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 인간의 로망과 꿈의 메타포, 그 탄생과 발전의 드라마
주얼리, 그것은 단순히 보석을 가리키는 말을 떠나 인간의 로망과 꿈의 오랜 메타포다. 보석은 인간의 욕망을 오랫동안 대리해온 객관적 상관물이다. 윤리와 도덕, 혹은 취향이나 생활양식과는 상관없이 인간의영혼을 구속하는 물질의 악마성을 인정하여야 한다면 그것은 주얼리에서 처음으로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은 주얼리를 탄생시킨 주얼리의 본고장 유럽의 세계적 주얼리 브랜드들의 탄생과 발전, 그리고 주얼리 디자이너들이 제품을 개발하는 데 들이는 열정과 노력을 섬세한 취재와 탐문으로 기록한 책이다. 그 이름만으로도 여성을 설레게 하는 불가리, 샤넬, 반 클리프, 앤 아펠 등 한 세기를 넘는 동안 여성의 욕망을 끊임없이 추동한 세계적인 주얼리 명품 브랜드들. 저자는 이 주얼리 브랜드의 유기적 속성과 미적 가치 그리고 그것의 진화 과정을 드라마틱한 서술로 소개하고 있다. 또한 330컷에 달하는 정밀하면서도 화려하기 이를 데 없는 천연색의 사진을 가미해 주얼리의 마술적인 본질을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앞에 유감없이 드러내 보이고 있다. 유럽 명품 주얼리 세계의 진면목을 이처럼 상세하고 화려하게 소개하고 있는 책은 아마도 이 책이 처음일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 책의 출간은 고급소비문화의 확산이 우리 현실문화에 미치는 변화의 징후를 보여주는 하나의 시험지가 될 것이다. 저자는 14년간 밀라노에서 주얼리 디자이너 겸 에디터로 활동하면서 스스로 보고 매혹당한 유럽 최고 주얼리의 아름다움을 생생한 목소리와 필름으로 보여준다. 주얼리는 단지 부자들의 허영을 채워주는 사치품의 목록이 아니라 주얼리 자체로, 그것이 가진 순연한 예술적 문화적 가치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명품 주얼리 가게들이 즐비한 프랑스 방돔 광장, 이탈리아 몬테 나폴레오네, 영국의 본드 스트리트를 소개했다. 언제든 꼭 한 번은 떠나보고 싶은 곳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부추기는 곳이다. 부록으로 다이아몬드, 플래티늄, 금, 진주에 대해 탄생 배경에서 고르는 요령, 착용하는 요령 등 실속 넘치는 정보도 함께 실었다. 자신이 태어난 달의 보석은 무엇인지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 궁금증을 풀어줄 탄생석 이야기도 실려 있다.
저자는 14년간 밀라노에서 주얼리 디자이너 겸 기자로 활동하면서 감동한 유럽 최고 주얼리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주얼리는 단지 부자들의 사치품이 아니라 주얼리 자체로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스타일의 완성, 주얼리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불변의 아름다움을 만나다
-주얼리 디자이너가 바라본 명품 주얼리의 세계
이 책의 저자인 김성희는 14년간 주얼리 디자이너로 활동한 베테랑이다. 이탈리아 에우로페오 디자인학교 주얼리 디자인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이탈리아 다미아니, 미국 A.JAFFE, 모로코 아주엘로스 등 유수의 주얼리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였고 국제 주얼리 디자인 공모전에서 8회 이상 수상하여 국제적 디자이너로 인정받았다. 이 책에는 저자의 화려한 이력만큼이나 아름답고 멋진 주얼리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영국, 독일, 스페인 등 6개국의 내로라하는 주얼리 회사를 나라별로 소개한다. 각 나라의 주얼리의 특징을 요약하여 보여주고 그 나라의 이름난 주얼리 회사를 시작과 성장과정을 쉽고 재미있게 들려준다. 고아 소녀에서 20세기 최고의 디자이너가 된 샤넬의 성장기와 샤넬에서 만든 순수하고 여성스러운 주얼리의 신화는 샤넬의 죽음 후에도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왕실들과 특별한 관계를 맺으며 성장의 발판을 일군 반 클리프 앤 아펠은 자연을 소재로 여성을 매혹하는 주얼리를 만들고 있다. 주얼리의 시인으로 불리는 로렌스 보머 또한 열정과 시간이 탄생시킨 예술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핑크 다이아몬드 스토리를 탄생시킨 쇼파, 네모난 상자 안에 영원을 담은 시계를 만들고 있는 레옹 아토, 시계에 미친 한 농부가 일궈낸 피아제의 탄생 이야기는 인생역전을 떠올리게 한다. 거리 판매에서 시작해 1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주얼리 회사로 키운 불가리, 이탈리아 대표 주얼리로 손꼽히는 다미아니, 조각가 출신의 오를란도 오를란디니, 뜨거운 열정의 소유자 알베르토 레포시 등은 주얼리가 예술 작품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해준다. 결혼반지 하면 떠오르는 니씽의 심플하면서도 우아한 반지, 보석 자체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영국의 드비어스와 스테판 웹스터의 황홀한 디자인 앞에서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스페인의 향취를 물씬 담은 카레라 카레라는 스타일과 색상 등에서 차별화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들의 공통점은 오랜 전통과 장인의 손길에 있다. 이들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데는 끊임없는 탐구, 열정, 차별화를 위한 노력에 있음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하루아침에 유명해진 경우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스타일리시한 여자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 주얼리
“보석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과 감동이야말로 보석의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샤넬의 말처럼 주얼리는 의식주처럼 없어서는 안 될 것은 아니지만 기쁨과 감동을 누리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각자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 때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다양한 브랜드의 주얼리 가게가 거리마다 넘쳐나고 길거리에도 주얼리를 직접 만들어 파는 판매상들이 즐비할 만큼 주얼리는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시크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관심 가질 아이템, 주얼리에 대해 더 깊이, 더 세련되게 보고 누릴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기에 이보다 더 좋은 교과서는 없을 것이다.

1980년대 말, 샤넬의 심벌과 로고가 프린트된 옷과 가방이 남대문 시장에 가득했다. 시장에서 떡 파는 아주머니와 생선 파는 아주머니들도 샤넬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있었다. 대학생들은 금색 체인으로 어깨 끈이 달려 있고 검은 가죽으로 된 누빈 가방을 들고 다녔지만, 샤넬이 뭔지 그것이 왜 유행인지에 대해 자문하지 않았다. 그래도 대부분은 검은색과 금색의 매치, 스타일이 우아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샤넬이라는 브랜드 네임을 알기도 전에 그 스타일을 받아들인 것이다.
당시에 난 브랜드의 의미도 몰랐고, 샤넬이라는 이름은 들어보지도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5' 향수를 선물로 받으면서 샤넬을 확실히 인식하기 시작했다. C자가 앞뒤로 겹쳐진 로고가 찍힌 작은 병에 담겨 있던 달콤한 향수. 난 그것을 자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이탈리아 유학을 와서까지 무슨 보물처럼 가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