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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사건
- 엘리에트아베카시스 저
- 이세진 역
- 예담
- 2006년 09월 11일
-
정가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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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7,920원 [1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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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쪽
148 x 210 (㎜)
책 소개
이 책은
카프카는 『변신』에서 회사원인 한 남자가 벌레로 변한 돌연한 사건을 제시하면서 가족이나 인간관계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게 했다. 비극적 인간 조건을 돌아보게 했다. 그러나 엘리에트는 ‘여성의 변신’을 통해서, 요컨대 짐승의 시간을 거쳐, 암컷만의 생명력과 창조력으로 새로운 존재로 탄생하게 한다. 바로 아이를 통해 여성은 새롭게 탄생하는 것이다. - 소설가 권지예
저자 소개
지은이 : 엘리에트 아베카시스 (Eliette Abe'cassis)
1969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태어나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했다. 프랑스 최연소로 철학교수 자격증을 받았고 27세에 첫 소설
<쿰란>
을 발표했다. 지은 책으로
<밀입자>
,
<나의 아버지>
,
<황금과 재>
,
<살인에 관한 형이상학적 고찰>
,
<행복한 사건>
등이 있다.
옮긴이 : 이세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불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나, 꽃으로 태어났어》, 《돌아온 꼬마 니콜라》, 《꼬마 니콜라와 빨간 풍선》, 《리틀 맨》 외 다수의 그림책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역자 소개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불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엉덩이의 재발견』『유혹의 심리학』『돌아온 꼬마 니콜라』 외 여러 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책 속에서
나는 충분히 심사숙고한 뒤에 아기를 낳아야 할 이유들을 수첩에다 적어보았다.
첫번째,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
두 번째, 우리는 갈 수 있는 모든 나라를 가보았다.
다시 두 번째, 소위 ‘권태기’가 찾아올 것이다.
세 번째, 나는 서른 살이 넘었고 머지않아 마흔이 될 것이다. 나는 늙는 것이 두렵다. 그러니까 지금 마지막 스퍼트 라인에 서 있는 셈이다.
다시 세 번째,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요약해 보자. 왜 사람들은 아이를 갖는가? 사랑 때문에, 권태 때문에,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에. 이 세 가지는 인생을 본질적으로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거의 모두가 아기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장차 부모가 될 사람들 중에서 진실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다. 아기를 갖는다는 것, 그것은 인생의 끝이다. -25～26쪽
산부인과 의사는 분만실 간호사에게 아기 아빠를 다시 들어오게 하라고 했다. 니콜라는 혼이 쏙 빠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충격을 받은 것이다. 로랑스 페르누 저서의 2000년 판본은 대단한 진전을 보였지만, 1967년도 판본과 마찬가지로 아기 아빠가 분만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좋은 생각이 아니다. 어쨌든 내 앞으로는 하얀 막이 쳐져 있어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니콜라는 자기 아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공포영화를 보기라도 한 듯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는 망연자실해 있었다. 남자들은 약해 빠졌다. 너무 민감하다. 남자들은 생리도, 입덧도, 임신도, 분만도, 회음부 절개도 모른다. 남자들은 행복한 여자들이다. -72쪽
오후에 함께 호텔 방에 있는데 니콜라가 나에게 살며시 다가왔다. 하지만 우리 몸이 서로 결합하려 할 때마다 아기는 무슨 섹스 탐지기라도 갖고 있는 양 잠에서 깨었다.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우리가 과연 예전 같은 삶을 되찾을 수 있을까? 우리의 포옹, 애무, 사랑의 밀어……. 출산 이후 섹스에 대한 나의 관점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남자 산부인과 의사에게 성기를 보이면서도 부끄럽지 않았다. 전에는 그럴 때마다 몹시 기분이 불편했다. 하지만 출산을 하고 나서는 성기가 신성한 의미를 잃고 손이나 발처럼 그저 하나의 신체 기관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예전에는 그렇게나 민감하고 본질적이었던 것이 이제 의미를 잃은 것이다. 성기는 저 바깥에, 실용적인 것으로 존재하게 됐다. 성(性)은 이제 존재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성이란 원래 터부요, 신성한 것이기 때문이다. 손이나 팔을 내보이듯 성기를 내보이고 다닌다면 거기에는 더 이상 성적인 느낌이 있을 수 없다. -170쪽
그 애는 내 삶을 뒤흔들어놓았다. 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애는 그냥 아기였을 뿐이다. 그 애는 나를 꼼짝 못하게 몰아세웠고, 내 모든 한계를 넘어서게 했다. 그 애 때문에 나는 절대성과 직면했다. 절대적 포기, 절대적 애정, 절대적 희생과 맞닥뜨렸던 것이다. 레아는 나를 붕괴시켰고, 나를 낳았다. 나는 그 애의 딸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그 애의 피조물이었다. -228쪽
첫번째,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
두 번째, 우리는 갈 수 있는 모든 나라를 가보았다.
다시 두 번째, 소위 ‘권태기’가 찾아올 것이다.
세 번째, 나는 서른 살이 넘었고 머지않아 마흔이 될 것이다. 나는 늙는 것이 두렵다. 그러니까 지금 마지막 스퍼트 라인에 서 있는 셈이다.
다시 세 번째,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요약해 보자. 왜 사람들은 아이를 갖는가? 사랑 때문에, 권태 때문에,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에. 이 세 가지는 인생을 본질적으로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거의 모두가 아기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장차 부모가 될 사람들 중에서 진실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다. 아기를 갖는다는 것, 그것은 인생의 끝이다. -25～26쪽
산부인과 의사는 분만실 간호사에게 아기 아빠를 다시 들어오게 하라고 했다. 니콜라는 혼이 쏙 빠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충격을 받은 것이다. 로랑스 페르누 저서의 2000년 판본은 대단한 진전을 보였지만, 1967년도 판본과 마찬가지로 아기 아빠가 분만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좋은 생각이 아니다. 어쨌든 내 앞으로는 하얀 막이 쳐져 있어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니콜라는 자기 아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공포영화를 보기라도 한 듯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는 망연자실해 있었다. 남자들은 약해 빠졌다. 너무 민감하다. 남자들은 생리도, 입덧도, 임신도, 분만도, 회음부 절개도 모른다. 남자들은 행복한 여자들이다. -72쪽
오후에 함께 호텔 방에 있는데 니콜라가 나에게 살며시 다가왔다. 하지만 우리 몸이 서로 결합하려 할 때마다 아기는 무슨 섹스 탐지기라도 갖고 있는 양 잠에서 깨었다.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우리가 과연 예전 같은 삶을 되찾을 수 있을까? 우리의 포옹, 애무, 사랑의 밀어……. 출산 이후 섹스에 대한 나의 관점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남자 산부인과 의사에게 성기를 보이면서도 부끄럽지 않았다. 전에는 그럴 때마다 몹시 기분이 불편했다. 하지만 출산을 하고 나서는 성기가 신성한 의미를 잃고 손이나 발처럼 그저 하나의 신체 기관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예전에는 그렇게나 민감하고 본질적이었던 것이 이제 의미를 잃은 것이다. 성기는 저 바깥에, 실용적인 것으로 존재하게 됐다. 성(性)은 이제 존재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성이란 원래 터부요, 신성한 것이기 때문이다. 손이나 팔을 내보이듯 성기를 내보이고 다닌다면 거기에는 더 이상 성적인 느낌이 있을 수 없다. -170쪽
그 애는 내 삶을 뒤흔들어놓았다. 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애는 그냥 아기였을 뿐이다. 그 애는 나를 꼼짝 못하게 몰아세웠고, 내 모든 한계를 넘어서게 했다. 그 애 때문에 나는 절대성과 직면했다. 절대적 포기, 절대적 애정, 절대적 희생과 맞닥뜨렸던 것이다. 레아는 나를 붕괴시켰고, 나를 낳았다. 나는 그 애의 딸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그 애의 피조물이었다. -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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