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과 장소를 향한 여행... 다시 시작한다면 달라질 수 있을까? 당신의 현실이 너무 절망적이라고 느껴지는 날엔 막차가 빠져나간 동네 지하철 역 앞을 배회해보라. 어둠 속에서 와인색 오디세이 왜건이 다가온다면 주저 없이 타라. 그리고 유성처럼 스쳐간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보라.
출판사 서평
인생의 갈림길이 된 순간으로 떠나는 여행……
다시 시작한다면 달라질 수 있을까?

오늘밤 죽어버리고 싶다.
혹시라도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이 사는 동네의 막차가 빠져나간 지하철역 앞을 슬슬 배회해 보라.
어둠 속에 와인색 오디세이 왜건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하면, 잠시 기다려보기 바란다.……
그 자동차는 조용히 움직여 당신 앞에 설 것이다.…… ...
인생의 갈림길이 된 순간으로 떠나는 여행……
다시 시작한다면 달라질 수 있을까?

오늘밤 죽어버리고 싶다.
혹시라도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이 사는 동네의 막차가 빠져나간 지하철역 앞을 슬슬 배회해 보라.
어둠 속에 와인색 오디세이 왜건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하면, 잠시 기다려보기 바란다.……
그 자동차는 조용히 움직여 당신 앞에 설 것이다.……
이윽고 창 밖이 밝아온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당신은 당신이 그리워하던 장소, 당신에게는 너무도 중요한 그곳에 서 있을 것이다.
바로 내가 그랬던 것처럼. -본문 중에서

요즘 ‘마흔으로 산다는 것’, ‘아버지로 산다는 것’이라는 책이 독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중년 가장들이 감당해야 하는 삶의 무게가 가볍지 않은 현실이다 보니 이 시대의 아버지들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물음이 심각하고 절박하기 때문이리라.
는 직장과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간관계의 뿌리라 할 수 있는 ‘가족’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고독한 3, 40대 가장의 자화상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직장에서 해고된 38세의 가장 가즈오. 아내는 전화방을 통해 알게 된 남자와 불륜을 거듭하고 밝고 착했던 아들은 등교거부에 폭력을 행사하고, 63세의 아버지는 암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고…….
가즈오는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이제 그만 죽어도 될까…” 하고 읊조린다. 그 순간 유령이 모는 와인색 오디세이 왜건이 다가와 과거의 중요한 어떤 순간으로 주인공을 데려간다. 가즈오는 오디세이 왜건을 타고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과 장소로 가게 되고, 그 과거의 장소에서 자신과 같은 나이인 서른여덟의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가족을 책임지고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것이 문득 힘에 겨울 때,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봤을 법한 두 가지 의문,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 것일까?’와 ‘아버지가 내 나이 때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아갔을까?’ 하는 생각을 작가는 특유의 상상력과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해 소설 속에서 시공을 넘나들며 현실화시켜 보여준다. 그래서 때로는 자신의 삶에서 한 발짝 물러나 유성처럼 스쳐갔던 과거의 순간과, 내 가족이 보내온, 무심코 지나쳐버린 무수한 신호들을 돌이켜보게끔 하며, 막연한 연민의 대상으로 머무르기 쉬운 부모를 세대와 환경은 다르지만 별다를 바 없는 현실을 살아온 한 인간으로 이해하고 친구로서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작가는 이 글을 쓰고 나서 “후회스러운 과거를 떠올리다 보면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지 않나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을 쓰면서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라는 말은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고 고백한다.

3, 40대의 현실에 대한 세간의 관심에 비해 그들이 처한 현실과 내면을 통찰력 있게 그려낸 소설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주목할 만하며, 독자들은 글을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가슴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싸한 안타까움과 또 다른 한켠에서 느껴지는 옅은 희망의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도 희망의 싹을 키우며 살아가야 하는 3, 40대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응원의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시시하게 지나가는 일상이
사실은 인생의 중대한 분기점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현실에서 도망칠 수도 없고 현실을 누구의 탓으로 마냥 돌릴 수도 없으며
다만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이전의 틀에 박힌 가족에 대한 정의나 행복에 대한 정의가 다양해지고 가정이 해체되어 가는 요즘,
사람들은 각기 개성이 뚜렷해지고 따라서 다양한 가족 형태가 존재하게 되었다.
그것을 굳이 고정된 시각으로 묶지 않고 주인공이 문제를 받아들여 가는 과정을 다뤄보고자 했다.”
- 저자의 말 중에서

화자이자 주인공인 가즈오는 서른여덟 살. 그의 가족은 동갑인 부인과 중학교 1학년생인 아들 히로키. 일가족은 도쿄 근교의 맨션에서 표면적으로는 평온한 생활을 보내지만 히로키는 얼마 전부터 방황이 시작되고 아내는 아내대로 외출이 잦아진다. 정작 본인은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실직당한 상태다. 도대체 어느 시점부터 일들이 어그러지기 시작한 걸까. 모든 게 무너져 내린 가족을 앞에 두고 가즈오는 어느 날 밤 문득 ‘죽음’을 생각한다.
이야기는 하시모토 부자(父子)가 모는 왜건에 가즈오를 태우고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하시모토 부자는 이미 죽었기 때문에 굳이 말하자면 유령이다. 하지만 이 유령 부자는 신기하게도 너무나 리얼하고 친절하며 가즈오 가족의 사정을 전부 알고 있다고 한다. 그러더니 가즈오를 ‘가장 중요한 어떤 곳’으로 데려가겠다고 한다. 가즈오는 혼미한 상태에서 1년 전 어느 장소로 가 투병 중이어야 할 아버지와 만난다. 아버지는 가즈오와 같은 나이, 서른여덟 살로 돌아간 모습이다.
동갑내기 아버지를 만나게 된 가즈오는 그와 함께 과거를 여행하면서 아내가 외도하는 현장, 아들이 공원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며 괴로워하는 장면을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 때마다 그때 그 순간 가족이 분명 자신에게 보냈을 순간적이고 미세한 구원의 요청을 알아채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현실과 과거를 오가는 가즈오는 가족의 엇갈림과 갈등을 보며 과거 속에서 괴로워하면서 가족의 문제를 해결하고 바꿔보려고 애쓴다. 하지만 그 결과는 결국 가족이 놓인 상황의 아주 사소한 개선에 머무를 뿐이다. 그래도 꿈과 희망을 잃고 죽고 싶어하던 가즈오는 쉽게 뒤바뀔 만큼 단순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알고 비록 변하지 않는 현실이지만 받아들이고 살아가려 한다. ‘우리들은 이제부터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아직 갈 길은 멀고, 여기서 끝낼 수는 없다’는 말을 가슴에 새기며.

시게마츠 기요시 작품의 특징은 억지로 과장된 결론을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명쾌한 해결방법은 없다. 하지만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파르스름하게 삐져나오는 희망의 빛을 보여주면서 끝낸다. 이것이 독자들로 하여금 작품을 더 사실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힘이다. 이런 점이, 어찌 보면 황당무계한 판타지임에도 이 책이 일본 독자의 심금을 울리고 눈물 없이 읽을 수 없는 책이라는 독자들의 평가를 받게 한 요소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독자들은 ‘인생을 다시 살 수는 없지만 미래를 선택할 수는 있다’는 공감으로 가슴을 쓸어내릴 것이다.


작품 곳곳에서 ‘시게마츠 기요시’류의 따뜻한 구절구절이 이야기의 비참함을 달래주며 눈물을 자아낸다. 하지만 여기서 흘리게 되는 눈물은 슬픔의 눈물이 아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 주인공처럼 별이 뜬 밤하늘을 올려다보라. 가슴을 활짝 펴고 드넓은 하늘을 마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산케이 신문

아버지의 존재를 통해 가족의 재기를 그린 현대인의 필독서이다.
- 서일본 신문

혹시 가장 행복했던 과거의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다양한 가치관이 붕괴된 현대 사회.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도 그 예외가 아니다.
부모와 자식에 대한 시게마츠 기요시의 철학이 따듯하게 담겨 있다.
- 아사히 신문

시시하게 지나가는 당신의 일상이 사실은 중대한 인생의 분기점인지도 모른다. 읽고 난 후에도 잊을 수 없는 소설이다
-다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