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티베트를 찾는 것일까? 이것은 비단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세계 여러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지에 자리한 티베트, 라다크, 네팔에 살고 있는 티베탄을 만나러 간다. 여행자들은 제각기 여러 목적을? 갖고 있겠지만, 공통점은 오지라 할 만큼 척박한 땅에 사는 티베탄의 삶의 향기에 이끌렸다는 것이다.

- 기획 의도
인도에 대한 관심이 이제 티베트(탄)에 대한 관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태어나면서 죽음을 생각하는 티베탄에게 이 생은 다음 생을 준비하는 수행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삶 속에서 흘러나오는 티베탄의 가치의 세계는 종교를 초월하여 사람들에게 잔잔하면서도 강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문명의 이기에 익숙하고, 뒤쳐지지 않기 위해 주위를 살피고, 끝없이 유혹의 손길을 보내는 재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우리는, 문득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갖곤 합니다. 무언가로 가득 채워진 마음이 무겁고 허전하게 느껴질 때, 순수한 열정이 그리워질 때, 삶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하고 싶을 때, 우리의 원망願望의 시선에 티베탄이 어느 사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럼, 티베탄의 삶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티베탄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요? 티베탄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요? 티베탄이 어떤 환경에 살고 있을까요? 그리고 강하디강한 정신력은 어떻게 형성되었을까요? ……티베탄의 삶을 알아가는 과정은 왜 내가 그들을 생각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답을 제시할 것이며,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특별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 특 징
히말라야를 중심으로 척박한 땅에서도 행복한 삶을 일구고 사는 티베탄에 관한 문화 여행서다. 티베트, 라다크, 네팔 등지에 살고 있는 티베탄의 삶과 터전이 300여 컷에 고스란히 담겨 엄청난 정보를 전해주고, 그들의 의식주.종교.문화.역사.자연.유적 등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지은이는 세상 사람들에게 종교를 초월하여 깊은 감동을 주는, 무엇보다 강하고, 무엇보다 따뜻한 티베탄의 ‘수행’과도 같은 ‘삶’에 주목한다. 그들의 해맑은 미소 속에 감추어진, 생명을 고귀하고 아름답게 가꾸려는 강렬한 열정을 여과없이 보여줌으로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티베탄의 미소’에 말없이 동감하게 만든다.
또한 만년설로 덮여 있는 히말라야 산군들을 바라보며 걷는 산행의 즐거움, 지은이가 추천하는 여행 코스 등이 이곳을 여행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내용 보기
* 티베트
티베트는 평균해발 4천 미터 고원에 있어 여행자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지만 청아한 하늘빛 아래 노란 유채꽃이 피는 녹색의 평원, 저 멀리 8천 미터급 히말라야의 하얀 능선이 자아내는 색의 향연은 감탄스럽다.
티베트에 새벽이 찾아오면 집집마다 피어오르는 향 연기가 마치 안개처럼 거리를 메운다. 또한 티베탄의 정신적 지주 조캉사원 앞은 ‘옴마니반메훔’을 읊조리며 마니차를 돌리고,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무엇이 이들을 강력한 불교신도로 만든 것일까? 티베트 불교는 닝마파, 카규파, 샤카파, 게룩파 등 크게 4개의 종파로 나뉜다. 이들 종파는 선의의 경쟁을 하며 티베트 불교를 발전시켰다. 인도에 망명한 17대 카르마파는 닝마파의 수장이고, 14대 달라이라마는 게룩파의 수장이다. 정교합일, 즉 정치와 종교가 하나로 연결돼 종교 지도자가 정치적 실권자로서 나라를 이끌어가는 독특한 정치구조 속에서 달라이라마는 곧 티베트의 정체성을 대표한다.
이 생에서 쌓은 업이 다음 생으로 이어진다는 믿음 속에서 하루하루를 영혼을 맑게 정화시키면서 살아가는 티베탄의 삶은 거북이 등에 올라탄 사람들처럼 느림과 여유로 무장하고 있다. 혹한과 초라한 집과 몇 가지뿐인 먹거리에도 불구하고 티베탄은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고, 얼굴 위로 퍼지는 미소는 천진난만하다. 두려움도 없고, 욕심도 없다. 그 열정이 수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오체투지를 가능케 한다.
정교합일의 나라 티베트는 1950년 중국의 침략으로 시짱이라는 중국의 한 자치구가 되었다. 학교에서는 중국말을 사용해야 하고, 티베트어는 마치 외국어처럼 배운다. 티베탄의 정신과 행동은 티베트 불교를 파괴하려는 중국의 감시 속에 철저히 유린되고 있다. 10만 명 이상의 티베탄이 중국에 의해 죽어갔다. 티베탄의 정신을 허약하게 하려는 중국의 침략성을 보면 일제침략기가 저절로 떠오른다.

* 라다크
지금은 인도에 속하는 라다크는 실크로드의 중심에 있던 번성한 왕국이었다. 라다크에는 티베트 불교를 믿는 티베탄들이 오랫동안 살아 왔고,. 중국의 총칼을 피해 히말라야를 넘은 달라이라마와 티베탄들이 세운 망명정부가 다람살라에 있다. 이곳에서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이 달라이라마와 카르마파를 친견하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라다크의 수도였던 레를 중심으로 곰파라고 불리는 사원들이 높은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다. 티베트의 사원들과 별 차이는 없지만 대부분이 산마루나 그 언저리에 있는 것이 다르다. 고지에다가 고산들로 둘러싸인 라다크는 기후가 혹심하고 자원 또한 빈약하지만 천 년 이상 삶을 이어왔다. 그 힘은 바로 공동체 삶이었다. 가난하지만 거지와 도둑이 없는 사회, 성냄?다툼?시기?질투?경쟁?이기주의?개인주의를 찾아볼 수 없는 곳, 라다크의 티베탄들은 그렇게 티베트 불교를 믿으며 오늘 하루도 살아가고 있다. 비록 레는 모습이 많이 달라졌지만, 레에서 조금만 나가도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작은 티베트’, ‘서쪽의 티베트’라는 별칭답게 티베트 문화가 그대로 남아 있어 부처를 향한 불심이 마을을 가득 메운다.

* 네 팔
네팔은 히말라야의 8천 미터급 고봉 14개 중 9개가 있는 고산의 나라다. 70여 개의 다양한 종족들이 분지와 히말라야에 골고루 살고 있다. 히말라야의 남쪽과 북쪽 고산지대에는 티베트어와 미얀마어를 사용하는 몽골리안 계열의 여러 종족이 살고 있다. 그들은 티베트 불교를 믿으면서 21세기와 동떨어진, 자신들만의 정지된 세계를 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에베레스트를 볼 수 있는 길목의 솔루쿰부 지역엔 셰르파 족이 살고 있다.
16세기 초 동티베탄들이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네팔로 들어오게 되었다. 티베트어로 셰르파는 ‘동쪽에서 온 사람들’이란 뜻이다. 1953년 힐러리 경이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을 때 함께 있던 사람이 셰르파 족이었다. 그래서 셰르파라는 이름이 세계로 퍼져나갔다.
해발 4천 미터에 살고 있는 셰르파 마을 풍경은 마치 우리 시골 같다. 주식은 쌀과 감자고, 쟁기와 소로 논밭을 갈고, 교육열이 높고, 장손이 부모를 모시고, 남아선호사상이 뿌리 깊다. 마을 공동체 윤리와 협동이 발달해 범법행위를 하면 마을에서 추방된다. 셰르파 족에게 가장 큰 행사는 결혼식인데, 지금까지 티베트 전통 결혼식을 지켜나가고 있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는 여러 종족이 모여 살고 있으며, 네팔의 국교인 힌두교 사원을 볼 수 있다. 또한 일명 몽키사원이라 불리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네팔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사원도 볼 수 있다. 이 불교사원 내부에는 힌두사원도 함께 있어 네팔의 독특한 사원 분위기를 접할 수 있다. 박타푸르는 도시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오래된 왕궁과 사원들로 가득 차 있어 중세 도시를 방불케 한다.

느림과 여유의 미학을 꿈꾸는 여행
지도

티베트
1.향 연기로 물든 도시, 라싸
2.성지로 손꼽히는 부처의 집, 조캉 사원
3.티베트의 상징 깨끗한 땅, 포탈라 궁
zoom in : 타시텔레의 비밀
4.불자와 불심을 키워내는 불교사원
5.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천진난만한 티베탄
zoom in : 향 연기처럼 피어나는 옴마니반메훔
6.살아 있는 성불, 달라이라마
7.마음이 평온해지는 카일라스
8.파란 생명빛을 간직한 하늘호수
9.윤회와 환생을 향한 종교적 열정
10.모래땅 위에 핀 노란 민들레, 샤메 사원
11.별빛을 이고 가는 우정공로 여행
zoom in : 척박한 땅을 일구는 티베탄
12.야크와 함께하는 티베탄의 삶
13.삶을 이어가기 위한 일처다부제
zoom in : 오지 속에 숨겨진 티베트 문화
14.영적인 힘과 오랜 전통은 어떻게 될까

라다크
1.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곳, 다람살라
2.17대 카르마파는 티베탄의 미래
zoom in : 실크로드의 중심, 라다크
3.고독한 은둔자 곰파
4.라다크의 힘은 공동체에서 나오는데
5.투박한 웃음으로 정을 주는 라다크인

네팔
1.하늘 아래 첫동네 솔루 쿰부
2.셰르파 족이 지켜나가는 전통 결혼식
3.따뜻한 가슴을 열어 보인 히말라야
zoom in : 즐거운 히말라야 산행
4.세상의 모든 신들이 모여 사는 카트만두
5.시간의 흐름이 정지된 도시, 박타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