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광기란 무엇인가? 우리가 알지 못했던 광기의 세계,
“조용하며” “합리적인” 정신병에 대한 탐구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묻지 마 범죄”는 범인들이 대부분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그들의 광기는 대체 어디에 있던 것인가? 「광기」의 저자 대리언 리더는 “광기란 무엇인가(What is Madness)”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조용한 광기(quiet madness)”를 탐구하면서,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폭력적이며 눈에 띄는 광기의 이미지는 선입견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광기란 정신병과 동의...
광기란 무엇인가? 우리가 알지 못했던 광기의 세계,
“조용하며” “합리적인” 정신병에 대한 탐구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묻지 마 범죄”는 범인들이 대부분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그들의 광기는 대체 어디에 있던 것인가? 「광기」의 저자 대리언 리더는 “광기란 무엇인가(What is Madness)”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조용한 광기(quiet madness)”를 탐구하면서,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폭력적이며 눈에 띄는 광기의 이미지는 선입견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광기란 정신병과 동의어로, 저자는 정신분석학을 중심으로 정신병 이론, 정신병의 종류와 원인, 촉발되는 과정 그리고 정신병자가 스스로 정신병을 안정시키는 기제를 살펴본다. 그는 우리가 정신병의 증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정신병자들이 정신병에 대처하기 위한 치밀한 창조행위의 산물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정신병자 개인의 특징을 고려하지 않고서 획일적인 기준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치료에 대해서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다. 영화나 소설 등 우리에게 친숙한 대중문화를 통해서 정신병을 설명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환자들의 사례가 풍부하게 담겨 있는 이 책은 독자들에게 광기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해줄 것이다.
우리들이 막연히 가지고 있는 광기에 대한 이미지들이 있다. 그들은 환각에 빠져 끊임없이 중얼거리기도 하고, 갑자기 폭력을 휘두르는 등 기이한 행동을 하기도 하며, 눈에 띄게 이상한 겉모습을 하고 있기도 하다. 그들은 결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치료를 받거나 아예 격리된다. 광기를 정신병과 동의어로 사용하는 저자 대리언 리더는 이런 극단적인 이미지는 선입견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하면서 이와는 다른 모습의 광기를 우리에게 소개한다. 광기와 평범함은 공존할 수 있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광기가 촉발되지 않은 채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어느 날 유명 여배우에게 칼을 휘두른 마르그리트 앙지외, 건강 염려증과 강박증과 편집증과 우울증 등 여러 증상에 시달린 세르게이 판케예프, 의사로 일하며 약 250명의 목숨을 빼앗은 해럴드 시프먼 등 이 책에서 주요 사례로 다루고 있는 정신병자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왔던 사람들이다.
저자는 정신병을 탐구하기 위해서 정신분석의 기초개념을 설명한다. 프로이트가 탐구했던 사례와 주요 개념을 소개하고, 라캉주의에서 나누는 정신병의 세 가지 종류인 편집증, 정신분열증, 우울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어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과정과 라캉의 정신분석에서 말하는 상징계, 상상계, 실재계라는 세 가지 차원을 살펴보면서 이 개념들이 정신병자에게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알아본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통해서 우리는 의미를 세우고, 리비도의 활동영역을 정하며, 어머니와의 거리를 만들고 어머니의 현존과 부재를 아버지와 연결하게 된다. 또한 상징계와 상상계와 실재계의 세 가지 차원은 제대로 작동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일어나는 일과 정신병의 원인을 살펴본다. 한편 이 책에서는 미친 것(being madness)과 미치는 것(going madness)은 다르다고 이야기하며 여러 요인들에 의해서 정신병이 촉발되는 과정을 다양한 환자의 사례와 함께 알아본다.
정신병자들이 정신병에 대처하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으며, 이것 역시 우리가 정신병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잘못된 선입견에 의문을 제기한다. 우리는 망상을 정신병의 증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프로이트는 그것이 환자가 스스로 정신병을 치료하려는 시도라고 말한다. 망상은 의미를 다시 세우고, 기표와 기의를 함께 고정하며, 리비도에 모양을 부여하고 한계를 긋는다. 그 외에도 상상계를 통해서 자신을 유지하는 동일시, 자신이 만든 삶의 공식에 따라서 생활하기, 상징적 질서를 만들기, 제한하면서 이름을 붙이기, 상징계와 상상계와 실재계를 하나로 묶는 방법(라캉의 “징환[sinthome]”) 등을 통해서 정신병을 안정화시키고, 한편으로는 정신병에 대처할 여러 가지 기제와 창작물을 스스로 고안하는 창작행위를 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광기를 새로운 관점으로 볼 것을 요구한다. 저자는 병명을 붙임으로써 “정신병 현상의 창조적이고 긍정적인 모습”이 가려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정신병을 질병으로 간주하고 치료하려는 관점, 눈에 보이는 증상을 광기로 생각하고 약물로 다스려야 한다는 생각을 비판한다. 정신과 의사가 자신의 가치체계와 세계관을 환자에게 주입하는 것은 폭력적인 방식으로, 의사는 정신병자가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도와야 한다. 궁극적인 규범이라는 것은 없으며 환자 개인의 독특한 문화와 역사에 따라서, 여러 가지 해결책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 대한 찬사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주장은 리더의 광기 개념이다. 리더는 광기를 합리적 문제로 본다. 리더의 정신분석적 해석에 따르면, 모든 형태의 광기는 내적 갈등에 대한 응답이다. 치료사가 할 일은 정신병자의 말에 내재된 “논리를 드러내는 것”이다. ─알렉산더 링클레이터, 「옵저버」
리더는 우리에게 이렇게 제안한다. 광기에 다른 이름을 붙임으로써 우리는 평범한 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다. “평범한 생활이란 우리가 실재를 감당할 수 있도록 실재를 길들이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니컬러스 셰익스피어, 「텔레그래프」
리더는, 프로이트의 견해를 따르면서, 망상은 복구나 창조성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정신병자는 자신을 침입하는 혼돈에 일정한 틀을 부여하려고 한다. 망상은 바로 이런 노력의 흔적이다.
─재클린 로즈, 「가디언」

목차
1 조용한 광기:광기는 얌전하다?
2 정신분석은 정신병을 어떻게 설명할까?
3 정신병
4 언어와 논리
5 정신병 진단하기
6 정신병의 원인들
7 정신병이 촉발되다
8 정신병자는 정신병을 어떻게 다스릴까?:안정화와 창작
9 에메:사례연구 1
10 늑대인간:사례연구 2
11 해럴드 시프먼:사례연구 3
12 정신병을 작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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