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와 권력에 도전해 역사를 바꾼 사람들. 미리 관을 준비해놓고 황제를 비판한 해서, 혁명을 위해 죽음도 마다하지 않은 여성 테러리스트 추근, 한 번도 봉기에 성공하지 못한 영원한 혁명가 쑨원, 공산당을 파괴한 중국 공산당의 아버지 마오쩌둥 등 권위와 권력에 굴하지 않은 중국 대륙의 반역자 17명의 삶을 조망한다.
출판사 서평
시대의 그늘에서 희망을 찾아 움직인, 반역자들
하늘이 덕이 있는 사람을 천자(天子)의 자리에 앉혔다는 역성혁명(易姓革命)의 나라, 중국에서는 무수히 많은 이들이 반역자로서 역사의 주축이 되어 활약했다. 어떤 이는 승자가 되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나가기도 했고, 어떤 이는 패하여 아침 해 앞의 구름처럼 사라지기도 했다. 그런데 당장에는 반역자로 낙인 찍혀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 이들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삶은 후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쳐 역사의 새 장을 여는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반역자》는 괭이 대신 반란의 깃발을 치켜세운...
시대의 그늘에서 희망을 찾아 움직인, 반역자들
하늘이 덕이 있는 사람을 천자(天子)의 자리에 앉혔다는 역성혁명(易姓革命)의 나라, 중국에서는 무수히 많은 이들이 반역자로서 역사의 주축이 되어 활약했다. 어떤 이는 승자가 되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나가기도 했고, 어떤 이는 패하여 아침 해 앞의 구름처럼 사라지기도 했다. 그런데 당장에는 반역자로 낙인 찍혀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 이들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삶은 후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쳐 역사의 새 장을 여는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반역자》는 괭이 대신 반란의 깃발을 치켜세운 중국 최초의 농민 지도자에서부터 현대의 권력 비판자에 이르기까지, 역사 변화에 일조한 중국의 반역자 17명의 삶을 그리고 있다.
반역자, 저항아, 혁명가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반역자 모두가 ‘국가 전복’이라는 거창한 목적을 염두에 두었던 것은 아니다. 진승?오광, 왕망, 안녹산, 홍수전 등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의미의 반역자(叛逆者, 배반하여 돌아선 자)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외의 인물들은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저자 아라이 도시아키가 기존의 시각과 달리 ‘반역’의 의미를 ‘권력이나 권위에 도전’했다는 맥락에서 색다르게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반역’이란 무엇인가? 사전적인 뜻으로 보면, ‘권력이나 권위에 거역하는 것, 국가나 권위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요컨대 반역이란 힘을 가진 사람의 뜻에 따르지 않는 것이다.
반역자는 어느 시대에건 있었다. 이 책은 중국의 반역자 17명의 삶을 그린 것이다. 그 가운데는 반역자라기보다는 저항아, 이단자, 또는 혁명가라 불러 마땅할 사람도 포함되어 있는데, 그들은 모두 권력이나 권위를 따르지 않는 사람이었으니 반역자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 ‘머리말’에서
그런 까닭에 역사가로서 진실만을 전하기 위해 황제의 뜻을 거스른 사마천이나 오히려 나라를 지켜내기 위해 병간(兵諫)을 일으킨 장쉐량, 최고 지도자를 비판하다 실각한 펑더화이 등이 모두 반역자로 명명된 것이다.
시대의 그늘에서 희망을 발견하다
그리고 그들의 ‘반역’이 새롭게 다가오는 또 다른 이유는 그들이 이제까지 우리가 숱하게 보아온, 단순히 개인의 영달을 위해 배신자의 길로 들어선 반역자가 아니라, ‘권력’이나 ‘권위’에 짓눌린 시대의 그늘 속에서 오히려 희망과 대안을 찾아 적극적으로 움직인 사람들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진승과 오광이 살해당하는 순간 반란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그러나 그들의 반란을 계기로 곳곳에서 진 제국에 반기를 드는 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진승과 오광처럼 사회의 저변에서 살아온 사람이었고, 어떤 이는 진 제국의 지방 관리였으며, 또 어떤 사람은 진 제국에 멸망당한 나라의 유신들이었다. 그것만 보아도 진 제국의 체제와 통치 스타일이 민중들에게 깊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 본문(p.29) 중에서
그 당시 화남과 화중 지방의 농민들은 지방 관리들의 가렴주구(苛斂誅求)를 견디다 못해 여기저기서 폭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와 더불어 천지회의 활동도 활발해졌다. 태평천국군은 그런 상황에서 세력을 확대해 나갔던 것이다. 그들은 ‘대동’이라는 이상을 내세워 평등 사회 실현을 지향하면서, 엄한 규율과 가난한 사람을 착취하지 않는 행동으로 민중의 지지를 얻어갔다. ― 본문(p.97) 중에서
이 점은 그 동안 역사의 패배자로만 인식되어온 ‘반역자’의 새로운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현대의 반역자들
또한 《반역자》는 대학 재학 시절 접한 중국의 문화대혁명에 마음을 빼앗겨 이후 중국 연구에 몰두했다는 저자의 이력에 걸맞게, 현대 중국의 반역자를 살피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문화대혁명은 마오쩌둥을 마오쩌둥으로 만든 혁명 운동이었다. 개인적으로 문화대혁명이 없었더라면 나는 중국에 매력을 느끼고, 중국어를 배우고, 신문사의 베이징 특파원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대학에 입학한 그해가 바로 문화대혁명이 시작된 1966년으로, 나는 그것을 계기로 자연계에서 인문계로 전과하여 중국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 본문(p.205~206) 중에서
즉 후기에서는 현대 중국의 반역자라 할 수 있는, 1970년 ‘베이징의 봄’을 대표하는 웨이징성(魏京生)과 1989년 ‘텐안먼사건’의 주도자 왕단(王丹), 민주 운동가 왕시쯔(王希哲) 등을 직접 만나 취재하기도 했는데, 이것은 우리의 기억 속에도 생생히 남아 있는 그들의 ‘반역’이 21세기 초강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줄 것이다.
더불어 이는 우리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이 억압되던 암울한 시절, 체제 변혁을 꿈꾸며 힘겨운 싸움을 이어나간 386세대들과도 맞닿아 있어, 그들의 이야기가 더욱 생동감 있고 살갑게 다가오는 계기가 되기도 할 것이다.
♧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아라이 도시아키(荒井利明)
1947년 이시가와(石川)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 교양학부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시절 문화대혁명을 보며 중국에 매력을 느껴 자연계에서 인문계로 전과한 뒤, 중국 연구에 몰두하였다. 그 후 요미우리 신문사에 입사해 1980년부터 1984년까지, 1992년부터 1995년까지 두 번에 걸쳐 베이징 특파원을 지내면서 중국통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그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최근까지 활동하는, ‘베이징의 봄’과 톈안먼사건의 주역들을 만나 직접 인터뷰를 시도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미국과 중국을 드나들었다.
≪중국의 희망 - 싸우는 손오공들≫, ≪장쩌민 정권의 행방≫, ≪변모하는 중국 외교 - 경제 중시의 세계 전략≫ 등 주로 중국 관련 책들을 펴냈으며, 그 외에 런던 특파원 시절의 경험을 살려 ≪영국 왕실과 영국인≫이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현재는 논설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옮긴이 양억관
1956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 국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아시아대학 경제학부 박사과정을 중퇴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남자의 후반생》, 《봄의 오르간》, 《포플러의 가을》, 《항우와 유방》, 《나의 인생은 영화관에서 시작되었다》, 《소크라테스 최후의 13일》, 《냉정과 열정 사이》,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등이 있다.

목차
1.진승과 오광 - 진제국을 무너뜨린 최초의 농민 반역자...19
2.사마천 - 궁형의 수치를 이겨낸 중국 최고의 역사가...32
3.왕망 - 한왕조를 찬탈한 유교 정치가...44
4.안녹산 - 양귀비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배신자...55
5.해서 - 죽음을 각오하고 황제를 비판한 청백리...69
6.진성공 - 청나라에 굴복을 거부한 '국성야'...81
7.흥수전 - 지상 천국을 세우려 했던 객가 청년...92
8.담사동 - 망명보다 죽음을 선택한 변법 운동가...105
9.추근 - 혁명을 위해 죽음을 서두른 여성 테러리스트...118
10.쑨원 - 한번도 봉기에 성공하지 못한 영원한 혁명가...132
11.장쉐량 - 장제스를 감금한 청년 장군...144
12.후펑 - 권력에 굴복하지 않은 문학가...159
13.펑더화이 - 마오쩌둥을 비판하다 실각한 국방장관...175
14.마오쩌둥 - 공산당을 파괴한 중국 공산당의 아버지...190
15.린뱌오 - 마오쩌둥을 암살하려 한 후계자...207
16.왕로오수 - 소외를 논하다 제명당한 이론가...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