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낭만주의 대표 시인 ‘존 키츠’의 사랑과 감성 부활, 로맨틱한 대한민국을 꿈꾸다

조지 고든 바이런(1788~1824), 퍼시 비시 셸리(1792~1822)와 함께 19세기 영국 낭만주의 문학의 3대 시인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존 키츠(1795~1821)가 26세 나이로 요절하기 전 23세 무렵부터 일생에서 가장 사랑한 소녀 패니 브론에게 쓴 편지 37편과 그녀에게 바친 시를 비롯해 존 키츠가 남긴 주옥같은 대표 시 25편을 『빛나는 별』 이 한 권에 담았다.
패니 브론에게 쓴 러브레터에는 쾌활하고 감성적인 청년이 발랄하고 아름다운 소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가난하고 병약하며 의지할 곳 없는 현실로 괴로워하는 심리가 적절하게 어우러져 있다. 곧 닥치게 될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이 순간의 사랑이 얼마나 더 애절하고 절실한지, 당시의 치명적인 병이었던 결핵에 걸린 존 키츠가 연인에게 보낸 편지들을 읽어보면 사랑의 여러 가지 얼굴들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그의 러브레터들은 아침이면 차마 다시 읽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감상적이고 애상적으로 사랑을 호소하는가 하면, 이제까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현재 그녀를 사랑하는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 보여주는 동시에 죽음의 공포를 마주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한다는 것이 얼마나 절망적이고 애달픈 것인지 잘 표현하고 있다.

존 키츠에게 편지란, 꺼져 가는 삶도 순간의 행복으로 타오를 수 있게 하는 힘

19세기 영국 낭만주의 3대 시인으로, 26세에 요절하기까지 영국 문학사에서 보기 드문 천재로 명성을 떨친 존 키츠가 살아 있을 때 발표한 작품집은 세 권뿐이다. 22세에 발표한 『시편들』(1817년)과 2년 후에 출판한 『엔디미온』(1819), 그리고 죽기 한 해 전에 발표한 『라미아, 이자벨라, 성 아그네스 전야와 다른 시편들』(1820)이다.
짧은 생애 동안 당대 다른 시인들의 작품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비유적 언어 감각과 탁월한 운율성, 새로운 시도를 선보임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가난과 가족의 죽음, 투병, 평단의 혹평 등 여러 어려움과 곤경에도 불구하고 1819년에 접어들면서 문학성의 놀라운 발전을 이루어냈다. 그의 대표작들이 모두 1819년 1월부터 9월에 이르는 짧은 기간 동안 쓰인 것이며, 이 작품들은 대부분 시인으로서 그의 특징을 규정지을 수 있는 독특한 성격들을 드러내고 있다.
존 키츠는 예민한 시적 감각을 아름다운 언어로 승화시켜 현실을 솔직하고도 용감하게 대면하는 한편, 그 복잡한 내면을 잘 포착하여 우리 삶에 위로와 기쁨을 전해, 수많은 그의 팬들은 24세의 셰익스피어나 밀턴이 이루었던 문학적 성취보다 더 뛰어나다고 극찬하면서, ‘만약 존 키츠가 더 오래 살았다면 셰익스피어나 밀턴에 버금가는 대문호가 되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출하기도 한다.
평자에 따라 그의 편지들이 시 작품들보다 더욱 그의 감수성과 예민한 감성을 탁월하고 감각적으로 드러낸다며 높이 평가하고 있는데, 특히 자신의 일상을 전하면서 사랑을 호소하는 그의 감각적 문체는 러브레터의 한 전형을 제시한다. 또한 그가 동생들, 절친한 지인들, 패니 브론에게 보낸 편지들은 개인의 성품과 사생활, 예리하고 겸손한 비평적 안목과 삶에 대한 심사숙고, 시에 대한 생각과 문학적 발달 과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자서전과도 같아 그의 편지들은 독립된 문학 장르로서 최고의 서간문으로 평가 받을 만하다.
그 이유는 이 편지들이 바로 죽음을 앞둔 존 키츠가 삶의 한 순간을 지탱할 수 있도록 힘을 주었고, 나아가 시인으로서의 상상력을 다하여 작품을 쓸 수 있도록 만든 원동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의 시 작품들이 대부분 그가 사랑하면서 겪은 기쁨과 비통한 현실을 노래하고 있다.

19세기 최고의 러브레터와 시, 21세기의 얼어붙은 감성을 녹이다

사랑하는 연인의 존재만으로도 살 가치를 발견하고 기뻐하지만, 점점 쇠약해지는 자신에 대한 한탄과 절망, 삶에 대한 아쉬움으로 자유분방하고 아름다운 연인에게 괜한 불평을 털어놓는 존 키츠, 그가 이러한 불만을 담은 편지를 계속 쓴 것은 자신의 사랑을 연인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삶의 순간순간이 그의 사랑만큼이나 강렬하고 절대적으로 소중한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존 키츠가 연인에게 사랑의 편지를 쓰는 시간은 다른 어떤 행복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며, 지금 우리에게까지 그 감정이 전달되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고 편지를 쓰는 이 순간도 행복으로 바꾸는 힘이 된다. 이는 꺼져 가는 삶도 순간의 행복으로 타오를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며 사랑을 통해 어떤 위안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음을 증명한다.
존 키츠 시대의 역사와 문화적 배경, 복잡한 개인의 심리와 감정을 표현하는데 쓰인 몇 가지 비유적인 표현들을 우리 독자들이 한 번에 쉽게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영시 원문을 비롯해 곳곳에 삽입된 도움말들이 그의 감성과 예술적 감각 및 창작 배경을 설명하고 있어 독자들의 이해를 도울 것이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비교적 생소할지도 모르는 영국의 대문호가 쓴 러브레터이지만 그 내용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사랑의 기쁨과 슬픔, 애증, 분노의 여러 감정을 전달하기에 충분하도록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지금도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마음을 대신하기에 좋다.
편지를 읽다보면 어느 새 존 키츠의 감정에 녹아들어 그가 쓴 한 줄 한 줄에 미소를 머금게 되거나 미간을 찌푸리게 되는 것이, 삶의 일부분으로서 존 키츠의 영혼을 담고 있는 그의 편지가 오랜 시간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일지 모른다. 시 작품 또한 영시 원문과 함께 수록되어 있어 영시 감상의 색다름도 맛볼 수 있다.

프롤로그

1장 존 키츠가 패니 브론에게 쓴 러브레터
1~9 샹클린, 윈체스터, 웨스트민스터에서
10~32 웬트워스 플레이스에서
33~37 켄티쉬 타운, 이탈리아로 떠날 준비를 하면서

2장 존 키츠의 대표 시
빛나는 별이여, 내가 그대처럼 한결같다면
그날은 지나갔네, 달콤함도 모두 사라졌네!
살아 있는 이 손, 지금은 따뜻하고
공상
내가 죽을까봐 두려울 때
내게 몇 송이의 장미꽃을 보낸 친구에게
성 아그네스 전야
단테의 파올로와 프란체스카 일화를 읽고 난 후 꿈을 꾸다
무정한 여인
프시케에게 부치는 노래
우울에 부치는 노래
게으름에 부치는 노래
라미아
채프먼의 호메로스를 처음 읽었을 때
호메로스에게 바치는 소네트
나이팅게일에 부치는 노래
그리스 항아리에 부치는 노래
노래
가을에 부치는 노래
평화에 대하여
엘긴 경의 대리석들을 보았을 때
잠에게
나 당신의 자비와, 동정과, 사랑을 애원하네!
패니에게
패니에게 부치는 노래

에필로그
존 키츠의 생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