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안 좋은 기억을 떠올리며 눈을 양쪽으로 움직이면 막혀 있던 기억 회로가 통합되어 현재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증상이 사라진다고?" 무척이나 생소하고 파격적인 EMDR의 이론과 치료 기법에 대한 이야기.

마음의 상처를 극복함으로써 단순히 증상만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삶을 한층 발전시키고, 창조적이 되게 하고, 깊은 의미를 찾을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EMDR은 매력적인 치료 방법이다.
획기적인 심리 치료법 EMDR
심리 상담은 정신적 문제을 갖고 있는 내담자의 발병 원인을 찾아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는 아주 중요한 작업이지만 이것이 치료의 전부는 아니다. 엑스레이나 CT를 찍는다고 바로 환부가 치료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원인을 알아냈다고 곧 내담자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물 치료나 대화 위주의 상담이 정신 질환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면 EMDR은 외과 수술처럼 내담자의 상처받은 마음을 안구 운동을 통해 물리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EMDR(Eye Movement Desensitizaton and Reprocessing, 안구 운동 민감 소실 및 재처리)은 임의로 안구를 운동시켜, 부정적이고 기분 나쁜 생각을 감소시키는 치료 방법이다. 1987년 프란신 샤피로가 발견한 EMDR은, 그후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연구되었고, 다른 치료법들과 융합하면서 계속 발전하고 있다. EMDR은 심리 치료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며,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그 치료 적용 범위를, 불안증, 공포증, 신체화 장애, 만성 통증, 만성적 애도 반응, 그리고 학대 방임과 같은 지속적인 심리적 외상으로 인한 복잡한 정신적 후유증까지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눈을 움직여 트라우마를 치유한다고?
이러한 EMDR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책이 국내 최초로 출간되었다. ≪EMDR -- 마음의 상처 치유하기≫는 어린 시절에 성적,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반복적으로 경험하여 그 후유증으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성인들에게 EMDR을 활용하여 치료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다양한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EMDR의 표준 기법을 창조적으로 확장시켜 나간다. 열정적이며 도전적으로 치료하기 어려운 학대의 피해자들을 안정시키고, 섬세하게 외상을 통합시켜 나가는 전반적인 EMDR 치료 과정을 자세히 알려준다.
특히 어린 시절에 성적으로 학대받은 성인의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한다. 성폭행 등 성적 학대를 입은 피해자는 정신적 외상이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학대자에게 저항할 힘도 없던 어린 시절에 가족이나 친척 등 가까운 이에게 당한 폭력은 피해자의 자존감이나 사회성이 바르게 형성되는 것을 방해하여 학대가 먼 과거의 일이 된 이후에도 피해자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성적 학대를 어린 시절에 경험한 성인을 치료하는 사례를 보여 준다. 외상의 경험에서 비롯된 이들의 피해는 낮은 자존감과 사회성 결여로 정상적인 삶을 누리지 못하는 등 그 규모가 광범위하여, 이들을 치료하는 일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이다. 이 책은 성적 학대 외상 피해자 사례 위주로 EMDR의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지만 이 예를 통해서 다른 외상에까지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EMDR을 이용한 어린 시절 학대받은 성인 치료에서는 EMDR의 기본 개념과 약사를 살펴보고, EMDR로 치료할 때 치료자가 신경 써야 하는 주요 쟁점을 짚어 본다. 치료자는 내담자의 안전, 책임, 선택과 조절, 경계, 대인 관계, 신체 인식 / 이미지, 성, 자존감, 강한 감정, 방어, 악몽과 플래시백, 신체 기억, 공황과 불안, 우울 등을 다루어야 하며 이들 증상과 기간을 감안하여 증상 완화에 초점을 두고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또한 EMDR 치료 시에 글쓰기 이미지 유도, 예술 작업, 명상 훈련 등을 병행하여 내담자의 치료 효과를 증진시키도록 해야 한다.
2장 EMDR 회기와 치료의 단계와 구성과 3장 EMDR 치료에 활용될 수 있는 방법과 기법들에서는 EMDR의 회기를 3단계로 나누어 치료의 초기에는 본격적인 EMDR 치료에 앞서 외상 치료를 위한 기초 작업과 준비를 위한 상담을, 중기에는 내담자의 강렬하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처리하는 과정을, 말기에는 치료 과정을 검토하고 미래에 초점을 맞추어 작업한다.
4장 사례에서는 EMDR 치료 시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변수들을 몇 가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특히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내담자를 통해서 여러 기법을 사용하는 과정을 상세히 보여 준다. 이는 치료자들에게 치료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수에 대처할 수 있는 지침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마음의 상처로 고통받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갖게 해주며, 내담자들을 치료하면서 힘들어하고 고민하는 치료자들에게도 명쾌하고 상세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 것이다.

“상처를 치유하는 건강한 힘은 스스로에게 있다”
EMDR이라는 이론과 치료 기술은 생소하고 파격적이어서 누구나 처음에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EMDR은 단순히 눈만 움직이는 치료법이 아니라, 중요한 여러 정신 치료법들이 통합되어 있는 구조화된 치료 방법이다. 이 방법은 심리적 외상으로 생긴 다양한 정서적 상처와 이 때문에 오는 행동의 문제들을 치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휴식과 수면을 통해 그날 그날의 정보를 처리하지만 충격적인 심리적 외상을 경험한 이들은 당시의 이미지, 신체 감각, 맛과 냄새, 소리, 믿음 등을 기억 네트워크 안에 그대로 간직한 채 살아가게 된다. EMDR은 쓸모 있고 필요한 정보는 지우지 않으면서 몸과 마음에 갇혀 있는 해로운 정보를 새롭게 처리하는 것이다.
EMDR은 여러 기법이 통합된 정신 치료의 한 형태이다. 안구 운동은 외상이 남긴 처리되지 않은 기억, 감정, 사고 등을 재처리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안구 운동뿐 아니라 손으로 두드리기나 양측성 자극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는데, 대뇌의 양쪽 반구에 번갈아 가며 자극을 주는 것이 효과 있는 것으로 보인다. EMDR을 통해 심리 치료는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하지만 EMDR 역시 기존의 (내담자의 이야기를 주로) 들어주고 신뢰 관계를 쌓는 과정 없이는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EMDR은 긴 심리 치료의 일부이다. 심리 상담의 기본을 잊지 않으면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EMDR의 기본 원리는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건강한 힘이 내부에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상담과 안구 운동을 통해 내담자에게 자극을 인위적으로 주기는 하지만, 내담자의 부정적 인지를 약화시키기 위해 내담자 내면에 존재하는 긍정적 인지를 이끌어내는 과정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옮긴이의 말
감사의 말
서문

Chapter1
EMDR을 이용한 어린 시절 학대받은 성인 치료

01 EMDR 모델
02 치료의 주요 쟁점과 증상군
03 어린 시절 상처받은 성인의 EMDR 치료 시 중요한 사항
04 보조적 치료 방법

Chapter2
EMDR 회기와 치료의 단계와 구성

05 치료의 초기
06 치료의 중기
07 치료의 말기

Chapter3
EMDR 치료에 활용될 수 있는 방법과 기법

08 EMDR 치료 회기의 초기
09 EMDR 치료 회기의 중기
10 미완결 회기를 마무리하고 회기 사이 내담자의 자기 관리를 돕는 방법

Chapter4
사례

11 다양한 기법을 보여 주는 사례
12 크리스티나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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