 건 사실이지만요.\"
\"내 손자 녀석이 여기서 죽었어!\"
할머니는 애통?

목차
- 처음에 ... 6
- 첫 번째 밤 ... 10
- 열 번째 밤 ... 43
- 스무 번째 밤 ... 79
- 서른 번째 밤 ... 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