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이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저자인 베란 울프(W. Beran Wolfe)가 틀림없이 인간 이해에 뛰어나고, 인생에 달통한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풍부한 사례와 뛰어난 필치를 대하다 보면 인생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가 아니면 이런 저서를 쓸 수 없을 것이라는 느낌이 절로 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책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How to be Happy Though Human)》는 저자가 31세 때 펴낸 저서이다.
1900년에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태어난 베란 울프는 1935년에 미국에서 사망했는데 사고사였던 것 같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처럼 35세의 젊은 나이에 비운의 천재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지만 대학원 과정을 밟기 위해 빈으로 돌아가 저명한 알프레트 아들러 박사(1870~1937) 밑에서 공부하며 그의 조수로 일했다. 아들러 박사는 지그문트 프로이트 및 카를 구스타프 융과 함께 근대 정신의학을 창시한 사람으로 ‘개인 심리학’을 수립하였으며, 인간의 행동과 발달을 결정하는 것은 인간 존재의 보편적인 열등감 및 무력감과 이를 보상 또는 극복하려는 권력에의 의지, 즉 열등감에 대한 보상 욕구라고 생각했다.
울프는 빈에서 뉴욕으로 돌아온 뒤에는 아들러 박사의 저서 《인간 이해(Menschenkenntnis)》를 《인간 본성의 이해(Understanding of human nature)》라는 제목으로 번역해 아들러 및 아들러 심리학을 소개하는 한편, 정신과 의사로서 뉴욕 조합교회 정신위생상담소 소장으로 근무했다. 울프는 이 책 외에 여성과 인생 문제를 다룬 것(《A Woman’s Best Years》, 《Successful Living》)과 정신의학에 관한 저서·논문(《Calm Your Nerves》 등), 아들러 심리학 계통의 에르빈 벡스베르크 박사의 저서를 번역한 것(《The Psychology of Sex: An Introduction》) 등도 펴냈다.
인간적인 측면에서 그는 교양이 풍부하고 다양한 취미를 지닌 사람으로 밤 11시에서 새벽 3시경까지 레코드판으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원고를 쓴 별난 인물이었다. 그는 음악 외에 스키와 자동차 드라이브도 취미로 즐겼으며 미술 분야에도 조예가 깊어 그림도 그리고 조각도 했는데, 의사로서 진찰을 하면서 종종 환자의 초상을 그렸다고 한다.

아들러 심리학의 최고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는 1931년에 출간되었다. 당시는 대공황기로 주가(株價)가 88퍼센트나 하락하고 국민총생산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1928년 12월에 쿨리지 대통령이 마지막 교서에서 “만족스럽게 현상을 바라보고 낙관을 하며 미래를 내다본다”고 말하던 절정기의 입장에서 보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변화였다. 이 절망의 시대에 정치적으로는 루스벨트 대통령이 등장해 공포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을 역설하며 빛을 던져 주고, 심리적으로는 이 책이 출간되어 용기를 갖고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삶을 살아갈 것을 역설하며 희망의 빛을 던져 주었다.
그 후 이 책은 일관된 논지와 멋진 메타포(은유), 풍부한 사례 등으로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아 1957년에는 영국의 펭귄 북스에서 한 권으로 출판되었다. 이어 독일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덴마크어, 그리스어 등으로 번역되어 세계 각국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웃 일본에서도 1960년과 1961년에 이와나미신서(岩波新書) 중 하나(상·하)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었으며, 지금도 저명한 심리학자나 경제학자의 저서나 강연 등에서 이 책을 인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예외 없이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20세기 초에 벨기에의 극작가 마테를링크는 〈파랑새〉라는 동화극을 보면, 행복의 파랑새가 어딘가로 날아가 버렸다는 내용의 연극이 끝난 뒤에 치르치르와 미치르 남매가 무대 위에 다시 나와 관중을 향해 “그 행복의 새가 여러분에게도, 저희에게도 필요해요. 누구든 발견하면 저희에게도 알려 주세요” 하고 말한다. 그러나 그 후 100년이 지났지만 참된 행복은 더 멀리 달아나 버린 듯하다. 대규모화된 전쟁과 거듭되는 경제 위기, 커져만 가는 빈부 격차, 흉포화되어 가는 범죄, 인간 소외와 메말라 가는 인간성…….
지금까지 ‘행복론’이 여러 종 출간되어 세계적으로 널리 읽혀져 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스위스의 사상가인 카를 힐티(1833~1909)의 《행복론》이 유명하고, 프랑스의 철학자 알랭(1868~1951)의 《행복론》이나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의 《행복론》도 애독자가 많다. “불행이라는 것도 인간이 행복해지는 데 필요하다”, 혹은 “신의 힘을 종종 경험하는 것을 통해서만 마음속에서 참된 용기가 솟아난다. 그것은 오만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고 오히려 겸손에 가깝다” 등과 같은, 예전에 읽은 구절이 지금도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런 행복론들은 고차원적인 종교적·철학적 난해함이 밑바닥에 깔려 있어 아무래도 일반 사람들이 늘 곁에 두고 읽기에는 부적당한 것 같다. 이러한 행복론들에 비해 이 책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는 훨씬 현대적이어서 일반 독자들의 감각에도 맞으며, 어떤 계층의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근한 실례를 많이 들어 가면서 따뜻한 마음으로 기술해 나가고 있다.
저자는 〈용기를 갖고 걸어가려는 사람들을 위한 여러 가지 격려의 목록〉이라는 부제를 붙여도 좋을 만한 그런 목적을 갖고 이 책을 썼다. 즉 저자는 “새로운 생각을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사람들, 많은 비극을 피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고 노력하며 싸우는 낙관주의자들(fighting optimists), 무의식적인 식물적 기능에 따라 ‘그럭저럭 살아가기’보다는 의식하면서 인생의 의미를 이해하며 살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하고 있다.
타블로이드 심리학(보급판 심리학)이 유행하는 시대에서 사람들이 심리학이나 정신 분석을 미신처럼 믿는 경향에 대해, 저자인 울프는 이런저런 날카롭고 유머러스한 비판을 가한다. 독자들은 그런 가운데 ‘열등감’이나 ‘무력감’, ‘불안’, ‘공포’ 등과 같은 것을 “아, 그런 것이었구나” 하고 실감을 하며 올바르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과 사이가 좋아지고’, ‘자신의 열등감과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창조적으로 자신을 조각해 나가는 일’에 얼마나 유용한지도 알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일상 생활 속에서 연약한 인간이라는 생물이 부딪히게 되는 모든 문제, 즉 ‘고립감’이나 ‘고독’에서 ‘성’, ‘억압’, ‘사랑’, ‘결혼’, ‘질투심’, ‘허영심’, ‘우정’, ‘고민’, ‘야심’, ‘현실 도피’, ‘품위 있게 나이를 먹어 가는 법’ 등에 이르는 온갖 문제들을 진단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살아가는 일, 곧 자신과 사회에 대해 책임을 지는 일에서 도피하는 구실로서 종종 사용되는 ‘노이로제(신경증)’에 대해 적절한 실례를 들어 가며 설명해 준다. 독자들은 종종 이러한 실례들이 자신에 대해 말하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어 가슴이 뜨끔하기도 하는 반면에 구제받은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할 것이다. “우선 먼저 한 걸음을 내딛고 초기에 용기와 선의(善意)라는 자본을 약간만 투자하면 된다. 일단 투자하면 행복이 복리로 늘어 갈 것이다”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여기서 끝나지만 살아가는 일은 끝나지 않는다. 책을 다 읽은 순간부터 인생이 시작된다. 자, 함께 인생을 시작해 보지 않겠는가!” 하는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을 읽을 때, 아마도 대다수의 독자들은 새롭게 살아갈 큰 용기와 희망을 얻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또 어떤 독자는 이 책이 최근에 자신을 위해 쓰여진 책인 듯한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비록 출간된 지 오래되었지만 일종의 현대판 고전으로서 남녀 간의 평등을 비롯해 비즈니스맨적인 생활 방식의 한계와 열등감의 극복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간결하고 분명한 주장에서 행복론의 한 전형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이 책이 영미권이나 일본 등지에서 지금도 절판되지 않고 꾸준히 간행되고 있는 것이리라.
외적인 환경이 어떻든 스스로 자신에게 용기를 부여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독자들의 마음에 빛을 비추고 어두운 길에서 밝은 길로 인도하며 행복한 인생이라는 예술을 창조해 나가는 데 틀림없이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의 오늘날의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역자 박광순

머리말

정신위생학은 시대의 학문이다. 여러 학문 가운데서 특히 탄생한 지 25년밖에 안 되는(1931년 당시) 정신위생학이 이미 20세기에 큰 영향을 미치며 독특한 정취를 더해 주고 있다. 역동적인 정신의학의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인간 행동의 여러 가지 측면이 다루어지고 이때까지 수수께끼로 여겨져 왔던 ‘사람 마음속의 수많은 신비로운 면’들이 해명되었다. 정말로 교양 있는 사람이라면 이제는 더 이상 그 기본적인 원칙들을 모르는 상태로 지낼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되었다. 20세기의 특징으로 손꼽히는 것은 표면에 나타난 명시적인 행동이 아니라 깊은 무의식층에 있는 인간의 동기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경향이다. 우리는 인간의 정신에 대해 이전보다 많이 알게 되었고, 또 전례가 없을 정도로 인간 퍼스낼리티의 전형들을 발견하려고 노력해 왔다.
오늘날 정신의학은 인간의 사고(思考)를 연구하는 데 유효한 학문으로 확립되었다. 하지만 그 연구 논문들은 도무지 알 수 없는 난해한 전문 용어로 뒤덮여 있다.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논문들조차 정신의학 연구자들만을 대상으로 하여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평범한 독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용어들로 쓰여져 있다. 게다가 정신의학의 가장 뛰어난 논문들은 용어가 복잡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고도로 전문화된 연구자들 외에는 누구도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접근하기도 어렵다.
다른 한편으로 사이비 심리학 연구서들이 한마디로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일반 독자들 위에 쏟아져 내리고 있다. 또 심리학의 이름을 빌린, 차마 눈뜨고는 못 볼 야바위 기사가 실린 아주 형편없는 출판물들이 가두에서 팔리고 있다. 약간의 돈과 자기 현시의 소질만 있으면 누구나 심리학자라 칭하며 인간 행동의 소름이 끼치는 측면만을 부각시킨 ‘심리학 잡지’를 간행할 수 있다. 우리는 자칭 ‘심리학의 구세주’가 거리에 흘러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이비 과학적인 만병 통치약의 옹호자들을 거리의 모퉁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점잖고 자중하는 사람들까지 저녁 식탁에서 마치 정신 분석을 하는 것이 새로운 실내 게임인 양 상대의 ‘콤플렉스’를 ‘분석하기’ 시작한다. 10년 전에는 극히 전문적인 잡지에나 등장했던 학술 용어들이 대중지(大衆紙)에까지 침입하고, 잘못 사용된 심리학 용어들이 심리 소설이나 심리극 등의 텍스트에 신랄한 맛을 가미할 목적으로 여기저기에 흩뿌려져 있다. 현대는 자칭 ‘심리학자들’이 제멋대로 활동할 수 있는 시대이다.
지적 수준이 ‘보통’인 성인들은 인간 관계학에 대한 상식적인 논문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만약 현대의 정신의학에 가치 있는 메시지가 있다면, 그것이 교양 있는 독자들에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지적인 일반인이 자신의 정신적인 성향의 일부로서 이 새로운 현대 학문의 발전에 관심을 갖는 것은 상서로운 조짐이다. 현대 문명의 위기적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기본적인 퍼스낼리티 문제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들은 역사상 전례가 없을 정도로 인간 행동의 원인과 이유를 알고 싶어 하고, 또 더 나아가 친구들이 사방에서 깜짝 놀랄 만큼 빈번히 퍼스탤리티에 기인하는 불행에 시달리는 것을 보고 어떻게 하면 이런 불행을 피할 수 있는지도 알고 싶어 하고 있다. 필자가 마음의 여행 안내서를 쓰는 일을 시도한 것은 바로 이런 요구에 응하기 위해서이다.
이 책의 목적은 정신병리학에 관한 학문적이지만, 너무 전문적인 텍스트와 기존의 너무 단순하고 믿을 수 없는 것이 많은 심리학 입문서 사이의 간격을 메우는 것이다. 이 책을 집필하면서 필자는 ‘심리학 전문서’를 또 하나 늘리는 일을 피하려 애쓰는 동시에, 여러 가지 점에서 과잉 공급되고 있는 기존의 ‘타블로이드’ 심리학을 늘림으로써 유머 감각이 전혀 없다는 비난도 듣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정신의학의 난해주의라는 스킬라 바위〔카리브디스와 마주 대하는 이탈리아 해안의 큰 바위〕와 이해하기 쉽도록 간략화된 심리학이라는 카리브디스〔시칠리 섬 앞바다의 큰 소용돌이〕 사이의 험난한 항로를 잘 빠져 나아가야 하는 하나의 과제로 삼고 언젠가 이러한 책을 한번 써보아야겠다고 어렴풋이 마음먹고는 불확실한 상태로 놓아 두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책이 필요하다고 믿는 필자의 생각과 여러 방면에서 밀려드는 다양한 요청이 서로 공명을 일으켜 마침내 실현되기에 이르렀다. 맨 먼저 요청을 해온 것은 주로 심리적인 재교육의 범위와 의미를 명확히 제시해 주는 책을 통해 자신의 분석 작업을 보충하고 싶어 하는 환자들이었다. 이어서 자신의 극히 중요한 심적 태도의 재구축 및 패턴의 방향 전환이라는 모험적 시도에 성공해 깨달음을 얻고 자유로워진 사람들로부터도 요청을 받았다. 그들은 심리적인 재조정이 필요한데 자신의 문제를 깨닫지 못하고 있거나, 정신의학적인 치료를 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이러한 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또 하나 집필의 자극제가 된 것은 다름 아닌 동료들이었다. 그들은 일상적인 의료 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시해 주는 안내서와 함께, 개인 심리학(아들러 심리학) 영역의 명확한 윤곽선을 필요로 했다. 교구 교회나 뉴욕개인심리학협회에서 행해지는 필자의 세미나나 강의에 참석하는 학생들도 일역을 담당했다. 그들은 이러한 강의의 내용- 당연히 주제에 대한 아주 단순한 아웃라인만- 을 책으로 발간해 주길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실제로 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한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을 점차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즉 아주 많은 사람들이 본질적으로는 정상이지만 때때로 불쾌한 신경증의 발현에 시달리고 막연히 짐작되는 신경증적인 행동 때문에 자신의 유효성이 손상받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는데, 이런 사람들에게 심리 요법에 관한 실용적인 책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사실의 참된 의미를 이해하면 곧 합리적인 심리 요법의 일반적인 원칙을 자신의 사례에 적용할 수 있을 만큼의 지능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일시적이고 잠재적인 신경증 환자는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의 의미를 적절히 인식한 뒤에 필자가 이런 독자를 위해 텍스트에 담아 놓은 실용적인 힌트를 적용한다면 자신의 잘못을 방지하거나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용기를 갖고 걸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여러 가지 격려의 목록〉이라는 부제를 붙여도 되는 이 책의 목적은 이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멋진 인생의 기본 원칙들을 최대한 요약해서 제시하고, 독자들을 고무시켜 더욱더 자신을 단련하고 밝혀 내게 하며, 마지막으로 자신의 시야를 넓히는 실천적인 방법들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이 책은 행복해지는 데 필요한 마법의 처방전을 갖고 있지도 않고, 또 인간의 온갖 실망감이나 원통함에 효력이 있는 만병통치약을 제시해 주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도 않다. 아무것도 보증하고 있지 않고, 또 완벽하다고 주장하려 하지도 않는다. 필자는 새로운 생각을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사람들, 많은 비극을 피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고 노력하는 싸우는 낙관주의자들(fighting optimists), 무의식적인 식물적 기능에 따라 ‘그럭저럭 살아가기’보다는 의식하면서 인생의 의미를 이해하며 살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불가피하게 이 책 속에는 다른 사람들의 저작에서 얻은 수많은 생각이 편입되어 있다. 이런 인용하거나 차용한 많은 것들에 대해 일일이 감사의 뜻을 표하려면 방대한 인용 문헌 항목이 필요하기 때문에, 필자는 순전히 현실적인 이유에서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준 많은 분들에게 적절히 사의를 표하는 것을 생략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러나 특히 스승이자 친구이기도 한 알프레트 아들러 박사와, 그분의 동료이자 필자가 그 저서들의 번역을 통해 매우 귀중한 지식과 통찰력을 얻은 에르빈 벡스베르크 박사에게는 큰 신세를 진 것에 대해 특별히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 또 원고의 집필 단계에서 헌신적으로 도와 준 내니 조지프 양에게도 특별히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
이 책에서 인용한 사례는 필자 개인의 임상 현장에서 얻은 것이다. 물론 이름, 일시, 장소를 비롯해 당사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개인 데이터는 모두 바꾸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없도록 배려했다. 필자는 이 환자들이 인간 행동의 역학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해 준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책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그들이 일상 행동 속에서 조언의 타당성을 입증해 주지 않았다면, 필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종종 이 책을 읽은 사람이 용기를 얻어 심리학적인 자기 교육을 시도하거나 이 책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본성을 새로운 시각에서 통찰하거나 동료들을 좀 더 잘 이해하게 된다면, 필자의 노고에 대해 더할 나위 없는 보상이 될 것이다.

1931년 5월 뉴욕에서

W. 베란 울프

이 책을 읽는 분에게 … 4
머리말 … 10


Part 1 기본 원칙 〈인생은 예술이다〉
행복이란? …23 / 창조적인 자기 조각(彫刻) …24 / 불행의 원인 …28 / 로버트는 왜 자살을 시도했을까? …31 / 사람의 성격을 바꿀 수 있을까? …34 / 마음의 관성의 법칙 …36 / 어떻게 하면 자신을 알 수 있을까? …39 / 성격 형성의 열두 가지 법칙 …41


Part 2 소재(재료)에 대하여 〈열등 콤플렉스〉
열등감은 누구에게나 있다 …56 / 보상 작용으로서의 사회 생활 …60 / 고립?열등 콤플렉스의 토대 …65 / 열등 콤플렉스의 증상 …68 / 열등 콤플렉스의 ‘기관은어(器官隱語)’ …72 / 성(性)과 열등 콤플렉스 …75 / 부정적인 생활 패턴 …78


Part 3 장애에 대하여 〈공포와 열등성〉
열등 콤플렉스의 일곱 가지 근원 …84 / 신체적인 결함에 대하여 …84 / 왼손잡이 …87 / 아름다움과 추함 …91 / 가족의 구성 …93 / 성(性) …98 / 사회적·경제적·민족적 요인 …102 / 부모와 교사의 정서적인 태도 …105 / 부모의 잘못 …108 / 공교육의 잘못 …111 / 열등감의 주관적 근원 …116 /
성적 외상 체험의 역할 …119


Part 4 직인적 기능에 대하여 〈보상과 과보상〉
네 가지 보상 방법 …129 / 전 인격의 작용으로서의 보상 …134 / 보상의 사회적 경로 …136 / 응석받이로 자란 아리의 보상 방법 …139 / ‘플러스 제스처’와 우월 콤플렉스 …141 / ‘플러스 제스처’의 올바른 사용 방법 …144 / 보상의 기본 테크닉 …147 / 창조적인 보상 작용의 필요성 … 149 / 취미는 양로 보험 …151 / 신경증?잘못된 보상 작용 …153 / 두 가지 생활 패턴 …156 / 수단을 목표로 삼아 버리는 것 …158 / 허구의 권력으로서의 돈 …162 / 요약 … 165

Part 5 도구에 대하여 〈성격과 퍼스낼리티〉
성격의 동적 개념 …173 / 내향성과 외향성 …175 / ‘좋은’ 성격과 ‘나쁜’ 성격 …177 / ‘이상적인’ 성격 …180 / 퍼스낼리티의 발달 …183 / 신경증적인 성격의 형성 …189 / 성격의 분석법 …194


Part 6 다시 도구에 대하여 〈마음의 갈등과 감정〉
허영심과 이기주의 …205 / 야심-그 이용과 오용 …208 / 갈등과 의혹의 의미 …212 / 정신 분석의 함정 …216 / 회피의 역학 …219 / 가공의 우월성 …223 / 사고(思考)의 오용 …225 / 훌륭하고 멋진 인생의 기본적인 태도 …227 / 걱정을 일 삼는 것 …229 / 걱정의 목적 …233 / 질투의 분석 …235 / 질투와 사랑의 관계 …240


Part 7 훈련에 대하여 〈꿈과 유머, 철학〉
사람은 ‘선택해’ 경험한다 …249 / 우리는 어떻게 ‘경험’을 만들어 낼까? …251 / 프로크루스테스와 통각(統覺) 체계 …254 / 훈련 방식 …256 / 기억의 작용 …261 / 어린 시절의 기억의 중요성 …263 / 꿈에 대하여 …267 / 위트와 유머에 대하여 …273 / 농담(joke)의 정신 역학 …274 / 스포츠의 가치 …279 / 기본적인 철학에 대하여 …281 / 신비주의·운명주의·쾌락주의 …284


Part 8 목표에 대하여 〈세 장면을 동시에 진행하는 서커스〉
유익한 일의 중요성 …292 / 사회와 성의 문제 …295 / 인생의 전선(戰線) …297 / ‘거리’의 개념 …300 / ‘신경 쇠약’에 대하여 …302 / 휴일 노이로제 …305 / 게으름뱅이에 대하여 …308 / 섹스의 기교에 대하여 …311 / 마음의 비상구 …313 / 정상적인 성관계 …316 / 인간 문제들의 상호 관계 …319 / ‘옆 무대’의 목록 …320 / 어째서 ‘정상적인 것’이 수지가 맞을까? …322


Part 9 잘못된 목표에 대하여 〈‘옆 무대’〉
가족이 어떻게 / 정신적인 성숙을 방해할까? …330 / 어린 자녀를 가정 밖으로 보내 교육해야 할 필요성 …333 / 개인주의의 정상적인 사용법 …335 / 노동의 회피 …337 / 성의 ‘옆 무대’ …341 / 마스터베이션이라는 이름의 악령 …344 / 마스터베이션의 치유법 …347 / 동성애 …350 / 동성애가 치유될 수 있는 이유 …352 / 섹스의 투사와 ‘이중 기준’ …355 / 매춘 …358 / 비교적 작은 성적 전환 …360 / 마약 중독자의 문제 …362 / 알코올 중독의 심리적 측면 …365 / 현실로부터의 도피의 대가 …368

Part 10 실패의 유형 〈노이로제에 대하여〉
신경증 환자를 위한 10계 …379 / 신경증의 유형 …392 / 프로이트파 정신 분석의 오류 …395 / 아들러와 발동적인 견해 …397 / 신경증적인 행동의 기본적인 역학 …400 / 도피의 테크닉 …403 / 현실로부터의 도피 …408 / ‘분열된 인격’?신경증 환자의 허구 …411 / 자살 …413 / 신경증의 값비싼 대가 …415 / 심리적인 ‘사기’와 신경증의 ‘치료법’ …419 / 어떻게 하면 신경증을 치료할 수 있을까? …424 / 어떤 사람이 신경증 치료를 맡아야 할까? …427


Part 11 협력의 유형 〈사랑과 결혼〉
불행한 결혼의 몇 가지 원인 …435 / 결혼 파탄의 원인이 되는 무지 …439 / 결혼도 일이다 …442 / 성의 사회화 …444 / 피임의 중요한 역할 …447 / 남녀간의 경쟁이 낳는 불행 …449 / 성도덕의 역사적 기원 …453 / 종래의 심리학 대 연관체학(Syzygiology) …455 / 남성 지향형과 여성 지향형 …457 / ‘성적 매력’과 ‘위험한 연령’ …459 / 남녀 간의 경쟁이 낳는 비극 …461 / 로맨틱한 유치증이 낳는 해악 …464 / 로맨티스트의 오류 …466 / 로맨티스트의 주문-‘사랑에 빠지는 것’ …469 / ‘한눈에 반하는 것’의 여파 …472 / ‘성숙한 사랑’ 대 ‘로맨틱한 사랑’ …474 / 실제적인 조언 …477


Part 12 행복한 성숙 〈여러 가지 요령과 테크닉〉
공감의 테크닉 …487 / 우정의 역학 …489 / 친구를 만드는 법 …492 / 사회적 성공을 위한 힌트 …495 / 선물을 하는 것도 예술이다 …497 / 사회적 시야를 넓히는 방법 …498 / 반드시 취미를 가져야 할 필요성 …501 / ‘이것이냐 저것이냐’ 대 ‘이것도 저것도’ …504 / 논쟁을 벌일 때 유용한 몇 가지 힌트 …505 / 인생을 지연시키는 것에 대하여 …507 / 품위 있게 나이를 먹어 가는 법 …509 / 여가와 역경의 이용법 … 513


맺음말 … 518

정신위생학은 시대의 학문이다. 여러 학문 가운데서 특히 탄생한 지 25년밖에 안 되는(1931년 당시) 정신위생학이 이미 20세기에 큰 영향을 미치며 독특한 정취를 더해 주고 있다. 역동적인 정신의학의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인간 행동의 여러 가지 측면이 다루어지고 이때까지 수수께끼로 여겨져 왔던 ‘사람 마음속의 수많은 신비로운 면’들이 해명되었다. 정말로 교양 있는 사람이라면 이제는 더 이상 그 기본적인 원칙들을 모르는 상태로 지낼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되었다. 20세기의 특징으로 손꼽히는 것은 표면에 나타난 명시적인 행동이 아니라 깊은 무의식층에 있는 인간의 동기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경향이다. 우리는 인간의 정신에 대해 이전보다 많이 알게 되었고, 또 전례가 없을 정도로 인간 퍼스낼리티의 전형들을 발견하려고 노력해 왔다.
오늘날 정신의학은 인간의 사고(思考)를 연구하는 데 유효한 학문으로 확립되었다. 하지만 그 연구 논문들은 도무지 알 수 없는 난해한 전문 용어로 뒤덮여 있다.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논문들조차 정신의학 연구자들만을 대상으로 하여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평범한 독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용어들로 쓰여져 있다. 게다가 정신의학의 가장 뛰어난 논문들은 용어가 복잡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고도로 전문화된 연구자들 외에는 누구도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접근하기도 어렵다.
다른 한편으로 사이비 심리학 연구서들이 한마디로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일반 독자들 위에 쏟아져 내리고 있다. 또 심리학의 이름을 빌린, 차마 눈뜨고는 못 볼 야바위 기사가 실린 아주 형편없는 출판물들이 가두에서 팔리고 있다. 약간의 돈과 자기 현시의 소질만 있으면 누구나 심리학자라 칭하며 인간 행동의 소름이 끼치는 측면만을 부각시킨 ‘심리학 잡지’를 간행할 수 있다. 우리는 자칭 ‘심리학의 구세주’가 거리에 흘러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이비 과학적인 만병 통치약의 옹호자들을 거리의 모퉁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점잖고 자중하는 사람들까지 저녁 식탁에서 마치 정신 분석을 하는 것이 새로운 실내 게임인 양 상대의 ‘콤플렉스’를 ‘분석하기’ 시작한다. 10년 전에는 극히 전문적인 잡지에나 등장했던 학술 용어들이 대중지(大衆紙)에까지 침입하고, 잘못 사용된 심리학 용어들이 심리 소설이나 심리극 등의 텍스트에 신랄한 맛을 가미할 목적으로 여기저기에 흩뿌려져 있다. 현대는 자칭 ‘심리학자들’이 제멋대로 활동할 수 있는 시대이다.
지적 수준이 ‘보통’인 성인들은 인간 관계학에 대한 상식적인 논문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만약 현대의 정신의학에 가치 있는 메시지가 있다면, 그것이 교양 있는 독자들에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지적인 일반인이 자신의 정신적인 성향의 일부로서 이 새로운 현대 학문의 발전에 관심을 갖는 것은 상서로운 조짐이다. 현대 문명의 위기적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기본적인 퍼스낼리티 문제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들은 역사상 전례가 없을 정도로 인간 행동의 원인과 이유를 알고 싶어 하고, 또 더 나아가 친구들이 사방에서 깜짝 놀랄 만큼 빈번히 퍼스탤리티에 기인하는 불행에 시달리는 것을 보고 어떻게 하면 이런 불행을 피할 수 있는지도 알고 싶어 하고 있다. 필자가 마음의 여행 안내서를 쓰는 일을 시도한 것은 바로 이런 요구에 응하기 위해서이다.
이 책의 목적은 정신병리학에 관한 학문적이지만, 너무 전문적인 텍스트와 기존의 너무 단순하고 믿을 수 없는 것이 많은 심리학 입문서 사이의 간격을 메우는 것이다. 이 책을 집필하면서 필자는 ‘심리학 전문서’를 또 하나 늘리는 일을 피하려 애쓰는 동시에, 여러 가지 점에서 과잉 공급되고 있는 기존의 ‘타블로이드’ 심리학을 늘림으로써 유머 감각이 전혀 없다는 비난도 듣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정신의학의 난해주의라는 스킬라 바위〔카리브디스와 마주 대하는 이탈리아 해안의 큰 바위〕와 이해하기 쉽도록 간략화된 심리학이라는 카리브디스〔시칠리 섬 앞바다의 큰 소용돌이〕 사이의 험난한 항로를 잘 빠져 나아가야 하는 하나의 과제로 삼고 언젠가 이러한 책을 한번 써보아야겠다고 어렴풋이 마음먹고는 불확실한 상태로 놓아 두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책이 필요하다고 믿는 필자의 생각과 여러 방면에서 밀려드는 다양한 요청이 서로 공명을 일으켜 마침내 실현되기에 이르렀다. 맨 먼저 요청을 해온 것은 주로 심리적인 재교육의 범위와 의미를 명확히 제시해 주는 책을 통해 자신의 분석 작업을 보충하고 싶어 하는 환자들이었다. 이어서 자신의 극히 중요한 심적 태도의 재구축 및 패턴의 방향 전환이라는 모험적 시도에 성공해 깨달음을 얻고 자유로워진 사람들로부터도 요청을 받았다. 그들은 심리적인 재조정이 필요한데 자신의 문제를 깨닫지 못하고 있거나, 정신의학적인 치료를 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이러한 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또 하나 집필의 자극제가 된 것은 다름 아닌 동료들이었다. 그들은 일상적인 의료 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시해 주는 안내서와 함께, 개인 심리학(아들러 심리학) 영역의 명확한 윤곽선을 필요로 했다. 교구 교회나 뉴욕개인심리학협회에서 행해지는 필자의 세미나나 강의에 참석하는 학생들도 일역을 담당했다. 그들은 이러한 강의의 내용?당연히 주제에 대한 아주 단순한 아웃라인만?을 책으로 발간해 주길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실제로 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한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을 점차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즉 아주 많은 사람들이 본질적으로는 정상이지만 때때로 불쾌한 신경증의 발현에 시달리고 막연히 짐작되는 신경증적인 행동 때문에 자신의 유효성이 손상받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는데, 이런 사람들에게 심리 요법에 관한 실용적인 책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사실의 참된 의미를 이해하면 곧 합리적인 심리 요법의 일반적인 원칙을 자신의 사례에 적용할 수 있을 만큼의 지능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일시적이고 잠재적인 신경증 환자는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의 의미를 적절히 인식한 뒤에 필자가 이런 독자를 위해 텍스트에 담아 놓은 실용적인 힌트를 적용한다면 자신의 잘못을 방지하거나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용기를 갖고 걸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여러 가지 격려의 목록〉이라는 부제를 붙여도 되는 이 책의 목적은 이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멋진 인생의 기본 원칙들을 최대한 요약해서 제시하고, 독자들을 고무시켜 더욱더 자신을 단련하고 밝혀 내게 하며, 마지막으로 자신의 시야를 넓히는 실천적인 방법들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이 책은 행복해지는 데 필요한 마법의 처방전을 갖고 있지도 않고, 또 인간의 온갖 실망감이나 원통함에 효력이 있는 만병통치약을 제시해 주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도 않다. 아무것도 보증하고 있지 않고, 또 완벽하다고 주장하려 하지도 않는다. 필자는 새로운 생각을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사람들, 많은 비극을 피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고 노력하는 싸우는 낙관주의자들(fighting optimists), 무의식적인 식물적 기능에 따라 ‘그럭저럭 살아가기’보다는 의식하면서 인생의 의미를 이해하며 살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불가피하게 이 책 속에는 다른 사람들의 저작에서 얻은 수많은 생각이 편입되어 있다. 이런 인용하거나 차용한 많은 것들에 대해 일일이 감사의 뜻을 표하려면 방대한 인용 문헌 항목이 필요하기 때문에, 필자는 순전히 현실적인 이유에서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준 많은 분들에게 적절히 사의를 표하는 것을 생략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러나 특히 스승이자 친구이기도 한 알프레트 아들러 박사와, 그분의 동료이자 필자가 그 저서들의 번역을 통해 매우 귀중한 지식과 통찰력을 얻은 에르빈 벡스베르크 박사에게는 큰 신세를 진 것에 대해 특별히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 또 원고의 집필 단계에서 헌신적으로 도와 준 내니 조지프 양에게도 특별히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
이 책에서 인용한 사례는 필자 개인의 임상 현장에서 얻은 것이다. 물론 이름, 일시, 장소를 비롯해 당사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개인 데이터는 모두 바꾸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없도록 배려했다. 필자는 이 환자들이 인간 행동의 역학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해 준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책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그들이 일상 행동 속에서 조언의 타당성을 입증해 주지 않았다면, 필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종종 이 책을 읽은 사람이 용기를 얻어 심리학적인 자기 교육을 시도하거나 이 책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본성을 새로운 시각에서 통찰하거나 동료들을 좀 더 잘 이해하게 된다면, 필자의 노고에 대해 더할 나위 없는 보상이 될 것이다.

1931년 5월 뉴욕에서

W. 베란 울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