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사형에 찬성하십니까?" 사형폐지론자가 된 저자가 변호사로 쌓은 경험과 사형 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되어 활동한 2년 간의 조사 경험을 종합하여 집필한 논픽션. 참혹한 살인 현장에서 섬뜩한 사형 집행실로 이어지는 드라마 속에 감추어진 사형제도의 딜레마를 꼬집고 있다. 사형 존폐 두 입장의 논거와 한계, 미국 사법제도의 본질까지 솔직하게 들려준다.
출판사 서평
◆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사형은 가능한가?
― 사형의 비인간성에 대한 인간적 성찰

이라크 무장 저항세력에게 납치되어 처형당한 김선일 씨의 죽음과 민주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사형 사이에 공통점이? 있을까? 김선일 씨의 억울한 죽음은 법에 따라 집행되는 사형과 전혀 다른 경우로 보인다. 그러나 사형제도와 테러리스트의 행위는 한 사람의 생명을 한순간에 강제로 앗아버린다는 점에서 둘 다 극도로 폭력적인 행위이다. 사형제도 자체가 실은 법의 근본정신에 위배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사형이 역...
◆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사형은 가능한가?
― 사형의 비인간성에 대한 인간적 성찰

이라크 무장 저항세력에게 납치되어 처형당한 김선일 씨의 죽음과 민주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사형 사이에 공통점이 있을까? 김선일 씨의 억울한 죽음은 법에 따라 집행되는 사형과 전혀 다른 경우로 보인다. 그러나 사형제도와 테러리스트의 행위는 한 사람의 생명을 한순간에 강제로 앗아버린다는 점에서 둘 다 극도로 폭력적인 행위이다. 사형제도 자체가 실은 법의 근본정신에 위배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사형이 역사적으로 수많은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었다는 점을 생각할 때, 김선일 씨의 죽음과 사형제도의 죽음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를 찾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 사형제도는 한 나라의 인권 의식과 법 정신을 가늠하게 해주는 척도라는 점에서, 인권이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 지금 결코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이다. 미국의 검사 출신 변호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콧 터로(Scott Turow)의 《극단의 형벌(Ultimate Punishment)》은 사형제도의 비윤리성과 공정하지 못한 사법제도의 문제를 되짚어 생각하게 해주는 논픽션이다. 잔혹한 연쇄 살인을 비롯한 여러 건의 실제 사건들과 재판 과정을 통해 법률가의 전문 언어가 아닌 쉬운 이야기로 누구나 ‘돌이킬 수 없는 형벌’인 사형에 대해 편견 없이 생각하게 해준다.

-《극단의 형벌》은 터로가 법률가로서 자신이 직접 다룬 여러 사형 사건과 일리노이 사형 위원회에서 2년 동안 사형제도의 문제점과 개선안을 연구했던 경험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2000년 1월, 일리노이 주지사 조지 라이언은 일리노이 주에서 내려지는 사형 선고의 대부분이 잘못된 판결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사형 집행 일시 중지를 선언한다. 그리고 2년 뒤 14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형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무고한 사형수 4명을 석방하고 167명의 사형수를 감형하는 등 획기적인 개혁 조치를 단행했다. 정치적 생명을 건 라이언 주지사의 결단은 미국 사형제도에서 변화의 불씨를 당긴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사형 폐지 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 《극단의 형벌》에서 터로는 끔찍한 연쇄 살인 현장과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교도소, 차가운 사형 집행실을 오가며, 전 미국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린 살인 사건의 피해자들과 가해자, 유족들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들려준다.
그리하여 이 책에는 30여 명의 소년들을 유인해 강간 살해한 존 웨인 게이시,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가 현실에 나타난 것처럼 보이는 살인마 헨리 브리스본, 사형 집행 15시간 전에 무죄가 밝혀져 극적으로 풀려난 사형수 앤서니 포터 등, 전 미국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린 사건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특히, 법이 한 인간의 삶을 얼마나 잔인하게 유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무고한 사형수들의 이야기는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 과정에서 사형제도의 비인간성, 법을 해석하고 집행하는 법률가들의 오류, 사법제도의 근본적인 한계 등이 드러난다. 터로는 완벽하게 정의롭고 공정한 사형이 불가능하다면, 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 지금 우리 사회는 단순히 사형제도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의 논의 수준에서 조금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여론은 무고한 사형수의 이야기가 나오면 사형 폐지론으로 기울고, 세상을 경악시키는 연쇄 살인범이 나타나면 다시 강경한 사형 찬성론으로 기울곤 한다. 이 책은 그런 논의 수준에서 벗어나 보다 합리적이고 섬세한 눈으로 사형제도의 문제를 보게 해줄 것이다.

목차
- 머리글 / 김두식
1. 법과 살인
2. 사형 위원회
3. 일리노이 주지자 조지 라이언
4. 사형을 둘러싼 논쟁
5. 무죄가 입증된 사형수들
6. 사형제도의 파탄
7. 경찰과 검찰의 직권 남용
8. 법은 복수의 도구인가
9. 사형은 범죄를 억제하는가
10. 도덕적인 사형은 없다
11. 속죄
12. 그들이 다시 살인을 할 때
13. 위원회 보고서와 사형제도의 개혁
14. 극한의 악과 대면하기
15. 사형은 유지되어야 하는가
- 일리노이 사형 위원회 보고서
- 감사의 말
-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