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오동명, 어느 날 침팬지에게 카메라를 들려줬다. 손에 들려주고 딱 5분 만에 침팬지는 파인더를 통해 무언가가 보인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러더니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우리처럼 한쪽 눈을 감고 등을 수그렸다. 사진 찍는 모양이 우리와 다를게 없었다. '요놈 손가락에 맞는 카메라만 있다면 사진도 바로 찍을 수 있겠구나' 작가는 침팬지와 사진을 통해 대화를 나누기로 하고, 침팬지에게 알고 있는 사진 지식을 하나하나 가르쳐주고 싶었다. 그리하여 카메라를 매개로 하여 침팬지와 나눈 대화를 이 책으로 옮겼다.
출판사 서평
카메라에 주눅 들지 말고 가지고 놀아보자!
카메라는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집집마다 자동 카메라 한 대씩은 구비해놓고 있으며 최근에는 손바닥보다 작은 디지털 카메라가 나와 사진촬영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카메라의 쓰임새가 졸업식, 입학식, 여행지 등에서 기념용으로 촬영하는 데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자는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카메라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데는 어렵고 권위적인 사진 입문서의 영향 탓이 크다고 보고 사진 초보를 위해 쉽고 재미있는 사진 안내...
카메라에 주눅 들지 말고 가지고 놀아보자!
카메라는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집집마다 자동 카메라 한 대씩은 구비해놓고 있으며 최근에는 손바닥보다 작은 디지털 카메라가 나와 사진촬영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카메라의 쓰임새가 졸업식, 입학식, 여행지 등에서 기념용으로 촬영하는 데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자는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카메라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데는 어렵고 권위적인 사진 입문서의 영향 탓이 크다고 보고 사진 초보를 위해 쉽고 재미있는 사진 안내서를 저술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단순한 입문서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카메라의 기능을 익히는 것보다 카메라를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보고 그것을 중심으로 서술한 점이 기존의 사진 입문서와 이 책을 구별 짓는 가장 큰 특징입니다.
저자에 따르면, 사진은 사람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좀더 나은 사진,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찍기 위해선 피사체 가까이 다가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사진은 사물을 멀리서 두루 살펴보게도 만든다고 합니다. 카메라는 사물을 전체적으로 보면서도 깊이 있게 보는 안목을 길러준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자는 특히 노인, 주부, 어린이, 몸이 아픈 사람처럼 수동적이고 소외되기 쉬운 사람들에게 사진촬영을 권합니다.
이 책에는 비싼 카메라 혹은 최신의 기술을 자랑하는 카메라가 아니어도 자신이 원하는 사진 찍는 법, 아주 단순한 아이디어로 색다른 사진 만드는 법, 그저 그런 기념촬영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카메라를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 신문지·손전등·라이터·스타킹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을 촬영의 부속도구로 활용하는 방법 등 구체적인 촬영전략이 예시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기계 사용법을 익히는 데 매몰되거나 간편하고 손쉬운 기법에 탐닉하기보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카메라를 가지고 놀면서 한 번 더 생각하여 발상의 전환을 해보라고 부추깁니다. 그러면 호기심에서 시작된 사진촬영이 쉽게 시들해지지 않고 오래도록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은 설명식 서술이 아니라 침팬지와 작가가 질문과 대답을 통해 사진의 세계를 알아가는 대화체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침팬지 정도의 지능만 있어도 카메라를 충분히 다룰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러한 서술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그런 만큼 전문적이고 어려운 사진용어를 피하고 쉽고 발랄한 문체로 서술되어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읽으며 사진촬영에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은 세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기초적인 지식부터 점차 활용도를 높여나가도록 3단계로 구성해놓았습니다. 좀더 깊이 있는 정보를 원하는 독자를 위해선 별도의 상자를 만들어 사진지식을 보충하였습니다.
늘 어슷비슷한 수준의 사진만 나와 쓴맛을 다신 경험이 있는 아마추어 사진가들, 카메라를 구입한지 얼마 안 되어 사진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왕초보들, 복잡하고 무거운 장비를 끌고 돌아다녀보지만 별 소득이 없는 예비 사진작가들에게 유익한 책이 될 것입니다.

본문 맛보기(13~15쪽)
카메라는 기계가 아니다
침팬지_ 눌러지질 않아, 난.
나_ 그럴 수밖에. 카메라는 사람 손가락에 맞게 만들어졌거든. 넌 카메라를 만지기에는 손이 너무 커. 봐, 내 손엔 딱 맞지?
요즘은 카메라가 워낙 잘 나와서 버튼만 누르면 사진이 웬만큼 나오거든. 너도 손가락이 사람 손가락만 하면 잘 찍을 수 있을 텐데. 단, 촬영 상식을 조금만 알고 찍는다면 실수는 안 하지. 이를테면 멍텅구리 카메라 있잖니? 소형 전자동 카메라 말이야. 집집마다 이 카메라는 하나씩 가지고 있거든. 요즘은 이보다 더 작은 디지털 카메라도 많이 가지고 있지. 이런 카메라는 그저 버튼만 누르면 사진이 찍히는데, 대개 처음에는 사진이 선명하게 나오지 않아. 왜 그런지 아니? 찍어야 할 대상(피사체)과 카메라의 거리가 1미터 정도 떨어져 있어야 하는데 너무 가까이에서 찍어서 그래. 공장에서부터 1미터 이내에선 거리 맞추기(초점거리, 포커싱)가 어렵게 만들어졌거든. 간편해진 만큼 불편함도 생겨난 거지. 디지털 카메라는 이런 불편을 보완하긴 했지만…….

침팬지_ 그래 알았어. 이제 누르기만 하면 되는 거야?
나_ 주의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어. 자동 카메라는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주는데 초점이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창(파인더)의 중심 부분에 맞춰져 있어서 찍고자 하는 주요 피사체가 중심에서 벗어나면 흐리게 나올 수밖에 없어. 특히 두 사람을 찍을 때 이런 경우가 종종 있지. 두 사람 사이에 초점이 맞춰져 사람이 아니라 배경에 거리를 자동으로 맞추니까 잘 나와야 할 사람이 흐리게 나오는 거지. 이럴 땐 말야, 모든 카메라의 셔터가 투 터치(두 단계)로 되어 있으니까 집게손가락으로 셔터를 살짝 누르면 사진은 찍히지 않고 초점거리를 고정시켜주거든. 이때 한 사람을 파인더의 중심에 두고 셔터를 살짝 누른 다음 손가락을 떼지 말고 원래 찍으려고 했던 구도에 맞게 카메라를 돌려서 한 번 더 셔터를 누르면 ‘찰칵’ 하고 사진이 찍힌단다.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걸로 실수들을 해. 우선 이 두 가지만 명심하면 사진은 잘 나와.
침팬지_ 눌러져야 말이지, 난.
나_ 손가락을 작게 성형하면 너도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 텐데……. 기계라고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거든. 카메라 사용법의 가장 좋은 교재가 뭔지 아니? 바로 자기가 산 카메라에 딸린 설명서야. 설명서만 숙지해두면 어떤 카메라로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어. 그런데 넌 누르지도 못하면서 폼은 엄청 멋지다. 앉으나 서나 폼은 사람하고 똑같네!
침팬지_ 누르지 못한다고 폼도 못 잡냐?
나_ 알고 보면 우리 인간들은 기계에 눌려 살고 있어. 기껏 어렵게 만들어놓고는 그것들의 노예처럼 산다는 말이지. 카메라 탓만 하지 말고 셔터 위에 단추를 하나 덧붙여놓으면 너처럼 손가락이 큰 침팬지도 사진을 찍을 수 있겠다. 안 그래?
☞ 저자 소개
저자 오동명(吳東明)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사진과는 거리가 먼 경희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제일기획에서 근무하다 국민일보와 중앙일보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주변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는 사진가 오동명은 잘만 활용하면 카메라가 사람을 바꾸는 데 더없이 좋은 도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어린이, 주부, 노인, 아픈 사람 등 소외감을 느끼기 쉬운 사회적 약자들이 위축된 마음에서 벗어나 좀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살게 해주는 매개체이자 장난감이라고 확신한다. 이러한 신념을 여러 사람에게 전하고자 이 책을 썼다. 스스로 40대 후반 불혹의 나이에 혹하며 산다고 오히려 즐거워한다. 혹(惑)은 꿈이고 소망이고 정의라고 믿기 때문이다.
1년여 전부터 서울 세검정, 인사동 일대를 어슬렁거리며 동네 풍경을 흑백 필름에 담고 있으며, 동네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또 '서울의 달'을 지속적으로 찍고 있으며, 언젠가는 세계 모든 곳의 달을 찍겠다는 야망을 품고 있다.
1998년 한국기자상(출판 부문), 1999년 민주시민언론상(특별상) 등을 수상했고, 저서로 《찰칵, 기자 오동명의 인물 96가지 이야기 (1996), 《사진으로 세상읽기 (1998), 《바늘구멍 사진기 (2002) 등이 있다. 현재 인왕산 치마바위 자락에 산장 스튜디오인 흑백사진 작업장 '하늘마당'을 꾸려놓고 살고 있다.

목차
책머리에 ... 4
제1장 할 수 있을까?
제2장 할 만 한데!
제3장 별거 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