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데르수는 당시 아르세니에프 일행의 길안내를 맡은 나나이 족이었다. 원래 저자는 이 책을 군사용으로 집필했으나 데르수와의 만남을 통해 생명을 파괴하는 전쟁용이 아닌 생명의 의미를 되찾는 송가로 거듭났다. 비록 데르수는 야만적인 문명의 굴레에 희생되고 말았지만,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의 삶을 반추하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데르수가 보여줬던 생명의 힘 그 영원한 힘을 찾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출판사 서평
책의 개요
이 책은 1923년 모스크바에서 출간된 블라디미르 클라우디에비치 아르세니에프의 『데르수 우잘라』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러시아의 작가 막심 고리키는 저자의 풍부한 자연묘사와 특유의 표현력에 완전히 반해버렸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 책은 키플링이 쓴 『정글북』이나, 페니모어 쿠퍼가 쓴 『모히칸 족의 최후』와 비견될 만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의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이 책을 원작으로 (1975년작)을 만들어 아카데미 외국어상, 모스크바 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
책의 개요
이 책은 1923년 모스크바에서 출간된 블라디미르 클라우디에비치 아르세니에프의 『데르수 우잘라』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러시아의 작가 막심 고리키는 저자의 풍부한 자연묘사와 특유의 표현력에 완전히 반해버렸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 책은 키플링이 쓴 『정글북』이나, 페니모어 쿠퍼가 쓴 『모히칸 족의 최후』와 비견될 만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의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이 책을 원작으로 (1975년작)을 만들어 아카데미 외국어상, 모스크바 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이 책에서 묘사된 탐사대상 지역은 연해주 시호테 알린 산맥의 중부지대이다. 북위 45도에서 47도 사이인데, 연해주의 해안지역을 거쳐 테르네이 만에서 북상하여 다시 비킨 강을 따라 우수리 강에 이르는 멀고도 험한 여정이다. 이 탐사에는 병사 9명과 식물학자도 동행했다.
저자 아르세니에프는 아버지가 철도회사의 회계원이었다. 러시아군의 극동기지인 블라디보스토크에 부임한 아르세니에프는 곧 의용병 부대를 맡게 되었다. 당시 의용병 부대의 별칭은 수렵부대였다. 다른 부대와 달리 수렵과 탐사가 주임무였기 때문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주둔중이던 러시아 극동군은 지리적으로 덜 알려진 오지를 수색할 때가 많았는데, 그에 앞서 먼저 의용병 부대를 파견하곤 했다. 의용병 부대는 탐사를 좋아하는 아르세니에프 같은 병사들의 지원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전투훈련 대신 시호테 알린 일대와 연해지방의 지형 및 도로를 조사했으며, 전시에는 정찰과 길안내를 맡았다. 아르세니에프는 이 의용병 부대의 지휘관이었다. 아르세니에프는 1930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사망했다.
이 책에는 광활한 시베리아에서 자연을 존중하며 자연과 교감하는 데르수 우잘라의 삶의 여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데르수의 진솔한 모습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 책에는 또 당시 연해주 일대에 거주하던 한국인들의 생활상도 담겨 있다.
연해주(沿海州)는 러시아 어로 ‘프리모르스키’라고 하는데, ‘프리’는 ‘연안’, ‘모르스키’는 ‘바다의’라는 뜻이다. 현재 북서쪽은 중국 동북지방, 남서쪽은 북한, 남동쪽은 동해에 면해 있다. 시호테 알린 산맥이 동해안과 나란히 뻗어 있고, 블라디보스토크가 중심도시다.

2. 데르수 우잘라
이 책에 그려지는 넌픽션의 주인공은 원주민 사냥꾼 데르수 우잘라다. 그가 아르세니에프의 탐사대와 함께한 나날들, 그리고 불행하게도 하바로프스크 인근 산속에서 그가 지닌 총과 돈을 노린 러시아 사람에게 살해되기까지의 과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
데르수 우잘라는 이곳 원주민인 고리드 족 출신이다. 고리드는 러시아 인들이 붙인 이름으로, 그들 스스로는 나나이(‘이 땅의 사람들’이라는 뜻)라고 부른다. 북만주에서 동시베리아에 걸쳐 거주하던 남방 퉁구스계의 일족으로, 현재는 아무르 강 연안에서 수렵, 어로, 목축, 농업, 양봉을 하며 생활하고 있다. 1926년 조사에 의하면 인구는 약 2천. 이 무렵에는 송화강 연안에도 일부 거주했다. 데르수 우잘라는 탐사대와 함께하는 동안 서투른 러시아 말로 의사소통을 했다.

■ 그의 놀라운 관찰력과 추리력
데르수 우잘라(이하 데르수)는 항상 사냥해온 것을 이웃과 똑같이 나눠가졌다. 그렇게 서로 나눠먹어야만 다음 사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데르수는 사소한 물건들을 통해 여러 가지 사실들을 추리해내는 능력이 탁월했다. 그는 사람의 발자국만 보고도 전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두 알아냈다. 탐사대의 일부가 어디서 쉬었고, 또 어디서 길을 헤맸는지 정확하게 맞혔다. 실제로 샛길이 잘린 곳에서 꽤 오랜 시간 헤맸었다. 그는 대원들이 길을 찾아 숲을 누빈 일까지 알고 있었다. 어느 지점에서는 대원 한 명이 신발을 갈아신었는데, 데르수가 그 사실까지 짚어내는 바람에 다들 깜짝 놀랐다. ……
강가에 모닥불을 피운 흔적이 남아 있었다. 특히 그는 모닥불이 같은 장소에서 여러 번이나 피워진 점에 주의했다. 아마도 거기가 강을 건너기 쉬운 여울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흘 전쯤 누군가 야영을 한 것 같다고 데르수는 말했다. 데르수는 그 주인공이 중국인에다 노인일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한 맹수를 전문으로 노리는 사냥꾼이며, 밤새 한잠도 안 자다가 아침이면 다시 강 저편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았다. 작은 짐승을 산 채로 잡을 때 사용하는 덫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볼 때, 그 주인공은 살아 있는 짐승을 미끼로 맹수를 잡는 전문적인 사냥꾼이라고 데르수는 확신했다. 데르수는 또 모래에 찍힌 발자국의 크기가 똑같은 걸로 보아 모닥불을 피운 장본인은 같은 한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 밖에도 버려진 신발과 야영하는 습관을 통해 중국인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하지만 어떻게 노인이라는 점까지 알아낼 수 있었는지 무척 궁금했다. 그러자 “대장 몰라? 사람 젊어, 발끝으로 걸어……. 오래되면 뒤꿈치로 걸어.” 생각보다 간단한 논리였다. 젊은 사람들은 빨리 걷기 위해 대체로 체중을 발끝에 싣는 반면, 노인들은 발바닥 전체에 체중이 분산되도록 자신도 모르게 발뒤꿈치로 걷는다.

■날씨를 예상하는 데도 일가견
차분히 가라앉은 대기 속으로 안개가 치솟고, 총을 쐈을 때 큰 메아리가 뒤따르면 대개는 큰비가 내리더라고 했다. 원주민들 사이에서는 바람이 잠잠한데도 안개가 하늘로 올라가고 메아리도 유난히 길게 이어지면 큰비가 내린다고 했다.

■ 야생과의 교감
한번은 강변에서 야영준비를 하는데 데르수는 그곳이 어쩐지 마음에 안 든다며 이렇게 말했다. “강에서 물 담았다. 물고기 욕했다.” 이야기는 이랬다. 데르수가 물을 뜨려고 하자 물고기 한 마리가 고개를 내밀더니 데르수를 향해 입을 삐쭉거렸다고 한다. “물고기도 사람이다. 사람 말, 할 수 있다. 나 물고기 하는 말 듣는다.” 데르수의 표정은 심각했다.

■ 얼룩바다표범과 데르수
어느 날, 얼룩바다표범을 발견한 데르수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외쳤다. 그러자 깜짝 놀란 녀석들이 곧장 물로 뛰어들었다. 그러다가 잠시 후 슬며시 고개를 내밀고는 일행을 바라봤다. 이번에는 데르수가 돌을 던졌다. 녀석들은 또다시 물속으로 몸을 숨겼다가 다시 머리를 내밀었다. 데르수가 골이 났는지, 총을 들어 대뜸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이 녀석들 근처에서 물보라를 일으켰다. 왜 총을 쐈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데르수는 엉뚱하게도 녀석들이 우리가 몇 명이나 되는지 세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람은 동물의 숫자를 셀 수 있다. 하지만 바다표범은 사람의 머리가 몇 개인지 세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사냥꾼으로서 데르수가 지켜야 할 자존심이었다.

■ 호랑이를 만난 데르수
한번은 실탄 여섯 발이 전부였다. 야영지 근처에서 데르수는 뿔이 난 사슴을 발견했다. 결국 여섯 발을 모두 쏘고 말았다. 마지막 여섯 발째 총알에 명중된 사슴은 협곡 아래의 물웅덩이로 떨어졌다. 사슴은 물속에 몸을 담근 채 머리만 내놓고 거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녀석의 생명은 분명 끊어지기 직전이었다. …… 그때 위쪽에서 무엇인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천천히 위쪽을 살피는데, 순간 호랑이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놈은 데르수 쪽으로 내려오려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지고 말았다. 데르수는 근처 바위틈에 바싹 기댄 채 숨도 쉬지 않았다. 가만히 숨을 죽이며 오른손에 단도를 꽉 움켜쥐었다. 호랑이는 무심코 그가 있는 곳을 곁눈질로 바라봤다. 그리고 조금씩 그의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데르수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아마도 그루터기나 돌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다행히 바람은 호랑이의 등뒤에서 불어왔다. 게다가 죽은 사슴이 물에 잠겨 있어, 호랑이의 눈에도 띄지 않았다. 호랑

목차
아르세니에프에게 보내는 고리키의 편지
지도
1. 출발
2. 지기트 만
3. 탐사의 시작
4. 산간에서
5. 홍수
6. 해변으로 돌아가다
7. 샤오켐 강을 따라서
8. 타케마 강 주변에 사는 타즈들의 삶
9. 중국인 리춘빈
10. 인간의 정복을 허락하지 않는 밀림
11. 뗏목으로 강을 건너다
12. 조선인의 검은담비 사냥
13. 아마고의 폭포
14. 험난한 여정
15. 쿠순 강 하류
16. 솔론 족
17. 우수리 지방의 중심
18. 데르수, 운명의 사격
19. 헤이바투가 돌아오다
20. 시호테 알린을 넘어
21. 한겨울의 축제
22. 호랑이의 습격
23. 여행의 끝
24. 데르수의 죽음
주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