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 역사정치학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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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정치학이란 역사 현상을 정치학적 방법으로 분석하는 학문을 말한다. 역사 연구에 사회과학적 방법을 적용하는 최근 연구 동향의 한 가지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 전통적 의미?의 정치사와는 구분되어야 한다. 기존의 정치사가 정치 현상의 흐름을 추적하는 것이었다면, 역사적 경험을 정치학적 시각에서 재구성하는 역사정치학은 지금까지의 정치학 연구에 대한 비판을 토대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학문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정치학』의 저자 시노하라 하지메는 역사정...
◆ 역사정치학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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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정치학이란 역사 현상을 정치학적 방법으로 분석하는 학문을 말한다. 역사 연구에 사회과학적 방법을 적용하는 최근 연구 동향의 한 가지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 전통적 의미의 정치사와는 구분되어야 한다. 기존의 정치사가 정치 현상의 흐름을 추적하는 것이었다면, 역사적 경험을 정치학적 시각에서 재구성하는 역사정치학은 지금까지의 정치학 연구에 대한 비판을 토대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학문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정치학』의 저자 시노하라 하지메는 역사정치학이 아직 학문의 세계에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태라고 말한다. 이 책의 원제에는 ‘역사정치학 시론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노학자의 학문 인생 전체를 걸고 내놓은 역작에 붙인 것치고는 겸손한 부제랄 수도 있겠는데, 달리 생각하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연구자로서의 즐거움도 배어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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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와 정치학의 의미 있는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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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치학과 역사학의 경계영역에 걸터앉은 학제적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정치학 관련 서적이지만, 동시에 유럽 근현대사를 다룬 역사서이기도 하다. 역사정치학의 분석 결과, 정치학 이론은 역사를 바탕으로 새로이 정립되어 생명력을 발휘하고 역사적 사실 또한 더욱 의미 있게 재해석되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절대왕정에서 시작하여 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각국의 정세와(위기에 부딪히면 좌절하여 반동으로 돌아서기도 하고 전체주의 체제로 가기도 했다), 중소 국가들의 특색 있는 정치상황, 민중운동과 노동운동의 발생과 전개, 격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발발하는 전쟁과 혁명 등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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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정치학과 근대유럽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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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역사정치학 연구는 왜 근대유럽의 역사를 출발점으로 삼았는가? 전통적인 정치학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근대화 이론이 한계를 드러내고, 벽에 부딪친 연구자들이 회귀하는 곳이 바로 유럽의 역사이며, 그것도 혁명·내란·전쟁 등 정치적·경제적·종교적·문화적으로 격변이 그치지 않았던 근대유럽의 역사. 유럽의 근대사는 그 자체로 정치학 분석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정치의 발전과 통합의 과정은 몇 가지 단계로 유형화할 수 있다. 각 단계마다 부딪히는 일련의 위기들이 있는데(이 책에서는 지금까지의 정치학자들이 추출해낸 동일화, 정통성, 참여, 침투, 분배의 다섯 가지 위기를 들고 있다), 그러한 위기에 직면한 정치주체들은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그에 따라 그들의 정치적 지도는 각양각색으로 전개되는데, 이 모든 변화 양상들을 한몫에 조망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유럽의 근대사이다. 유럽의 여러 정치주체들이 근현대의 역사적 상황 속에서 보여주는 독특한 대응방식은 그저 학자들의 연구 대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떠안고 있는 한국 사회가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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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의 다양한 정치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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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16세기부터 제2차 세계대전 직전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근현대를 관통하며 유럽 각국에서 벌어진 정치변동의 흐름을 추적한다. 저자의 폭넓은 시야에는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물론 그만큼 중요하기도 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메이저 국가만 걸리지 않는다. 저자는 이들 나라에만 한정되어 있던 지금까지의 유럽사 연구를 비판하며, 유럽의 정치변동이 그려내는 궤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네덜란드, 벨기에, 스페인, 포르투갈, 스웨덴, 핀란드, 그리스 등 중소국가의 정치까지 포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폴레옹 정복전쟁이 스페인이나 네덜란드의 정치적 근대화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양차 세계대전 사이 그리스의 정치학적 의미는 무엇인지…… 이러한 의문을 해결해가면서 우리는 유럽 정치, 나아가서는 근대 정치의 속성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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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 보는 유럽의 정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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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근대라고 하면 서구의 제국주의로 인한 세계 개편이 중요한 특징이다. 우리 사회 역시 타의에 의해 그러한 근대세계에 편입, 제국주의의 식민지가 되는 경험을 했다. 그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근대세계에는 ‘제국주의’와 ‘식민지’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포괄적 의미에서 근대에 살고 있으며(탈근대니, 포스트모던이니 하는 용어가 유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것 역시 근대의 연속선상에서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근대와 근대화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그것을 위해 가장 좋은 데이터는 유럽의 역사이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동의라도 하듯 옮긴이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한 일본인 노학자의 저서. 유럽의 근현대사를 정치학적 시각에서 재구성하여 살아 있는 정치학을 구축하겠다는 저자의 목표가 30년간의 연구 끝에 한 권의 책으로 나온 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우리 사회와는 다른 경로를 거쳐 근대를 경험했지만 현재 근대의 의미를 고민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상황에 놓인 한 사회에서 나온 역사정치학 연구서를 읽게 되었다. 물론 이에서 그치지 않고 ‘유럽의 근현대’를 넘어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제3세계에 축적된 역사적 경험까지 아울러야 진정한 역사정치학을 정립할 수 있겠지만, 비유럽권에서 나온 유럽 근대정치의 연구성과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점을 시사해줄 것이다.

사실 유럽 정치의 역사는 정치학적 분석의 보고(寶庫)인 만큼, 일찍이 융성했던 근대화론이 연구의 벽에 부딪힐 때마다 ‘유럽에로의 회귀’를 통해 그 진용을 다시 한 번 정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아마도 당연한 것이었으리라. 유럽 정치의 역사에는 확실한 자료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축적되어 있을 뿐 아니라 여러 국가들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왔기 때문에 이론적 분석을 위해서도 역시 풍부한 데이터 뱅크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과학은 자연과학과는 달리 실제로 실험을 할 수 없는 만큼, 역사적 자료와 역사적 사례를 제쳐두고서는 분석을 알차게 이끌어갈 수 없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유럽 정치를 연구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7～9쪽(머리말 中)

목차
1.이론적인 틀
2.정치적 근대화의 전개
3.폴리아키의 성립
4.민주화의 정체
5.중소 국가 민주주의의 발전
6.유럽 대륙의 동과 서
7.저항과 변혁
8.제1차 세계대전
9.혁명의 발생
10.전후 정치의 불안
11.민주주의 체제의 안정
12.민주주의의 붕괴
13.위기 극복을 위한 선택
14.권위주의 체제의 등장
15.파시즘과 제2차 세계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