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추천의 글]
김해곤 선생님을 처음 만난 것은 2005년 8월 무더운 여름이었다. 나는 수원시 초중등 교원 상담교육 직무연수 과정에서 이틀 동안 CHANGE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김 선생님은 그 과정에 참?여한 한 분이었다. 이틀의 교육동안 워크숍의 내용에 몰입하고 감동하는 김 선생님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점심식사 때마다 나와 같이 길을 걷거나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수많은 교육을 해 봤지만 내가 교육한 내용의 핵심을 받아들이려고 그처럼 열의를 보이는 경우는 흔하...
[추천의 글]
김해곤 선생님을 처음 만난 것은 2005년 8월 무더운 여름이었다. 나는 수원시 초중등 교원 상담교육 직무연수 과정에서 이틀 동안 CHANGE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김 선생님은 그 과정에 참여한 한 분이었다. 이틀의 교육동안 워크숍의 내용에 몰입하고 감동하는 김 선생님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점심식사 때마다 나와 같이 길을 걷거나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수많은 교육을 해 봤지만 내가 교육한 내용의 핵심을 받아들이려고 그처럼 열의를 보이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게다가 선생님은 이 내용을 더 잘 익혀서 다른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에게 나누는 일을 평생의 과업으로 해보고 싶다는 결심을 얘기하셨다.
한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을 결심하고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실천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김해곤 선생님을 알게 되고 그 분의 노력과 실천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행운이고 감동이다.
이 책에 소개된 많은 내용들은 저자가 다른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통해 배운 것들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하지만, 내가 이 책에 큰 의미를 두고 싶은 점은 그렇게 배우고 익힌 내용을 저자 자신의 경험과 관점으로 잘소화해서 더 새롭게 구성하였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통찰과 노력에 대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세상이 좀 더 평화롭고 서로의 가치와 의미가 존중되고 함께 행복을 나누고자 하는 모습이 되기를 우리 모두 희망하리라고 믿는다. 이 책은 그런 희망이 우리의 다음 세대들에게 실현되고 누려질 수 있기를 바라는 비전을 담고 있다. 부모와 교사라는 역할은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다리와 같다. 그 다리를 무엇으로 구성하고 어떻게 만들 것인지는 항상 커다란 고민이다. 이 책은 그런 고민을 덜어주는 지침이 될 것이다. 부모와 교사들에게 자신의 역할을 잘 하기 위해 지닐 기본적인 태도와 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며 꾸준히 실천할 때 분명히 효과를 볼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출간을 축하하며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아울러 이책이 나오기까지 열정을 갖고 참된 교육에 기여하고자 노력한 저자에게 격려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이를 계기로 교육현장에 참대화의 의미와 방법이 더 널리 소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심리학 박사 이민식
[저자의 글]
처음으로 비폭력대화를 경험한 날의 감동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S시 청소년상담실에서 이민식 박사가 진행하는 CHANGE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나는 그동안 공부해오던 이론들이 한 줄로 꿰어지는 것처럼 통합되는 경험을 하였다. 이어서 과거 속에서 있던 아픔들이 떠올랐고 그 원인과 뿌리들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뇌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 감동을 나누고 싶어서 집에 오는 길에 오랫동안 함께 공부하는 미술치료 전문가 이경희 선생님에게 전화를 했다. 내가 경험한 연민과 연결, 소통, 진솔성과 심정들에 대해 무려 4시간 동안 통화를 했다. 이야기가 끝날 즈음 그는 필자에게 말했다.
“꽤 오랫동안 선생님을 보아왔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흥분한 모습은 처음 봐요. 내가 그 내용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선생님의 태도로 보아 참 좋았을 거라고 짐작이 되네요. 축하해요.”
쉽게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서 집에 와서도 기뻐하는 것을 보고 아내는 궁금한 얼굴로 “당신이 새롭게 안 것이 뭐예요? 당신이 그동안 하던 의사소통훈련과 다른 건가요?”라고 물었다. 나는 되도록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어서 천천히 설명했다.
“진솔한 대화는 자신의 생각을 바꾸어 말하거나 숨기지 않는 것만이 아니에요. 자기가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바라보고 그것에 대해 용기 있게 말하는 것이죠. 진솔하게 자신의 욕구와 느낌을 말하면 서로 마음을 연결할 수 있어요. 내가 화가 나거나 우울했던 것들은 내 깊은 곳에서 원하고 있는 것들이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이죠.”
대답을 듣고 아내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뭔가 행복에 이르는 특별한 실마리를 찾은 것 같아요.”
그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밤늦도록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1층 식당에서 퉁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인가 내려다보니 횟집주인이 식당비품들을 트럭에 싣고 있었다. 그 즈음 민물고기 양식장의 위생문제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횟집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 세를 내준 1층 횟집 역시 매출 급감으로 보증금마저 소진하고 수개월째 임대료가 밀려 있었다.
그래서 식당주인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방에 몰래 떠날 심산이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평소 같으면 아마도 몹시 분개해서 곧 바로 법적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날은 달랐다. 감동적인 대화법을 경험한 날이 아닌가. 처음에는 그동안 밀린 임대료를 주지 않고 달아나려는 횟집주인의 행동에 분노가 치밀었다.
잠시 동안 화를 멈추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밀린 돈을 받는 일(풍요)이고, 그도 마찬가지로 경제적 이익(풍요)을 위해서 그렇게 행동한 것이다’란 생각이 들었다. 횟집 주인의 행위는 분명 야반도주가 목적이고, 그 행위는 법적인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경제적으로 얼마나 어렵고 난감하면 저럴까’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그에게 연민이 생겼다. 나는 비품들을 급하게 싣고 있는 횟집주인에게 다가가 낮에 배운 대화법을 기억하며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동안 보증금이 모두 소진되고 여러 달치 임대료가 체납되어 있습니다. 나는 사장님이 나이도 같고 동향 사람이어서 친근감도 있습니다. 우리 집에서 돈을 많이 벌어 서로 기분 좋게 헤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여러 가지 편의를 봐 드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지금 사장님이 내게 이야기도 없이 비품들을 싣고 있는 걸 보니까 섭섭하고, 안타깝고, 화가 납니다. 사장님은 내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얘기해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횟집주인은 트럭에 실으려던 가스통을 땅에 내려놓고 이야기를 좀 하자고 한다.
“선생님은 배운 사람이라 그런지 말씀을 잘하시네요. 내가 참 뵐 낯이 없는데 한 가지 부탁 좀 할게요. 임대계약서를 다시 써주면 그걸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밀린 임대료를 갚고 보증금도 드릴게요. 그리고 은행이자 부분은 월 임대료서 깎아줄 수 있는지요?”
필자의 입장에서 월 임대료가 조금 줄어들지만 일단 밀린 임대료와 보증금을 받을 수 있으니 안심이었다. 흔쾌히 승낙하였고 그 일이 있고난 후 3년 동안 식당은 번창해 얼마 전 훨씬 규모가 큰 상가를 빌려 확장 이전하였다.
만약 이 상황에서 평소대로 화를 내고, 법적 조치를 취했더라면 그와의 관계는 껄끄럽게 끝났을 것이고, 두고두고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분노를 내려놓고 연민으로 바라본 결과 그와 필자 모두 풍용르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 후 대학원 동문 십여 명의 교사들과 함께 참대화 공부모임을 만들고 정기적으로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틀을 갖춰나갔다. 처음 함께한 도반들의 도움이 참대화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되었다.
그 즈음 필자는 상담을 전공한 교사를 중심으로 ‘전국학교상담지원센터’를 결성하고 참대화에 관심 있는 교사와 학부모가 모여서 ‘참대화 연구팀’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 모임은 지금도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 이해하고, 자녀와 학생들에게 참대화를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연구팀 모임이 있을 때면 대 여섯 시간을 차를 타고 오는 열정과 헌신에 늘 감사할 따름이다. 그들과 나눈 생생한 사례는 이 책의 곳곳에 녹아 있으며 그들의 조언이 큰 힘이 되었다.

김해곤 선생님을 처음 만난 것은 2005년 8월 무더운 여름이었다. 나는 수원시 초중등 교원 상담교육 직무연수 과정에서 이틀 동안 CHANGE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김 선생님은 그 과정에 참여한 한 분이었다. 이틀의 교육동안 워크숍의 내용에 몰입하고 감동하는 김 선생님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점심식사 때마다 나와 같이 길을 걷거나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수많은 교육을 해 봤지만 내가 교육한 내용의 핵심을 받아들이려고 그처럼 열의를 보이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게다가 선생님은 이 내용을 더 잘 익혀서 다른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에게 나누는 일을 평생의 과업으로 해보고 싶다는 결심을 얘기하셨다.

한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을 결심하고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실천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김해곤 선생님을 알게 되고 그 분의 노력과 실천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행운이고 감동이다.

이 책에 소개된 많은 내용들은 저자가 다른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통해 배운 것들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하지만, 내가 이 책에 큰 의미를 두고 싶은 점은 그렇게 배우고 익힌 내용을 저자 자신의 경험과 관점으로 잘 소화해서 더 새롭게 구성하였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통찰과 노력에 대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세상이 좀 더 평화롭고 서로의 가치와 의미가 존중되고 함께 행복을 나누고자 하는 모습이 되기를 우리 모두 희망하리라고 믿는다. 이 책은 그런 희망이 우리의 다음 세대들에게 실현되고 누려질 수 있기를 바라는 비전을 담고 있다. 부모와 교사라는 역할은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다리와 같다. 그 다리를 무엇으로 구성하고 어떻게 만들 것인지는 항상 커다란 고민이다. 이 책은 그런 고민을 덜어주는 지침이 될 것이다. 부모와 교사들에게 자신의 역할을 잘 하기 위해 지닐 기본적인 태도와 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며 꾸준히 실천할 때 분명히 효과를 볼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출간을 축하하며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아울러 이 책이 나오기까지 열정을 갖고 참된 교육에 기여하고자 노력한 저자에게 격려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이를 계기로 교육현장에 참대화의 의미와 방법이 더 널리 소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심리학 박사 이민식

목차
추천의 글
감사의 글
들어가기 전에
제 1 장 연민으로 연결
단절의 대화
연결의 대화
연민으로 연결
제 2 장 진솔성
상황
심정
제안
진솔성 종합
제 3 장 공감
공감하는 자세
공감 표현
공감 종?합
제 4 장 분노
분노의 양상
분노의 원인
분노 초기 대응
분노 표현
제 5 장 감사·칭찬
위험한 칭찬
풍요로운 감사·칭찬
감사·칭찬 듣기
제 6 장 부탁·거절
부탁
거절
제 7 장 자기위로
자기위로의 의미
자기위로 6단계
자기위로 종합
제 8 장 의사결정
의사결정 6단계
의사결정 종합
제 9 장 갈등중재
기본 가정
갈등중재의 자세
갈등중재 과정
갈등중재 종합
나가기 전에
참대화에 대한 질문
참대화로 달라진 학급
워크숍 참가자 후기
참고문헌

저자의 글

처음으로 비폭력대화를 경험한 날의 감동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S시 청소년상담실에서 이민식 박사가 진행하는 CHANGE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나는 그동안 공부해오던 이론들이 한 줄로 꿰어지는 것처럼 통합되는 경험을 하였다. 이어서 과거 속에서 있던 아픔들이 떠올랐고 그 원인과 뿌리들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뇌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 감동을 나누고 싶어서 집에 오는 길에 오랫동안 함께 공부하는 미술치료 전문가 이경희 선생님에게 전화를 했다. 내가 경험한 연민과 연결, 소통, 진솔성과 심정들에 대해 무려 4시간 동안 통화를 했다. 이야기가 끝날 즈음 그는 필자에게 말했다.

“꽤 오랫동안 선생님을 보아왔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흥분한 모습은 처음 봐요. 내가 그 내용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선생님의 태도로 보아 참 좋았을 거라고 짐작이 되네요. 축하해요.”

쉽게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서 집에 와서도 기뻐하는 것을 보고 아내는 궁금한 얼굴로 “당신이 새롭게 안 것이 뭐예요? 당신이 그동안 하던 의사소통훈련과 다른 건가요?”라고 물었다. 나는 되도록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어서 천천히 설명했다.

“진솔한 대화는 자신의 생각을 바꾸어 말하거나 숨기지 않는 것만이 아니에요. 자기가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바라보고 그것에 대해 용기 있게 말하는 것이죠. 진솔하게 자신의 욕구와 느낌을 말하면 서로 마음을 연결할 수 있어요. 내가 화가 나거나 우울했던 것들은 내 깊은 곳에서 원하고 있는 것들이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이죠.”

대답을 듣고 아내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뭔가 행복에 이르는 특별한 실마리를 찾은 것 같아요.”

그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밤늦도록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1층 식당에서 퉁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인가 내려다보니 횟집주인이 식당비품들을 트럭에 싣고 있었다. 그 즈음 민물고기 양식장의 위생문제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횟집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 세를 내준 1층 횟집 역시 매출 급감으로 보증금마저 소진하고 수개월째 임대료가 밀려 있었다.

그래서 식당주인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방에 몰래 떠날 심산이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평소 같으면 아마도 몹시 분개해서 곧 바로 법적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날은 달랐다. 감동적인 대화법을 경험한 날이 아닌가. 처음에는 그동안 밀린 임대료를 주지 않고 달아나려는 횟집주인의 행동에 분노가 치밀었다.

잠시 동안 화를 멈추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밀린 돈을 받는 일(풍요)이고, 그도 마찬가지로 경제적 이익(풍요)을 위해서 그렇게 행동한 것이다’란 생각이 들었다. 횟집 주인의 행위는 분명 야반도주가 목적이고, 그 행위는 법적인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경제적으로 얼마나 어렵고 난감하면 저럴까’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그에게 연민이 생겼다. 나는 비품들을 급하게 싣고 있는 횟집주인에게 다가가 낮에 배운 대화법을 기억하며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동안 보증금이 모두 소진되고 여러 달치 임대료가 체납되어 있습니다. 나는 사장님이 나이도 같고 동향 사람이어서 친근감도 있습니다. 우리 집에서 돈을 많이 벌어 서로 기분 좋게 헤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여러 가지 편의를 봐 드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지금 사장님이 내게 이야기도 없이 비품들을 싣고 있는 걸 보니까 섭섭하고, 안타깝고, 화가 납니다. 사장님은 내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얘기해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횟집주인은 트럭에 실으려던 가스통을 땅에 내려놓고 이야기를 좀 하자고 한다.
“선생님은 배운 사람이라 그런지 말씀을 잘하시네요. 내가 참 뵐 낯이 없는데 한 가지 부탁 좀 할게요. 임대계약서를 다시 써주면 그걸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밀린 임대료를 갚고 보증금도 드릴게요. 그리고 은행이자 부분은 월 임대료서 깎아줄 수 있는지요?”

필자의 입장에서 월 임대료가 조금 줄어들지만 일단 밀린 임대료와 보증금을 받을 수 있으니 안심이었다. 흔쾌히 승낙하였고 그 일이 있고난 후 3년 동안 식당은 번창해 얼마 전 훨씬 규모가 큰 상가를 빌려 확장 이전하였다.

만약 이 상황에서 평소대로 화를 내고, 법적 조치를 취했더라면 그와의 관계는 껄끄럽게 끝났을 것이고, 두고두고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분노를 내려놓고 연민으로 바라본 결과 그와 필자 모두 풍용르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 후 대학원 동문 십여 명의 교사들과 함께 참대화 공부모임을 만들고 정기적으로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틀을 갖춰나갔다. 처음 함께한 도반들의 도움이 참대화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되었다.

그 즈음 필자는 상담을 전공한 교사를 중심으로 ‘전국학교상담지원센터’를 결성하고 참대화에 관심 있는 교사와 학부모가 모여서 ‘참대화 연구팀’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 모임은 지금도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 이해하고, 자녀와 학생들에게 참대화를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연구팀 모임이 있을 때면 대 여섯 시간을 차를 타고 오는 열정과 헌신에 늘 감사할 따름이다. 그들과 나눈 생생한 사례는 이 책의 곳곳에 녹아 있으며 그들의 조언이 큰 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