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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탕은모든것을치료할수있다

    설탕은모든것을치료할수있다

    • 최치언 저
    • 랜덤하우스중앙
    • 2005년 10월 31일
    • 정가
      6,000원
    • 판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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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언을 한국 시단에 새로 등장한 패관 시인이라 불러도 되겠다. 그래서 이 시집에 실린 시들엔 물론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시화'라는 장르명을 붙여도 되겠다. <김혜순. 시인> 최지언 시인의 시는 세밀한 관찰을 통한 과감한 표현으로 사물을 구체화 시킨다. 이번 시집을 열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설탕 맛을 보고 놀라듯 시의 또 다른 모습에 흠찍 놀라면서도 금세 그 언어의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책 소개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2001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두 장르를 넘나들며 개성 있는 작품 활동을 활발히 벌여온 최치언이 첫 시집을 선보인다.
    『설탕은 모든 것을? 치료할 수 있다』라는 제목처럼 그의 시는 달다. 그러나 가루설탕처럼 한입 떠먹는 즉시 사르르 녹아버리는 달콤함과는 사뭇 다르다. 내 송곳니나 내 혀끝으로 살살 갉거나 핥는 아기자기한 노동이 있어야 그 단맛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그만큼 입속의 단내는 오래간다. ‘우울한 날에는 당나귀처럼 설탕을 씹...
    책 소개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2001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두 장르를 넘나들며 개성 있는 작품 활동을 활발히 벌여온 최치언이 첫 시집을 선보인다.
    『설탕은 모든 것을 치료할 수 있다』라는 제목처럼 그의 시는 달다. 그러나 가루설탕처럼 한입 떠먹는 즉시 사르르 녹아버리는 달콤함과는 사뭇 다르다. 내 송곳니나 내 혀끝으로 살살 갉거나 핥는 아기자기한 노동이 있어야 그 단맛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그만큼 입속의 단내는 오래간다. ‘우울한 날에는 당나귀처럼 설탕을 씹으세요. 찬장을 뒤져서라도 설탕을 찾으세요.’ 그래야 ‘동네에서 가장 유쾌한 사람이 될’거니까 말이다. 내 슬픔을 하얗게 덮어버리기에 충분하므로.
    최치언의 시는 일단 詩的이라는 강박으로부터 참 자유롭다. 시를 써야지, 하는 욕심이 아닌 시를 살아야지, 하는 평심에서 비롯된 콩테가 우리네 삶의 그 안팎을 유연하게 스케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코끼리 궁둥이처럼 뒤뚱거리고, 때로는 칼날처럼 날카로우며, 때로는 먹장구름처럼 어두운, 그럼에도 군더더기 없는 유머가 있어 촛불같이 흔들리는 희망을 품게 하는 바야흐로 눈물겨운 풍경의 詩.
    무엇보다 최치언의 시는 재미있다. 또한 잘도 읽힌다. 있는 그대로의 일상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덤덤하게, 때로는 자신의 일도 소 닭 보듯 건들건들 힘을 뺀 채 조용히 읊조리는데 자석처럼 끌리는 내가 있다. 그래도 그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면 무대를 떠올려도 좋겠다. 흔들의자가 있다면 그 위에 앉아, 관이 놓여 있다면 그 위에 누워, 장대높이뛰기중이라면 바에 매달린 채로 연기하는 그를 상상하면 좋겠다. 기발한 상상력과 역동적인 에너지를 최대한 북돋우기 위해 언어가 자유롭게 뛰어노는 무대로 만들어 우리를 초대하는 그의 詩.
    그러나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 보면 알리라. 관객인 우리가 바로 그 연극의 주인공으로 열연 중이었음을.


    저자의 말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그냥 슬프고 허전하고 멀리 가는 버스도 타보고
    시장에도 가보았습니다.
    그곳엔 생을 뜨겁게 달구는 불이 있었고
    그 불로 잘 차린 식탁이 있었습니다.
    저 혼자 그 식탁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혼자인 꽃이 화병에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5. 추천글
    최치언을 한국 시단에 새로 등장한 패관 시인이라 불러도 되겠다. 그래서 이 시집에 실린 시들엔 물론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시화(詩話)?라는 장르명을 붙여도 되겠다. 그는 먼저 세밀하게 풍경을 관찰한 다음, 그 풍경이 간직한 비밀 이야기를 유장하게 구술한다. 마치 신세계를 다녀온 사유 깊은 패관처럼.
    그래서 최치언의 시를 읽으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설탕 맛을 보고 놀란 당나귀의 표정을 짓게 된다. 어떻게 이렇게 시가 달콤하고, 재미있고, 유창하고, 그리고 독자의 이빨을 썩게 할 수 있는가. 그것은 그가 묘사시에 구술 이야기라는 설탕을 발랐기 때문이다. 이 설탕을 맛보면 누구나 시가 서정의 장르로 분리되기 이전, 말의 원천으로 돌아가는 듯한 감각의 환희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공간이 갑자기 신화의 시공간으로 진입한 듯한 진공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_김혜순(시인)

    저자 소개

    최치언

    1970년 전남 영암에서 태어났다.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로 등단하고 2001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소설로도 등단했다.

    책 속에서

    설탕은 모든 것을 치료할 수 있다(p64)
    우울한 날에는 당나귀처럼 설탕을 씹으세요
    찬장을 뒤져서라도 설탕을 찾으세요
    빠른 길은 동네 슈퍼에 가면 돼요
    젖은 두루마리 화장지 같은 주인에게도 설탕을 권하세요
    보건청에서 나온 사람처럼 잔뜩 뒷짐을 지고
    아! 하면 아! 하세요 그럼 희망을 넣어드리지요 하세요
    시든 장미꽃에게도 설탕물을 주세요
    썩은 이빨 사이에 설탕을 솜처럼 끼고 웃으세요
    자 저를 따라 해보세요
    설탕은 모든 것을 치료할 수 있다
    간혹, 불행이 불행을 치료할 수 없듯
    설탕은 설탕의 중독을 치료할 수 없답니다-하는 이들이 있는데
    꿀벌이 침도 가지고 있다고만 생각하세뇨
    그것으로 인하여 퉁퉁 부르튼 날엔
    또 설탕을 먹으세요
    설탕이 없는 날엔
    당나귀에게 조금 빌려보세요
    당나귀 나라의 말로 정중하게 한 발 물러서서
    먹다 남은 설탕 있습니까 아랫입술을 세차게 가로로 저어보세요
    장미꽃에 얼굴을 묻고 문을 두드리세요
    슈퍼 주인에게 어제의 희망의 값을 지불해달라고 위협하세요
    당신은 그 동네에서 가장 유쾌한 사람이 될 거예요
    누군가 당신에게 설탕을 빌려달라면
    이렇게 말하세요
    설탕은 모든 것을 치료할 수 있답니다
    그러나 설탕은 살콤 사르르하게 이내 녹아버리지요

    목차

    목차
    제1부 올림푸스 세탁소/성좌/늑대/여자들의 저녁식사/공황/촛불/말 탄 자/종교적으로 때론/수레국화/동거/화장터/환(環)/장마1
    제2부 우리 시대의 스승/끈/원 안을 보다/구멍/현대서점 앞/지나침/팔뚝 위의 새/숲의 기적/목격자/설탕은 모든 것을 치료할 수 있다/수사 밖의 수사/석유집 아이/원형 극장/여름의 흐름/따뜻한 귤
    제3부 감자 먹는 노인들/절벽 위의 노인들/가난한 날들의 밥상/주말여행/도토리/장마2/유물/도대체 사과는?/사막을 건너는 낙타표 성냥/이발소 그림/스핑크스/자전거 타는 여자뎐/동상/간이 막사/여자의 일생/거지 꽃
    제4부 집으로 가는 길/태양을 교정하는 사내/그 조용한 집/성당 첨탑 너머/독신남/도망가라 메기야/천국/굴뚝 위에/공원의 묘지/겨울의 동화(童話)/아름다운 청춘/연못/흑백사진/에버그린 꽃집
    작품해설 김양헌(문학평론가) 시, 부조리의 무대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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