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론너 교수는 이 책에서 20세기 이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온 다양한 정치이념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민주주의,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보수주의, 무정부주의 등 논의의 범위가 매우 넓고 포괄적이다. 하지만 브론너 교수는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면서도 산만하지 않은 줄거리를 우리에게 남긴다.

즉, 정치세계의 기저에 존재하는 사유의 '전통'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비판함으로써 다양성과 변화, 긴장과 갈등으로 점철된 정치현실에 대한 이해와 길잡이를 제공한다.
출판사 서평
이 책은 비판이론, 사회주의, 유럽정치의 권위자인 스티븐 에릭 브론너(Stephen Eric Bronner) 교수의 저서 Ideas in Action: Political Tradition in the Twentieth Century (1999)의 번역이다. 브론너 교수는 20세기 이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온 다양한 정치이념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민주주의,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보수주의, 무정부주의, 사회주의, 파시즘, 공산주의, 실존주의, 비판이론, 포스트모더니즘, 미학적 유토피아주의, 인종문제, 페미니즘, 생태주의, 반(反...
이 책은 비판이론, 사회주의, 유럽정치의 권위자인 스티븐 에릭 브론너(Stephen Eric Bronner) 교수의 저서 Ideas in Action: Political Tradition in the Twentieth Century (1999)의 번역이다. 브론너 교수는 20세기 이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온 다양한 정치이념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민주주의,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보수주의, 무정부주의, 사회주의, 파시즘, 공산주의, 실존주의, 비판이론, 포스트모더니즘, 미학적 유토피아주의, 인종문제, 페미니즘, 생태주의, 반(反)제국주의와 민족주의 등 논의의 범위가 매우 포괄적이다. 그러나 교과서적인 해설이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다. 브론너 교수는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면서도 산만하지 않은 줄거리를 우리에게 남긴다. 즉, 정치세계의 기저에 존재하는 사유의 ‘전통’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비판함으로써 다양성과 변화, 긴장과 갈등으로 점철된 정치현실에 대한 이해의 길잡이를 제공한다.
프롤로그, 네 개의 부(部),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되는 책의 내용을 개괄하면 다음과 같다. 에서 저자는 서양정치사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틀을 제시한다. 정치사상은 현실 문제에 대한 비판적 성찰로서 이데올로기와 철학적 사변의 중간에 위치한다. 정치사상은 이론과 실천, 추상과 구체, 과거와 미래를 매개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나름대로의 전통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 대화는 항상 전통을 매개로, 전통들 사이에, 그리고 전통들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전통은 그 전통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역사적 조건, 또는 물질적 이해의 세계와 분리될 수 없다. 텍스트와 콘텍스트 중 어느 한쪽으로의 환원을 경계하는 저자는 다양한 전통들 간의 경합과정을 윤리적 판단과 신념을 기준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제1부 에서 저자는 다양한 민주주의담론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시도한다. 현재에 이르러 민주주의는 모든 문제의 해결책으로 부상되어 비판적 특성과 기능을 상실했다. 민주주의 담론이 ‘실용적’으로 선회하였지만 진정으로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루어야 할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거의 없는 형편이다.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보수주의, 그리고 무정부주의는 각각 민주주의를 상이하게 해석한다. 현재의 많은 이론가들은 그 차이를 무시하고 새로운 담론을 시도하려 하지만 성공적이지 못하다. 하나의 표어로 변질된 민주주의라는 추상적인 개념과 민주주의론이라는 유행 조류는 그 지적인 전통이 불분명하고 진정한 대중운동과도 괴리되어 있다. 아이러니는 민주주의가 특정한 이론과 실천의 ‘전통’과 단절될수록 그 강점을 상실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제2부 은 20세기 대중운동의 정치이념을 다룬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그리고 파시즘은 수 백 만의 추종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혁명적 청사진을 제시했던 대표적인 사상들이다. 사회주의자들은 전쟁과 제국주의, 권위주의 등에 대한 새로운 분석을 제시했으며, 민주주의를 국제주의와 경제적 평등과 연관시켰다. 공산주의자들은 혁명 이념의 구체적 의미를 밝히면서 당과 국가의 형태를 변화시켰으며, 저발전 국가를 역사 진보의 중심에 위치시켰다. 파시스트들은 계몽주의의 유산을 청산함과 동시에 대중에게 규율과 생동감, 쇼비니즘, 그리고 때로는 인종주의를 불어넣으려 했고, 그들의 적을 잔인하게 멸종시키려 했다. 이들 모두는 ‘세계의 변혁’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정치사상 분야에서는 이들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이후 이들 간의 상호경쟁은 매우 치열했다. 이들 간의 대결은 중요한 현실적 선택으로 나타났다. 즉, 많은 국가들에 있어 그 대결은 결국 공화주의와 전체주의 사이의 갈등으로 전개되었다.
제3부 은 실존주의, 비판이론, 포스트모더니즘, 미학적 유토피아주의를 다룬다. 전체주의에 대한 환멸과 함께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새로운 사고방식이 절박하게 요구되었다. 이에 따라 실존주의와 비판이론,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이 식자층에서 널리 호응을 얻었다. 각각의 조류는 모든 형이상학과 목적론에 반대하여 개인의 주관성과 특수성을 다시 강조했다. 개인을 관료제 및 도구적 합리성과 대립시키고, 개인의 경험을 내세워 기존의 권위를 비판했다. 현실 참여, 유토피아, 그리고 보편적 윤리는 호소력을 상실했다. 경험의 새로운 영역이 열리면서 이전에 배제되었던 집단들이 무대 위로 등장했으며, 구시대의 관습과 전통적 정치는 비난과 회의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결국 새로운 주관주의에 의해 진보세력은 이념적으로 파편화됨과 동시에 억압받는 계층에 대한 진정한 도덕적 신념도 상실하게 되었다.
제4부 에서는 신사회운동의 이념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신사회운동은 타자의 해방과 억압받은 자의 복권을 추구한다. 정체성과 자결, 그리고 지배규범에의 도전 등에 관심을 둔 신사회운동은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소수집단들이 문화적 정체성을 확보하고 자율성을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대되었고, 인권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백인남성문화의 지배에 대한 도전, 생태학적 위기에 대한 새로운 각성은 범지구적 현상이 되었다. 그러나 신사회운동가들이 일상생활의 문화를 변혁하는데 기여한 공로를 내세운다면, 동시에 그들은 1980-90년대의 제도적 퇴행의 책임도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한다. 신사회운동은 대중을 동원하고 다양한 억압을 공론화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그러나 신사회운동의 이데올로기와 전술은 긍정적인 기여뿐만 아니라 한계도 내포한다. 가장 진보적인 이익집단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특수한 이해에 매몰되어버리는지를 파악해야 하며, 정체성의 정치와 파편화의 논리가 자멸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에서 브론너 교수는 그의 해방적 관심을 보다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밝힌다. 그는 진정한 비판은 윤리적 판단의 산물이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이론과 실천을 결합하는 윤리적 선택의 근거는 절대적이지 않다. 역사적 목적론, 과학적 객관주의, 추상적 형이상학, 또는 존재론 어느 것도 보다 나은 미래를 추구하는 진보 정치의 기초가 될 수 없다. 저자가 추구하는 비판정치이론은 이데올로기 비판뿐만 아니라 물질적 이해관계, 권력구조, 제도에 대한 구체적 분석을 포함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국제주의와 세계주의의 이상과 가능성에 대한 신념을 견지함으로써 자본주의적 지구화가 낳는 부작용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장한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역자 서문
서문
프롤로그 : 전통, 해석, 참여
01 민주주의 문제와 전망
02 세계의 변혁
03 주관성의 회복
04 타자에게 권력을
에필로그 : 윤리적 선택, 진보정치, 그리고 지구적 삶의 도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