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무코팅 렌즈로 담아 낸
묵향 가득한 자연의 빛을 만나다!


사진집 ‘산 너울 빛 너울’에 담긴 30여 컷의 사진들은 노성미 작가가 2014년부터 1년 반 동안 거의 매주 산에 올라서 촬영한 것이다. 그는 산에 오를 때마다 중형 디지털 카메라, 삼각대, 여러 개의 렌즈를 배낭에 함께 챙겨 가는데, 그 무게가 20kg이 넘는다. 무코팅 렌즈 특유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새벽 여명의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날 산에 올라 대피소에서 기다리거나 이른 새벽부터 산에 오르기 시작해 사진을 찍는다. 배낭 무게가 만만찮아 등반 시간은 보통 사람보다 두 배 반 이상 더 걸린다.
그는 어릴 적 동양화가였던 외할아버지가 그림을 그리면 옆에 앉아 먹을 갈았던 기억이 아직도 선연하다고 한다. 먹을 갈다 보면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해지는 것처럼, 그는 천천히 느리게 먹을 가는 마음으로 산에 올라 사진을 찍는다. 산 사진이나 구름 사진을 많이 봐왔지만 그가 직접 등산하면서 느꼈던 감동을 표현한 사진을 찾을 수 없어서 본격적으로 출사를 다니기 시작했다.
산등성이를 타고 흘러내리는 빛의 스펙트럼을 표현하고 싶었던 그는 조리개가 없는 무코팅 형석렌즈의 힘을 빌렸다. 그가 사용한 렌즈는 19세기에 인물 사진을 찍기 위해 만들어진 페츠발 렌즈다. 무코팅 렌즈로 찍은 사진은 빛을 자연 그대로 보여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산에서만 마주할 수 있는 빛과 어둠의 대비, 폭우와 낙뢰의 강렬함, 여명과 운무에 파묻혔던 순간의 기억들이 작품 속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 세기 전, 영국의 솜씨 좋은 장인이 정성스럽게 깎아 만든 달메이어 렌즈로 포착한 우리 산정의 풍경은 그의 외할아버지가 그리던 먹그림과 많이 닮아 있다.
출판사 서평
19세기 무코팅 렌즈로 담아 낸
묵향 가득한 자연의 빛을 만나다!
사진집 ‘산 너울 빛 너울’에 담긴 30여 컷의 사진들은 노성미 작가가 2014년부터 1년 반 동안 거의 매주 산에 올라서 촬영한 것이다. 그는 산에 오를 때마다 중형 디지털 카메라, 삼각대, 여러 개의 렌즈를 배낭에 함께 챙겨 가는데, 그 무게가 20kg이 넘는다. 무코팅 렌즈 특유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새벽 여명의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날 산에 올라 대피소에서 기다리거나 이른 새벽부터 산에 오르기 시작해 사진을 찍는다. 배낭 무게가 만만찮아 등반 시간은...
19세기 무코팅 렌즈로 담아 낸
묵향 가득한 자연의 빛을 만나다!
사진집 ‘산 너울 빛 너울’에 담긴 30여 컷의 사진들은 노성미 작가가 2014년부터 1년 반 동안 거의 매주 산에 올라서 촬영한 것이다. 그는 산에 오를 때마다 중형 디지털 카메라, 삼각대, 여러 개의 렌즈를 배낭에 함께 챙겨 가는데, 그 무게가 20kg이 넘는다. 무코팅 렌즈 특유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새벽 여명의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날 산에 올라 대피소에서 기다리거나 이른 새벽부터 산에 오르기 시작해 사진을 찍는다. 배낭 무게가 만만찮아 등반 시간은 보통 사람보다 두 배 반 이상 더 걸린다.
그는 어릴 적 동양화가였던 외할아버지가 그림을 그리면 옆에 앉아 먹을 갈았던 기억이 아직도 선연하다고 한다. 먹을 갈다 보면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해지는 것처럼, 그는 천천히 느리게 먹을 가는 마음으로 산에 올라 사진을 찍는다. 산 사진이나 구름 사진을 많이 봐왔지만 그가 직접 등산하면서 느꼈던 감동을 표현한 사진을 찾을 수 없어서 본격적으로 출사를 다니기 시작했다.
산등성이를 타고 흘러내리는 빛의 스펙트럼을 표현하고 싶었던 그는 조리개가 없는 무코팅 형석렌즈의 힘을 빌렸다. 그가 사용한 렌즈는 19세기에 인물 사진을 찍기 위해 만들어진 페츠발 렌즈다. 무코팅 렌즈로 찍은 사진은 빛을 자연 그대로 보여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산에서만 마주할 수 있는 빛과 어둠의 대비, 폭우와 낙뢰의 강렬함, 여명과 운무에 파묻혔던 순간의 기억들이 작품 속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 세기 전, 영국의 솜씨 좋은 장인이 정성스럽게 깎아 만든 달메이어 렌즈로 포착한 우리 산정의 풍경은 그의 외할아버지가 그리던 먹그림과 많이 닮아 있다.
- 출판사 서평
동양화의 풍경처럼 재현된 자연의 여명
지리산 줄기의 산자락에 자리를 잡은 전라남도 남원은 아름다운 생태 환경이 보전되어 있는 곳이다. 사계절을 온전하게 마주할 수 있는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자는 늘 산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살아왔다. 특히 비가 내리는 몽환적인 산의 풍경은 항상 그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어린 시절 동양화가인 그의 외할아버지는 묵향 가득한 산 그림을 그리시곤 했다. 외할아버지가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그는 옆에 앉아 자리를 지키며 먹을 갈았다. 외할아버지의 어깨 너머로 본 산수화는 그윽하게 스며드는 묵향처럼 그의 마음속에서 산을 표현하는 기준으로 남게 되었다.
그는 어린 시절 보았던 할아버지의 붓질이 담긴 산 그림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는 자신만의 감성과, 세상을 그려낼 수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평범한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시작했던 그는, 100년이라는 긴 시간이 담긴 무코팅 형석렌즈를 통해 동양화처럼 독특한 질감을 전해주는 산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다. 색채 코팅이 되지 않은 렌즈의 특성은 암부 표현이 좋아 명암이 낮게 표현되며, 있는 그대로의 빛을 풍부하게 받아들여 부드러운 느낌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이런 장점 덕분에 감성적인 산의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다.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에서 만난 경이로운 풍경
책에 수록된 작품이 덕유산, 대둔산, 지리산 노고단에서 만난 산과 빛의 너울들로 채워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무거운 렌즈와 카메라 장비가 담긴 배낭을 홀로 지고 다니던 그는 찻길과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 있는 산으로 촬영을 다녔다.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에서, 혹은 산 중턱이나 정상 부근에 위치한 대피소에서 바라본 산 너울과 그 위로 내리는 빛의 너울에는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거친 질감과 따스한 감성이 함께 살아 있다.
산을 오르는 과정에서, 그리고 산을 닮은 삶 속에서 위험과 고통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산정에서 만나는 새벽빛이란 커다란 매혹과 위안을 안겨준다. 이처럼 산은 힘든 이들을 품고 다독여주며 생명력을 불어넣어주는 순수하고 원초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공간인 것이다. 그에게 경이와 환희를 안겨주었던 산에서 밝아오는 아침 여명과 운해 속 해돋이 모습은 우리에게도 그윽한 감동과 설렘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작품해설: 빛이 포획한 황홀
얼마간 현실과 떨어졌을 때 우리는 현실을 새롭게 볼 수 있다. 미처 보지 못하던 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창조의 순간과 같다. 예술가는 무당이 접신을 하듯 들린 상태에서 창작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산은 우리를 들린 상태로 이끈다. 들린다는 것은 흥분된 상태로 술이나 아편의 취기와 같다. 그러한 산은 위험과 고통을 동반한다. 하지만 고통은 고통이지만 기쁨의 기대가 번진 고통으로, 처음부터 지연되고 있던 나중의 기쁨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우리의 육체를 움직여 얻는 기쁨은 그러한 것으로, 걸어 올라간 산은 비행기로 또는 엘리베이터로 오른 높이와는 비교할 수 없다. 내 앞에 있는 이 사진들은 순식간에 나를 취하게 하면서, 산을 오를 때의 가쁜 숨결에 섞이는 새소리와 나뭇잎마다 머무르는 바람의 몸짓에 섞여 기화하는 땀방울과 코끝을 문지르는 냄새 속에 흔적 없이 나를 뒤범벅 하여, 나라는 경계를 사라지게 한다. 산을 오르는 육체적 고통도 없이 나를 산정에 서게 하면서 그동안의 산행 기억들과 모든 산과 더불어 나눈 기쁨과 고통의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려가게 하는 것이다.
― 채호기(시인, 문학과지성사 전 대표,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의 작품해설 中에서

 

목차
4 … 작가노트
8 … 지리산
10 … 대둔산
12 … 대둔산
14 … 지리산
16 … 부귀산
18 … 덕유산
20 … 덕유산
22 … 지리산
24 … 대둔산
26 … 덕유산
28 … 덕유산
30 … 덕유산
32 … 대둔산
34 … 덕유산
36 … 임실 국사봉
38 … 지리산
40 … 덕유산
42 … 덕유산
44 … 지리산
46 … 덕유산
48 … 덕유산
50 … 덕유산
52 … 덕유산
54 … 덕유산
56 … 덕유산
58 … 덕유산
60 … 덕유산
62 … 덕유산
64 … 덕유산
66 … 덕유산
68 … 임실 국사봉
70 … 덕유산
72 … 덕유산
74 … 덕유산
76 … 덕유산
78 … 작품해설