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토냉 아르토는 광기와 고통의 궤적 속에서 시인이자 극작가, 연극 이론가로 살면서 반 고흐와 예술적으로 정신적으로 생생한 교감을 나눌 수 있었다. 이 책은 1947년 봄, 파리의 오랑쥬리관에서 개최된 '반 고흐전'을 보고 난 후 극도의 열광 상태에서 쓰여지는데 이 에세이로, 아르토는 이듬해 생트 뵈브 비평상을 받았다. 고흐의 그림을 '생생한 살덩이', '알갱이 하나 하나를 모두 드러낼 분자들의 유성 폭격'으로 보았던 아르토의 이 책에는 고흐의 방대한 작품을 꿰뚫는 예술혼 전모가 드러나 있다.
출판사 서평
고흐의 오베르 시절을 다룬 영화가 있다. 고흐의 죽음에 관한 한 기존의 시각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모리스'피알레 감독은 흔히 알려져 있는 사인(권총 자살)에 많은 의문을 제기한다.'고흐에겐 자살이?었지만 그의 죽음을 지켜보는 사람에겐 임종하기를 기다리는?지루한 시간으로 그려지고 있다.
테오의 아내 조안나는 형의 생활비를 대주는 데서 오는 경제적'곤란에 불만을 가졌으며'고흐의 창작을 도와주었던 가셰는 그림의 가치 때문에 그의 천재성을 찬사했으나 그 찬사에 고흐라는'인물을 포함시키진 않았으며 그의 진찰 소견(총상이 아...
고흐의 오베르 시절을 다룬 영화가 있다. 고흐의 죽음에 관한 한 기존의 시각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모리스'피알레 감독은 흔히 알려져 있는 사인(권총 자살)에 많은 의문을 제기한다.'고흐에겐 자살이었지만 그의 죽음을 지켜보는 사람에겐 임종하기를 기다리는?지루한 시간으로 그려지고 있다.
테오의 아내 조안나는 형의 생활비를 대주는 데서 오는 경제적'곤란에 불만을 가졌으며'고흐의 창작을 도와주었던 가셰는 그림의 가치 때문에 그의 천재성을 찬사했으나 그 찬사에 고흐라는'인물을 포함시키진 않았으며 그의 진찰 소견(총상이 아님)에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그보다 앞서 온, 다른 의사는 총을 쏘았냐고 물었고 테오가 파리병원으로 옮기자고 했으나 가셰에 의해 제지당했고 음식물을 가져다 주던 주인 집 딸은 테오에 의해 제지당했다. 고흐가 총상이었음에도 3일이나 살아 있었을 때 그들은 수술도 안 하고 방치했다. 마지막'작품이 된「까마귀 나는 밀밭」을 그리러 나갈 때 그는 이미 굶주려 있었으며 동네 아이에게 얻은 빵 조각이 그의 마지막 식사였다. 오베르에 있던 3개월동안 집세와'생활비는'한푼도 보내지지 않았다.
사실, 고흐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는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것은 없다. 이름 없는 화가에 대해 아무도 기록해놓은 게 없었고 많은 세월이 흐른 후 찾아와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에게 고흐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오베르의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기분에 따라 달라졌으며 상충된 것이었다.
들뢰즈, 데리다, 푸코 등의 현대 프랑스 철학자들의 정신적인 스승이었고 그들의 주요 개념들이 출발할 수 있었던 토대를 제공했던 앙토냉 아르토의 『나는 고흐의 자연을 다시 본다--사회가 자살시킨 사람 반 고흐』가 도서출판 숲에서 출간되었다.
방대한 그의 저작 중 국내에는 『잔혹 연극론』만이 번역되어 있지만 들뢰즈, 데리다, 푸코의 저작에서 언급되고 있는 아르토에 관한 항목을 접한 사람이라면 현대 프랑스 철학의 자양분이 되었던 아르토의 영향력을 다소나마 감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천재 화가 고흐에 대한 전기가 아니다.
앙토냉 아르토가 쓴 이 책 어디에도 전기적 요소는 없다.
이 책은 반 고흐와 그의 그림에 대한 에세이이다. 왜 반 고흐가 천재인지, 회화에 있어 반 고흐가 그 천재성을 어떻게 체현해냈는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대답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통찰력 있는 에세이이다. 앙토냉 아르토는 이 책에서 반 고흐를 둘러싼 몇 가지 의문들에 대한 아주 명쾌한 답을 들려준다.
누가 고흐를 죽였는가? 고흐는 진정 자살을 원하였던가? 그는 왜 죽기 전에 까마귀 그림을 그렸는가? 고흐는 자신의 회화를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껏 불행과 비극으로 점철된 예술가라는 선입견으로 그의 그림을 보았던 것은 아닐까? 반 고흐의, 생명력 넘치는 밝고 활달한 색과 터치, 풍요로운 대지와 자연과 그 속에 살아 움직이는 인물들을 왜 애써 외면해왔던 것일까?

짧은 생, 화가로서는 더욱 짧았던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반 고흐는 900여 점의 유화와 1000점 이상의 데생과 수채화, 800통 이상의 편지를 남겼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반 고흐가 ‘우리가 화가라고 부르는 사람 이상은 아니면서 물감으로, 붓으로, 모티브로, 그림의 피사체 배치로 뭔가를 굳이 끄집어내지 않고도 삽화, 이야기, 드라마, 풍부한 이미지의 율동, 주체 혹은 객체의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호소하면서 자연과 수많은 오브제들을 열광케 한다’는 점이다. ‘반 고흐는 이 독보적인 자연의 재현을 통해 내면으로부터 뿌리째 뽑아낸 소용돌이치는 힘의 분출을 목적으로 하는 회화를 성취한 절대적으로 유일한 화가이다.’
반 고흐의 작품과 인생은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인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반 고흐는 범인이 다다를 수 없는 뚜렷한 경지를 보이며 예술과 개인적 운명의 통합을 송두리째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으로서밖에는 그 아무 것도 말할 수 없었던”(죽은 뒤 고흐의 호주머니에서 발견된 테오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 진정한 화가 반 고흐에게 덧씌운 많은 에피소드와 오해들. 앙토냉 아르토는 이미 요지부동의 것으로 고착되어 있는 반 고흐에 대한 ‘광기의 신화’에 도전한다.
왜 앙토냉 아르토는 고흐에 관한 글을 쓰게 되었을까.
언뜻 보기에 에세이 같기도 하고 산문시 같기도 하며 또한 주문(呪文) 같기도 한 이 책은 문체나 그 문체가 담고 있는 문제의식만큼이나 특이한 출간 경위를 거쳤다.
1947년 1월에서 3월까지 파리의 오랑주리관에서 반 고?

목차
서문ㅣ 그는 미친 사람이 아니었다...7
덧붙이는 글...17
사회가 자살시킨 사람 반 고흐...21
덧붙이는 글 ㅣ 나는 고흐의 그림을 다시 본다...97
덧붙이는 글...114
부록...117
아르토 연보...119
주...123
반 고흐와 아르토의 생생한 교감...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