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라고 하면 우리는 우선 무엇부터 생각하게 될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학생 때 물리시간에 배운 위치 에너지, 운동 에너지, 열 에너지 같은 문제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혹은 1970년대의 오일 쇼크를, 혹은 요즈음 신문이나 잡지, TV 등에서 빈번하게 다루고 있는 지구 온난화 기사를 통하여 화석 에너지의 매장량이라든가 태양 에너지, 풍력 에너지 등의 신 에너지 활용 등을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에너지란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이고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환경문제가 우리의 생활과 직결된 초미의 과제로 부각된 차제에 에너지 문제를 되짚어 보는 것은 매우 뜻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이 책에서는 새로운 에너지, 특히 환경에 친화적인 자연 에너지를 다루기로 하겠다. 개발 현상에 관해서는 전문가들이 자세하게 해설한 통계와 유인물들이 많으므로 그에 미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독자 여러분들과 차분하게 장차 대처해야 할 에너지 문제를 다루기로 하겠다.
 우선, 신 에너지와 재생 가능 에너지란 무엇을 말하는가? 이에 답하기 전에 우리나라 에너지 공급의 현실을 보자.
 충분한 에너지 자원을 소유하지 못한 우리나라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 원자력, 수력, 기타 여러 가지 에너지가 사용되고 있지만(에너지원의 다양화) 전 사용량의 80% 이상은 석유, 석탄, 및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이다. 화석연료는 매장에 한계가 있어 쓰면 당연히 줄게 마련이고, 또 사용에 따라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써도 줄지 않는, 다시 말하면 재생 가능한 에너지는 어떤 것이 있을까. 그것은 바로 태양 에너지이다. 태양 에너지는 환경에 친화적이고 이산화탄소를 발생하지 않는다.
 지구 전체에 쏟아져 내리는 태양 에너지는 1.2×1014kW로, 지구상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1만 배에 이른다. 우리는 직접․간접으로 이 태양 에너지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태양의 혜택을 받아 자란 나무들을 베어 난방용으로 사용했다면 그것은 태양 에너지를 간접적으로 이용한 것이 된다. 이것도 바이오매스 에너지를 사용했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바이오매스 에너지는 수목을 벌채한 곳에 식수를 함으로써 비로소 재생 가능한 자연 에너지로 성립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화석 에너지는 동물이나 식물의 사체가 태양 에너지를 얻어 변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수목처럼 재생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 주택의 지붕에 설치된 패널을 통하여 목욕물을 데우거나 난방을 하는 것은 태양열 에너지를 직접 사용한 좋은 예이기도 하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태양광 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는 태양전지, 열 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는 열 발전 그리고 간접적으로 사용하는 풍력 에너지, 수력 에너지, 해양 에너지와 바이오매스, 인공 광합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용방법이 일부는 실용화되었고 일부는 가까운 장래에 실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태양 에너지는 대부분 우리 생활에 요긴한 에너지인 전기 에너지로 변환되어 사용되고 있다. 재생 가능 에너지란 바로 이러한 에너지를 총칭한다.
 한편, 신 에너지는 자연 에너지와 중복되는 부분도 있지만 엄밀하게 본다면 많이 다르다. 그것은 오늘날까지 실용화되어 온 화석 에너지, 원자력 에너지를 제외한 에너지라 할 수 있다. 즉 태양광 에너지, 태양열 에너지, 풍력 에너지, 해양 에너지, 지열 에너지, 수력 에너지(특히 소규모의 발전 설비) 등의 자연 에너지에다 폐기물 에너지(쓰레기 연소에 의한 발전)와 코제네레이션(전기와 함께 열도 공급하는 시스템), 미이용 에너지의 유효 이용과 연료전지로 불리우는 고효율의 발전 시스템이 포함된다. 신 에너지를 구체적으로 분류하면 다음 표와 같다.

신 에너지의 분류

 태양전지는 빛 에너지를, 풍력 발전은 바람이 가지고 있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고 있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면 이와 같은 변환 때의 손실을 가급적 작게 하는 것이 매우 긴요하며, 이것은 신 에너지 개발의 중요한 포인트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럼, 신 에너지가 개발된다면 화석연료는 무용지물이 될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화석연료는 앞으로 10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중요한 에너지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바꾸어 말한다면 신 에너지는 50년 후, 아니 100년 후에 가서야 비로소 에너지의 주역이 될지 모른다.
 그러나 화석연료는 부존량에 한계가 있고 또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원자력 에너지 증설에는 어려움이 따르므로 새로운 에너지의 개발, 특히 재생 가능한 자연 에너지 이용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자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면 먼저 각각 그 특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수차 기술한 바와 같이 자연 에너지의 특징으로는 이산화탄소를 발생하지 않아 청정하며 영구히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에너지 밀도가 낮고 기후에 따른 변동이 큰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당연히 태양전지와 풍력 발전으로 하루 종일 안정된 전력을 얻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 모든 지역의 일조량이 균등하거나 발전에 충분한 안정된 풍속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연 에너지를 활용하기에 적합하지 못하다고 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가에서 많은 지원을 하고 있지만 기존의 발전 시스템에 대항할 수 있을 만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와 같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으면서도 많은 연구원들, 기술자들이 기술 보급을 위해 밤낮으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 책에서는 태양 에너지, 해양 에너지, 풍력 에너지, 바이오매스 에너지를 순서대로 다루고, 새로 각광을 받는 수소 에너지까지 다루었다. 또 마지막 장에서는 이 모든 에너지에 대하여 객관적인 견지에서 나름대로 평가를 지도했다.

과학나눔연구회 정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