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생물다양성에 대한 보고서! 우리와 함께 지구를 공유하는 수백만 종의 생물종들 가운데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겨우 몇 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들의 이름은 무엇이고,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두 저자는 생물다양성에서, 현재 인간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출판사 서평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에 나오는 기괴한 곤충의 모양을 한 외계 생물과 우주선들. 공상과학영화를 즐겨 보는 이라면 결코 낯설지 않은 풍경일 터이다. SF 영화 작가나 제작자들이 자신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로 자연계의 곤충들에게서 빌려왔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얘기다.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인간처럼 두 발로 걷는 로봇을 만드는 일은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 두 다리로 걷는다는 것은 신체의 다른 부분들의 움직임을 용이하게 해주지만, 반면에 컴퓨터의 정보 처리 능력 대부분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게다...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에 나오는 기괴한 곤충의 모양을 한 외계 생물과 우주선들. 공상과학영화를 즐겨 보는 이라면 결코 낯설지 않은 풍경일 터이다. SF 영화 작가나 제작자들이 자신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로 자연계의 곤충들에게서 빌려왔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얘기다.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인간처럼 두 발로 걷는 로봇을 만드는 일은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 두 다리로 걷는다는 것은 신체의 다른 부분들의 움직임을 용이하게 해주지만, 반면에 컴퓨터의 정보 처리 능력 대부분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리가 여섯 개인 곤충들은 다리가 두 개나 네 개인 것들보다 안정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이점이 있다. 많은 로봇과학자들이 다양한 곤충들과 거미, 갑각류, 지네, 노래기 등 곤충의 친척 동물들을 연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어둠 속에서 1초에 1미터를 뛰어가고, 또 그렇게 빨리 움직이면서도 그 짧은 시간에 25번이나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는 바퀴벌레들의 감각기관과 근육 조직을 모방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 밖에도 이 책에는 비단 상상의 영역을 넘어서 실제 과학이나 의학 등에서, 인류가 자연에서 얻는 영감과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
때때로 아주 미세한 생물, 또는 우리가 익히 아는 생물에서 의학이나 산업에 매우 중요한 물질이나 행동 형태를 발견했다는 기사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개미와 흰개미 등에서는 항생 물질이 발견되고, 거머리와 병원성 기생충에서도 인간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의약 물질이 발견된다(사실 에이즈, 말라리아 등 인류를 공포에 몰아넣는 질병들의 해답을 가지고 있는 것도 다름아닌 자연의 생물종들이다. 그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진화해오면서 인류보다 먼저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왔다). 달팽이와 거미에서는 건축재, 곤충과 지렁이에서는 로봇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다. 또 박테리아와 진균류, 진드기 등은 여러 가지 주요 산업과 공공 서비스의 원천이 된다.
이 책은 인류가 그러한 자연의 생물다양성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조목조목 설명해주고 있다. 자연 그 자체가 농업, 목축업, 어업, 관광업 등의 기초 산업 외에도 경제적, 산업적으로도 얼마나 가치 있는 존재인지를 알려준다. 사람들은 대부분 우리 미래가 전자공학이나 컴퓨터, 거대한 우주선 개발 등 첨단 과학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저자들에 따르면, 사실 그런 미래는 대체로 인류가 이제 겨우 이해하기 시작한 수많은 작은 생물체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저자들은 이 점에서 생물다양성의 과학이 다가올 미래에 가장 중요한 학문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인류의 삶을 유지해주는 근본을 제공하는 생물다양성을 이해하고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말한다.
자연을 보존해야 한다는 데는 누구나가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경제 논리에 의해 환경보다는 경제 개발이 우위에 머물고 있다는 점 또한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그러한 경제적인 면에서도 생물다양성이 충분히 보존될 가치가 있음을 보여준다. 생물다양성이야말로 우리에게 휴식과 안정을 주는 데 머물지 않고 화학공학, 의학, 로봇공학, 건축 등 수많은 첨단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원’임을 알려준다.

▣ 지구의 주인은 누구?
인간의 몸 속에 살고 있는 생물들의 수는 얼마나 될까? 우리 소장에는 1그램당 약 100만 마리의 미생물들이 살고 있고, 결장 1그램에는 10억 마리의 미생물이 들어 있다. 즉, 우리 몸 속에 있는 세포의 수보다 우리 몸에 서식하는 다른 생물체들의 수가 열 배 정도 많다.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그렇다면 내 몸의 주인이 바로 나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단지 다른 생물체들의 서식지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구의 역사 또한 마찬가지이다. 지구의 생명 현상은 수십억 년 동안 계속돼왔지만, 현재의 인류가 존재한 것은 수만 년에 불과하고, 인류가 현재와 같은 문명의 형태를 갖춘 것은 불과 수십 년밖에 되지 않는다. 자연은 그들의 역사 대부분의 기간 동안 인류 없이 생존해왔다. 그런 면에서 지구의 진정한 주인은 인류가 아닌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인류는 가장 짧은 기간 동안 지구의 환경을 많이 변화시킨 생물체에 속한다.

▣ 생물다양성은 왜 중요한가?
수백만 종의 생물들은 그들의 주변 환경과 상호 작용하고 각각의 종끼리도 상호 작용하며 인류가 살아가기 위해 의존하는 공기와 물, 흙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이들 생물들은 대부분 분자 수준에서 가정 쓰레기나 농업 및 산업 폐기물을 분해하는 기술을 자체적으로 발전시켜왔다. 농업과 원예, 조립 산업 등에서 사용되는 해충 방제법도 대부분 이들 생물에서 나온 것이다. 생물종들의 이 모든 활동은 바로 인류 문명의 기초가 되었다.
저자들이 한결같이 주장하는 것은 이러한 지구의 생물다양성이 우리의 생물학적 재산이자 자본이라는 것이다. 모든 유전자와 생물 개체들, 생물종들, 그리고 바다와 땅과 대기에 사는 모든 자연 생물군들은 자연에 저축되어 있는 우리의 자산이다. 하느님이 그들을 그곳에 놓아두셨다고 믿든, 아니면 그들이 그전에 존재했던 생물에서 진화한 것이라고 믿든, 분명한 사실은 그들이 바로 우리가 가진 유일한 생명체들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생명공학 수준을 고려할 때, 우리가 과학의 기적을 통해 생물체를 창조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기는 아직 이르다. 따라서 절대로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면에서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수많은 생물들이 모두 다 인류에게 필요한 것일까? 물론 그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수십 가지 종들이 멸종했지만, 인류의 삶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생태계의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생물종이 최소한 몇 가지인지, 어떤 생물종이 가장 중요하고, 언제 어느 곳에 그런 생물종이 필요한지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와 지구를 공유하는 1,000만∼2,000만 생물종 가운데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겨우 10∼20%에 불과하다. 더욱이 깊은 바다 밑바닥이나 땅속 깊은 곳에서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우리가 이미 안다고 생각했던 생물들 속에서도 더 작고 미세한 새로운 생물종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목차
머리말
1. 서론
2. 우리가 모르는 지구의 모습
3. 기본적 생존법
4. 자연의 인터넷
5. 갈증 : 생태계와 세계의 물 공급
6. 쓰레기들의 분노
7. 천적, 가장 좋은 친구들
8. 자연선택
9. 광부들의 카나리아와 보초 돼지
10. 화학공학자들
11. 야생 세계에서 얻은 청사진과 영감
12. 자연 의약품
13. 저축과 대출
옮긴이의 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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