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자는 삶과 죽음 갈림길에 서있다. 자살자가 원하는 것은 놀랍게도 죽음이 아니었다. 바로 삶이었다. 자살자는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살고 싶었던 것이다. 자살자는 죽기 위해서, 또 자살하고 싶어서 자살하는 게 아니다. 삶에 더 이상 머물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자살하는 것일 뿐이다. 자살자는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살고 싶은 것이고, 살기 힘드니까, 자살로 뛰어들 뿐이다. 우리가 또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자살자들도 역시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의 감정이 있다. 따라서 죽음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죽는다고 다 해결되는 게 아니다.” “자살한다고 다 끝나는 게 아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또 분명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가르칠 수 있다면, 자살을 예방하는 게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997년부터 죽음준비교육, 2005년부터 자살예방교육을 실시한 경험에 비추어보면, 한 학기 동안 생사학 중심의 생명교육을 사이버만으로 교육했을 때 교육효과는 높게 나왔다. 자살현상의 바탕에는 ‘죽음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죽으면 다 끝나니까, 자살과 함께 삶의 고통 역시 자살자들은 종결된다고 착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자살률 증가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들리지만, 죽음에 대한 이해의 부재를 우려하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자살률은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해결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더욱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자살예방이 죽음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위기대응과 임시방편 위주로 이뤄져왔기 때문이다. 생명교육을 통해 학교와 사회에서 죽음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자살해서는 안되는지, 또 삶을 어떤 방식으로 마무리해야 하는지, 차분히 가르치는 게 바로 자살예방의 기본이다. 생명교육을 통하여 죽음과 삶의 이해를 증진시켜 죽음의 질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으면, 자살예방의 토대 역시 자연스럽게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서문 중에서


이 강의를 통해서 새롭게 배운 단어 웰-다잉, 현재의 삶에서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죽음을 잘 준비하는 것 또한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의 생명은 그 무엇보다도 고귀하며, 현실의 고통을 회피하기 위하여 쉽사리 목숨을 내던지는 행위는 결코 올바르지 못하다. 적어도 이 강의를 들은 학생이라면 주위 사람들에게도 올바른 죽음에 대하여 생각을 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코 자살은 현실의 고통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다. 주위 사람들을 고통과 슬픔에 빠뜨리며 자기의 영혼도 상처받고 고통의 연속이 된다.
죽음에 대하여,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하여 한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이제 나는 그런 물음이 생긴다면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죽음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하며 죽음 그 이후에는 어떤 세계가 시작되는지를……. 죽음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다보니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죽음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이 강의를 추천해 줄 것이며, 미국이나 독일처럼 우리나라에도 조기에 죽음에 대한 올바른 교육을 통하여 생명경시풍조를 없애고 웰-다잉할 수 있도록 죽음에 대한 교육체계가 구축되기를 소망한다. - 강좌 수강생 설문 답 중에서


2012년 3월, ‘자살예방의 철학’ 강의를 수강하게 되었다. 사이버 수업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고 새로운 것을 느꼈다. 매주 사이버로 강의를 수강할 때마다 자살을 진지하게 고민하던 그 때가 떠올랐다. 신부님 말씀 덕분에 자살충동을 이겨낼 수 있었지만, 만일 내게 종교가 없었다면, 신부님과 고해성사를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 그 당시 나는 자살하면 모든 고통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언제든지 힘들면 또 다시 자살을 시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자살예방의 철학’ 수강 이후 나는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삶과 죽음은 단절이 아니라 긴밀하게 연결되어있고, 죽는다고 모든 게 끝나는 게 아님을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이젠, 아무리 힘든 일이 있더라도 자살을 절대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자살이 문제 해결방법이나 도피구는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수업을 통해 자살문제뿐만 아니라 ‘죽음’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생각해볼 기회를 얻었다. 정말 중요한 한 가지, 죽음은 그렇게 무조건 두려워할 그런 게 아니라는 것. 죽음은 아름답고 가치있는 경험으로 승화시킬 수 있고,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살아있는 우리는 항상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 고귀한 죽음을 자살은 한 순간에 망가뜨리는 어리석은 행위라는 사실을 나는 깨닫게 되었다. 이 수업을 통해 내 자신이 죽음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고, 자살에 대해 얼마나 관대했는지 역시 알게 되었다. - 강좌 수강자 소감문 중에서

“자살하기 위해 자살사이트에 접속도 많이 했다. 여지껏 내 감정을 속이고 속으로만 앓았다. 이번 수업은 전공 수업보다 내 인생에서 값진 교훈을 주었다. 강의를 들으면서 내 모습이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의식변화에 큰 도움이 되었다.” - 강좌 수강자 소감문 중에서


얼마 전 중환자실에서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생각났다. 살아생전, 나를 예뻐해 주시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 임종을 나는 지키지 못했다. 임종 직전까지 할아버지는 내 이름을 부르셨다고 한다. 만일 내가 죽음을 조금 일찍 배울 수 있었다면, 할아버지께서 중환자실에서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하지 않게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었을텐데…… 육체의 죽음만 생각할 게 아니라 할아버지의 영혼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따뜻하게 보살펴드릴 수 있었더라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었을 텐데…… 후회가 된다.
죽으면 끝난다는 생각, 삶과 죽음은 단절이란 오해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죽으면 다 끝나니까, 고통 역시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부터 자살충동의 싹은 자라나기 시작한다. 한 사람의 자살은 우리 사회에 일파만파의 파문을 일으켜 더 큰 불행, 참혹한 결과를 낳게 된다. 건강하게 임종을 맞이하는 일, 육체의 죽음만이 아니라 영혼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성숙한 영혼으로 임종의 순간을 편안히 수용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 수강자 독후감 중에서



* 생명교육과 관련 동영상 자료를 한림대학교 생사학연구소 홈페이지 www.lifendeath.or.kr를 통해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목차
1부 '자살예방의 철학' 교육 효과 분석
2부 자살시도자 교욱사례
3부 우울증 교육 사례
4부 자살충동자 교육 사례
5부 자살유가족 교육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